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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617화 (1,527/2,000)

34권 35권

십중심에게 이런 직설적인 경고와 충고를 하는 존재는 회색의 절대자밖에 없었기에 나름 신선한 충격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무섭게 노려보는 바람의 절대자의 시선과 슬슬 움직이는 죽음의 기운에 간담이 서늘했지만 믿는 구석이 있었다.

‘파멸유혼검의 수복이 늦어서 다행이다.

이 시대에는 역시 재생기능이 약했어.

완전 재생까지는 안전해.’

조상의 영혼들이 천국의 꿈에 걸려있는 이상 자신을 말소시킬 수 없음을 알기에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어르신을 겨우 영웅신들의 원한이 어쩔 수는 없습니다.

그런데 가지고 계신 백색 투기가 문제입니다.

그들의 원한이 죽음의 기운을 강화를 시켜서 모든 존재와 가능성을 죽이고 있습니다.

이건 회색의 절대자님이 계시니 당연히 파악하고 있으실 겁니다.”

“….”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인 듯 반박은 없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기세를 타고 더욱 신랄하게 바람의 절대자가 아이를 가질 수 없는 진실을 파헤쳐간다.

“신체로는 죽음의 기운은 완벽히 제어하시고 계시지만, 신기의 사용에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살기(殺氣)가 외부로 방출되는 순간 아주 미세하게 제어가 떨어졌습니다.

그래서, 신체로부터 멀어진 태극천검에 실린 죽음의 기운에 의해서 모두 실패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래서는 어떤 여성을 시험하거나 안으셔도 결과는 마찬가지입니다.

후손은 고사하고, 어르신의 정기를 받은 여성은 반드시 죽습니다.”

“알고 있다.”

더는 듣기 싫은 듯이 말을 자른 바람의 절대자는 태극천검을 다시 등에 메면서 말했다.

“해결방법은 아주 간단합니다.

어르신의 죽음의 기운을 받고도 무사할 여성이나 권능을 가진 존재를 찾으면 됩니다.

후계를 낳으려면 죽음의 기운을 계속 버티면서 중화할 수 있으면 가능합니다.

그런데….”

아까 불가사의할 정도의 방어력과 강도를 가졌던 파란 손톱조차 말살시켜버린 죽음의 기운을 떠올린다.

그리고, 자신이 아는 수많은 권능과 마도, 오의를 전부 분석했다.

결과는 바로 나온다.

“없군요.”

“….”

후계를 낳으려면 바람의 절대자의 죽음의 기운을 일순간만 견디어 서는 안된다.

임신 기간인 일 년 가까운 장기간을 버티면서 태아를 보호해야 하는 불가능한 일을 해야 했다.

평범한 존재는 당연히 무리이고, 영웅신이 그나마 가능성이 있었다.

“영웅신이라면 있을 수도 있었는데 전부 처리하셨습니다.

그럼 지금이라도 살기(殺氣)를 줄여보시면 안 될까요?”

“무리다.

이미 나는 십중심으로 완벽하게 완성되어서 이 이하로 내려갈 수 없다.”

회한이 가득한 눈빛으로 어딘가를 쳐다보는 바람의 절대자에게 다른 의견을 말한다.

“살기(殺氣)에 생명력을 섞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잠시라면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정기의 씨를 뿌릴 동안만 살기를 중화시켜 보자는 제한인데 바로 대답이 나온다.

“이미 해보았다.

절대계 최강의 창조력을 가진 대수(大手)조차 중화할 수 없었다.”

이러면 지극히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로 보였지만, 뜻밖에 해답은 간단했다.

“그럼 신체의 강함이 문제가 아닙니다.

어르신이 가지신 죽음의 기운 이상의 생명을 가진 여성으로 대상이 좁혀지는군요.

여기에 이제까지 죽여오신 생명과 일천 명 이상의 영웅신들이 가졌던 가능성 이상의 존재만 가능합니다.

이거 엄청나군요.”

“….”

일천억이 넘어야 넘는 명문 일족이고, 그들의 이끄는 존재가 영웅신이다.

그리고, 그들이 해낼 수 있었던 일족의 부흥을 생각하면 여성이 감당해야 할 수치는 급격하게 뛰어오른다.

“어르신이 말살한 영웅신의 가능성은 대충 계산해도 세계의 절반에 해당합니다.”

이러면 원래 답은 정해져 있었다.

십중심조차 위협하는 죽음의 기운을 이길 수 있는 생명의 기운을 가진 존재에서 대수(大手)가 빠지면 남는 대상은 단 하나였다.

“그렇다면 창조주가 될 수 있는 수준의 영원체 밖에 없습니다.”

죽음의 기운에서 자신도 무사하고, 태아까지 일 년 동안 전력으로 지킬 수 있는 존재는 역시 영원불멸의 신력과 권력을 가진 영원체 뿐이었다.

이제 명쾌해진다.

“하하! 그래서 절대계 창조주의 편을 들지 않으셨습니다.

중립도 포기하셨군요.

그럼 노리시는 상대가 누구입니까?

이미 정해놓으신 모양인데요.”

지금보다 더욱 과거인 십중심이 인증되기 전에 가라고 제안을 받았기에 나오는 예측이었다.

바람의 절대자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선선히 인정한다.

“그래! 이미 정해져 있다.

나는 파워 오브 엠블렘으로서 십중심의 가능성과 무력을 모두를 대표해서 증명해야 했다.

다른 영원체들이 십중심에게 부여된 특혜를 이해할 정도의 성과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창조주님이 지정하신 가장 반대를 심하게 했다던 영원체와 싸워서 어렵게 승리했다.

강력한 영원체답게 죽음의 기운이나 투기가 잘 통하지 않고, 영원불멸의 특성 때문에 무척이나 힘들었지.

그러나, 오랜 싸움 끝에 승리했으니 이것이 바로 십중심 인증의 완성이었다.

그 당시의 결투를 회상하는지 기세가 강해진다.

그런데 이어서 나오는 말이 정말 뜻밖이었다.

“그래서 나의 후손을 낳아주실 반려는 바로 그분이다.

절대계 창조주님의 영원한 경쟁자인 그녀밖에는 없지.”

“그녀요?”

정신체보다 상위 존재인 영원체에게 이상하게 친근하게 이야기한다.

이제 대충 상황을 파악해서 너무 놀라서 입이 쫙 벌어진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는 바람의 절대자의 눈동자는 부드러운 호선을 그린다.

“후후! 이제야 알아차렸구나.

너도 현자라면 여기까지 들었으니 왜 내가 중립을 깨면서 반란을 모른 척하고 있는지 눈치를 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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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절대자는 이제 복구가 완료된 파멸유혼검을 등에 메면서 말한다.

“서로의 약점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너와 우리는 공동운명체다.

네가 절대계의 미래에서 왔다는 사실은 나와 회색의 절대자만이 알고 있으니 안심해라.

회색의 절대자님도 유출할 생각은 없으시다.

어리석게도 바꿀 수 없는 미래에 관심이 많은 존재가 참 많으니 말이다.”

아주 호의적이다.

그런데 겨우 신뢰를 얻기 위해서 자신의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는 사실을 알려주다니 당치도 않은 일이다.

그럼 하나의 결론밖에 없었다.

‘자신을 심판할 존재가 아무도 없으니 알려져도 상관이 없다는 뜻이다.

지금 창조주님이 꼼짝하지 못하고, 은거하는 이유가 설마 이건가?’

이유를 생각하니 머리가 어질거렸지만 힘겹게 묻는다.

“이미 물으셨군요.”

갑작스러운 절대계 창조주의 부재와 대리자인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번갈아가면서 처단할 정도로 안하무인으로 날뛰는 십중심을 생각하면 바로 답이 나온다.

‘이미 당해서 회복 중이라면 모든 것이 설명된다.’

바람의 절대자도 부정하지 않고 순순히 인정했다.

“꽉 물어뜯었지.

네 말대로 사냥을 너무 잘 끝내서 두려워하는 주인의 처형을 피해낸 분노한 사냥개답게 말이다.

그녀와의 승리 이후에 바로 처단하려 하시기에 이 손으로 목을 물어뜯어서 목줄까지 끊어놓았다.”

바람의 절대자는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그때를 회상하는지 양손에 지금까지와는 격이 다른 죽음의 기운을 끌어올리면서 말한다.

“나는 잘못하지 않았다.

창조주님이 시키신 대로 세계의 혼란을 불러올 정도의 강자이면서 살아남을 자격이 있는지 시험했지.

영원체들조차 모두 인정하는 파워 오브 엠블렘답게 누구의 예외도 없이 말이다.”

“….”

절대계 창조주를 포함해서 두 명의 영원체를 연속 격퇴를 해냈다.

그리고, 패배시킨 영원체 여성이 가장 강하니 반려로 원한다는 뻔뻔스러운 말에 뭐라고 할 말이 없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이렇게 과거가 흘러갔구나.

그런데 이렇게 확정적으로 나오면 당사자와도 이야기가 되었다는 뜻인데?

진리님을 낳아주는 조건이라면 당연히 경쟁자라는 절대계 창조주님에 대한 복수겠지?

그것밖에는 없어.’

아무리 강력해도 정신체가 상위 존재인 영원체에게 강제로 후손을 얻을 수 없으니 협조는 필수였다.

그리고, 이런 조건으로 후손을 낳아주었다면 당연히 정체를 알릴 리도 없었다.

‘진리님의 모친인 영원체의 정체가 불분명한 이유가 바로 이거였구나.

그런데 이런 비밀을 알았으니 돌아가면 숙청당하지 않을까?’

미래의 절대계를 직접 지배하는 세력은 이대 십중심이다.

그러나, 뒤에서 모두의 존경을 받으면서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세력이 바로 바람가였다.

‘모든 종족의 오리진인 영원체 오백만 명을 보유한 위대한 가문이다.

그 시작이 이렇다는 사실을 알면 목숨이 몇 개라도 부족한 일이다.’

그런데 장난기가 가득한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과 언제나 현실에 부정적인 바람가 마도신의 오리진이 생각이 났다.

‘그분들이라면 재미있어할지도 모르겠다.

진짜 조상을 찾아 여행이라도 떠나실지도 모르겠네.

아무 영원체나 붙잡으면서 저희의 할머니가 아니냐고 외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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