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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615화 (1,525/2,000)

34권 35권

백색 투기가 강해져 가지만, 바람의 절대자의 몸의 뼈와 근육이 커지거나 강화되는 기미는 전혀 없다.

하지만, 갈수록 높아지는 위기감이 든 차원창세신 코아는 아공간에서 담뱃대를 꺼내어 물더니 길게 연기를 내뿜는다.

“?”

화아아아아아!

심상치 않은 권능을 가진 황금빛의 연기가 자욱하게 깔리면서 다가왔지만, 바람의 절대자는 태연했다.

철저하게 단련된 정신과 신체에는 권능이나 마도가 전혀 통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건 정신계열의 권능이냐?

내게 통하는 권능은 황금의 절대자님 정도이니 쓸데없는 신력은 낭비하지 마라.”

“후우우우. 알고 있습니다.”

바람의 절대자가 가볍게 주먹을 쥐고 정권 지르기 준비만 하는데도 소름이 오싹 밀려오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하지만, 황금 연기를 내뿜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스으으윽! 우둑!

주변을 포위하듯이 밀려오는 황금 연기에 신경을 끊은 바람의 절대자는 경고한다.

“내가 초월자가 되고 나서 처음으로 하는 진지한 승부다.

나의 일격은 필살(一擊은 必殺)이며 이격은 소멸(二擊은 消滅)이다.

여기서 사라지기 싫다면 이제 전력을 다하거라.”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아직도 숨겨둔 힘이 있다고 믿는 바람의 절대자에게 긴 한숨과 함께 따진다.

“갑자기 이격의 소멸 시험(二擊의 消滅)이라니요?

일격의 필살(一擊의 必殺)만 견디면 넘어가 주신다고 약속을 하셨습니다.”

“황녀만이지.

너는 아니다.”

어디에도 물러날 기색이 없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인상을 팍 쓰면서 외친다.

“아무런 직접적인 대가도 바라지 않고, 십중심을 위해서 헌신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자꾸 이렇게 죽이려 드시면 저도 안 참습니다.”

“부디 참지 마라.”

양손에 백색 투기가 모이기 시작한다.

“내 살기(殺氣)는 황금의 불변(不變)을 제외한 모든 권능과 마도를 말살한다.

창조신장의 권능 무효로는 절대로 견딜 수 없다.

뼈만 남기 싫으면 황금권능으로 신체 전체를 보호하는 것이 좋다.

황금의 절대자님도 그렇게 하셨지.”

친절하게 살기(殺氣)의 대응방법까지 알려주는데 시행할 수 없었다.

‘황금의 불변(不變)이 어떻게 뼈에 머물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내가 황금의 절대자냐?

일부라면 모를까 어떻게 신체를 모두 보호해?’

황금권능은 독보적인 위력만큼 필요한 재능과 신력도 어마어마하니 전체 보호는 황금의 절대자 이외에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바람의 절대자가 승부에 집착하자 역시 좋게는 끝낼 수 없음을 재확인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제 황궁 전부에 깔린 황금 연기를 둘러보면서 말한다.

“저는 창조신이지만, 원래 흑마도사 출신의 초월자였습니다.

어르신에게 흑마도는 사용하기 싫습니다.

부디 여기서 멈추어주십시오.”

“네가 흑마도사?

전혀 아닌 것 같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제까지 보였던 힘은 대부분 차원권능과 흑염권능의 폭주였다.

이것만으로도 대단한데 흑마도로 비슷한 위력을 낼 수 있으면 정말 대단한 일이었다.

“마도 사용을 허락할 테니 해봐라.

그런데 폭주는 안 할 생각이냐?

지금의 너는 아예 상대가 안 되니 아까 폭주상태로 돌아가는 것이 좋다.”

바람의 절대자의 신체 전부에 죽음의 백색 투기가 발동된다.

“다른 힘이 있다면 빨리 보여라.

그렇지 않으면 말소될 것이다.”

사사사사사사사(死死死死死死死)!

어지간한 존재는 보는 것만으로 죽을 것 같은 기운이 바람의 절대자의 주먹에 응집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대답한다.

“이미 사용했습니다.

완벽하게 걸리셨군요.”

“?”

그 말에 흠칫 놀란 바람의 절대자가 자신의 주위에도 자욱하게 깔린 황금 연기를 다시 정밀 분석한다.

‘환상계열의 권능이로군.

구현자가 바라는 세계나 본인이 생각하는 삶을 꿈꾸게 해준다.

그러나, 나를 어쩌지는 못해.

그런데도 완벽하게 걸렸다고 했다.

그럼 지금 나는 환상 속에 있는가?’

그럴 리는 없었다.

십중심의 인증전에서 마도의 정점이 된 소마(笑魔)가 보였던 어떤 마도로도 자신을 어쩌지 못하기 때문이다.

‘바람가의 오의로 단련된 나의 신체를 파괴하거나 정신에 개입할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다.

오로지 절대적인 신체능력을 가진 흑염의 절대자님과 압도적인 권능을 가진 황금의 절대자님뿐이었지.

십중심에서도 특히 강력한 두 명을 제외하고는 영원체조차 무리였다.

그 정도로 조상과 후손들이 힘을 모아서 대를 이어서 발전시켜온 바람가의 오의는 위대한 것이다.

‘소마(笑魔)와 대신(大神)조차 나에게 영향을 끼칠 수 없음을 인정했다.

그런데 겨우 십이 써클의 창조신이 십사 써클에 도달한 나에게 환각을 걸 수 있는가?’

아무리 생각해도 불가능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신체와 정신을 정밀 점검했지만, 어디에도 문제는 없었다.

쓸데없는 수고를 해서 은근히 화가 난 바람의 절대자의 마음이 처단으로 확정되었다.

‘거짓말로 승부를 혼란 시키며 목숨을 연장하려 하다니 안 되겠군.

아깝지만, 여기서 끝내야겠어.’

차원창세신 코아의 경고를 단순한 시간 벌기로 생각한 바람의 절대자는 이격의 소멸(二擊의 消滅)을 발동하려 한다.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제 느긋해진 표정으로 의자와 탁자를 만들어서 앉는다.

저게 무슨 짓인지 당황한 바람의 절대자에게 다시 담뱃대를 물면서 말한다.

“후우우우! 어르신이 아니고, 조상님들이 걸리셨다는 말입니다.”

“!!!”

진짜 놀란 바람의 절대자가 조상의 영혼들의 거주지인 파멸유혼검을 쳐다보았다.

황금연기가 파손된 목검의 표면을 파고들어서 내부를 휘감고 있었다.

치명적인 허점을 찔려 아픈 신음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으윽!”

바람가 조상의 영혼이 강력하다고 하지만, 결국은 지성체의 망령이다.

정신체 최고의 신격을 가진 창조신장의 정신권능에 남김없이 당해서 황금연기에 휩싸여 제압당해 있었다.

부르르르르!

조상들의 일부는 저항하려 했지만, 육체가 없으니 지구력이 없어서 바로 떨어진다.

후우우우우웅!

황궁 전체에 퍼졌던 황금연기가 파멸유혼검으로 집결된다.

이제 찬란한 황금빛을 내뿜는 목검을 말없이 지켜보는 바람의 절대자에게 친절한 설명이 이어진다.

“이 권능의 이름은 천국의 꿈.

지성체 영혼에게 세계를 좌지우지할 정도로 전지전능의 힘을 부여하고 이성과 도덕을 잃지 않고 선을 행하면 천국으로 가거나 바로 환생입니다.

만약 천국의 꿈에서 전부를 얻었다고 만족하고 마음대로 행동했다가는 바로 악인으로 낙인찍혀서 지옥이거나 소멸하게 되어있습니다.

저의 세계에서 명문일족의 대표권능이니 지성체의 영혼으로는 자력으로는 벗어날 수 없습니다.”

“….”

이미 그 정도는 파악한 바람의 절대자는 처음 보는 행복한 미소를 지은 채 잠든 조상들의 영혼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양손에서 환상권능을 전문적으로 분해하는 몇 개의 오의를 일으켜서 해제를 시도한다.

파파파파!

그런데 통하지 않는다.

단순한 권능이 아닌지 마력이 외부의 개입에 격렬한 거부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억지로 해제는 할 수 있지만, 잘못하면 조상의 영혼이 여파를 견디지 못하고 소멸이 될 수 있자 포기한다.

“저는 차원창세신 코아.

모든 권능에 신력과 마도, 투기가 혼합되어있습니다.

발동시킬 때의 배합비율을 모르시면 터질 수 있으니 해제와 취급에 주의해 주십시오.”

영혼에서 정기를 추출하는 천국과 지옥은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영역이었다.

아무리 상위의 써클이라 해도 영혼의 관리에는 함부로 개입할 수는 없다.

“물론 저를 말소시킨다고 해도 풀려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바로 환생이나 소멸조치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앉으시지요.”

“….”

조상들의 영혼이 완전히 인질로 잡혔음을 인정한 바람의 절대자는 다시 상의를 입고, 태극천검을 등에 메었다.

죽음의 기운이 사라지는 모습을 지켜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후우우우! 지금은 살았다.

그런데 나중은 어떻게 한다?’

바람가의 조상을 인질로 삼아서 협박했으니 돌아오지 못할 강을 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러나, 곧 코웃음을 지었다.

‘풋! 당장 끝장나게 생겼는데 지금 이후는 알게 뭐냐?

지금 살아날 방법은 이것밖에 없었어.’

흑염권능조차 죽일 수 있는 살기(殺氣)를 가진 바람의 절대자와 정면승부를 해서 무사할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없었다.

더구나 용신족의 황녀까지 지켜야 한다면 너무한 조건이었다.

탁!

황금빛 연기에 휩싸인 파멸유혼검이 탁자에 올려지자 놀란 차원창세신 코아였지만, 아무런 내색 없이 황금연기를 길게 뿜어내었다.

바로 앞의 자리에 앉은 바람의 절대자가 나직한 목소리를 묻는다.

“나 이외에도 많이 도전했다며?

넌 목숨이 몇 개나 되길래 십중심에게 이렇게 덤비느냐?”

“세 개입니다.

그리고, 일만 잘하면 리필도 가능합니다.

어르신.”

“….”

바로 나오는 즉답에 멍한 표정이 된 바람의 절대자는 피식 웃었다.

“후후! 꽤 힘 있는 영원체를 모시는 모양이구나.

어떤 보상을 받기로 했느냐?

혼자서 이런 고생을 감수할 정도이니 궁금하다.”

“여기서 보수를 따로 챙기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충분히 받고 왔습니다.”

조상의 영혼이 인질로 잡혀있는데 참으로 평온한 말투였다.

거기에 의문이 생기기 전에 바람의 절대자는 탁자 위에 올려진 파멸유혼검의 표면을 복구하면서 말한다.

“이게 천국의 꿈이라고 했느냐?

조상님들은 거짓인 줄 알면서도 아주 마음에 드시는 모양이다.

될 수 있는 대로 오래 꾸게 해드려라.”

조상의 영혼을 지키는 파멸유혼검에 상처가 나서 천국의 꿈이 통했다.

완벽히 복구하면 다시 인질로 잡을 수 없지만, 막지 않고 정중하게 대답한다.

“알겠습니다. 어르신.”

양손을 맞잡고 고개를 숙이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는 바람의 절대자의 시선은 복잡했다.

용신제와 황녀가 듣지 못하게 결계를 치고서 마음속의 말을 토로한다.

“무엇 때문에 과거로 왔는지는 말할 수 없을 테니 묻지 않겠다.

다만, 조금 더 일찍 왔으면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이렇게 상황이 악화가 되지는 않았겠지.”

일대 회색의 절대자와 바람의 절대자의 관계는 다른 십중심에 비해서 특별하고 견고했다.

그래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미래의 절대계에서 왔다는 사실까지 언급을 받은 것이다.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서 흐름을 바꾸는 일은 엄청나게 위험하다.

그런데 이런 강자가 파견 올 정도라면 보통 일이 아니다.

절대계 전체가 위험하다.’

절대계의 안정을 유지하는 처지로서 위험요소이니 당연히 소거를 선택한 것이다.

그런데 만만찮게 저항하고 피해도 만만치 않을 것 같으니 생각을 다시 바꾼다.

“절대계의 흐름을 거스른 이상 넌 이미 버린 몸이다.

그러니 혹시 더 과거로 갈 생각은 없느냐?

십중심의 인증 전의 과거로 가서 우리를 도운다면 보상은 섭섭지 않게 해주마.

최소한 신령을 보존할 방법을 알려주지.”

끔찍한 소리를 아주 은근하게 권유하는 바람의 절대자에게 고개를 살래살래 내젓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지금도 죽겠는데 여기서 뭘 더해?’

그래도 반드시 파악해야 할 사항이라서 단도직입적으로 묻는다.

“우리가 누구입니까?

아무리 보아도 십중심 사장님들 전부가 아닌 것 같군요.”

일대 십중심은 같은 울타리로 묶여있지만 절대로 동료는 아니었다.

경쟁자이거나 심하면 잠재적인 적으로 보였다.

“….”

잠시 대답을 하지 않은 바람의 절대자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뚫어지라 쳐다보면서 정확하게 말한다.

“중립인 나와 회색의 절대자님이다.

절대계의 질서와 안정을 담당하는 우리의 힘이 부족해서 대책 없는 변화와 무분별한 회귀를 원하는 다른 십중심들을 제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주 약간이지.”

단 두 명이 힘을 합치면 여덟 명의 십중심과 비등하다는 선언인데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준비한 십중심의 책 탑을 생각하면 부정할 수가 없었다.

실제로 죽음의 기운을 가진 바람의 절대자가 일대 회색의 절대자의 계획에 의해서 암살자처럼 움직이면 무사할 십중심은 드물었다.

“네가 전력으로 돕는다면 중립의 균형을 찾을 수 있다.

창조주님이 자신이 만드신 세계를 외면하고, 파업하는 이런 끔찍한 사태는 벌어지지 않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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