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589화 (1,500/2,000)

34권 35권

미래인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유상전생(有償轉生)을 흉내를 낸 환생 폭탄으로 또 다른 변화의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사실을 모르기에 할 수 있는 안심이었다.

그런데 차원권능으로 확인한 크롬 여왕의 입체영상이 정보행성 코아의 표면을 향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리고, 손을 뻗어서 직접 접속까지 하여 내부정보를 확인하려는 모습을 보자 더욱 어이가 없었다.

“나 이외에 단순 사용자도 아닌 관리자 권한을 사용해서 정보행성 코아에 직접 접속하려고 해?

이럴 수가 있나?

일단은 막아야 한다.”

절대로 용납할 수는 없는 일이다.

지금 정보행성 코아에는 일대 회색의 절대자에게서 복사해온 십중심의 자료부터 시작해서 귀중한 정보가 잔뜩 있었기 때문이다.

“안 돼!

그걸 유출하면 큰일이 난다.”

아직 암호를 풀지 못했지만, 십중심의 권능 분석자료였다.

그걸 복사당한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지금 얼마나 분노하고 있을지 모르는데 더 일을 키울 수가 없었다.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흑염의 영원권능이라는 몰아(沒我)까지 분석했다.

그런 전력을 보면 최소한 세계의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능과 마도가 넘쳐날 것이다.

그런데, 이건 이미 지나간 과거의 흔적이어서 제지할 수가 없다.’

그나마 다행스럽게 크롬 여왕이 내부 자료에 접속하려는 순간 방어체계가 움직이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휴우! 완전한 관리자 권한이 아니다.

그나마 다행이군.”

파직! 탁!

크롬 공주의 입체영상이 하는 일을 보니 계속 표면 내부로 침투를 시도하고 튕겨 나가기를 반복한다.

“이건 표면적인 경험은 공유할 수 있지만, 내부 핵심정보는 가까이 갈 수 없는 수준의 권한을 가진 상태라는 뜻이다.

도대체 현세계의 나에게 무슨 일이 있어서 크롬 공주에게 관리자 권한을 제한적이나마 준 것이지?”

계속된 반발에 크롬 공주는 포기하고, 표면에 흐르는 정보를 읽어 들이는 데 집중한다.

그렇게 그녀가 정보행성 코아에서 흘러나오는 신력과 마력, 정보를 열중하면서 읽는 모습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의문은 커지면서 분석이 빨라진다.

“정보행성 코아의 승인을 받지 않은 제한적인 관리자 권한의 획득이라?

본인이 직접 부여하지 않았다면 여신의 하복부의 신력의 원과 직속 연결을 무방비로 했을 때만 발생하는 일이잖아?”

여신의 하복부의 신력의 원에 직속 연결하여 장악하면 권능을 조정할 수 있고, 나중에는 외부에서도 통제할 수 있어진다.

여신들이 그래서 어지간하면 허락을 하지 않지만, 남성도 위험성이 있었다.

‘상대의 본질에 다가가는 대신 나도 드러나게 된다.’

거꾸로 생각하면 만약 여성이 더욱 강하다면 자신의 권능의 통제권을 장악당하는 사태가 벌어진다는 말이기도 했다.

그러므로 이런 일을 할 때는 단단하게 정신 방어벽을 새우거나 상대가 완전히 약하다고 판단하면 하게 되어있다.

“하하! 설마 아무 생각 없이 직결할 리가 없지?

내가 아무리 급했어도 아무런 방비도 새우지 않고서 직접 시도할 리가 없지.”

극비정보는 보안을 유지해도 이렇게 본질에 접근을 자꾸 허용하면 과거의 행적부터 약점까지 파악되므로 위험도는 상상을 초월한다.

특히 용병신 시절에 벌인 일들이 명예와는 거리가 너무 멀고도 머니 특히 치명적이었다.

“잘못하면 내 과거 행적이 탄로가 나니 어떤 경우에도 철저하게 대책을 새우고 했지.”

본의 아니게 많은 여성과 정기교류를 했지만, 기록유출이나 직계를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완벽하게 관리했다.

그런데 지금은 아무런 준비 없이 삽입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건 권능을 통제하려다 거꾸로 당할 수도 있는 굉장히 위험하고 어리석은 일이었다.

용병신 시절의 과거 기록의 유출은 창조신인 자신에게는 치명적이었다.

‘이건 아무리 보아도 그냥 넣은 것 같은데?

자기 과거를 폭로할 수 있는 짓을 하다니 현자로서 용납할 수 없는 멍청한 사태다.

바뀐 현세계의 내 미래가 무슨 짓을 하는 거야?’

다행스럽게도 확실하게 제압은 하고 있는지 그녀는 정보행성 코아의 심층 정보에는 가까이 가지 못하고 있었다.

단지 수련방법이라든가 권능과 마도의 이해를 읽는 수준이었다.

“저 정도면 상관없다.

직접 가르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겠군.

정보유출만 없다면 이런 교육방법이 가장 빠르겠구나.

깨달음을 공유하는 방식이니 말이야.

그런데? 으으응?”

정보행성 코아의 접속에 열중하던 프롬 여왕의 입체영상이 갑자기 부르르 진동하면서 크게 입을 벌렸다.

그리고, 엉덩이에 작은 손자국이 찍히면서 움푹 들어간다.

보아하니 직결연결로 하복부의 신력의 원에 품어지는 신력이 과다한 자극으로 내부의 신령까지 영향을 미치는 중이었다.

“허어? 신체의 반응이 신령까지 움직일 정도로 정기 투입을 하다니?

이거 본격적일세.”

어찌나 정기를 강하게 넣었는지 크롬 여왕의 단아한 얼굴이 더없이 붉게 달아오르면서 눈동자가 한없이 커져만 간다.

“전력인가?

왜 이렇게까지 해주는 거지?”

영상만 재현했기에 소리는 들리지 않지만, 얼마나 쾌락에 겨워하는지 재접속조차 못 하면서 끝없이 비음을 지르기 시작하는 모양이었다.

‘….’

크롬 여왕은 더는 견디기 힘든지 고개를 뒤로 돌려서 애원하는 표정을 지었다.

“으음!”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크롬 여왕은 현세계에 떨어졌을 때 유일하게 고마움을 느꼈던 추억의 여인이었다.

입체영상의 움직임을 주시하면서 자신이 크롬 여왕과 모유 수유와 신체교류를 했던 경험을 떠올린다.

‘나도 직결연결을 하기는 했지.

하지만, 여유가 없어서 모유의 효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어.

이렇게 신격이나 권능을 향상할 수 있을 정도로 본격적으로 한 적은 없었던 것 같다.

그 덕분인가?

많이 변했군.’

지금 본 크롬 여왕의 환희와 기쁨에 젖어있는 얼굴은 항상 어딘가 그늘져 있던 기억 속의 그녀와는 너무 달랐다.

너무 큰 쾌락에 힘겨워하면서도 자애로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마치 귀여운 연인을 보는 표정이군.

이것도 너무 달라.’

자신과 할 때는 처음에는 말썽꾸러기를 보는 정도였고, 나중에는 의무감 정도였다.

‘그 원인이 바로 처음 계약과는 달리 기계제국을 모두 무너트린 나에게 있었다.

그리고, 프롬 여왕과 에메랄드 여왕을 강제로 유모로 만들어서 억지로 모유 수유를 강행한 탓이지.’

이상할 정도로 헌신적이던 크롬 여왕과 멀어진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자 더는 보기가 싫어진다.

“그만 보자.

이번에 얻은 극비정보만 유출되지 않으면 된다.”

크롬 여왕의 입체영상을 끊고서 정보행성 코아에 저장되어있는 중요정보를 열람하기 시작한다.

암호가 걸린 극비자료를 분류하면서 냉정해진 분위기와는 달리 입에서는 착잡한 음성이 흘러나온다.

“유상전생(有償轉生)으로 내 미래도 개선되었나?

하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해서 공을 세웠는데 나보다는 나은 형편으로 해서 떨어졌겠지.

현세계에서 아주 잘 나가는 모양이군.”

아주 착잡한 심정이었지만, 최소한 자신과 있을 때보다 유모들이 강해지면서 행복해지는 모양이었다.

다행이기는 했지만, 울컥하는 심정을 참을 수가 없었다.

“큭! 고생은 내가 전부 했는데 아무것도 하지 않은 미래가 전부 챙기는가?

거기에 현세계에서 내가 겪었던 힘든 기억은 그대로인데 완전히 현실이 뒤바뀐단 말이지.

그럼 지금의 나는 뭔가?

바뀐 과거의 흔적인가?

이거 어처구니가 없구나.”

지나간 쓰라린 과거가 다시 생각이 난다.

현세계에서 신계의 지원은 고사하고, 신령조차 너덜너덜한 만신창이로 떨어져서 최악의 사체부활(死體復活)을 해야했다.

‘아들의 신체를 강탈한 원수로 오해한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비협조 덕분에 영양실조가 걸려서 유년기에는 초능력자밖에 되지 못했다.

더구나 주변 환경이 은하계를 양분한 제국과 연합의 전면 전쟁이었지.’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항상 주변과 싸워야 하는 힘겨운 순간의 연속이었다.

‘내가 너무 허약해서 주변을 도와 인망을 얻는다는 방식은 꿈도 못 꾸었다.

어떻게든 자기 것을 지키면서 성장을 하는데 전력을 다했지.

그것이 독이 되었다.’

프롬 여왕이 완전한 기계 인간이 되면서 제국의 분위기가 흉악하게 변한다.

기계 인간만의 은하계를 만들기 위해서 인간과 초능력자를 말살하려 했기에 제일 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기계 인간이 주류인 제국이 존속되면 아직 초능력자였던 나도 위험했어.

유모들이 그렇게 소중하게 여기던 제국을 유지하게 둘 수는 없었지.’

그래서 진짜 어렵게 무너트린 제국이 유모들의 지성체로서 인생의 거의 전부였던 것이 문제였다.

‘초월자만 되었어도 어떻게든 존속시키면서, 유모들의 환심을 사는 길을 갔을 것이다.

그러나, 초능력자로서는 기계제국을 붕괴시키는 방법이 한계였다.’

그 이후로 조금이라도 불안한 반대자는 모두 숙청을 하다 보니 은하계에서 남은 것은 한 줌도 안 되는 유모들의 친위세력만 남게 되었다.

‘바로 초월자 혁명에 휘말려서 전력 확보에 엄청나게 힘든 시간을 보내게 된다.

겨우 초월자 영웅신이 되어서 세력을 완성했을 때는 이미 혁명은 끝나가고 있었지.’

그때 보았던 유모들의 피곤한 모습과 방금 보았던 지극히 강해지고 행복해 보이는 크롬 여왕의 얼굴이 다시 겹친다.

‘그때의 내가 유모들의 웃는 얼굴을 본 적이 있던가?

유모들과도 세력의 주도권으로 대립해야 했던 참 치열했던 삶이었어.’

가장 소중한 유모들과 반목까지 각오하며 치열하게 살아가야 했던 빈곤한 처지를 생각하면 씁쓸하기 짝이 없다.

‘내게 조금만 더 힘과 여유만 있었으면 그렇게까지 지독하게 살 필요가 없었어.

마지막에 마신황제 따위와 공멸하기까지 했으니 후회만이 남는 아이언으로서 신생이었다.

떠올리기도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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