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회색의 절대자가 십중심 중 최약체라고 하지만 이렇게 쓰러트렸다는 사실만으로 차원창세신 코아가 자신들과 비교할 수 없는 강자라는 사실은 명확한 것이다.
그런 존재의 축객 명령에 어쩔 도리가 없이 물러난다.
‘같은 편이니 나중에 보고를 받겠지.’
‘협박해서 물러났다고 핑계를 대자.’
그렇게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보낸 차원창세신 코아는 황금의 절대자에게 보낼 보고서를 준비한다.
그런데 양손은 벌린 자세를 유지하고 염동력으로 문서를 작성한다.
“흐흠! 일단 회색의 절대자의 가짜 정보행성 이데아와 은거지를 없앴습니다.
그리고, 절대계 구조도를 흡수한 ‘세계의 적’의 시스템으로 회색의 절대자의 정확한 위치는 언제든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저는 회색의 절대자의 추격을 격퇴하느라 무리를 해서 휴가를 필요합니다.
완치가 완료되면 복귀하겠습니다.
이 정도로 하면 되겠지.”
마치 누군가에게 보이듯이 보고서를 확대해서 한 바퀴를 돌린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대로 황금의 절대자에게 발송한다.
여기까지도 양팔을 활짝 벌린 자세에서 움직이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아공간에서 긴 담뱃대를 꺼내었다.
손을 대지 않고 그대로 입에 물더니 길게 황금빛 연기를 내뿜었다.
후우우우우우-!
황금빛 연기가 구름이 되어서 암흑의 우주 공간에 자욱하게 깔린다.
그런데 황금 연기에 접촉한 회색의 절대자의 시체가 경련을 일으키더니 여기저기 영과 일의 숫자가 교체하는 모습으로 번쩍인다.
조금 후 기계음을 내면서 복구를 시작한다.
파르르르! 삐이! 삐!
차원창세신 코아는 뒤를 돌아보지 않았지만, 주변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리고, 느긋하게 담뱃대를 입으로 돌리면서 말한다.
“역시 가짜였군.
이건 가짜 회색이라고 불러야 하나?
이제 보는 시선도 없고, 구경꾼도 보냈으니 그만 나오지그래.
이 황금 연기 결계는 외부에서 내부의 매개체 없이는 누구도 볼 수 없어.
이러면 성의는 충분한 것 같은데?
현자의 정점을 걸고서 본격적으로 붙어 보자는 거지!”
삐잉! 삥!
절반만 남았던 회색의 절대자의 신체가 빠르게 가슴까지 복구되면서 일어나려 한다.
그런데도 뒤는 보지 않고, 아무것도 없는 우주 공간을 쳐다보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적은 뒤가 아닌 앞에 있다.
어디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부스스스스스-!
마침내 완전히 회복이 끝난 회색의 절대자가 차원창세신 코아의 뒤에 선다.
그리고, 바로 다시 공격할 마도와 권능을 준비한다.
우우웅! 파아아아아!
바로 쏟아질 기세인데도 돌아보지를 않자 더는 움직이지 않는다.
잠시 후의 침묵이 흐른 후 회색의 절대자의 음성이 울려왔다.
“어지간한 권능이나 마도로는 너를 끝장내지 못하겠지.
이러면 대화할 가치가 있음은 인정하겠다.”
“일단 내 뒤에 이거 뭐지?
신력과 마력은 있는데 투기가 거의 없어.
신력과 마력, 신체도 있어서 존재감은 크지만 이러면 안 되지.
의지와 신령의 위장은 왜 빠뜨렸나?
잘 만들기는 했지만, 십중심 정도가 직접 접촉하면 바로 들통이 나겠어.”
직접 싸워보지 않았다면 몰랐을 정도로 잘 만들어졌지만 분명 가짜였다.
십사 써클의 흑마도사가 된 자신을 곤란하게 할 정도였으니 어떻게 이런 걸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엄청난 작품이었다.
‘내 뒤에 있는 신체는 조종에 따라서 움직이는 인형에 불과하다.
권능과 마도를 무영창으로 발동하는 본체는 따로 있어.’
신력과 마력이 완벽하니 정신체가 상대를 구분하는 요소를 전부 만족을 시켜서 들킬 리는 없다.
그러나, 본질을 볼 수 있는 동급의 강자와 싸우면 확실히 들통이 나는 것이다.
“그래서 십중심들은 직접 마주치지 않는다.
특히 절대 직감을 가진 흑염의 절대자는 무조건 피했지.
나는 절대계에서는 이렇게 구현한 신체로 생활해야 하는데 호기심이 많은 사냥꾼만큼 성가신 것도 없으니까 말이야.
만약 얼굴을 드러냈다면 아무것도 몰라도 바로 이상함을 깨닫고 끈덕지게 달라붙었겠지.
너처럼 말이다.”
“으윽!”
위기감을 느낀 차원창세신 코아의 몸이 일순간 뒤로 돌았다.
파아아앗!
거기에는 이제까지 무시했던 회색의 절대자의 인형이 있었는데 지금은 아니었다.
신령과 의지조차 완전한 모습이 되어서 서늘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역시 아무런 기척이나 징후가 없어도 완전해지자 바로 돌아보는군.
너도 직감인가?
현자계열인 흑마도사라고 하면서 흑염계열의 직감에 의지하다니 짜증이 나려 한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펼친 양손에 신력과 마력이 집중을 시작하자 가볍게 말한다.
“그것이 시간이 걸리는 오의라면 치워라.
나의 무영창 앞에서 분쇄될 것이다.
네가 나를 이기는 방법은 처음처럼 모든 권능을 몸으로 받아내면서 필살의 일격을 노리는 수밖에 없다.”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가 신력과 마력을 가라앉히자 고개를 끄덕인다.
“말이 통하는군.
너는 내 진짜 정체를 파악했다며 잘난 척을 했지만, 아직 완전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내가 가짜이든 진짜이든 아무런 의미가 없다.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가 이 신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십중심은 가진 힘이 전부이니 말이다.”
거기까지 말한 회색의 절대자는 회색 로브까지 갖추어 입고서 천천히 앞으로 걸어서 마주 섰다.
그리고, 자신의 머리와 심장을 오른손으로 차례차례 누르면서 말한다.
“나는 이 신체를 데이터 나이트라고 부른다.
수준에 따라서 골드 나이트, 실버 나이트, 아이언 나이트, 브론즈 나이트, 스톤 나이트로 나누어서 운영하고 있지.
네가 쓰러트린 이 개체는 골드 나이트 중 하나다.
그것도 나를 구현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공들여 만든 특수개체이다.
이걸 한 번이라도 죽였으니 자부심을 느껴도 좋다.”
“죽음이 부족하면 소멸을 시켜드리지.”
우우우우웅-! 화아아아아-!
차원창세신 코아는 양손에 마력과 신력을 집중시킨다.
처음에 분명 이긴 것은 자신이지만 다음에 나올 말을 듣고서 계속 싸울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당장 입을 막아야 해.
진짜 회색의 절대자의 전력을 알면 내가 투지를 잃을 확률이 높다.’
직접 만난 일대 십중심들은 일족의 전력과 힘이 우선인 이대와는 다르게 허점이 거의 없었다.
‘흑염과 검편을 상대로 직접 붙어보니 아직 내가 도전하기에는 너무나 멀다.
그런데 어떻게 소멸을 시키지?
세계폭탄 코아로도 신체의 절반만 죽일 수 있었다.’
그것도 뇌 속에서 육성하던 특제 세계폭탄 코아의 일격이었다.
그런데도 절반만 신체를 부술 수 있으니 남은 권능은 하나였다.
‘에고 아유타의 일격이면 신체를 전부 소멸시킬 자신이 있다.’
당장 에고 아유타를 발동시키려는데 회색의 절대자의 말이 먼저였다.
“나는 이거와 똑같은 십중심급인 황금 나이트를 열 개 가지고 있다.
너를 제압하는데 네 개는 꺼내야 하겠군.
거기에 창조신장급의 실버 나이트를 사십 개를 추가하면 너는 과연 어떻게 될까?
청색 방어막도 버틸 것 같지는 않은데?”
“!!!”
역시 보자마자 전부 날려버릴 것을 후회하게 만드는 정보였다.
잠시 이리저리 생각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했다,
“회색 사장님! 처음 뵙겠습니다.
황금 사장님께 임시로 고용된 차원창세신 코아입니다.
미력하나마 십중심의 영광을 위해서 최선을 다해서 일하고 있습니다.”
“….”
지독하게 빠른 태세전환이었는데 회색의 절대자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이 의자와 자리를 만들고 앉았다.
그리고, 가볍게 눈을 감으면서 말한다.
“상대보다 약하면 숙인다.
네가 정말 현자라면 당연한 행동이다.
그럼 이제 무식한 싸움은 그만두고, 현자로서 승부를 보자.”
현자의 승부는 진실게임으로 상대의 거짓과 약점을 파악하면 끝난다.
간접으로 파악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도 파악이 안 되었으니 이제 직접 접촉해서 승부를 겨루자는 뜻으로 알아들은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좋은 기회로군.
철저하게 파악해주지.’
그래서, 현자의 대결을 위한 악수를 하기 위해서 손을 내밀었는데 회색의 절대자는 피식 웃으면서 어깨를 두드렸다.
“오래간만에 힘을 써서 삭신이 쑤시니 어깨나 좀 주물러라.”
“!?”
동등한 상대가 아닌 한참 후배나 제자에게 가르침을 내릴 때나 하는 접촉방식이었다.
일순 그대로 돌진해서 세계폭탄 코아를 연발로 먹여버릴까 생각하다가 바로 생각이 바뀐다.
‘십중심급의 황금 나이트가 열대라고?
정말 네 대가 작동할 수 있으면 지금의 나는 뼈도 못 추스른다.’
은하유성 아이언이 만들고 있는 청색 내부보호망이 기가 막힐 정도로 방어력이 좋았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이 청색 보호막이 충격에는 강하지만 인력에는 약해.
팔다리를 잡혀서 뜯기면 끝장이다.
창조신장급에게 포위당해서 집중포격을 당하면 접근조차 못 하고 지는 수가 있다.
그리고, 아무리 가짜라고 해도 일대 회색의 절대자를 접촉해서 파악할 기회가 또 올 것 같지는 않아.
그렇지만 잘못하면 그대로 장악을 당하는 수가 있다.’
일대 회색의 절대자와 정식 현자대결이 위험하지 않을 리가 없었다.
자존심과 실리, 위험과 안전 사이에서 망설이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본 회색의 절대자가 혀를 차면서 말한다.
“쯧! 나부터 정보제공을 시작하겠다.
그리고, 안전도 보장해주지.
너 정도 현자는 처음이니 좋은 승부를 겨뤄 보자.”
그 말에 재빨리 뒤로 돌아가서 어깨를 정성스럽게 주무른다.
그리고, 선수를 쳐서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 보고부터 한다.
“제가 미래에서 과거로 온 이유는 어디까지나 십중심의 반란을 돕기 위해서입니다.
이 점만은 어떤 맹세도 할 수 있고, 검사에도 통과할 수 있습니다.”
“그렇겠지.
안 그러면 의심이 많은 황금의 절대자가 임시라도 너를 고용할 리는 없겠지.”
“황금세력에 합류하시면 제가 아군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주십시오.
그것도 무척 쓸만하실 겁니다.”
“그것도 확인해 보자.
뭘 바라고 이러는지는 지금부터 파악하면 알 일이다.
이제 승부를 시작한다.”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