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581화 (1,492/2,000)

34권 35권

파아아아아아아아-!

그의 눈앞에는 신기로 만든 ‘세계의 적’의 거울이 떠오른다.

“그게 사실이라면 진짜 위대하신 일대 회색이로군.

어디 볼까?”

슬쩍 마력을 집중하자 손바닥의 크기만 하던 회색의 절대자를 비추던 거울이 엄청나게 커지면서 집채만 하게 커진다.

파아아아!

이제 회색의 절대자만이 아니라 주변 모든 광경을 담아내는 거울의 모습을 지켜본 회색 로브를 입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입에서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오오오오! 저 차원권능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니 진짜였구나.

완벽한 무영창(無詠唱)에 동시영창(同時詠唱)이다.

현자계열의 근본적인 약점을 풀 수 있는 해답이 여기 있었어!

기뻐하면서 내달리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더욱 빨라진 이동속도는 이제 신계로서는 반응할 수 없을 정도였다.

“크하하하하하! 이러면 당연히 해야지.

얼마든지 싸워주마.”

파아아아아-!

이제 시설조차 파괴하지 않으면서 바로 이동하면서 절대계의 중앙지점에 도달했다.

그러자 마중을 나온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반긴다.

그들도 회색의 절대자가 자신의 영역에 침입했다는 사실을 전달받아서 모두 사실임을 알았기에 다급해졌다.

“도착하셨군요.

빛의 구조도입니다.”

“암흑의 구조도입니다!”

두 명이 넘기는 절대계 구조도를 받아든 회색의 절대자는 나직하게 중얼거린다.

“이제 시비를 걸 준비는 끝났군.

설마 온전한 회색의 절대자와 전투를 벌이게 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이거 절대계가 무사하려나 모르겠어.”

아까와는 너무나 여유가 넘치는 말을 들은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는 흠칫 놀라서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았다.

‘뭔가 이상합니다.

기세가 엄청나게 변했습니다.’

‘이…이건 도대체 무엇인가?’

자신들보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분명 강하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가늠은 되었다.

‘회색의 로브를 입은 지금 모습을 다시 보니 한없는 격차만이 보인다.’

절대계에서 최고 수준의 강자인 그들에게 이런 두려운 힘의 차이를 느끼게 할 수 있는 존재들은 오직 십중심뿐인데도 말이다.

‘설마 차원창세신 코아의 원래 무력이 십중심 이상이란 말입니까?’

‘그럴 리가! 그럼 우리 세계에 올 수 없다.’

그래도 체통이 있으니 어떻게든 평온을 유지하려는데 서서히 몸이 떨려왔다.

‘잘 통제되었지만, 끔찍한 투기와 살기입니다.’

‘이건 지독한 광기야.’

어떻게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는지 의아할 정도로 흉포한 기세를 풍기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점점 두려워하는 둘의 시선을 받으면서 잠시 고민을 하던 회색 로브를 입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쾌활한 미소를 지으면서 속으로 웃었다.

‘크흐흐흐흐흐! 잘못하면 들키고, 조정된 흐름이 모두 무너질 수도 있겠어.

그러나, 세계가 어찌 되든 자살지망자인 내가 알게 뭐냐?’

절대계 구조도와 ‘세계의 적’의 거울이 드디어 합쳐진다.

‘게다가 어차피 이때의 절대계는 오류투성이의 시험 작이라서 마음에 안 들었어.

이 시점에서 전부 부숴버리고, 새로 만드는 것도 좋지.

그래도 얼마나 엉망인지 확인부터 해 볼까?’

우우웅-! 파아아!

순간적으로 위성 크기로 커지는 ‘세계의 적’의 거울 화면은 이제 회색의 절대자와 주변만이 아니라 별의 위치까지 명확하게 가리키고 있었다.

검은 우주에 소용돌이치는 입체적인 은하계의 무리로 보이는 절대계의 구조를 확인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끄덕인다.

‘좋아! 역시 이때는 이런 단순한 구조로군.

창조주의 협조가 없어도 대리하는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만 있으면 얼마든지 복구할 수 있다.

이러면 마음껏 날뛰어도 되겠어.

복구가 귀찮으면 아예 다른 절대계를 처음부터 만드는 방법도 좋지.”

차원창세신 코아의 차가운 미소가 짙어질수록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고개는 점점 굽혀진다.

절대계 구조도를 삼킨 ‘세계의 적’의 화면은 갈수록 커져서 마침내 모든 지역을 비추었다.

스르르르르르-!

그런데 회색의 절대자를 가리키는 빛나는 점이 두 개로 나타난다.

반짝! 번쩍!

차원권능을 사용하면서 자신을 쫓아오는 회색의 절대자와 아무것도 없는 우주 공간을 동시에 비추는 이상한 현상을 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푸후후후후! 역시 현자의 정점답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했군.

정보행성 이데아로 은거가 아니라 새로운 완전한 세계를 만들고 계셨다니 음흉하기도 하셔라.

이래서 현자계열은 방심할 수가 없다니까.

그럼 진짜 전장은 저기가 되겠군.”

아무것도 없는 우주공간을 가리키면서 한참을 웃던 차원창세신 코아의 회색 로브가 암흑의 로브로 변하기 시작한다.

“푸후후후후후! 네가 원하는 대로 회색의 절대자를 절대계로 끄집어내 주지.

그러려면 은거지를 모두 날리는 수밖에 없다.

똑똑한 자는 뒤가 있으면 결코 앞으로 나아가지 않지.”

솨아아아아아아-! 파파파파파파파파-!

암흑의 로브의 등 뒤에 황금빛으로 빛나는 마력의 써클이 떠오른다.

그 숫자는 열네 개였다.

십사 써클의 흑마도사로서 자신을 드러낸 차원창세신 코아는 이마에서 근원의 길잡이까지 끄집어낸다.

“킬킬킬킬킬킬! 그럼 심혈을 기울여서 만들고 있던 자신만의 세계를 파괴당한 일대 회색의 절대자에게 엄청나게 원한을 사겠지.

너는 현자의 정점의 복수를 당하게 되니 여기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이마에서 빠져나온 근원의 길잡이는 바늘에서 순식간에 은빛의 지팡이로 변했다.

휘이이이이잉-!

흑마도사답지 않게 한 손으로 빠르게 회전시킨다.

허공을 그리는 은빛의 원을 쳐다보면서 혼잣말을 한다.

“그래도 네가 선택한 길이니 어떻게든 살아남아봐라.

무영창(無詠唱)만 얻을 수 있다면 나는 네가 살아남기를 기대하마.”

그때 아무런 방해도 안 받은 회색의 절대자가 빠르게 도착한다.

파아아아아-!

활짝 열린 차원의 문 사이로 회색의 로브를 입은 회색의 절대자가 모습을 드러나자차원창세신 코아는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쳐다보면서 말한다.

“너희의 역할은 관객이다.

손뼉을 쳐라!

갈채를 보내라!”

이미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광기 어린 기세와 존재감에 압도당한 두 명은 지시대로 손뼉을 치기 시작했다.

짝짝짝짝짝짝! 구궁! 구궁!

그 박수 소리에 맞추어서 천천히 근원의 길잡이를 돌리면서 공간을 발로 울리면서 전진을 시작한다.

갑자기 강대해진 차원창세신 코아의 존재감에 당황한 회색의 절대자를 쳐다보면서 더없이 환한 표정으로 외쳤다.

“강자에게 영광이 있으라!”

그 말과 동시에 회색의 절대자와의 일직선의 공간을 발걸음으로 폭발시키면서 초고속으로 달려든다.

투하하하하하하! 꽈아아아아아아아앙-!

너무나 빠른 진격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움직임을 한순간 놓친 회색의 절대자가 놀란 표정으로 회색의 로브를 펼쳐서 몸을 감싼다.

“흡-!”

단숨에 회색의 절대자의 근처로 이동을 완료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근원의 길잡이로 그대로 머리가 있는 위치를 내려치면서 외쳤다.

“일단 기습에 묵직한 한방!”

차원창세신 코아의 공간을 파열시킬 정도로 빠른 돌진과 몽둥이 일격을 당한 상대는 절대로 영창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푸하하하하하-! 파파파파파파파파파-!

그런데, 피하지도 않으면서 회색 로브 위에 떠오른 물리 공격을 중점적으로 방어와 반격하는 무수한 권능과 마도가 덮쳐오자 이를 악물었다.

‘빌어먹을 일대 회색! 이건 조건부의 자동발동이 아니다.

진짜 무영창(無詠唱)을 가지고 있었어!’

정보행성 이데아에 회색의 절대자의 신령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서 정중하게 현자의 미래를 위해서 가르침을 청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주 당연하게 거절당했다.

‘이러고도 이제는 정보행성 이데아의 관리 인공지능의 대역이라며 아무 능력도 없다면서 엄살을 부렸단 말이지!’

귀찮다는 듯이 얼굴조차 내밀지 않으면서 음성으로만 대답하던 일을 생각하면 이가 저절로 갈려왔다.

‘으득! 무영창(無詠唱)을 숨겨두었으면서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니?’

절대계와 주우주를 모두 관리하는 미래의 정보행성 이데아의 가치는 상상도 못 할 정도로 거대하니 아무리 미쳐도 파괴할 수는 없었다.

‘으드드득! 미래에서는 손도 댈 수 없으니 여기서 반드시 탈탈 털어주마.’

강대한 흑마력을 휘감은 근원의 길잡이가 회색의 절대자가 무영창으로 발동하는 모든 방어를 서서히 관통한다.

투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

마력을 두른 지팡이로 마치 해일을 가르는 모습을 보이면서 외쳤다.

“약자에게 강해질 기회를 주어야 하지 않겠소!

당신이 진짜 현자의 정점이라면 후대를 위해서 순순히 모두 토해내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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