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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하지만, 도저히 넘을 수 없는 강자인 십중심들에 대한 유일한 대응방법이었다.
‘서로 분란을 일으키기 위해서 안 해 본 일이 없다.’
‘구조도를 넘기는 정도도 쉬운 일이지.’
세력이 밀려서 통제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절대계 구조도였기에 음모의 도구로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삐이이이! 삐이이!
다른 신계로 도약을 완료했는지 바로 연결된 화면에 나온 차원창세신 코아를 본 두 명은 바로 말한다.
“절대계의 구조도를 가져가는 대신에 회색의 절대자와 싸워주십시오.”
“가급적 마신황제의 모습으로 오래 버티어 주셨으면 합니다.”
예상대로의 요구였다.
그런데 영 미묘한 표정을 지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넌지시 물었다.
“이겨 달라는 말은 왜 하지 않소이까?”
“….”
“….”
그 말에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는 아무런 대답이 없다가 비밀통신으로 전환해서 대답한다.
“전대의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들이 이유나 원인도 모르고, 번갈아가면서 소멸이 되었습니다.”
“저희도 좋아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된 것이 아닙니다.
할만한 존재가 모두 도망쳤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할 말이 없어진다.
아무리 보아도 십중심의 짓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작작 좀 하시지.
어째 쉽게 물러난다고 했더니 이미 분풀이를 할 만큼 했구나.’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흔적도 없이 소멸시킬 수 있는 존재는 십중심밖에 없기에 당연한 추측이었다.
그 순간 공간통로가 또 진동한다.
구구구궁! 드드드득!
‘이동하는 공간통로가 진동하는 모양새를 보니 이미 지척에 쫓아온 모양이다.’
다시 전력 질주를 하면서 외친다.
“알았소!
승패에 상관없이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로 회색의 절대자와 싸워주겠소이다.
절대계에 정식으로 공포해도 좋소.
그러니 도착하는 즉시 구조도를 넘겨주시오!”
차원창세신 코아와 십중심인 회색의 절대자의 공식결투 선언이었다.
그 말을 들은 뒤에서 따르던 여마신왕들의 안색이 하얗게 변했지만, 통화하고 있는 두 명에 비해서는 약과였다.
그들은 신족과 마족에게 적대적인 십중심에게서 우호적인 차원창세신 코아가 정말 정면승부를 할 기색을 보이지 당황했다.
“그렇게까지 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싸우는 시늉만 하시면 충분합니다.”
결투를 말리는 이유가 있었다.
그들이 아는 한 십중심과 정면으로 싸우면 누구라도 반드시 지기 때문이었다.
‘십중심이나 회색의 절대자에 대한 자료는 극비 중의 극비다.’
‘그러나, 창조주에게 현자의 정점으로서 인정받기 위해서 보인 힘의 증명은 그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직위에 올라서 십중심의 자료를 본 순간 경악했던 그때의 감정을 그대로 실어서 알려준다.
“회색의 절대자는 기본적으로 모든 권능과 마도가 무영창(無詠唱)입니다.”
“회색의 증명이기도 한 절대봉인 이그드라실조차 영창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근접전에 약점 따위는 없습니다.”
“!!!”
휘청!
그 말에 순간 발이 꼬인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현자계열에서 최악의 단점인 영창이 없다는 소리에 큰 충격을 받은 탓이었다.
‘사후영창(事後詠唱)도 아닌 아예 무영창(無詠唱)이라고?
어째 일대 회색이 일대 십중심 사이에서 설치고 다녔다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니 그런 사기적인 고유권능을 가지고 있었어?’
십중심급의 현자가 영창시간도 없이 고위 권능과 마도, 오의를 마구 난사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오싹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마음 속에서 욕설이 저절로 흘러나왔다.
‘이런 시바! 현자의 정점이면서 그런 좋은 게 있으면 다른 현자들에게 알려주어야 할 거 아냐?
영창시간의 허점 때문에 근접전 투신들에게 현자들이 얼마나 치어 사는지 알아?
왜 전수는 고사하고 무영창(無詠唱)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밝히지 않는 거야?
익힐 수 없나?
정보행성 이데아의 특수기능인가?’
그럴 리는 없었다.
왜냐하면, 이그드라실을 익히면서 정보행성 이데아의 통제권을 획득하여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된 자신의 미래조차 영창시간을 극단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만약 정보행성 이데아의 특수기능이 무영창(無詠唱)이라는 사실을 알면 미래가 가만히 있었을 리가 없다.
흑염의 절대자와의 결투에 반드시 썼겠지.
그런데 아무리 궁지에 몰려도 사용하지 않았다.
아니라는 뜻이야.’
지끈지끈!
하도 열이 오르니 머리가 아파질 지경이었다.
골치가 아픈 와중에도 결정은 빠르게 내려진다.
‘제길! 회색의 고유권능이 정말 무영창(無詠唱)이라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얻어야 한다.
진짜 결판을 내야 해.’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자기 권능과 마도를 순순히 가르쳐줄 성격이 아니니 전투를 하면서 파악하는 수밖에 없는 것이다.
더욱 달리는 속도를 올리면서 외쳤다.
“절대계의 구조도를 주면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입장으로서 반드시 싸워주겠소이다!
그러니 가지고 있는 십중심에 대한 모든 정보를 넘겨주시오!”
무영창(無詠唱)을 가진 현자와의 결투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길 수 없는 승부다.
그러나, 자신들의 입장까지 생각하는 투기가 넘치는 대답에 감동한 표정을 지은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는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요청대로 창조주 앞에서 밝힌 회색의 절대자의 권능만이 아닌 다른 십중심에 관한 자료까지 넘겨주기 시작한다.
미래의 절대계에는 없어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가진 방대한 십중심에 대한 자료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경악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맙소사! 이 정도였나?”
그 자료는 십중심들이 모든 정신체에게 부여된 제약을 벗어던지기 위한 위대한 힘의 증명이었다.
절대권능을 넘어서는 위력을 가진 고유권능들은 왜 십중심이 그렇게 위대한지 증명하는듯했다.
‘엄청난 위력의 권능과 마도, 오의다.
진리님으로부터 다음 대에 전해진 것은 일부였구나.
그런데 이게 왜 전부 다 실전되었지?
진리님이 전부 파악하지 못하셨구나.
미쳐가는 상태인 십중심들을 상대하시며 익히셔서 거의 누락이 되었어.’
온전한 일대의 권능 중에서 가장 뛰어나 보이는 권능이 있었다.
그것은 어떤 상황에서도 변하지 않는 황금의 불변이나, 절대계 최강의 파괴력을 가진 흑염이 아니었다.
‘그들조차 넘지 못한 계열의 한계나 단점을 완벽하게 보완한 회색의 권능이 가장 상위에 있다.’
넘겨받은 영상의 자료에 십중심과 창조주가 모인 자리에서 공간이동으로 나타난 회색의 절대자가 시범을 준비한다.
모두의 앞에 당당히 선 일대 회색의 절대자의 주변에 수 없는 권능과 마도가 동시에 발현과 취소를 반복고 있었는데 아무런 징후조차 없었다.
“무영창(無詠唱)조차 아니었구나!
어떤 절차도 없이 의지만으로 현실에 바로 구현해 버린다.
이러면 권능이나 마력으로 신체를 강화해서 싸우는 근접전 투신보다 오히려 더 빠르다.
이러니 다른 십중심들이 못 건드렸지.”
회색의 절대자와 다른 십중심들의 전투 모습을 예상해본다.
그 모습은 누구의 접근도 용서하지 않은 권능과 마도의 집중포화였다.
악착같이 접근해도 아무런 영창이나 준비 없이 쏟아지는 권능 앞에서 튕겨날 뿐이었다.
‘마치 엄청난 숫자의 집중포화를 무한히 연속해서 사용하는 우주 요새 같군.
회색의 절대자의 무영창(無詠唱)의 특성이 이러면 아마 익힌 모든 권능과 마도, 오의를 한꺼번에 동시 구현이 가능할 것이다.’
제약이 있어 보이기는 했다.
모든 권능과 마도, 오의는 정기를 연료로 하여서 신체와 연산력으로 구현한다는 점이다.
‘유일한 제약은 가지고 있는 정기의 양과 연산력의 한도겠어.
그러나, 과연 일대 회색의 연산력이 나의 아래일까?
그럴 리는 없지.
절대계와 주우주 일천 개를 통제하는 정보행성 이데아를 혼자서 관리할 수 있을 정도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창조신장이나 마신황제는 현자가 아니라서 읽어내지 못한 부분을 파악할수록 아찔해지는 기분이었다.
‘회색의 절대자는 정기만 있다면 무한대로 무영창(無詠唱)의 고위 권능을 연발할 수 있다.
어떤 허점이나 준비도 없이 말이야.’
회색의 무영창(無詠唱)은 생각만 해도 아득해질 정도로 위력적인 고유권능이었다.
“후후! 후후! 이거 정말 멋지잖아!
무영창(無詠唱)에 동시영창(同時詠唱)이라?
익힌 권능이 많을수록 강하겠군.
한꺼번에 퍼부을 수 있으니 말이야.”
저절로 입에 미소가 떠오른다.
“하하! 역시 현자의 정점이신 회색 사장님답게 상대가 거의 없을 정도로 강하시군요.
이러면 세상에 흥미를 잃고, 은거를 선택하실 만해.
필요한 것은 전투나 세력이 아니라 습득할 시간이니 말이야.
커다랗게 웃으면서 손거울로 자신을 쫓아오는 회색의 절대자를 쳐다본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후하하하하! 그런데 무영창(無詠唱)이 곧 내 손에 들어온다.
그러면 다른 계열은 그럼 현자의 상대가 안 된다.
근접전 영웅신이고 뭐고 모두 날려버려 주마.
이제는 급하다!”
위험한 전투이나 보상이 너무나 크기에 이제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일직선으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있는 절대계 중앙으로 내달렸다.
‘일단 이겨야 한다.
그런데 무영창(無詠唱)으로 고위 권능을 난사하는 회색의 절대자는 분명 감히 덤벼들기 어려운 상대다.’
물러설 수는 없었다.
모든 고위 권능에 적용되는 무영창(無詠唱)은 현자 계열에게 꿈이나 다름없는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다시 위험과 보상을 저울질 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얼굴에는 감출 수 없는 기쁨만이 넘칠 뿐이었다.
“크하하하하! 일단 저지르고 보자.
기뻐하라. 세계의 모든 현자여!
드디어 현자계열에 무영창(無詠唱)이 추가 되노라!
그동안 쌓인 설움을 단번에 날려버릴 기회가 왔다!”
물론 이대로 싸울 생각은 전혀 없었기에 아공간에서 십중심의 이름이 새겨진 목검을 꺼내어 든다.
“무영창(無詠唱)을 마구 사용하는 나보다 고위의 현자에게 덤벼들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
그럼 너희만 믿겠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양손으로 십중심의 서명을 꺼내어서 들면서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에게 받은 진실한 차원의 힘인 차원공통원소를 발동시키기 시작한다.
“십중심의 서명이여! 이 상황에 맞는 대책 구현을 시작하라.
차원공통원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잘 모르겠지만, 일단 발동하라!
과거에 모든 권능을 완전하게 바꾸어주는 차원공통원소를 어설프게 사용했다가 일대 흑염의 절대자가 구현되는 바람에 치도곤을 당했다.
하지만, 지금은 이것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회색의 절대자의 무영창(無詠唱)을 확보하라.
나의 위기를 이번에도 넘겨다오.”
화아아아아아아아아악!
모든 불완전한 존재와 권능을 완전하게 만들어주는 차원공통원소가 십중심의 서명을 휘감으면서 발동한다.
우우우우우웅-!
신체에서 발산되는 차원권능은 더욱 집중되어 강화되면서 황금의 태양이 되어서 빛난다.
화아아아아아아-!
차원의 황금 태양이 된 그 빛은 여마신왕들조차 집어삼키고, 엄청나게 커지다가 곧 작아졌다.
우우우웅!
응축된 차원의 황금 태양을 가르며 흡수하면서 창조신의 전신 갑옷 대신에 회색의 로브를 입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홀로 나타난다.
잠시 멍하게 서서 상공을 올려보던 그의 입에서는 음침한 웃음이 울리기 시작한다.
“크크크크크크! 회색의 고유권능이 설마 무영창(無詠唱)이었는가?
그것도 사후영창(事後詠唱)이나 영원영창(永遠詠唱)처럼 나중에 대가를 치르거나 수준 차이의 제약도 없는 완전한 발동권능이라고?
더구나, 동시에 발동할 수 있는 숫자도 제약이 없어 보여?
그래! 그 정도는 되어야지 멋대로 행동하면서도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겠지.”
미친 듯이 웃던 회색의 로브를 거친 차원창세신 코아는 조금 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초고속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푸후후후후후후! 응해주지.
무리해서 직접 빙의할 가치가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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