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설마 아군이 신계의 가장 중요한 시설을 파괴할 줄 몰랐던 신계 주신이 너무 놀라서 막기도 전에 산산이 분쇄되는 초장거리 공간 이동소였다.
꽈아아아아아아아앙! 꽈아아앙
하늘 높이 치솟는 연기와 파편이 가라앉기 시작하자 뒷짐을 쥐고서 회색의 절대자가 차원 문을 열고서 천천히 걸어 나온다.
그의 온 몸에는 차원권능의 황금빛이 온몸을 휘감고 있었다.
파아아아아-!
도착한 곳이 황금세력의 신계임을 확인하고, 전 지역을 차원권능으로 파악하여 차원창세신 코아와 여마신왕들의 흔적을 추적한다.
그런데 당연히 있어야 할 차원권능의 잔류반응이 없자 혀를 찼다.
“쯧! 직접 이동하고 있군.
이제 차원권능을 쓰지 않는가?
내가 차원창세신 코아의 차원권능에 관심이 있다는 사실을 눈치를 챘다면 참으로 영악한 놈이로다!
쉽게 파악이 되어서 죽기는 싫다는 뜻이겠지.
그러나, 이미 늦었다.
황금의 절대자가 직접 나선다 해도 너는 반드시 소멸시킨다.”
회색의 절대자는 느긋하게 탐색방법을 바꾸어서 그들이 직접 뛰어간 상황을 파악하면서 다시 뒤따른다.
“네가 그렇게 자랑하던 차원권능의 무서움을 실컷 맛보거라.
내가 너보다 상위의 차원권능을 가지고 있는 이상 어디로 도망가도 헛수고다.
시간문제이지.”
여유롭게 걸어가는데 거의 박살이 난 초장거리 공간 이동소를 본 순간 어이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좌표와 도약기록을 삭제하고, 차원권능으로 복구가 힘들게 교묘하게 꼬아놓았다.
완전히 복구하기까지 사용이 불가능하군.
아무리 추적을 막으려고 하지만, 같은 세력의 시설인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초장거리 공간 이동소의 여기저기에 시한폭탄까지 설치되었는지 아직도 연쇄 폭발을 하는 중이었다.
구구구구궁! 꽈과꽝!
“또 터졌다!
도대체 뭘 설치하고 가신 거야!”
“어떻게든 여기서 피해를 막아!”
“더는 신계가 위험하다!”
갈수록 피해가 커지는 시설과 신계를 수습하기 위해서 난리가 난 고위신들과 신계 주신이 불쌍해 보일 지경이었다.
이러면 자신이 직접 보수를 해야 했다.
‘차원권능의 수준이 내가 훨씬 높기에 재생시키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상당히 시간이 걸리는 일이 되겠구나.’
그리고, 회색의 절대자는 다른 점에서 놀라고 있었다.
자신이 은거하던 행성과 이 신계도 황금세력인데 이렇게 과감하게 파괴하면서 꼬리를 자르는 어이가 없는 것이다.
“아군이든 적이든 상관없이 목적을 위해서는 가차 없이 처리하는군.
명예나 뒷일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아.
어디서 이런 창조신이 튀어나왔지?
덕분에 상황이 아주 안 좋아졌어.”
지성체로 위장하고 은거하던 유인 행성에 차원창세신 코아정도의 고위신이 도착한 사실이 파악되었으면 언제나처럼 아무도 모르게 떠났을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럴 수가 없었다.
‘바로 차원결계를 치면서 주둔군과 지성체를 마구 공격하는 바람에 학살을 막느라 떠날 기회를 놓쳤다.
덕분에 이렇게 발목이 잡혔으니 내가 어리석었지.’
지금도 같았다.
같은 세력의 신계인 초장거리 공간이동소를 이렇게 엉망으로 파괴하지 않았다면 바로 뒤를 잡아서 모든 권능과 마도를 털어낼 수 있었는데 놓치게 된 것이다.
‘효과는 확실히 있지만, 이렇게 되면 아군의 반발이 심각하다.
아무리 잘해도 상은 고사하고, 벌이나 안 받으면 다행이지.
그걸 감수하다니 역시 위험한 존재다.’
여기에 분명 자신이 추적자의 신분인데 또 말려드는 느낌이 밀려왔다.
‘차원권능은 충분히 익혔다.
그럼 다른 마도는 파악하지 말고, 바로 처리를 할까?
원래 흑마도사라고 했으니 오히려 그쪽이 더 강할 수 있다.
게다가 현자로서 그럴 수는 없지.
다른 세계에서 온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신격을 동시에 가진 차원창세신 코아라는 존재는 굉장히 흥미로운 연구와 분석대상이다.’
약해빠진 창조신을 도대체 어떻게 이렇게 강하게 만들었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십중심을 기준으로 해도 크게 뒤떨어지지 않는 강자였다.
‘이 정도의 새로운 지식과 권능, 마도는 아주 귀중한 보물이다.
오랜 시간 멈추었던 이데아에 활력이 돌 정도로 말이야.
그리고, 검편(劍?)과 직접 충돌하고도 살아남았다고 하던가?
진짜 대단하기는 하군.’
이러면 잠시 은거를 멈출만한 가치가 넘쳤다.
더구나, 반드시 파악해야 할 일도 있었다.
‘이그드라실의 봉인을 내부에서 파괴한 투기 오의와 절대계의 권능과 마도를 전부 튕겨낸 신체 내부의 청색 보호막은 어떻게든 밝혀내야 한다.
이데아의 봉인을 파괴하고, 내 연속공격을 견디었다면 절대계의 모든 권능을 이겨낼 수 있다는 뜻과 같으니 말이야.’
차원창세신 코아가 어떤 세계에 왔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분명 여기에 왔으며 거기 세계의 투신들이 전부 같은 투기 오의와 방어막을 가지고 있다면 엄청난 위협이었다.
‘저런 오의와 방어막을 가진 존재들이 군대를 이루면 십중심조차 막을 수 없을지 모른다.
그러나, 파악만 된다면 오히려 한 단계 더 도약할 수도 있겠지.’
차원권능으로 파괴된 초장거리 공간 이동소를 복구하기 시작한 회색의 절대자의 눈은 정말 오래간만에 의욕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었다.
“드디어 나의 이데아에 새로운 지식과 지혜가 추가된다.
절대계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라도 너의 모든 권능과 마도를 토해내게 해주지.
얼마든지 발버둥을 쳐봐라.”
위이이이이이잉!
초장거리 공간이동소가 회색의 절대자의 차원 권능에 의해 복구가 시작된다.
아무리 시도해도 붕괴를 막을 수가 없어서 신계의 안위까지 걱정했던 신계 주신과 고위신들이 환호했음은 물론이다.
더구나 어느 새에 입력이 되었는지 신계에 의해서 회색의 절대자로 밝혀지자 열광으로 바뀌었다.
“오오! 저분이 바로 회색의 절대자님이시구나!”
“현자의 정점! 사이안님이시다!”
갑자기 들이닥친 차원창세신 코아에 의해 신계에 닥친 환란을 너무나 수월하게 수습을 하는 모습을 보니 분명 같은 편이 되었음을 확신했다.
“드디어 십중심 중 아홉 분이 모이셨다!”
“이제 남은 분은 바람님뿐이다.”
“황금시대가 다시 열린다!”
황금의 절대자가 혼자 다스렸던 과거에도 절대계에서 최고최강의 황금세력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십중심들이 결집한 이상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전력을 갖추게 되었으니 이렇게 환영하는 것이다.
그렇게 외치면서 좋아하는 부하들을 쳐다본 신계 주신은 굉장히 떨떠름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것은 같지만, 그래도 주신이니 지금 상황이 아주 이상한 것이다.
“회색의 절대자님의 신계 파장을 입력한 것은 차원창세신 코아님이시다.
정말 같은 편이 되셨나?
그럼 왜 회색의 절대자님이 차원창세신 코아님을 쫓고 계시지?”
황금세력의 확장과 강화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으면서 일하기로 유명한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장거리 공간이동소를 파괴한 일도 아주 이상했다.
그리고, 뒤를 이어서 나타난 회색의 절대자가 같은 차원권능으로 복구하는 모습을 보니 의문이 커진다.
‘감이 아주 안 좋다.
이대로 가만히 있어서는 안 된다.’
회색의 절대자가 복구를 해주고 있는 초장거리 공간이동소를 당장 다시 파괴해야 한다고 주신의 감각이 아우성친다.
무엇인지 모르지만, 황금세력의 명운까지 좌우할 수 있는 굉장히 중요한 시국임을 짐작한 것이다.
그런데 그럴 수가 없었다.
“십중심 회색의 절대자님을 내가 방해할 수가 없다.
바로 보고를 해야 하겠군.”
누구나 그렇게 하는 자기 보신과 일반적인 상식에서 내린 합리적인 결정이었다.
그렇게 올라간 보고를 받은 황금의 절대자는 심각한 얼굴로 차원창세신 코아가 초장거리 공간도약으로 도주하는 방향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곧 혀를 찼다.
“쯧쯧! 이래서야!”
몇 군데 신계의 초장거리 공간 이동소를 이용해서 무작위로 도약하며 절대계의 중앙을 향해서 움직이고 있었다.
‘이러면 대략적인 방향만 알 수 있지 정확한 목적지를 특정할 수가 없다.’
대략적인 절대계의 지도에서 빠르게 점멸하는 식으로 보이는 이동 경로를 바라본 검편(劍?)이 흑염에게 묻는다.
“루카. 차원창세신 코아가 도대체 어디로 가는 거냐?”
보고서에는 이 다음의 시행단계는 보안을 위해서란 이유로 보고하지 않았다.
‘아무런 자료가 없으면 흑염의 절대 직감에 의존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흑염의 절대자는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절대계 중앙의 두 군데를 찍어낸다.
“여기와 저기다.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목표를 나아가고 있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직감은 설명할 수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그리고, 왜 회색의 절대자의 추적을 받으면서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찾아가는지 토의를 하려 하는데 심각한 얼굴로 흑염의 절대자가 말한다.
“그리고, 이번 일로 마지막으로 도착하는 장소가 여기다.”
흑염이 세 번째로 확정한 장소를 본 모두가 이해가 가지 않는 얼굴이 된다.
“왜 여기를 마지막으로 가지?”
“가짜 정보행성 이데아가 있던 장소를 뭐하러 다시 간다는 거냐?”
그 말에 흑염의 절대자는 뒷머리를 긁적이면서 말했다.
“나도 알고 싶지만, 당연히 모르겠다.
다만, 무슨 일이 있어도 개입해서는 안 된다.
회색의 절대자가 바로 황금세력에 들어오게 하려면 일단 우리는 여기서 대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밖에 모르겠어.
차원창세신 코아가 아무리 위험해도 이건 지켜야 한다.”
직감에 설명을 요구하면 어리석은 일이었다.
더구나, 아무리 차원창세신 코아가 유능해도 회색의 절대자에 비할 수 없기에 개입은 엄두도 내지 못할 일이었다.
그렇게 모두가 입을 다물었는데 흑염의 절대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설사 회색의 절대자가 신체가 죽는 일이 발생해도 말이야.
내 직감이지만 정말 황당하군.
도대체 어떻게 회색의 절대자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죽을 수 있다는 거야?’
차원창세신 코아의 초장거리 공간이동과 시설의 파괴가 점점 속도가 붙어서 빠르게 이루어진다.
공간이동의 반동을 어떻게 버티는지 모르지만, 상상을 초월한 이동속도에 놀라는 십중심들이었는데 황금의 절대자가 휘하의 신계 주신에게 쏟아내는 지시에 더욱 놀랐다.
“모든 신계 주신은 초장거리 공간이동소를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용하면 바로 파괴하라.
회색의 절대자가 나타나서 시설을 복구하려 하면 지원하지 마라.
직접 전투는 허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최대한 늦추어라.”
“예?”
차원창세신 코아가 나타나서 초장거리 공간이동소를 파괴한다는 소문에 놀란 신계주신들이었다.
그리고, 회색의 절대자가 복구해준다는 말에 나름대로 방어와 복구를 할 만반의 준비를 하였는데 완전히 거꾸로 대응하라는 말이었다.
누가 아군이고, 적군인지 모를 지경으로 엉망진창인 상황이었으나 감히 황금의 절대자를 거스르는 신계 주신은 없었다.
“알겠습니다!”
“설명은 나중에 하겠다.
복구자금도 바로 보내줄 것이니 철저하게 초장거리 공간이동소를 파괴하라.”
“예!”
그렇게 황금의 절대자의 이상한 지시가 충실히 시행되자 아무리 강력한 차원권능을 지니게 된 회색의 절대자라고 해도 추적속도가 늦어질 수밖에 없었다.
이 영향은 바로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전해진다.
공간이동소를 자신이 파괴할 필요도 없이 신계 주신이 바로 나서서 분쇄를 해버리고, 뒤를 추적해오던 압박도 많이 사라진 것을 깨닫자 길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후우! 역시 황금 사장님인가?
이건 시간 싸움임을 파악하셨어.
그럼 겨우 숨 좀 돌리겠군.”
이그드라실의 봉인을 깨기 위해서 도대체 무슨 오의를 썼는지 모르지만, 여파에 붕괴 직전인 신체를 돌볼 시간을 드디어 얻은 것이다.
위이이이잉-! 후우우우웅-! 구르르르르릉-!
천천히 걸으면서 신력과 마력, 투기가 가진 회복력을 일제히 발동시켜 신체를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는 광경은 장관이었다.
앞에서 길을 열던 여마신왕들이 경악할 정도의 짧은 시간에 회복을 완료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손에는 손바닥 크기의 거울이 들려있었다.
거기에는 찌푸린 얼굴로 완전히 산산조각이 난 초장거리 공간이동소를 복구하는 회색의 절대자가 비추어져 있었다.
“푸하하하하하하! 이거 내가 만들었지만, 성능이 좋구나!
아주 선명해!
제 앞에서 몇 번이나 차원권능을 쓰신 일을 후회하게 되실 것입니다.”
분노한 회색의 절대자에게 쫓기고 있는데도 여유가 넘치는 모습에 내심 불안해하던 여마신왕들의 움직임이 더욱 빨라진다.
이제 황금세력을 벗어나서 중립이나 적대 지역의 신계로 가는데 생긴 망설임이 사라질 정도였다.
그런데 지금 차원창세신 코아의 심정은 아주 복잡했다.
‘상대의 권능과 존재를 파악을 바라는 일은 회색 사장님만이 아니랍니다.
이대 회색의 현재이면서 아무런 권능도 이어받지 못한 제가 더 급하지요.
이 기회에 회색의 절대자의 권능을 모두 접수하겠습니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말이지요.’
미래의 절대계에도 있는 정보행성 이데아에 신령의 형태로 살아있는 일대 회색의 절대자였다.
‘그런데 도움은 고사하고, 거기서도 은거를 했다.’
아무리 애원해도 회색의 고유권능에 대해 아무런 정보나 가르침을 주지 않는다고 이를 갈던 자신의 미래가 생각이 난다.
그래서, 자신이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될 상황을 생각해서 일을 추가로 벌이는 중이었다.
‘일대 회색의 절대자가 신체를 가지고 있는 상태인 지금이야말로 기회다.
이름만이 아니라 회색의 계승을 완벽하게 이룬다.
꼴등은 지긋지긋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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