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절대 직감이 차원창세신 코아는 성공할 것이라고 알려주었지만, 자신이 이미 몇 번이나 시도했다가 지쳐서 나가떨어졌기에 믿지 않았다.
‘이제까지 절대 직감을 가진 나조차 파악하지 못한 회색의 절대자의 위치였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가 드디어 밝혀내었다.’
더구나 당장 나오지 않으면 목을 전부 잘라버리겠다는 음성까지 울리는 것으로 보아서는 확실하게 찾아낸 모양이었다.
파아아아아아아아!
저쪽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는 화면이 일그러지고, 회색의 절대자의 분노가 가득한 음성이 들려오는 것으로 충분했다.
“정말 나를 추적해왔는가?
아무리 차원권능이라고 하지만, 단 한 번의 휴식도 없이 절대계의 열 번을 왕복할 거리를 달려왔다고?
이게 가능한 일인가?
신력의 크기가 아니야.
도대체 어떤 회복 능력을 갖추고 있기에 그 정도로 차원권능을 연사할 수 있지?”
차원권능에 간섭을 받는지 화면이 일순 흔들렸지만, 곧 안정을 되찾는다.
회색의 절대자가 얼마나 놀랐는지 혼잣말을 끝없이 내뱉고 있었다.
“이건 차원결계인가?
이러면 공간이동이 막혔다.
그러나, 너는 나를 찾아낼 방법은 없다!”
수십억의 지성체와 수십만의 정신체가 사는 유인행성에서 조용히 숨어 사는 자신을 구분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러나, 다음 광경에 기겁했다.
“내가 나오지 않으면 행성에 사는 모든 존재의 목을 자르겠다고?
아무 죄도 없는 존재를 죽이면 쌓이는 카르마의 부정을 어떻게 처리하려고?
이런 미친! 진짜로 하잖아?”
무엇을 보았는지 회색의 절대자의 로브가 격렬하게 흔들리면서 뒤를 바라보면서 외쳤다.
“그들이 죽든 말든 아무 상관은 없지만, 멈추지 못할까!
황금이여! 멈추게 하시오.
그렇지 않다면 보상의 이야기는 이번 일을 추가해서 다시 하겠소.”
“쿠쿡! 어이! 회색!”
처음 보는 회색의 절대자가 당황하는 모습에 웃음을 꾹 참는 흑염의 절대자의 부름이었다.
역시 무시를 하지 못하고, 화면에서 얼굴을 앞으로 돌리자 그는 진지한 얼굴로 말한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말하기를 자신은 현자계열의 흑마도사란다.
비록 이것저것 익혔지만, 한시도 자신의 출신을 잊은 적이 없단다.
그런 상대에게 설마 현자의 정점이신 회색의 절대자가 꼬리만 끊고, 도망가지는 않겠지.”
“!?”
갑자기 이런 도발에 의혹과 의문이 떠오른 회색의 절대자이지만, 바로 대답한다.
“훗! 나를 추적해온 실력과 끈기, 지혜는 인정한다.
그러나, 저런 미친 짓을 하면서 현자라고 자처하는가?
그럼 이그드라실로 다시는 세계를 보지 못하게 해주겠다.
그렇게 되면 폭주하는 흐름도 안정을 되찾겠지.”
차원창세신 코아를 영구봉인을 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리고, 황금의 절대자를 보면서 따지듯이 물었다.
“그렇게 되어도 동의하시오?
여기서 멈춘다면 정보행성 이데아의 보상만 받겠소.”
차원창세신 코아를 영구봉인으로 잃기 싫으면 빨리 물러나게 하라는 권고였다.
그런데 황금의 절대자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방금 보내온 현황 서류를 읽고 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발견해낸 회색의 절대자가 머무는 유인행성의 위치와 앞으로의 행동이 적힌 보고서였다.
황금의 절대자의 얼굴이 당황에서 분노로 바뀌었다.
파아아!
서류를 복사해서 다른 십중심에게 돌린다.
그리고, 은은한 노기를 숨기지 않으면서 묻는다.
“저의 세력권에 계셨군요.
도대체 언제부터입니까?”
지금 회색의 절대자가 발견된 지역은 황금세력의 중심지역에서 약간 벗어나 있지만, 분명 직접 지배하는 영역이었다.
‘회색의 절대자의 권능을 생각하면 바로 지척이다.
바로 턱밑에 있었는데도 몰랐다.
이건 어처구니가 없군.’
합류를 요청하려고, 가짜 정보행성 이데아가 있던 먼 거리를 몇 번이나 갔었던 황금의 절대자에게는 기가 막힌 일이었다.
그러나, 회색의 절대자는 태연하게 대답한다.
“황금족이 망하고, 황금세력이 생기던 순간부터이요.
한번 실패를 경험하여 완벽해진 황금의 절대자가 지배하는 영역만큼 안정적인 지역은 없으니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소.
늦었지만, 거주비와 벌금은 내겠소.”
천연덕스러운 대답에 황금의 절대자가 크게 외쳤다.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건 그렇게 쉽게 넘어갈 수 없습니다.
당신은 난민이 아닙니다!
자신이 무엇인지 왜 인정하지 않습니까?”
십중심이 다른 십중심의 영역에 허락도 없이 몰래 장기간 머무는 일은 전쟁을 일으켜도 이상하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회색의 절대자는 태연했다.
“나는 이 행성에서 십중심으로서 단 한 번도 힘을 행사하거나 행동을 한 적이 없소이다.
그런데 저 자식은 진짜로 마구 날뛰는군.
안 되겠군.
저 미친놈부터 봉인하고 다시 이야기합시다.”
통신화면이 서서히 꺼지면서 회색의 절대자가 아주 차가운 어투로 말한다.
“경고하겠는데 십중심 중 누구라도 여기에 오면 나를 적대하게 될 것이오.
그리고, 나를 추적해오다니 아주 대단한 존재를 부하로 두었소이다.
왜 그렇게 세계의 항상성을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감 있게 일을 추진하는지 알겠소.
그러니 차원창세신 코아를 풀어주는 몸값은 아주 비쌀 것이요.
지금 상황을 보니 유인행성 십만 개도 부족하겠군.”
“….”
이건 반드시 차원창세신 코아를 영구봉인하고, 풀어줄 생각이 전혀 없다는 말이었다.
그런데도 십중심은 움직이지 않는다.
그런 반응에 회색의 절대자는 만족하면서 통신을 완전히 끊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와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을 저울에 두면 어느 쪽에 기우는지 당연한 일이다.
이제 여기 일을 정리하고, 다시 어딘가로 떠나자.
이번에는 누구도 찾지 못하게 하겠다.’
회색의 절대자의 화면이 사라지자 십중심들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올린 보고서를 다시 확인한다.
보고서의 추신 부분에는 믿기 힘든 제안이 들어있었다.
“은거를 방해받은 회색의 절대자가 자신을 가만두지 않을 것도 예상되어 있다.”
“저기서 회색의 절대자를 어떻게든 어디라도 추적할 수 있는 각인을 하겠다는 보고다.”
“분명 그렇게 되면 다시는 은자 흉내는 못 내겠지.
그런데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
“각인하려면 최소한 치명적인 상처를 입혀야 가능하다.
승리보다 더 힘들어.”
“저 회색의 절대자를 상대로 이길 수 있다는 말인가?”
“십중심 중에서 가장 비밀에 싸여 있는 회색의 절대자여서 하위로 여기지만, 그 강력함은 거짓이 아니다.”
단 한 번이었지만, 현자계열의 십중심으로 창조주에게 인증받기 위해서 실제 모습을 드러내서 자신의 힘을 증명한 일을 모두가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현자의 정점으로서의 위력은 십중심에게도 전율을 일으키기 충분했다.
“영원체를 봉인하는 이드드라실이 워낙 인상이 강렬해서 모두가 착각하는데 실제 전력은 전혀 다르다.”
“회색의 진정한 힘은 이그드라실이 아니야.”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할 수 없는 권능과 마도, 오의를 전부 다룬다.
그것도 최상의 수준으로 말이야.”“가장 무서운 점은 현자로서의 약점이 아예 없다는 사실이다.”
“현자로서는 절대로 회색을 이길 수 없다.”
투사의 정점인 흑염은 어떤 상태에서도 미치지 않고 이성을 유지한다.
현자계열의 정점으로서 회색의 절대자도 모든 현자의 단점을 극복했기에 십중심에 올랐다.
과연 그 사실을 차원창세신 코아가 알고서 덤벼드는지 의문이었다.
물론 당연하게 몰랐다.
“푸후후후후! 지금의 나는 스스로 생각해도 엄청난 신체 능력이다.
이 정도면 근접전으로 이끌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
강한 권능을 영창 할 시간을 주지만 않으면 된다.”
근접전 전문 투신들에게 엄청나게 고전했던 과거의 경험과 갑자기 치솟은 신체 능력과 투기를 믿고 날뛰려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확실히 그 위력은 가공할 지경이었다.
창조신의 전신 갑옷을 입었으면서도 마신황제의 신격을 드러내서 다짜고짜 목을 베기 시작하는데 순간이라도 막아설 수 있는 존재가 아예 없었다.
갑자기 행성을 봉쇄되고, 목을 날리면서 다가오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막아선 행성을 담당하는 정신체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하기 시작했다.
“멈추십시오! 차원창세신 코아님! 으악!”
“저희는 같은 편이 아니십니까!
왜 공격을 하시는 겁니까?”
문제는 그들이 적이 아니라 황금세력이라는 점이었다.
“미안!
바빠서 설명을 못 하겠고, 목만 자르마.”
“으악!”
간단하게 사과하면서 무력으로 막아서려거나 대화를 시도하려는 모든 존재를 격멸한다.
정신체들은 하늘을 온통 가르는 거대한 마력의 손톱들을 보는 순간 의식이 날아갔다.
서겅! 서겅!
마신황제의 신격과 마력을 아낌없이 드러낸 차원창세신 코아의 양손이 휘둘러질 때마다 황금세력 주둔군들의 목이 동시에 수백 개가 하늘로 치솟았다.
도저히 상대되지 않고, 말조차 통하지 않음을 깨달은 정신체들이 택하는 방법은 하나였다.
“도…도망쳐라!
아무리 보아도 차원창세신 코아는 파괴신이 된 것 같다.”
“제길! 하는 짓이 불안하더니 결국 저렇게 되었군.
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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