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561화 (1,472/2,000)

34권 35권

그렇게 차원창세신 코아가 황금동전과 여마신왕들의 도움을 받아서 누구에게도 알려지지 않은 회색의 절대자의 진짜 은거지로 추적을 시작한다.

그리고, 은하유성 아이언에게 장난감으로 바쳐지는 변신전함의 시운전의 날이 마침내 왔다.

가장 먼저 십만 명의 용자동맹이 연회장의 호위로서 집결을 시작한다.

파아아아아아아아아!

일반기체에 탑승하고서 지옥에서 공간이동으로 도착한 그들은 너무나 넓고 화려한 연회장에 놀라기도 전에 바로 자동배치가 시작된다.

연회장 주변을 물샐 틈도 없이 겹겹으로 둘러싼 그들의 중앙에 다시 공간이동의 징후가 보이면서 이 킬로미터가 넘는 거대한 변신전함 두 척이 나타난다.

두 척 모두가 십 킬로미터가 넘는 원형의 무장 컨테이너로 완전무장한 상태였다.

파아아! 파아아아아아!

황금과 보석으로 치장된 변신전함은 연회장의 가운데로 이동하여 전시되고, 붉은 변신전함은 상공으로 상승한다.

용자동맹의 일반기체들과 난투를 벌이면서 완벽하게 변신전함을 조종하게 된 천재 조종사는 자신만만하기보다는 내심 떨고 있었다.

“으윽! 문제가 생기면 끝장이다.”

이렇게 긴장하는 이유도 있었다.

출발하기 전에 상세한 행사계획을 받은 용자왕들이 당황해하면서 절대로 감정대로 움직이지 말고, 냉정하게 싸우라면서 몇 번이나 주의를 시켰기 때문이다.

“내 시운전 상대가 도대체 누구이길래 왜 그렇게 냉정하라고 하시지?

용자왕님들은 시운전을 담당할 적 함대를 조심하라면서도 누가 지휘를 하는지 끝내 가르쳐주지 않으셨다.

왜 알려주지 않지?

이러면 더욱 의문이 커진다.”

변신전함의 시운전 상대가 동맹의 일반기체와 같이 재생하는 함대라는 사실은 이미 알았다.

그러나, 이제 변신전함은 신력으로만 가능한 순간재생기능만 없다면 동맹의 일반기체들을 압도할 정도로 성능을 올려놓았기에 자신이 넘쳤다.

“연방과 제국의 최신예 전함 이상의 성능이라고 해도 내 새로운 레드 크림존은 절대로 지지 않아.

동맹의 일반기체들과 전투로 더욱 기능을 강화했다.”

투지를 다지면서 조종석에 환하게 펼쳐진 연회장의 주변을 확인한다.

‘아직 손님들은 물론이고, 상대할 함대조차 도착하지 않는다.

총연습을 해야 하는데 너무 늦는군.’

그런데 갑작스럽게 통신이 연결되었다.

삐이이이!

아주 쾌활한 총제독의 목소리가 들린다.

“오래간만이다.

아직도 혼자 잘난 척하고 다니나?

그러다가 함정에 걸리면 누가 구해주려나?

얼른 동료를 찾게.

천재 도련님.”

총제독의 목소리와 함께 열린 화면에서 젊어진 모습을 본 천재 조종사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

파파파파파!

이제야 공간이동을 해오는 일백 척이 넘는 함대까지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아주 익숙한 우주전함들의 모습을 확인한 그는 무표정한 얼굴로 총제독이 보이는 화면에 침을 뱉는 것으로 인사를 대신한다.

“퉤!”

지이이이잉!

그리고, 손가락으로 화면에 보이는 총제독의 목을 그어준다.

품위라고는 조금도 없는 개조인간 용병이 반드시 죽여버릴 적군에게 하는 인사였다.

천재 조종사가 화면에 침을 뱉고, 목을 손가락으로 그어가는 모습을 총제독은 싱글벙글하면서 지켜본다.

‘연합의 전쟁 중에서 아군의 피해를 줄이면서 적군은 수십만 명을 쉽게 죽이는 명령과 계획을 실행하면서 출세한 나를 증오하고 모욕하는 적은 넘쳐났지.’

그러니 이 정도는 애교 수준이었다.

“후후! 군인에게 적의 증오는 찬사와 같지.

그런데 이거 너무 잘 익었잖아?

고생을 아주 많이 시킨 모양이야.”

유쾌한 음성에 상황을 지켜보던 연합과 제국의 제독들은 내심 침음성을 흘린다.

“으음! 안 달려드는군.”

“역시 냉정해졌다.”

총제독이 직접 도발해도 천재 조종사의 붉은 변신전함은 미동도 하지 않고 대기한다.

더구나 말도 섞지 않으면서 침을 뱉는 것으로 대답하니 오싹하기까지 했다.

“아무리 보아도 천재 조종사의 반응이 기대 이하다.”

“어떻게 하겠나?”

변신전함과 성능 차이가 너무 크니 유인을 통한 포위섬멸밖에 없기에 걱정이 커진다.

그러나 총제독은 느긋하게 대답했다.

“본성을 바꾼다니 그게 될 것 같아?

초식동물이 육식하면 미치지.

나중에 풀을 먹게 되어있어.”

천재 조종사가 비록 조금 냉정해졌지만, 엘리트 특유의 자존심은 그대로 살아있음을 눈치챈 것이다.

“킬킬킬킬킬! 한 번에 안 되면 계속 찍으면 돼.

반드시 넘어온다.”

실제로 천재 조종사는 통신을 강제로 꺼버리고, 희열에 찬 얼굴로 무장 컨테이너의 조작에 열중하고 있었다.

다다다다다다! 드드드드드!

무수한 조작장치가 기계 몸에 직접 연결된 조종장치와 연동되어서 처리화면이 마구 넘어간다.

개조인간이 된 것을 처음으로 감사할 정도로 빠른 작업속도였다.

“지옥에 들어와서 영혼으로 처음 들은 말이 인간으로 태어나서 죽게 해주신 신을 찬양하라였다.

솔직히 인간인 덕분에 죽도록 고생하던 중이라서 헛소리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진짜였어.

인간이 아니라면 절망이나 희망과 같은 감정이 없으니까 말이야.

이런 쾌감도 못 느끼겠지.”

연합의 영웅으로서 영광의 끝에 있던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린 총제독을 본 순간 극도의 희열을 느꼈다.

원한이 컸던 만큼 복수의 기쁨도 크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자아! 신계 주신님께서 허락하신 복수의 시간이다.

레드 크림존.”

변신전함을 위에서 보호하고 있던 원형의 무장 컨테이너가 붉게 빛나면서 변형을 시작한다.

드드드드드드!

이런 전개를 용자왕들은 모두 보고 있었다.

특히 이번 공개 시운전을 주관하면서 천재 조종사와 이번에 시운전에 투입될 대응부대의 제독들과의 악연을 전부 알고 있는 사자왕 가이는 인상을 팍 구겼다.

“음! 역시 저렇게 되는군.

지금이라도 조종사를 바꾸는데 어떨까?”

원래 이런 공개적인 시운전은 약속 대련이나 연극과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실전보다 더한 전투로 들어가려 하니 중지를 시킬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런데 다른 용자왕들이 고개를 저으면서 반대한다.

“그건 안 돼.

흥미가 떨어져.”

“이번 공개 시운전의 주제가 원한과 복수라는 사실을 명심해라.”

“재미가 없는 일은 신계 주신님께서 바라지 않으신다.”

고위신들이 대부분 은하유성 아이언을 만나서 친분을 쌓거나 성향파악을 하려고 오니 재미가 없어도 큰 문제가 아니다.

‘외교행사이기도 하니 그들이 만족할만한 연회와 유흥거리는 제공해야 한다.’

문제는 이번 행사의 명분인 변신전함과 신의 함대가 창조신 이상의 고위신들에게는 거의 장난감이나 마찬가지인 신력이 없는 과학병기라는 점이었다.

‘저것들이 장난감이라는 사실이 용자왕들에게도 마찬가지니 이해가 간다.

별 관심을 끌지 못해서 이런저런 시나리오를 추가로 붙였는데 그게 굉장히 호응이 좋았지.’

자유를 수호하는 연합의 영웅 조종사와 절대독재국가인 제국의 악의 함대의 재대결이라는 배경설명이 먹힌 것이다.

‘실제로 천재 조종사와 총제독이 그런 관계라는 점도 주효해서 참석객이 폭주하는 중이다.’

더구나 영웅동맹이 크롬 공주를 전부 따라가서 연합의 치안을 관리하기에 용자동맹이 전적으로 주관하게 되었다.

‘이번 외교행사가 성공하면 그동안의 추태와 실패를 깨끗이 날릴 수 있다.’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사자왕 가이도 길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후우! 시운전이 치열할수록 반응이 좋겠지.

그럼 내버려 두어야 하겠군.”

단지 재미를 위해서 부하를 콜로세움 속에서 생사를 걸게 싸우게 하는 잔혹한 입장이 되었다.

‘어차피 둘 다 죽지 않는다.

그리고, 전투를 원하고 있지.’

이번 전투는 천재 조종사와 총제독이 그렇게나 원하던 일이라는 점을 알기에 마음이 편해진다.

‘변신전함이 모든 외부통신을 멈추고, 전투준비를 해간다.

강제로 끌어내기 전에는 절대로 물러서지를 않겠다는 의지로군.’

이번 공개 시운전의 전투시범은 변신전함과 일백 대의 재생이 가능한 정예함대의 대결이라는 점 외에는 모두 자유였다.

그러니 자신도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는 점이 한 몫 더했다.

이제 변형과 분해가 시작된 무장 컨테이너를 쳐다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적의 정체가 총제독이라는 사실을 알면 미쳐 날뛸 줄 알았다.

지옥에서 고생을 많이 하더니 확실히 변했다.’

일만 명이나 되는 수가 틀리면 막 나가는 성질 더러운 개조인간 용병들을 통솔해서 변신전함을 만드는 일이 쉬울 리가 없다.

‘주로 협박을 했지만, 달래가면서 만들어낸 공로는 크다.’

나중을 위해서 숨겨둔 기능까지 허락해 줄 정도로 말이다.

“과거의 복수이자 청산이다.

마음껏 싸워봐라.”

행사의 재미를 위해 용자왕들의 묵인 속에서 천재 조종사는 혹시 몰라서 준비한 비장의 패를 내놓았다.

무장 컨테이너의 중앙 부분이 출구처럼 열리면서 붉은색의 무엇인가를 끝없이 토해낸다.

과과과과과과과과-!

붉은색으로 빛나는 인형병기가 초고속으로 가속해서 변신전함을 호위하듯이 둘러싸기 시작한다.

여기 있는 제독들은 모두 그 정체를 알고 있었다.

“진짜 레드 크림존이다!”

“설마?”

겨우 한 대만으로 제국의 정예함대를 파괴하고 다녀서 우주전함의 존재의미 자체를 흔들리게 했던 전설적인 기체가 수십 대가 넘어선다.

변신전함은 꼼짝도 하지 않고 있는데 부무장인 무장 컨테이너가 만들어놓은 작은 레드 크림존의 대군에 기겁하는 상황이다.

대항해야 할 함대의 제독들이 총제독에게 긴급 통신을 폭주하듯이 보낸다.

“저게 인형병기 제조공장도 되나?”

“저 개조인간이 도대체 뭘 만든 거야?”

“거대 인형병기에 전함도 되고, 공장까지 되면 어떻게 싸워야 하지?”

“한대도 힘든데 군대가 되면 어떻게 이겨?”

레드 크림존은 누가 특수기체가 아니라고 할까 봐서 제작에 엄청난 예산과 숙련된 기술자와 과학자가 엄청나게 필요해서 겨우 한 대만 생산했는데 저렇게 대군을 이룬 모습을 보니 어처구니가 없었다.

총제독도 전혀 상정하지 못한 변신전함이 내놓은 레드 크림존의 대군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그래서 부지런히 머리를 굴리다가 대답을 내놓았다.

“젠장! 신력이 얽히니 상식이 안 통하네.

일단 튀자.

거리 벌려.”

“….”

제독들은 황당했지만, 원거리의 유지는 인형병기 대군과의 전투에서 기본적인 전투방법이었기에 뒤로 후퇴하기 시작한다.

슈아아아아아아!

밀물처럼 기세 좋게 몰려왔다가 레드 크림존의 군대를 보자 썰물처럼 도망치기 시작한 총제독의 함대를 보는 천재 조종사는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인정한다.

내 실수는 나 혼자서 움직였다는 점이다.

혼자 설쳐서 졌다.

어떤 함정에 빠졌어도 믿을만한 아군 인형병기 하나가 더 있었으면 너에게 지지 않았다.”

레드 크림존이 자멸한 덕분에 신체 대부분을 잃는 크게 다쳐서 개조인간이 된 이후로 수없이 생각했던 패배한 이유였다.

그리고, 모든 것을 잃어서 발버둥을 치는 상황에서도 이길 방법을 찾았다.

‘뜻밖에 아주 간단했다.

과거에 답이 있었지.’

아주 먼 과거에 행성의 바다에서 대형포탄을 주고받던 고대 전함들이 원시적인 비행기가 투하하는 폭탄에 수장된 운명이 알려주었다.

“역사가 증명한다.

나는 틀리지 않았다.

쓸데없이 크면서 멀리서 포격만 쏘는 재주만 있는 전함은 과거의 유물이다.

내 레드 크림존들이 모두 묻어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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