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557화 (1,468/2,000)

34권 35권

그 말을 들은 연합의 제독들은 잠시 망설이다가 말을 하기 시작한다.

아무리 보아도 레드 크림존이 패배한 이후에 벌어진 천재조종사의 운명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으니 수정을 해주어야 했다.

“그건 과거의 자료다.

넌 그에 대해서 잘 못 알고 있다.”

“천재조종사의 집안은 이미 사라졌다.”

“인형병기의 대량제조에 가문의 모든 자산을 쏟아부었다가 레드 크림존이 너에게 당하면서 모든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망했지.”

“인병병기 회사가 도산한 충격을 견디지 못하고, 다른 회사들도 파산했다.”

“응?”

그 말에 일명 있는 자들에 대한 분노를 피어 올리던 총제독의 안색이 일그러졌다.

자신의 알고 있던 천재조종사의 기억과 인상에서 비롯된 계획이 완전히 어긋나기 시작한 것이다.

“하! 재능이 있다고, 멋대로 날뛴 천둥벌거숭이가 아닌가?

집안이 망했어도 혼자서라면 잘 먹고 살았겠지.”

천재조종사로서 과학자로서 두뇌와 기계병기의 조종실력은 독보적이었다.

아무리 가문이 망했어도 충분히 재기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그 말에 연합의 제독들은 인상을 확 쓰면서 대답했다.

“그것도 아니야!

레드 크림존이 파괴되면서 구사일생으로 살기는 했지만, 너무 부상이 심해서 개조인간이 되어야 했어.”

“두뇌와 척추가 일부 손상이 되어있어서 평균 이하의 조종사로 전락했다.”

“그런데 이번에 전투 영상을 보니 모두 회복된 것 같더군.”

총제독은 그제야 용자동맹의 모든 개조인간들이 아이언에게 전부 새로운 기계 몸을 받으면서 성능이 최고조로 올려졌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과거에 재수가 없던 천재도련님이 아니다 이건가?’

뭔가 불길함을 느낀 총제독에게 연합의 제독들은 경고를 계속한다.

“전신 개조인간을 만드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패배자에게 줄 예산 따위는 없다.”

“그런데 회수할 때의 상태가 워낙 위중했다.”

“인형병기는 아직 가망성이 있다고 생각하던 시기였다.

당연히 녀석의 가문에서 내줄 것으로 생각해서 현장에서 바로 개조인간으로 만들었지.”

“성공하기는 했지만, 결과는 평균 이하의 개조인간이었다.”

“개조비용을 지급할 가문도 없었으니 우리가 어떻게 했을 것 같으냐?”

“….”

생각할 필요도 없었다.

‘전쟁 중의 군대만큼 살벌하고 냉혹한 조직도 없다.

막대한 비용을 회수하기 위해서 무자비하게 용병으로 굴렸음은 확실하다.

그럼 이 천재 녀석도 성향이 많이 바뀌었다는 뜻인데?

그럼 곤란해.’

연합의 제독들은 아까부터 계속 보고 있던 변신전함의 전투 영상을 확인하면서 말한다.

“전투영상을 보아하니 본래의 조종실력을 되찾은 모양이니 얕보지 마라.”

“녀석은 과거에 재능만 믿던 애송이가 아니다.”

“너무 힘든 경험을 겪었기에 정신도 완벽해졌을 것이다.”

“방심하지 말란 말이야!”

“잘못하면 이번에는 네가 당한다.”

갑작스러운 지적에 총제독은 이를 부득 갈았지만, 바로 천재 조종사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물론 레드 크림존의 파괴 이후에 개조인간이 된 이후의 인사기록이었다.

“으득! 그래 보았자 본래 성향이 어디 가겠어?

전투경험도 내가 위다.

일단은 확인해 보지.”

이제 협조가 공고해진 은하제국에서 제공한 개조인간이 된 천재조종사의 얼굴사진을 잠시 본 총제독의 입에서는 저절로 욕설이 흘러나왔다.

“이런 시바! 완전히 다른 사람이잖아?”

추락한 영웅이 어떻게 되는지 잘 알려주는 처참한 삶의 기록이 연속적으로 흘러나온다.

‘가문이 자신 때문에 망하는 바람에 추출 당하고, 개조인간이 되어서 애인도 잃었다.’

천재조종사가 인형병기 사업을 자신만만하게 추진했다가 그렇게 되었기에 아예 가문에서 추방되었다.

그리고, 생체부위가 거의 없는 개조인간이 되었으니 사랑하는 여자도 당연히 떠났다.

나쁜 상황은 거기서 끝나지 않았다.

‘패전의 책임을 물어서 계급은 이등병으로 강등시켰어?

장성에서 단숨에 병사계급의 맨 밑바닥으로 떨어졌군.

이거 너무 하잖아?’

함대의 전력을 혼자서 감당하던 레드 크림존이었기에 천재 조종사는 준장으로서 귀한 대우를 받아왔다.

그런데 순식간에 이등병이 되어서 용병취급인 개조인간들의 숙소로 보내졌으니 그 비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수술 성공률이 낮은 개조인간들은 대부분 하류층이 자원해서 만들어진다.

명문가 출신이라서 그들과도 어울리지도 못했군.’

숙소에서 매일 싸움을 벌어지고, 대부분 다수의 무력에 밀려서 피해자로서 끝났다.

여기에 장기인 인형병기는 다시는 타지 못하고, 행성 제압이나 요새 제압과 같은 사망률이 지극히 높은 개인 임무에만 동원된다.

몇 번이나 대파되었다가 수리된 기록이 레드 크림존의 파괴 이후의 처참한 삶을 보여주었다.

그런 자료를 전부 잃은 후에 외쳤다.

아무리 적이라고 해도 이런 대우라니 기분이 아주 좋지않았다.

“왜 이렇게 심하게 조치했어?

그래도 연합의 영웅이었잖아?

제국이 이 자식 때문에 몇 개의 함대를 잃었는지 몰라?

개조인간의 비용은 과거의 전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잖아?

그리고, 개조인간이 개조수술 직후에 성능이 불안정한 것은 당연한데 왜 요양 기간을 안 주고 바로 전장에 투입한 거야?

이건 마치 죽으라고 등을 떠밀었잖아?”

그러자 연합의 제독들은 총제독보다 더욱 섬뜩한 눈빛으로 변하면서 되받아쳤다.

“왜냐고?

당시에 제국의 제독이었던 너라면 알 텐데?”

“레드 크림존이 놀라운 전공을 새우던 그때 우주군이 어떻게 변화하려고 했는지 말이야.”

그 말에 총제독도 잠시 말문이 막혔다.

‘전함의 무용론까지 나왔지.

단지 인형병기의 운송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으니 말이야.”

그 당시의 기억을 되살리면서 분을 참지 못한 연합의 제독들이 소리쳤다.

“저놈은 앞으로 전함은 인공지능이 관리하고, 인형병기의 조종사가 우주군을 총괄해야 한다고 지껄였단 말이다.”

“잘난 천재조종사와 레드 크림존 때문에 우리가 모두 실업자가 될 판국이었는데 잘해주라고?”

주변을 무시하면서 자신만이 올바르니 무조건 따르라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했다는 말이었다.

‘재능있고 성공하는 존재에게 흔히 보이는 오만함이다.

그게 너무 과했던 모양이야.’

그래도 이렇게 사람이 완전히 바뀌어 있자 총제독도 기가 막혀서 헛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허허! 제독들의 밥그릇을 위협했으니 죽을 짓을 했네.

그런데 이 자식이 변한 얼굴을 보고서 다시 말해 봐라.”

신계가 제공한 은하제국의 인사자료가 가장 최근에 찍은 천재조종사의 얼굴을 확대해서 보여준다.

화아아! 확!

미처 치료하지 못한 상처투성이의 얼굴에 완전히 죽어있으면서 살기가 넘치는 눈동자를 보면 이게 인간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음울했다.

과거 미남으로 유명했던 천재조종사가 타락한 모습에 모두 소름이 오싹 오른 제독들이었다.

‘자신감이 넘치고, 곱상한 귀공자와 같던 과거 모습은 어디에도 없다.’

세상 전부를 물어뜯을 증오와 자기혐오, 살벌한 전투에 서서히 미쳐가는 흔한 개조인간이 있을 뿐이었다.

“차라리 그냥 죽으라고 내버려 두지 뭐하러 개조인간으로 만들어서 계속 분풀이를 해?

그리고, 치명적인 손상을 입었으면 그냥 죽게 내버려 두지 왜 끝까지 고쳐?

이렇게 재능있는 녀석들이 얼마나 무서운지 몰라?

이놈에게 복수할 기회와 시간이 있었으면 엄청난 피해를 보았을 거다.”

“….”

“….”

그렇게 싸워야 할 천재조종사의 기계인간의 얼굴을 공개하면서 다시 분위기를 바꾼 총제독은 욕설을 내뱉었다.

“빌어먹을! 인병병기가 최고라고 고집하던 천재 자식이 전함으로 변신하는 기능을 넣어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더니 이런 사연이 있었군.

재능이 있는 놈에게 독기까지 심어주었으니 이걸 어쩐다?

이제 내가 미끼가 되어도 힘들겠어.

전술을 처음부터 다시 짠다.

옛날에 힘들게 수집하고 연구했는데 이러면 이제 쓸모가 전혀 없잖아!

에라이!”

그렇게 말하면서 과거에 조사했던 천재조종사의 인사자료를 하늘로 집어 던지는 총제독이었다.

천재조종사의 세상을 전부 가졌다는 듯한 오만한 미소가 찍힌 사진 위로 지금 세상이 전부 망했으면 좋겠다는 음울한 개조인간의 얼굴이 겹친다.

파라라라라라!

어지럽게 날리면서 회전하는 서류의 모습은 운명의 흐름이었다.

그리고, 일대 소마(笑魔)와 차원창세신 코아의 동전 내기도 그 결과를 보였다.

띵! 빙그르르르!

땅에 떨어진 황금 동전은 계속 회전하면서 앞면만을 보인다.

그대로 두어봤자 움직임이 멈추지 않을 기미가 없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나직하게 말했다.

“절대계를 위해 힘을 모아서 창조주님께 반란을 시작하실 결심은 모두 하셨습니다.

그런데 방법이나 과정이 전부 다르시군요.”

계속 회전하는 황금동전이 앞면만 보이는 이유를 간단하게 정의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대로 황금동전을 집어 들면서 말한다.

“이러면 아무리 기다려도 결과가 나오지 않으니 회수하겠습니다.

그럼 내기는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아직도 합류 대가로 저의 목을 바라십니까?

소마(笑魔) 사장님.”

그 말에 웃는 가면 너머에서 중후한 음성으로 하는 대답이 들려온다.

“서로의 처지가 달라졌을 때 다시 하도록 하지.

차원창세신 코아가 십중심의 세력에 있는 동안은 나도 협조를 약속하겠다.”

한편일 경우에는 목숨을 노리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소마(笑魔)의 말에 십중심들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모두 동의한다.

나름대로 일단락이 되었음을 깨달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양손을 모아서 정중하게 인사하면서 말한다.

“십중심 중 여덟 명이 모이셔서 한없이 기쁩니다.

그럼 저는 이제 회색 사장님을 모시러 가보겠습니다.”

그 말에 흑염의 절대자는 아주 불편한 얼굴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 녀석은 맨 마지막에 합류를 시키는 것이 어때?”

“감이 안 좋으십니까?”

흑염의 절대 직감이라면 무시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그러나, 흑염의 절대자는 고개를 크게 가로저었다.

“그건 아니야.

직감은 최대한 빨리 합류시키는 편이 좋다는군.

그러나, 나는 말만 많은 현자들하고는 생리적으로 아주 안 맞아.

특히 음침하게 중얼거리기만 하는 회색의 절대자만 보면 때려주고 싶어져.”

지극히 감정적인 대사였다.

하지만, 거의 만나본 적이 없으면서도 회색의 절대자와 흑염의 절대자가 아주 사이가 안 좋다는 사실을 알기에 이해가 가는 발언이기도 했다.

그런 흑염의 절대자에게 차원창세신 코아는 시원하게 대답했다.

“현자가 직접 전선에서 싸울 일은 거의 없습니다.

더구나 정보행성 이데아를 관리하셔야 하니 여기에 오실 수도 없습니다.

상징적으로 합류만 하시겠다는 결정만 받아오겠습니다.”

그 말에 안색이 환해진 흑염의 절대자는 턱을 쓰다듬으면서 말했다.

“그러면 상관없다.

그런데 가서 뒷문이 아닌 앞문을 날려야 한다.

뒷문은 함정에다가 막혀있다.”

“….”

이번에는 차원창세신 코아의 얼굴이 아주 불편해졌다.

흑염의 절대자가 자신이 회색의 절대자의 정보행성 이데아에 가서 어떻게 할지 모두 알고 있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설명을 할 수 없지만, 전부를 안다.

이게 절대 직감인가?

정말 무섭기는 하군.’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