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흑염의 절대자의 검은 불길이 차원창세신 코아가 돌아가는 미래를 더욱 깊숙이 파악한다.
검은 불길로 변한 신령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데 그 앞에 누군가가 막아서고 있었다.
구구구구궁!
오른손에 목검을 들고, 등에는 커다란 대검은 매고 있는 모습을 본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은 멈칫했다.
더 가까이 가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느낌이 밀려온 것이다.
‘이 자식은 또 뭐야?
내 직감권능을 동원한 미래의 파악을 막고 있다.
처음으로 직감권능이 완전히 막혔다.
설마 차원창세신 코아를 보냈다는 영원체인가?
역시 절대계의 창조주보다 강력하다.’
의문의 영원체의 얼굴을 보려고 가까이 가는 순간 강렬한 타격음이 울린다.
퍼억! 투하!
흑염의 절대자의 검은 불기로 이루어진 신령의 머리가 그대로 뒤로 꺾인다.
어느새 오른손에서 뻗어서 자신의 이마를 강타한 목검을 쳐다보고서 어이가 없었다.
숱하게 싸운 검편에게도 정타를 허용한 적이 없는데 반응조차 하지 못한 것이다.
‘아스나스의 초고속 발검술보다 훨씬 빠르다!
내 직감이 전혀 따라가지 못했어.
설마 전투 위주의 영원체인가?’
목검으로 머리에 일격을 가하고, 다시 평안한 자세로 되돌아온 인영은 가소롭다는 듯이 말한다.
“절대계 최강의 신체는 어떻게 하고 신령으로 왔는가?
흑염 주제에 가소롭게 권능으로 도전하지 마라.”
“!!!”
십중심을 완전히 하위로 보는 말투에 발끈하려던 흑염의 절대자였는데 상대의 추가공격이 이어진다.
발검술의 자세도 아닌 단지 손목을 휘두르는 연속공격이었다.
투가가가가가가가가!
그러나, 전혀 대응하지 못한다.
보이는 광경은 오로지 목검의 환영뿐이었기 때문이다.
피할 곳이 하나도 없이 사방에서 덤벼드는 목검의 해일에 흑염의 절대자의 직감이 마비될 정도였다.
‘이 공격은 신령으로는 피할 수가 없다!
내 신체가 있어야 한다.’
아무리 집중해도 직감으로는 쫓아가지 못하는 초고속 연속 검격에 난타당한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은 그대로 뒤로 날려졌다.
그리고, 싱겁다는 듯이 혀를 차는 목소리를 들었다.
“쯧쯧! 손맛이 형편없군.
역시 십중심들은 각자의 권능 위력은 높지만 다른 분야는 어설퍼.
자신이 있는 분야를 벗어나면 거의 무방비로군.
차원창세신 코아의 미래를 다시는 보려고 하지 마라.
나는 너희를 도우라고 보냈는데 의심해서 이렇게 확인하는 일은 아주 무례한 짓이다.
다른 십중심에게도 확실히 경고하라.
신령을 무사히 돌려 보내주는 경우는 이번뿐이라고 말이다.”
“컥! 제길!”
원래의 몸으로 강제로 되돌아온 흑염의 절대자의 앞 통수에 깊숙한 도랑이 새겨진다.
그리고, 전신에 난타당한 흔적이 이어진다.
두둑! 두두두둑! 두둑! 푸학!
신령이 당한 타격이 그대로 신체에 전이가 되면서 피부가 터지고, 뼈가 부서진다.
절대계 최강이라고 칭송받던 신체가 순식간에 넝마가 되어가는 모습에 다른 십중심들이 어이가 없었다.
‘신령으로 변해서 사라졌다가 돌아보자마자 치명타를 입었다.’
‘도대체 누가 흑염을 저렇게 만들 수 있지?’
단 한 곳도 무사한 곳이 없이 얻어터진 모습으로 돌아온 흑염의 절대자의 모습으로 어떤 상황인지 파악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만…만나셨습니까?
뭐라 하십니까?
제가 잘하고 있답니까?
전 언제 돌아갈 수 있습니까?”
차원창세신 코아는 여기에 떨어져서 진리에게 아무런 연락이나 호출도 없었으니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그래서 질문을 쏟아낸다.
어찌나 목검으로 잘 다져놓았는지 검은 멍이 든 두 눈으로 흑염의 절대자는 피가 잔뜩 섞인 침을 뱉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한다.
“퉤!”
피에 섞인 침에서 빠진 하얀 치아가 몇 개가 구른다.
툭! 툭!
바로 다시 새로운 치아가 나왔다.
하지만, 겨우 목검 공격으로 자신의 이빨이 부러져 나갔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흑염의 절대자는 잠시 가만히 있었다.
그리고, 주변을 둘러보면서 말한다.
“직감권능의 신령으로 저 녀석 미래를 보다가 상급자인 영원체를 만난 것 같다.
그런데 나를 보자마자 이렇게 두들겨 팼어.
덕분에 아무것도 못 하고 엄청나게 맞은 다음에 쫓겨났다.
그리고, 우리 중 누구라도 다시 미래를 보려고 하면 신령을 소멸시킨다고 하더라.”
“!!!”
“!!!”
흑염의 절대자가 자랑하는 강력한 신체보다 약하지만, 신령도 다른 십중심이 무시 못 할 정도로 강하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두들겨 맞고 쫓겨나왔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제길! 처음 보았으면서 뼈와 살을 다질 기세로 목검으로 때리더라.
신령 상태라서 대항도 못 하고, 아주 죽다 살아났다.”
흑염의 절대자의 욕설이 섞인 투덜거림에 차원창세신 코아가 발끈했다.
“아아! 마음에 안 들면 누구라도 패시는 일은 그분에게 너무 당연한 거고요.
벌레로 안 만들고, 목검으로 때려주셨으니 엄청 잘해주셨네요.
그보다 저에 대해서 뭐라고 말씀하셨냐고요?
제가 잘하고 있답니까?”
흑염의 절대자는 신체를 회복하면서 의아한 듯이 되물었다.
“너한테는 차원권능이 있잖아?
방금 너의 미래를 네 상급자가 관리하고 있다는 말을 못 들었냐?
그럼 네가 신령으로 미래를 보러 가서 물으면 되잖아?”
지극히 당연한 대답인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버럭 화를 냈다.
“제가 돌았어요?
누가 그분을 자기 발로 찾아가요?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는 존재는 최소가 생매장입니다.”
진리를 만나는 순간마다 벌어졌던 일이 트라우마처럼 떠오른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이제 대충 부러진 뼈와 파열된 근육을 회복한 흑염의 절대자는 피를 수건으로 닦아내면서 물었다.
“그 기준이 뭔데?”
“당연히 강자죠.
저는 약한 주제에 설치고 다닌다고 항상 목숨을 위협당한단 말입니다.
그나마 시킨 일을 잘해서 이제까지 살아있죠.
그런데 아직 일도 안 끝났는데 어떻게 제 발로 찾아갑니까?
이번 일도 십중심이신 흑염 사장님이니 때리기만 하고 돌려보내셨지 다른 존재였다면 끝장이었습니다.
이런 경고도 제가 처음 보는 굉장한 자비라고요.”
진심이 가득 담긴 말을 들은 십중심들은 차가운 물이 몸 전체를 덮치는 느낌이었다.
자신들조차 죽일 가능성이 없어 보이는 강자가 영원체에게 약자로 낙인찍혀서 갈굼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은 것이다.
또 자신에게 시선이 모이자 흑염의 절대자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대답했다.
“전부 사실이다.
그런데 목숨만 붙여서 살려고 돌려보내는 일이 자비라니?
저렇게 성질이 더러운 영원체는 처음 보았다.
응? 그렇지도 않군.
영원체가 정신체에게 이렇게 감정이 살아있으면서 움직이는 존재였던가?
신기하네.”
영원체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대리인 창조신장이나 마신황제 외에는 관심이 거의 없다.
‘절대계의 창조주는 우리조차 무시했지.
그런데 이렇게 직접 손을 대다니 신기하기까지 한 상황이구나.’
‘미래를 보려고 하면 차원창세신 코아를 보낸 영원체를 만날 수 있는 것인가?’
차원창세신 코아의 미래를 읽을 수 있는 권능은 다른 십중심들도 가지고 있다.
‘직접 만나 뵙고, 절대계에 강림하시기를 간언하고 싶군요.’
‘시도할까요? 대신(大神)’
‘직접 대화를 해 볼 가치는 있어요.’
‘흑염의 몰골을 보면 무사할지는 의문이다.’
흑염의 절대자의 신령이 순간에 만신창이로 만들었으니 지금 절대계를 내버려 두고 있는 창조주보다 확실히 강력한 영원체였다.
위험을 감수하고 만날 가치가 있어서 십중심 몇몇이 움직이려고 하자 흑염의 절대자가 경고한다.
“저 녀석 미래를 보려고 하지 마.
경고를 어기면 정말 말소될 수 있다.
그리고, 대신(大神)은 만나면 상황이 지독하게 꼬이니 생각도 하지 마라.
신족이고 뭐고 약하면 상종도 안 한다.
저 영원체의 기준은 오로지 강함.
그 외에는 영원체와 정신체, 지성체를 상관하지 않고 공평하게 대한다.”
“흠!”
십중심이 아닌 다시 신족이 지배하는 절대계로 만들려는 내심을 들킨 대신(大神)은 품위 있게 수염을 쓰다듬으면서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묻는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네를 여기로 보낸 영원체를 어떻게 생각하는가?”
다짜고짜 폭력을 휘두르니 아무리 보아도 자비하고는 거리가 먼 영원체임은 분명했다.
그리고, 지금 보인 반응을 보아서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부하로서 상당히 당해온 것으로 보아서 한 질문이었다.
허나 대답은 달랐다.
“경외(敬畏).
약자라면 기회를 주시며 강자에게 영광을 부여하신다.
한없이 나약하고 부족한 나를 강자로 만드셔서 여기에 보내셨으니 더 뭐가 필요하리오.”
지극히 당연하듯이 바로 나온 대답에 대신(大神)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군.
역시 그런 존재시로군.
그래서 자네가 그렇게 강하군.
그래야 말이 되겠지.
지금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일이야.”
그렇게 스스로 납득 한 대신(大神)은 소마(笑魔)에게 오른손을 내밀면서 말한다.
“그 검은 동전을 주게.
나도 이제 내 태도를 결정하고, 움직이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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