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이상하게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비슷한 상황에서 강제로 당한 것 같은 굉장히 불쾌한 기억이 생각이 났기에 이런 배려는 오히려 기쁘기까지 했다.
‘이건 좋은 기회야.
초월자가 된 유모 중에 나만 이상하게 착유기를 주면서 몸에는 손을 대려 하지 않았다.
삭월(朔月)의 시즈지보다 더한 관계를 만들 수 있다.’
의지를 완전히 깨우지 않고, 아이언의 손이 더욱 자신의 신체를 매만지게 내버려 둔다.
원래의 목적이 정기교류였는데, 세계 항상성의 조정이 겹치면서 맹목적인 정신상태였다.
‘그녀보다 더욱 친밀한 관계를 쌓아야 해.’
의지로 인하여 깨어나려는 신체의 제어를 누르고 본능에 몸을 맡기자 더욱 요동을 치면서 아이언을 감싼다.
그러자, 부지런히 신체를 주무르던 아이언은 고개를 흔들면서 말한다.
“으음! 이거 내 인공호흡으로도 제대로 정신을 못 차리네.
신체가 흡수하지 못한 정기 술을 거의 빨아들였는데도 이러면 이상해.
그럼 여기밖에 없는데?”
아이언이 뒤를 돌아보면서 몸까지 반대로 돌아서자 프롬 여제의 의식은 놀라서 깨어났다.
“혼자서 절대로 정기 술의 호수에 들어가면 안 돼요.
지금처럼 조정이 안 된 상태라면 버틸 수 없으니 조심하세요.”
그 말의 의미에 잠시 멈칫한 프롬 여제였다.
‘이런 행위를 반복해야 한다니?’
환생폭탄의 흐름을 탄 은하유성 아이언이 프롬 여제와 이런 상황인데 진리의 유상전생을 조정 중인 차원창세신 코아는 소마(笑魔)의 여마신왕들과 계약을 맺고 있었다.
아직도 구속되어있는 그녀들을 보면서 이제까지 협의한 내용을 정리해 통보한다.
“우리는 같은 편이니 좋게 가자.
나를 한번 도와주면 바로 풀어주겠다.
이 계약에 이의는 없겠지?”
여마신왕들은 소마(笑魔)와 함께 차원창세신 코아를 습격했으니 바로 소멸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렇게 계속 도움을 요청하자 이상함을 느끼면서도 승낙했다.
물론 마신족답게 조건은 많이 달았다.
“소마(笑魔)님에게 해가 되는 일은 안 돼요.”
“죽거나 소멸할 정도로 위험한 일도 할 수 없어요.”
“저희는 전투에 적합하지 않아요.”
“어디까지나 강자를 유혹해서 일시적인 봉인을 하는 역할에 특화되어 있답니다.”
그녀들은 어느 정도 여유를 되찾으면서 억지스러운 주장을 했다.
그리고, 마이크로 비키니 같은 복장으로 은밀한 부위만 조금 가린 탄력이 넘치는 매혹적인 신체를 강조하면서 유혹하는 일도 잊지 않았다.
“봉사하는 일이라면 얼마든지 가능해요.”
“저희의 몸을 원하시면 언제라도 말만 하세요.”
서큐버스 여마신왕 네 명이 정기를 흡수하면 어떤 강자라도 정기고갈 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기에 하는 제안이었다.
“저희는 아직 깨끗한 처녀의 몸이랍니다.
소마(笑魔)님이 순수한 정기로만 키워주지요.”
“가장 중요할 때를 위해서 아껴두셨지요.”
소마(笑魔)는 그녀들을 다른 십중심을 쓰러트릴 도구로 키웠지만, 하급 마족인 서큐버스를 마신왕으로 만들어준 은인이었다.
그런데 명령대로 차원창세신 코아와 같이 죽지를 못했으니 정기를 흡수해서 말려 죽일 생각이었다.
그런 사실을 모두 알면서도 차원창세신 코아는 선선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너희에게 도움받을 일이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
봉사도 나중에 천천히 받기로 하지.”
“?”
여마신왕들은 좋은 협상을 위해서 억지스러운 요구를 했는데 이렇게 대범하게 나오니 오히려 어떤 일로 자신들이 필요한지 궁금해질 지경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황금빛의 눈빛을 빛내면서 말한다.
“계약성립이다.
권능계약서를 쓰지.”
진리의 카르마 계약서는 당연히 없지만, 어느 정도 구속력이 있는 계약은 있었다.
그걸 사용하여 서로 서명을 완료하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열세 쌍의 빛의 날개와 열세 쌍의 암흑의 날개를 전개한다.
차원의 마도신으로서 신격을 드러내면서 크게 외쳤다.
“그럼 바로 가자!
내게는 시간이 별로 없다.”
여마신왕들을 구속하던 팔찌와 발찌가 인력과 척력을 발휘하면서 서로 모이게 하고, 자세를 만든다.
강제적으로 한곳에 모여서 자세를 잡은 그녀들은 어이가 없었다.
여마신왕 세 명이 모여서 서로의 팔을 교차하여 목마를 만든 것이다.
“이건 목마?”
“이게 뭐하자는 거지요?”
“어디 기마전이라도 하러 가시나요?”
자유롭게 풀어준 여마신왕 한 명에게는 화려한 옷을 만들어 입히고 목마의 앞에 세운다.
그러고 나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여마신왕들이 만든 목마 위에 올라타면서 차원의 문을 열었다.
“아주 비슷해.
이대로 저기로 가자.”
열린 차원의 문을 본 여마신왕들은 의문은 넘쳤으나 전진을 하기 시작한다.
권능계약서를 쓴 이상 실제로 큰 위험은 없다고 본 것이다.
그러나, 아주 큰 착각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차원문을 연 곳은 절대계 마신황제의 본성이었기 때문이었다.
그것도 마신황제의 주신전 바로 앞이었다.
순식간에 마신왕들과 고위 마신들에게 포위당한 여마신들은 바짝 얼어붙을 수밖에 없었다.
마도의 정점인 소마(笑魔)와 창조주의 분노인 마신황제는 서로 못 죽여서 안달인 지독한 원수지간이었다.
그 부하인 그녀들을 살려둘 리가 없는 것이다.
“당…당신 미쳤어요?”
“왜 우리를 이런 데로 끌고 와요?”
“정말 우리는 전투를 못 해요!”
그녀들은 전투가 아니라 유혹과 봉인에 특화되어 있었기에 이런 대군을 당할 수가 없다.
당장 도망을 가야 하는데 이미 비상이 걸려서 공간이동이 봉쇄되었기에 그럴 수도 없었다.
결국, 원망의 목소리는 여마신왕들이 만든 목마를 타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향한다.
그런데 그는 아주 상쾌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아주 가끔 그런 소리를 들어.”
주변에 시퍼런 살기와 투기를 뿌리는 마신왕들과 고위 마신들이 갈수록 늘어난다.
마신황제 세력은 창조주에 반란을 획책하는 십중심들의 집결로 비상이 걸린 상태였는데 갑자기 본성의 방어를 없는 듯이 돌파한 차원문이 주신전 앞에 생겼으니 당연한 반응이었다.
지금도 비상 사이렌이 요란하게 울린다.
애애애애애앵!
본성에 나타난 차원문에서 쏟아져나올 적을 포위하고, 격퇴할 준비를 하는 중이다.
그런데, 안에서 나타난 존재들이 투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 여마신왕 세 명이 목마에 태운 창조신 한 명이었다.
그리고, 차원문이 완전히 닫히자 당혹감을 느끼는 중이었다.
‘이게 침략군의 전부인가?’
‘여마신왕들은 신격만 높지 별것이 아닌데 저 창조신은 뭐야?’
‘열세 쌍의 빛의 날개와 같은 수의 암흑의 날개?
성마신(聖魔神)인가?’
‘성마신(聖魔神)이 왜 이렇게 끔찍한 살기와 투기를 방사해?’
겨우 한 명의 창조신이지만, 보는 순간 몸이 굳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기세를 내뿜고 있었다.
‘만약 여마신왕들의 목마를 탄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아니었다면 당장 물러나고 싶은 심정이다.’
‘왜 목마를 타고 있지?’
‘무슨 제약이 있는가?’
실제로 신족의 적과 마찬가지인 마신황제의 본성에 혼자 뛰어든 창조신이 평범할 리는 없었다.
망설이다가 싸우기로 결론을 낸다.
‘어서 더 집결시켜라.’
‘저건 강적이다.’
총소집령으로 주신전으로 마신들이 모여든다.
시간이 흐를수록 적이 늘어나는데도 차원창세신 코아는 지극히 태평한 얼굴이었다.
오히려 긴 담뱃대를 꺼내어서 입에 물더니 길게 황금빛 연기를 뿜어내기 시작한다.
“흐음! 그 정도의 전력으로 덤비면 바로 쓸려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것인가?
그래도 마신황제의 세력이라고 나름대로 상대를 보는 눈이 있군.”
전투경험이 없는 여마신왕들은 모르고 있지만, 기세는 차원창세신 코아와 여마신들이 우세했다.
‘십중심을 일시적이나마 봉인할 수 있는 여마신왕이 그렇게 약할 리가 없지.
신격만 치면 이들 중 누구보다 높다.
더구나 내가 있으니 잘못하면 끝장이지.’
노련한 고위 마신왕들은 자신들의 신격이 낮음에 위기를 느끼고, 더욱 전력을 집중시켜서 직렬신격연결을 준비한다.
‘우리의 눈에도 상대의 한계가 안 보인다.’
‘정체불명의 강적인가?
그럼 전력으로 공격하는 수밖에 없다.’
마신족의 종족권능인 직렬신력연결로 만든 최대출력으로 단숨에 쓰러트리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위이이이이이이이이잉-!
본성에 모인 마신족의 모든 마력과 권능이 고위 마신왕들에게 집중되면서 마력의 출력이 끝도 없이 상승한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측정 불가로 치솟는 마력을 보면서도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직렬신격연결을 하는 마신족은 출력을 높이는데 특화되어 있다.
마신황제의 직속이면 더욱 그러하겠지.
역시 쓸만하겠어.’
각 마신왕들이 발산하는 마력이 직렬신력연결로 증폭되고, 유형화되어서 하늘을 꿰뚫을 지경이었다.
어떤 강자라도 쓰러트릴 정도로 출력을 증폭시켰는데도 그들은 감히 덤빌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기세가 자신들과 맞추어서 같이 폭증한 탓이었다.
‘이 괴물은 도대체 뭐야?’
‘신력이 올릴수록 더욱 거대하게 보인다.’
‘존재감의 끝이 안 보여.’
고위 마신왕들은 아무리 출력을 높여도 이길 수 있다는 확증이 서지 않자 망설이기 시작했다.
더구나 마신황제 바로 밑인 최고위 마신왕과 같은 경우에는 이를 딱딱 부딪칠 정도로 충격을 받고 있었다.
그들의 눈에는 차원창세신 코아가 하늘을 덮을 정도로 거대한 투신으로 보였기 때문이었다.
‘큭! 최고위 마신왕인 우리가 마력에 압도된다.’
‘이건 마신황제의 신격이다.’
검붉은 투기에 타오르면서 스물여섯 쌍의 보석 뿔과 암흑의 날개, 한 쌍의 빛의 뿔과 날개를 가진 마신황제가 자신들을 노려보고 있었다.
‘창조신이 어떻게 마신황제의 신격을 가질 수 있지?’
‘그럼 이자가 차원창세신 코아인가?’
‘검편과 싸워 살아남고 본성을 제압하여 칠일동안 완전히 지배했다는 마신황제의 신격을 가진 창조신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절대로 못 이겨.’
십중심인 검편의 전력이 마신황제의 세력보다 훨씬 위라는 사실을 부정할 수가 없었다.
그래도 오기로 끌어올린 직렬신력연결로 폭증한 마력과 권능이 차원창세신 코아의 마력방출과 충돌한다.
파아아아아아!
그런데 신체의 근처에도 가지 못하고 흩어져 사라진다.
단순한 마력 방사에 권능과 마력이 소멸이 되는 현상을 보자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권능 소멸이다!’
‘진짜 마신황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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