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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530화 (1,441/2,000)

34권 35권

잠시 생각한 흑염의 절대자는 툭 내뱉듯이 말한다.

“네가 차원창세신 코아를 함정에 빠뜨려서 죽이려고 했다며?

덕분에 원래는 너와 황금이 모이면 해제할 수 있었는데 지금은 뭔가 변했다.

목의 권능과 몸의 마력을 없애고, 붙이면 분명 폭발한다.”

“….”

이번 설명은 자세해서 어느 정도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에 이어지는 설명에 오싹 소름이 몰려왔다.

“이들은 이제 위력과시가 아니라 인질이 되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를 죽이면 이들도 영원히 이 꼴로 산다.”

“!!!”

흑염의 절대자의 절대 직감은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핏발이 바짝 오른 눈동자를 보니 무리까지 해서 설명한 것이 분명하니 해주 의식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턱!

다시 원탁에 발을 올려놓고 누운 자세가 된 흑염의 절대자는 소마(笑魔)를 한심하다는 듯이 쳐다보면서 말한다.

“그러게 왜 이렇게 만만찮은 상대를 함부로 건드렸냐?

차원창세신 코아가 척 보면 적으로 돌리면 지독하게 골치 아픈 존재라는 걸 몰라?

그럼 친하게 지내면 되는데 왜 꺼림칙하다고 죽이려고 해?

네가 그렇게 어리석은 줄은 몰랐다.”

“….”

무식하기 짝이 없고, 미쳐 날뛰기만 하는 광전사들의 정점이라고도 불리는 흑염에게 어리석다는 소리를 들은 소마(笑魔)는 잠시 멍해졌다.

그러나, 곧 인정한다는 듯이 대답한다.

“이번 일은 분명히 내 실수다.

나는 십중심급의 강자가 그렇게 승부를 빨리 포기하고, 도주할 줄은 몰랐다.

최소한 한 번이라도 달려들었다면 나는 분명 존재를 지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해야 할 이유가 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너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그 말에 흑염의 절대자는 입을 크게 벌리고 비웃었다.

“하!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유능한 부하는 바로 숙청이야?

차원창세신 코아가 물불을 가리지 않으면서 이것저것 다 하는 덕분에 아주 잘 나가고 있는데 위협이 된다고 처단을 하려고 해?

이게 소문이 나면 반란 일으키기 전에 부하들이 다 도망가겠다.

아주 마음에 안 들어.

나와 대등하려면 최소한 내게 피해를 주지 말아야지.”

흑염의 절대자는 원탁에 올렸던 발을 살짝 들어서 그대로 내려찍어버린다.

꽝! 쩌어어어어어억!

황금의 절대자가 직접 만들어서 어지간한 충격으로는 흠집조차 안 나는 원탁이 부채꼴로 금이 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소마(笑魔) 주변의 원탁을 산산조각을 냈다.

투가가가!

원탁을 단숨에 이가 빠져버린 달로 만들어버린 흑염의 절대자는 으르렁거리듯이 말한다.

“잘난 임시계약직원 하나를 가지고, 멍청한 사장 둘이서 아주 잘한다.

황금도 그렇고 너도 아주 이번 일의 대처는 최악이야.

권능과 마도라는 상극의 길이라서 사이가 나쁜 것이 아니고 동족 혐오였군.

이러다가 차원창세신 코아가 마신족과 신족을 이끌고, 적이 되어서 달려들면 정말 볼만하겠어.”

거기까지 말한 흑염의 절대자는 눈을 지그시 감고서 중얼거리듯이 말했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본격적으로 날뛰면 이 절대계에 살아남을 수 있는 존재는 우리밖에 없을 거다.

조금 고통을 당했다고 화를 내는 소중한 너희 일족과 세력, 반려와 가족도 모두 처단된다.”

빛의 창조신이 설마 그렇게까지 나오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오늘은 이상하게 말을 길게 하는 흑염의 절대자의 이어지는 설명에 모두 침묵한다.

“그 녀석은 이런 큰일을 하면서 부하를 한 명도 쓰지 않고, 혼자 움직이고 있다.

그래도 이런 성과를 내고 있는데 자신의 목적에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그렇게 하고도 남지.

목적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하는 십중심급의 강자라?

그러고도 창조신이라니 무시무시하지 않아?

그래서, 황금도 신족인데도 데리고 있지 않은가?”

“….”

황금의 절대자에게 시선이 모이자 그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처음 만났을 때부터 내버려 두면 무슨 짓을 벌일지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감시만 할 생각이었는데 설마 이렇게까지 일을 잘할 줄은 몰랐군요.

대단한 능력입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강함과 위험성을 파악하고 겉에 두었다고는 고백이었다.

두통을 참는지 지그시 눈을 감은 흑염의 절대자는 말을 이어간다.

“절대자의 암살자일 수도 있고, 우리 세계를 파멸시키고 재창조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영원체의 선봉장일 수도 있다.

십중심급의 만능의 창조신이자, 파괴신이라면 못할 일이나 임무가 없겠지.

이름부터가 창조신이 아니라 창세신(創世神)이니 원래 다용도로 사용하려고 만들어진 존재야.

그런데 새로운 세계를 열려면 현재의 세계는 멸망해야 한다.

그건 현재의 창조주를 교체하려는 우리의 목적과 부합된다.

목적이 같다면 동료라는 사실을 모두 알고 있지 않은가?”

거기까지 길게 말한 흑염의 절대자는 욕을 하면서 눈을 크게 뜬다.

“아 젠장! 나도 더는 머리를 못 쓰겠다!

잘못하면 내 투기와 살기에 폭주하겠어.

간단하게 말하면 그 자식이 진짜로 우리에게 악감정을 품고, 우리 주변을 노리면 대책이 없다.

그러니까 잘 대해주라는 뜻이다!”

원탁에 올린 다리도 내리고, 검은 불길이 치솟는 눈으로 주변을 노려보면서 외친다.

“십중심이 결집이 되어 공동운명체가 되어 가는데도 아직도 자기가 최고인 줄 알고 멋대로 행동하는 자부심만 높은 멍청이들아.

너희들은 이제 열 명 중의 한 명일 뿐이다.

나머지 아홉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동을 하면 각오해야 할 것이다.”

“….”

십중심의 각 계열의 정점이기에 자신의 영역에서 절대적인 권위를 가지고 마음대로 행동해도 된다.

그런데 비슷한 강자들이 모인 곳에서 그렇게 행동하면 다른 십중심들에게 공분을 사서 처단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킨 것이다.

실제로 황금과 흑염이 힘을 합치면 처단하지 못할 십중심은 없으니 오싹한 일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 자식이 어디서 뭘 하고 있기에 이렇게 정황이 안 잡혀?

그 녀석이 말한 대로 반란 준비를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느라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 어디서 놀고 있는 것 아니야?”

흑염의 절대자는 절대 직감의 권능을 활용한 감찰능력으로 황금세력의 공동 수장으로 자리를 확고히 차지했다.

그다음에 주어지는 익숙하지 않은 행정 일을 하느라 짜증이 잔뜩 오른 흑염의 절대자는 살기가 넘치는 눈으로 소마(笑魔)를 노려보았다.

“네가 얼마나 팼기에 애가 아예 응답도 없고, 호출에도 반응이 아예 없어.

왜 정체가 의심스럽고 방법도 과격하지만, 일 잘하는 유능한 사원을 건드려!

이거 네가 전부 다 할래?

일단 이거부터 나눠서 처리해!”

아무리 처리해도 탑처럼 쌓여만 가는 결재서류를 원탁 위로 내동댕이쳤다.

꽝!

겨우 서류철로 내려쳤을 뿐인데 황금이 만든 원탁이 부서질 듯이 흔들린다.

역시 상식을 초월하는 힘에 고개를 흔들면서 십중심들은 서류를 정말 나누어서 처리를 시작했다.

비록 이런저런 사정으로 대립하면서 반목하기도 했지만, 십중심이라는 개념은 그들을 동료로 만들어주고 있었다.

그렇게 하고 있던 일을 분담시킨 흑염의 절대자는 속으로 무척 당황하고 있었다.

추적하는 상대를 놓친 적이 없는 절대 직감의 권능이 차원창세신 코아를 향해서 갑자기 먹통이 되어버린 것이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존재가 절대계에서 아예 없어졌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이냐?’

이런 현상은 오직 존재하지 않는 무엇인가를 생각할 때에만 나타나기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가장 의심이 가는 가정은 소마(笑魔)가 가면의 마력포로 차원창세신 코아를 존재부정(存在否定)을 해버리고 나서 시치미를 떼고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그러나, 십중심의 자존심이 살아있다면 절대로 거짓을 말할 리는 없다.

그럼 이놈이 어디로 갔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아무리 직감으로 파악해도 절대계의 존재는 아니었다.

‘다른 세계에서 왔으니 갈 수도 있다.

그럼 집에 갔나?’

흑염의 절대자도 아무리 직감권능을 집중해도 추적과 파악이 안 되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이 어이가 없을 지경이었다.

‘나도 밀림을 불태우면서 도발을 할 때는 바로 쳐 죽이려고 했지.

지금도 굉장히 껄끄럽지만, 앞으로의 반란을 위해서는 반드시 차원창세신 코아가 있어야 한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한 달도 안 되는 시간에 불가능이라 여겼던 십중심의 집결을 절반이나 이루어 냈다.

그 과정에서 무수한 잡음과 문제가 발생은 했지만, 원탁에 앉아있는 십중심의 모습은 더없는 성과였다.

‘시작(始作)님과 같이 움직였어도 몇 년이 걸릴 일이었다.

다른 십중심들은 입장과 명분 면에서 제약이 많아서 이렇게 할 수가 없다.

그렇다고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내가 직접 나설 수는 없지.

도저히 안 되겠군.’

빈 공문 종이를 꺼내서 글자를 빠르게 적어나간다.

약간의 시간이 흐른 후 십중심이란 이름에 부끄럽지 않게 엄청난 업무처리능력으로 결재를 대부분 처리를 마치자 바로 문서를 보낸다.

“이거 모두 서명해.”

흑염의 절대자가 대충 만든 기색이 역력한 공문을 보더니 모두 인상을 팍 찡그렸다.

모두가 불만이 서린 얼굴로 흑염의 절대자를 노려보았고, 특히 검편(劍?)은 비아냥거렸다.

“이런 걸 내가 서명할 것 같으냐?

놈은 내 사냥감이라고 말하지 않았는가?”

흑염의 절대자와 황금세력을 같이 경영하면서 직감권능의 엄청난 효과에 호감이 급상승한 황금의 절대자도 난감한 표정으로 거부한다.

“이건 너무나 노골적인 것 같습니다.”

소마(笑魔)는 드디어 그동안의 폭언을 되돌려줄 기회를 잡았다는 듯이 노인의 음성으로 혀를 차면서 훈계를 퍼부었다.

“쯧쯧! 오늘은 이상하게 조금 똑똑해 보이더니 결국 본색을 드러내는구나.

너의 머리에 든 거라고는 이런 말초적인 것밖에 없는가?

하여간 속물이로다.”

모두의 반응은 당연했다.

공문에는 아주 엉성한 글씨로 이렇게 적혀있기 때문이다.

‘절대계에서의 생존권과 출세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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