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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526화 (1,437/2,000)

34권 35권

그 말에 아무런 대답 없이 화면을 끄고, 사라지는 황금의 절대자였다.

언제나 당당하던 황금이 곤란한 얼굴을 하자 결국 소마가 웃음을 터트린다.

“후하하하하! 오호호호호호호!”

“!?”

그것은 여성과 남성이 섞인 웃음이었다.

그제야 소마(笑魔)를 자세하게 쳐다본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얼굴에는 웃는 가면.

성별을 파악하지 못할 정도로 몸을 전부 감싸는 암흑의 로브.

거기에 더 없을 정도로 검은 긴 머리카락.’

절대계의 이대 소마와 똑같은 외양이었다.

특히 가면과 로브의 모양이 거의 같으니 구별하기 힘들 정도였다.

‘도대체 여자야?

남자야?

확인해볼까?’

자기 목숨을 아끼지 않는 호기심과 탐구심이야말로 마도를 익히는 존재의 필수 요건이었다.

그건 이번에도 발동이 되었다.

스르르르르!

자신도 모르게 차원권능과 마도신의 분석권능을 발동해서 가면과 로브를 투시하려던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소마(笑魔)의 경고가 어린 목소리가 울린다.

“후후후. 무례하구나.”

“!?”

이번에는 중후한 중년남성의 목소리였다.

은밀하기 짝이 없는 마도와 차원권능의 분석시도가 바로 들켜버리자 그제야 자신의 앞에 있는 존재가 마도의 정점이라는 사실을 다시 깨달았다.

그래서, 재빨리 고개만이 아니라 허리까지 숙이면서 사죄를 한다.

“죄송합니다!”

“….”

이번에는 소마(笑魔)가 당황했다.

‘원래 신족들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숙여야 한다면 차라리 자신의 목을 분질러버리겠다고 하는 성향이 아니었나?

아무리 보아도 최고위 창조신 이상인데 왜 이렇게 부드럽지?’

고지식하고 자존심 강한 창조신들은 창조주를 제외하고는 이렇게 허리를 숙이지 않는다.

‘창조신 정도가 되면 자신들의 수장인 창조신장에게도 신념을 굽히지 않는다.

죽어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런데 이렇게 쉽게 사과를 하다니?

황금이 왜 그렇게 당황했는지 알겠군.’

창조신이면서도 막아서는 모든 존재의 목을 날리니 마신왕의 기질도 넘친다.

“너는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을 정도의 강자이면서도 약자로서 아부의 소양까지 갖추었구나.

강자와 약자로서 태세전환이 지극히 자연스럽다.

아마도 신력과 마력을 사용하는 방식도 같겠지.

그게 마도신의 특성인가?

너의 신성은 무엇인가?”

소마(笑魔)도 성마신(聖魔神)은 알아도 마도신(魔道神)의 본질은 확인할 수 없었다.

그런데 황금의 절대자를 당혹하게 만든 엄청난 신격이 분석을 가로막고 있었다.

‘신력과 마력을 자유롭게 사용한다는 점은 같아 보이나 그 잠재력은 미지수로군.’

직설적인 소마(笑魔)의 물음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고개를 들어 올리면서 외쳤다.

“빛과 어둠, 선과 악!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고 예측불허의 수단으로 결과만을 추구하는 만능의 존재가 마도신입니다.

마도도 사용하고 있습니다만, 마도의 정점이신 소마(笑魔)님에게는 단지 잔재주를 많이 가진 광대로 보이실 겁니다.”

그 말에 소마(笑魔)는 피식 웃으면서 말한다.

“풋! 광대의 잔재주에 내 직속 부하들이 전멸을 당했다는 건가?

그 광대가 참으로 무섭구나.”

주신전 주변에 움직이는 고위 마신은 아무도 없었다.

잠깐 황금의 절대자와 대화를 하는 동안에 차원창세신 코아가 오백 명의 고위 마신들의 목을 베 버린 것이다.

‘역시 십중심급이라는 소문이 사실이었구나.

어디서 이런 창조신이 갑자기 튀어나왔지?

절대계의 신족은 절대로 만들 수 없는 수준이다.

설마 외계에서 왔나?

황금의 절대자에 의해서 시작(始作)님도 왔으니 다른 존재도 넘어올 수 없다는 보장은 없다.

그럼 바로 처단해야 한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정체를 의심하기 시작한 소마의 기세가 변한다.

그걸 느끼자 재빨리 고개를 다시 숙인 차원창세신 코아는 다른 제안을 한다.

“저는 절대로 십중심 사장님과 절대계의 손해를 입히거나 적이 아닙니다.

그리고 제가 강한 것이 아니라 저 녀석들이 너무 약한 겁니다.

저희 기준으로는 광대보다 못한 허수아비이더군요.

제게 일만 년 정도 두들겨 맞으면 조금은 쓸 만해질 거라 봅니다.

허락해 주신다면 이번 무례의 대가로서 손을 보겠습니다.

저의 차원권능이면 일만 년의 단련 정도는 금방 해낼 수 있습니다.”

“….”

마도에 진실을 파악하는 방법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 중 어느 것에도 지금의 발언이 거짓이 아님을 파악한 소마(笑魔)는 직접 물었다.

“너는 어떤 영원체를 모시나?

절대계를 내버려 두어 멸망으로 몰아넣고 있는 현재 창조주를 실각시키려는 십중심을 도와서 어떻게 하려는 거지?

그는 새로운 창조주를 노리나?”

그럼 손해 볼 일이 아니었다.

새로운 창조주를 유능한 영원체에게 맡기는 일은 현재 십중심들의 목표이기도 했다.

‘이 정도의 고위 창조신을 이렇게 유연한 태도와 생각을 가지게 하려면 고목을 갈대로 만들 정도로 많은 손이 들어간다.

그걸 해냈다면 절대계의 새로운 창조주의 자격은 충분하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배후를 파악하려는 소마(笑魔)의 직설적인 질문이었다.

“그분은 절대계의 적은 아닙니다.

그러나, 누구보다 높고 넓은 분이라고 밖에 지금은 대답할 수 없군요.”

답변할 수 없다는 대답을 부드럽게 한다.

명확한 답변거부에 잠시 화난 기색을 보인 소마(笑魔)였으나, 곧 부드럽게 웃으면서 말했다.

“호호호호호. 그래!

적만 아니라면 좋다.

네가 원하는 것이 나의 십중심의 합류였겠지?

황금에게 내가 제시한 조건은 알고 있느냐?”

“모릅니다.”

황금의 절대자가 차원창세신 코아를 경계하는 모습을 보면 그런 비밀 이야기를 해줄 리가 없으니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당당하게 나오는 모습을 눈여겨본 소마(笑魔)는 바로 알려주었다.

“나는 마신황제의 완전 봉인이나 소멸을 원한다.

마도를 추구하는 주제에 나보다 약하면서 창조주를 믿고, 나에게 복종하지 않으니 용서할 수 없구나.

최소한 내가 존재하는 한 다시는 그 꼴을 보지 않았으면 한다.”

창조주의 힘을 상징하는 마신황제는 원래 절대계 최강의 강자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에게는 아니었다.

“바로 해드리겠습니다.

목을 잘라올까요?

아니면 아예 소멸을 시켜드릴까요?”

마치 아이의 장난감을 빼앗아 오겠다는 식으로 말하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묵묵히 쳐다본 소마(笑魔)는 한숨을 길게 쉬었다.

“휴우. 왜 황금이 너를 그렇게 꺼리는지 알겠다.

높은 경지에 비해서 전혀 겁이 없고, 뒤도 생각하지 않는구나.

너 정도의 존재가 그렇게 나오면 실로 곤란하다.”

우려가 섞인 말이었는데 경박한 웃음으로 대답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카하하하하! 겨우 창조주의 권능에 기대어서 덤비는 마신황제의 처분입니다.

각 계열의 정점이신 위대하신 십중심께서 무슨 고민을 하십니까?

손을 더럽히기 싫으셨다면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제가 바로 처리하고 오겠습니다.”

검편(劍蝙)의 경우에는 손을 대면 원수가 될 수밖에 없는 반려와 일족의 정리였다.

이번에는 어떤 난제가 기다리고 있는지 걱정이었는데 겨우 마신황제의 완전 봉인이었으니 완전히 이득을 본 기분이었다.

당장 차원의 문을 열고서 떠나려는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면서 소마(笑魔)는 명확한 어조로 강조한다.

“그리고, 황금은 창조신장의 완전 봉인과 소멸을 원하지.

이유는 당연히 알고 있겠지?

지금의 창조신장은 아니지만, 황금족의 멸망을 결정한 것이 바로 창조신장이다.

오랜 복수이지.”

“!!!”

그 말에 차원의 문으로 걸음을 옮기려던 차원창세신 코아의 발걸음이 딱 멈추었다.

창조신장과 마신황제가 동시에 봉인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 그보다 잘 아는 존재가 없었다.

직접 해보았기 때문이다.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동시 소멸은 아무리 십중심이라도 하면 안 되잖아?

내가 왜 여기까지 떨어졌는데?

그게 전부 현세계의 창조신장과 마신황제를 동시에 소멸시켜서 세계를 파멸 직전에 몰아놓은 대가 때문이란 말이다!’

창조신장은 수월하게 쓰러트리고, 미쳐 날뛰는 마신황제와 공멸하는 순간 현세계가 멸망하기 시작했다.

그 순간 나타난 진리가 아니었으면 진짜로 세계가 멸망하는 순간을 똑똑히 지켜보았으니 긴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까지 겁 없이 행동하던 차원창세신 코아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하자 소마(笑魔)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의 경지로는 모를 세계의 비밀인데 역시 아는구나.

그래 네 생각이 맞다.

창조주의 자비를 상징하는 창조신장과 힘을 상징하는 마신황제가 동시에 사라지면 절대계는 멸망한다.

둘 중 하나는 무조건 살려두어야 하는데 아무리 토론을 해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나는 마신황제가 존재하는 한 십중심의 반란에 합류할 생각은 전혀 없다.

황금은 신족과 창조신장의 멸족을 바란다.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어떤 수단도 사용한다는 마도신인 너는 어떻게 처리를 하겠느냐?”

“아하하하하.”

차원창세신 코아는 허탈한 웃음으로 대답하면서 생각한다.

‘신족 때문에 일족을 전부 잃은 황금의 절대자를 무슨 수로 설득해?

역시 십중심이 얽히면 쉬운 일이 하나도 없어!’

그래도 일단은 어떻게든 처리를 해볼 생각으로 말을 하기 시작한다.

“고집불통인 황금 사장님 대신에 아량이 넓으신 소마(笑魔) 사장님이 통 크게 양보하시면 어떨까요?”

“내가 황금에게 양보하는 일은 절대로 없다.”

이대 십중심도 권능과 마도의 특성으로 인하여 황금과 소마는 극도로 사이가 나쁘니 이건 당연한 반응이었다.

그래서, 흑염의 절대자에게 통했던 방식을 제안한다.

“그럼 일단 창조주부터 물러나게 하고, 그다음에 제비뽑기나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보시는 것은 어떠시겠습니까?”

일단 복잡한 문제는 반란 성공 이후로 미루고, 그다음에 정하는 방법이었다.

그러나, 단순한 서열문제를 신경 쓰던 흑염과 소마(笑魔)는 아주 달랐다.

“그런 방식이 승부가 날 것 같으냐?

끝없이 반복되겠지.”

거의 동등한 권능과 마도를 가진 존재가 하는 도박의 결과는 항상 무승부이거나 성립 자체가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결론은 정해져 있었다.

무력충돌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결투뿐이다.

그럼 내가 질 것이니 그 전에 마신황제를 처단하고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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