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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524화 (1,435/2,000)

34권 35권

재생되는 음성으로 간접적으로 들어도 보통의 원한이 아니었다.

그런데 지금 프롬 여제의 모습에서는 적의라고는 손톱만큼도 없었다.

오히려 유혹하듯이 살짝 몸을 아이언 쪽으로 상체를 숙여서 자신의 풍만한 젖가슴의 굴곡을 보인다.

지금은 모두 바빠서 수련을 보조해줄 유모가 없는 아이언으로는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기에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그러자, 활짝 웃으면서 그대로 아이언의 머리를 노출한 젖가슴 사이로 안는 프롬 여제였다.

가장 첫 관문을 무사히 통과한 것이다.

‘됐다.

삭월(朔月)의 시즈지와 아이언님의 개인 신전에 들어갈 수 있게 되었어.

이 기회에 확실하게 유모로서 자리를 잡아야 해.’

프롬 여제가 에메랄드 여황의 시선을 몸으로 가렸기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당연히 몰랐다.

다만 갑자기 프롬 여제가 아이언의 개인 신전으로 같이 가겠다고 나서면서 머리를 껴안자 당황해서 묻는다.

“어마마마?”

드디어 뜻한 바를 이룰 프롬 여제는 고개만 돌려서 말한다.

“은하제국을 잘 다스리기 바랍니다.

에메랄드 여황.

은하제국은 당신 혼자의 것이라는 사실을 명심하여야 합니다.”

“예.”

실제로 은하제국은 여황 단독의 절대군주체제였다.

이번처럼 프롬 여제나 크롬 공주, 명예 대공이 나서서 돕는 상황은 아주 특수한 경우이다.

그러니 이제 혼자서 다스려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에메랄드 여황은 무거운 심정으로 대답한다.

“잘하실 거예요.

저는 명예 대공으로서 개인 신전에 있을 테니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세요.”

프롬 여제의 젖가슴 사이에서 얼굴을 묻고 있던 아이언은 살짝 젖가슴을 손으로 어루만지면서 격려의 말을 던지고 같이 사라진다.

그렇게 홀로 남은 알현실에서 에메랄드 여황은 긴 한숨을 쉬었다.

“휴우! 문제는 잘 해결되었지만, 명예대공이 나서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어.”

알현실의 중앙에 있는 프롬 여제가 만든 은하계의 금속 구조물은 이제 완벽하게 에메랄드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본성의 인공지능이 온전하게 그녀의 지배력이 은하계에 통한다고 분석한 결과였다.

“이제 정말 내가 다스리는 은하제국의 시대가 열렸구나.”

은하계가 개발된 구역은 실제로는 일천 분의 일도 안되었지만, 인류가 사는 모든 행성의 제압이 끝난 것이다.

이 공적의 대부분이 아이언에게 있었는데 그가 원한 보상이 머리를 떠나지 않는다.

“은하제국의 인구를 일천억에서 일천조로 늘려달라고?

그리고, 일천 년을 기다리겠다니?

역시 인간의 사고가 아니야.

나의 뒤를 이어갈 여황들에게 엄청난 부담이겠어.”

이런 불가능한 보상을 마치 장난처럼 이야기하니 참으로 따라갈 수 없는 시간 감각이었다.

그리고, 점점 멀어지는 느낌인 초월자가 되어 아이언의 유모가 된 언니와 모친을 생각하면서 에메랄드 여황은 사색에 잠겼다.

그녀의 에메랄드빛의 눈동자에는 아이언의 개인 신전이 있는 제국 본성의 녹색 위성이 떠나지 않았다.

“신족을 그렇게 싫어하고 경계하시던 어마마마가 저렇게 변하시다니?

아이언의 유모가 은하계를 통치하는 은하제국 여왕의 자리보다 더 중요한 것인가?

모처럼 통치하게 된 연합 지역도 안정이 되면 바로 넘기겠다는 언니도 문제야.

아무런 미련이 없어.”

아직 초월자가 되지 못하고, 은하제국의 여황인 그녀에게는 아무런 신계의 정보가 전해지지 않기에 그녀들은 심정을 도저히 알 수가 없었다.

그런데 점점 관심이 간다는 사실과 잊고 있던 일이 생각이 난다.

“나도 유모 후보 중의 하나라고 했었지.

신계는 나를 신계주신의 유모이자, 은하제국의 여황이라 불렀다.”

아무런 지시도 하지 않지만, 제국과 비밀리에 연결되어있는 신계는 그렇게 호칭을 했다.

은하제국의 여황보다 겨우 유모가 앞서서 호칭이 되는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는 에메랄드 여황이었다.

그렇게 은하유성 아이언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을 때, 원래 흐름인 차원창세신 코아는 십중심 소마의 본성에 도착하게 되었다.

초대장까지 받았기에 거창한 환영식은 아니더라도 나름대로 환대를 기대했는데 역시 그렇게 잘 풀릴 리가 없었다.

귀빈 숙소를 주었으니 분명 귀중한 손님이기는 한데 삼엄한 경계를 받는 이상한 분위기였다.

일단 소마(笑魔)조차 보지 못하고 있었다.

‘소마(笑魔)가 자신의 일족과 함께 마신황제와 마신족에게 전쟁을 벌이기 위해서 전선을 순찰 중이라니?

언제 돌아올지 모른다니 이게 무슨 의미이지?’

소마(笑魔)의 일족보다 우세한 전력을 가진 마신족에게 언제 공격을 받을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통보한다.

덕분에 아주 살벌한 분위기에서 대기 중이었다.

‘아오 시바! 역시 내가 가는 곳은 언제나 이 꼴이로군.’

그런데 주변에서 감시와 접대를 하는 고위 마신이나 시중을 드는 시녀들까지 모두 차원창세신 코아를 원망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내가 창조신이라서 그런가?

그 이유만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러기에는 너무 삼엄한 경계태세였다.

‘아무리 마신족의 침입을 경계를 예상해도 아직 전투를 시작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모든 군신과 투신들이 완전무장을 하고, 민간신들은 전부 철수했다.

무엇보다 이 방어태세는 외부에서 쳐들어오는 적을 막기 위해서가 아니야.’

외곽방어는 엉성한데 차원창세신 코아가 있는 귀빈실을 중심으로 수백 명이 넘는 고위 마신들의 군세가 수십 겹으로 둘러싸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검편(劍?)의 제자들과 비교해도 전혀 떨어지지 않는 수준이었다.

‘적어도 소마(笑魔)의 직속 부하 정도인가?

이건 나를 막기 위한 포진이로군.’

명백한 감금이었다.

차원권능으로 이상한 소마(笑魔) 본성의 분위기를 파악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자신의 앞에서 계속 감시하고 있는 고위 마신에게 직설적으로 묻는다.

“소마(笑魔) 사장님은 어디 계시는가?

그리고, 내가 왜 여기에 갇혀있어야 하나?

소마(笑魔)일족은 마신족과 정말 전쟁을 할 생각이 있는 건가?

왜 최정예 고위 마신들이 후방인 본성에 있지?”

그 말에 흠칫 놀란 고위 마신이었지만, 곧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위대하신 십중심에게 사장이란 호칭은 도대체 무엇이오?

예의를 갖추어야 하오.”

거의 반말로 대답하는 이 고위 마신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한참 밑의 신격이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눈빛에서 검붉은 투기의 불꽃이 휘몰아친다.

‘아무리 유도해도 필요한 정보는 주지 않는군.’

도움이 안 되고, 무례한 하급자에 대한 인내는 여기까지다.

“말해주기 싫은가?

그럼 내가 직접 소마(笑魔) 사장님에게 듣지.”

“!?”

갑작스러운 전투태세에 흠칫 놀란 고위 마신이 뭐라고 하기도 전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마력의 손톱이 목을 갈랐다.

스각!

이계의 마신황제로서 완숙한 마력과 초고속의 일격은 고위 마신에게도 회피나 반격을 허락하지 않는다.

화아아! 파사삭!

전투용 신기를 빼 들고, 귀빈실 안에 대기하고 있던 호위병과 감시병도 반응할 수 없었다.

그들의 목에도 마력의 손톱이 지나간 검은 선이 동시에 그어진다.

푸하하하하하-!

수십 개의 머리가 동시에 천장으로 치솟으면서 목에서는 붉은 피가 분수처럼 품어진다.

단 한 방울의 피도 묻지 않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유일하게 살려놓은 시녀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접대가 영 엉망이로군.

더러워졌으니 대기장소의 교체를 요청한다고 전해라.

소마(笑魔) 사장님의 사장실이 좋겠지.”

순간에 자신은 쳐다보기도 힘든 고위 마신들이 목이 잘려나갔으니 시녀가 대답한 정신이 있을 리가 없다.

그녀는 목이 잘렸으니 분명 죽었어야 할 마신들의 머리의 눈과 입이 움직이는 모습을 본 순간 날카로운 비명을 지르기 시작한다.

“꺄아아아아아아아악!”

그 비명을 들으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귀빈실을 나서면서 마력의 손톱을 뽑아내면서 중얼거렸다.

“이제 대충 상황은 알겠다.”

후우우우우우우웅-!

열 개의 손가락 끝에서 뻗어 나간 검붉은 마력의 손톱이 그대로 시공간을 절단하기 시작한다.

수십 조각으로 베어지는 세계의 환영을 배경으로 차원창세신 코아가 전진을 시작한다.

“시험이로군.”

흑염의 절대자가 대접을 받으면서 가만히 있으면 잘 해결된다고 말한 충고와 철저한 감시와 같은 환대가 사정을 알려준다.

‘정말 소마(笑魔)가 마신황제와 싸울 생각이라면 원래 이렇게 심한 전쟁 준비는 필요가 없다.

마도의 정점인 소마(笑魔) 앞에서는 마신황제도 무력하다.

무수한 마신들의 대군이 부담스럽기는 하겠지만, 어차피 시간문제다.

쓸어버릴 수 있는 전력이지.’

그렇게 쉬운 전투준비를 하면서 본성을 이렇게 철저하게 비웠다는 말은 하나를 말한다.

“소마(笑魔) 사장님께서도 참전 시기를 저울질하려 하시는군.

나를 보면서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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