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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523화 (1,434/2,000)

34권 35권

수십 년 동안 제국과 전쟁을 벌여왔던 연합의 국민조차 바로 귀족이 될 수 있다는 말에 충격을 받은 표정이 역력한 의원과 시민들이었다.

여기에 이제까지 자신들이 낸 세금의 총액이 각자의 단말기로 전달되고, 화면에 비추는 아름다운 크롬 공주의 얼굴을 넋을 놓고 바라보다가 곧 함성을 질렀다.

와아아아아아!

그들에겐 오랜 전쟁으로 부여되는 너무 과중한 세금은 커다란 부담이었다.

그런데 제국의 공주가 바로 일 할로 깎아주고, 이미 낸 세금도 공적으로 인정을 해주면서 귀족까지 되게 해준다니 은하제국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무엇보다 국민에게 지배층이 바뀌는 사실은 큰 의미가 없게 느껴진다.

제국의 귀족을 아직 경험하지 못한 연합의 국민에게 연합의 관리와 똑같이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 모두가 볼 수 있게 황금갑옷을 입은 인형 병기가 수십 기가 떠 있고, 크기를 재기조차 힘든 거대한 인형 병기가 저 멀리 보이니 안 따를 수가 없었다.

그런 광경을 영웅황제를 통해 지켜보고 있는 아이언은 피식 웃었다.

“훗! 역시 넘어오는군.

지성체라면 손익을 무시할 수는 없지.”

연합의 어느 분야가 제국보다 더 열등하고, 어떤 문제가 있는지 잠깐의 조사만으로도 충분했다.

그리고, 제국과 연합의 모든 정보를 취합한 아이언이 직접 크롬 공주와 문답을 주고받으면서 보완했기에 의원장으로는 당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아이언은 연합의 국민이 주름투성이 늙은이 의원들의 추문에 질려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반드시 지배를 받아야 한다면 추한 늙은이보다 아름다운 미녀의 지배가 훨씬 낫지.

이 정도로 제도의 격차가 크다면 간단하게 넘어올 수밖에 없어.”

의원들보다 유능하면서 너무나 아름답고 고귀한 크롬 공주의 모습을 보면 매혹을 당하리라는 예측도 나왔다.

그래서, 단단히 치장하고 교육해서 보냈는데 역시 아무런 문제 없이 연합 본성 국민의 환심과 지지를 얻었으니 아주 만족스러운 결과였다.

“이걸로 은하계의 절반을 확실히 은하제국의 손에 넣은 셈이군.”

언제든지 반역이 일어날 수 있는 연합의 본성을 영웅동맹을 이끄는 크롬 공주가 직접 지배하게 한다.

‘초월자라서 오랜 기간 다스릴 수는 없겠지만, 제국의 여왕으로서 철저히 교육을 받은 그녀만 한 적임자는 없다.

지성체들이 초월자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기 시작하면, 바로 은하제국의 직접지배에 넣어버리면 끝이다.’

에메랄드 여황이 크롬 공주를 철저히 신뢰하기에 하는 방안이었다.

그리고, 영웅동맹이라는 압도적인 전력이 존재하기에 연합의 행성은 어떤 저항도 할 수 없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일 할의 세율의 강제 적용이다.

그걸로는 어떤 행성도 절대로 전쟁 준비를 할 수 없다.”

우주전함의 건조부터 지상군의 창설까지 엄청난 세금이 필요한데 일 할의 세금으로는 기본적인 정부조직의 유지만 할 수 있었다.

물론 전쟁을 준비할 수 있는 다른 방법도 있었다.

“부족한 예산은 따로 기업을 만들어서 거두어들이면 되지만, 과연 저항세력 중에 유능한 사업가가 있을까?

기업가들은 모두가 혜택이 큰 은하제국의 귀족이 되고자 할 텐데 말이야.

설사 그런 괴짜가 있다 해도 기업의 규모를 키울수록 정체를 숨길 수 없으니 상관없지.”

국민에게 감세의 혜택을 주고, 정부의 허리띠를 조여서 허튼짓을 하지 못하게 한다.

그리고, 공적치의 개념을 확대하여서 고위귀족의 거래까지 가능하게 만들어서 인재들을 은하제국으로 끌어들인다.

모두가 아이언과 여왕이 머리를 맞대고 뽑아낸 방안이었고, 그것은 멋지게 통했다.

세금을 끝까지 거부하던 연합의 행성들이 본성에서 벌어진 일을 확인하고 세금을 보내오기 시작한 것이다.

다른 행성의 전력을 모두 합쳐도 연합 본성을 따라오지 못하니 당연한 귀결이었다.

시시각각으로 급상승하는 세금액수를 쳐다본 아이언은 손뼉을 쳤다.

짝짝!

각 행성에서 일 할만 거두었지만, 영역이 세 배 이상 커졌다.

그리고, 연합의 지배층과 중간세력의 고위층들이 제국의 귀족이 되기 위해서 바친 세금의 액수도 엄청났다.

거기에 서서히 부흥하기 시작한 경제로 인하여 전체적인 규모도 늘어났기에 사용할 예산은 충분히 확보한 것이다.

“이제야 세금미납 행성의 문제는 완전히 끝났군요.

축하드려요.”

에메랄드 여황은 실시간으로 치솟아 오르는 예산을 보면서 희열까지 느낄 정도였다.

드디어 위장병까지 걸릴 정도로 심각했던 예산 부족의 문제에서 벗어난 것이다.

그래서, 가지고 있던 거부감을 누르면서 감사를 표한다.

“모두가 명예대공의 협조 덕입니다.

이 공적으로 어떤 대가를 원하시나요?”

공적이 있으면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는 방침은 제국을 은하의 거대세력으로 만든 기반이었기에 에메랄드 여황은 진심으로 말한다.

그 말에 아이언은 환하게 웃으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역시 제국의 여황답게 반드시 보상하려고 하는군.

그런데, 상이 명확한 만큼 실수하면 반드시 처벌하겠지.

손해는 반드시 회수하고 말이야.’

선의로만 운영하는 조직이 확장될 리가 없었다.

‘연합의 행성이 세금을 내면 증가하는 공적치란 개념에 열광했지만, 반대급부도 크다.’

만약에 공적치가 마이너스가 되면 엄청난 부담이 지워진다.

‘강제징수가 시작된다.

대부분 군역이거나 공공 봉사를 해야 하지.’

연합과 전쟁 중에는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전장에 끌려가면 대부분 죽으니 제국의 국민은 필사적으로 일해야 했다.

‘직업이 없으면 강제적으로 일을 부여한다.

모든 제국의 국민은 은퇴 전까지 일하면서 세금을 내야 하지.’

관리와 인공지능 기계들이 교차하면서 감시하기에 예외나 특혜는 존재하지 않는다.

제국에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사는 무직자나 실직자, 거지가 전혀 없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런 사실을 상기한 아이언은 이번 일도 여황의 마음의 빚으로 만들기로 한다.

“은하제국의 인구를 일천조를 달성해주시면 돼요.

그러면 자연적으로 충분한 정기가 생성되어서 은하계 전부를 중앙신계가 완전히 독자적으로 관리할 수 있으니까요.

지금은 창조신계의 지원이 없으면 곤란하니 이 상황부터 벗어나야 해요.”

현재 중앙신계는 아이언과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강력한 창조력으로 정상운영을 하고 있지만, 정기가 부족해서 안 되는 기능은 창조신계의 보조를 받는 중이었다.

‘아직 절반은 창조신계의 보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언제까지 기댈 수는 없지.’

진리가 현세계에 흑염 세력을 쫓아서 강림하면 절반이 날아가서 지원해줄 여력을 잃게 된다.

기능 정지가 될 수도 있는데 이 문제를 확실히 해결하기 위해서는 자체적인 정기생산 구조가 있어야 했다.

‘인구의 증가는 필수다.’

에메랄드 여황도 아이언이 무엇을 원해서 은하제국과 여왕을 지지하는지 이미 알고 있었는데 직접 입으로 들어보니 충격적이었다.

“일천 조라고요?”

연합과 제국의 인구를 합쳐보았자 일천억이 될까 말까였다.

그런데 일만 배의 수치를 너무나 쉽게 말하니 멍해질 지경이었다.

‘그게 내 생전에 가능한 일일까?’

에메랄드 여황의 생각을 읽은 아이언은 피식 웃으면서 말을 추가했다.

“훗! 여황의 직위를 가지고 있거나 육체가 살아계실 동안에만 열심히 하세요.

현재 발전상태를 유지하면서 대략 일천 년만 지나면 되겠군요.”

“최소가 일천 년인가요?”

일천 년의 세월은 아직 인간인 에메랄드 여황에게는 아득하기까지 한 긴 세월이었다.

그러나, 정보행성 코아가 제공한 지식으로 수만 년의 수련시간을 경험한 아이언에게는 내일과 같았다.

그렇게 그녀는 정신체인 아이언과 존재의 격차를 느끼면서 갑자기 걱정이 앞선다.

아직 죽음을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젊은 나이였기에 처음 하는 고민이었다.

‘내가 앞으로 얼마나 살 수 있을까?

원래는 오십 살이하였지.’

과거에 무리한 초능력의 사용으로 몸이 상해서 오십 살을 넘길 수 없다는 진단을 의사에게 받은 적이 있었다.

크롬 공주에게 받은 신계의 비약으로 치료했지만, 육체의 수명을 넘을 수는 없었다.

‘길어야 일백 년이겠지.

일천 년에 비하면 너무나 짧아.

해적 여왕일 때는 목숨에 큰 의미가 없었는데 은하제국의 여황이 된 지금은 달라.’

이제 온전히 통일된 은하제국 전부가 자신의 것이며 영광만이 남았으니 죽음이 두려워진 것이다.

아이언은 그런 에메랄드 여황의 변화를 읽고,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프롬 여제의 허벅지 위에서 뛰어내렸다.

프롬 여제가 준비한 기계 지배의 권능이 담긴 모유의 흡수로 인해 파란색으로 바뀐 머리카락이 휘날리면서 빛난다.

찰랑! 찰랑!

삭월(朔月)의 시즈지에게 얻었던 창조력이 기계 지배의 권능으로 전환되어 발전되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아이언은 그녀가 준비한 모유는 다 마신 상태였고, 수련행성에 당한 부상도 어느 정도 치료한 상태였다.

은하제국의 위기도 지나갔으니 이제 다시 개인수련에 몰두해야 할 시간이었다.

“그럼 저는 개인 신전과 수련행성으로 단련해야 하니 이만 안녕히들 계세요.”

그 말에 프롬여제도 바로 일어서는데 눈빛이 아주 반짝인다.

‘삭월(朔月)의 시즈지는 죽은 신계들의 부활 때문에 중앙신계에서 움직이지 못한다.

그리고, 크롬은 연합 본성에서 업무를 봐야 하니 개인 신전에 오지 못해.’

개인 신전에는 모처럼 아이언 혼자밖에 없었는데 그녀는 바로 이런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

‘개인신전에는 이제 유모가 아무도 없다.

그동안 워낙 다른 유모가 붙어 있으니 접근할 수가 없었어.

이제 장기간 아이언님과 단둘이 있을 수 있다.

절대로 이 기회를 놓칠 수는 없지.’

프롬 여제는 삭월(朔月)의 시즈지도 그렇지만, 딸인 크롬 공주가 있으면 아이언에게 유모로서 접근하기가 굉장히 불편했다.

그녀가 바라는 궁극적인 목표는 단순한 유모가 아니라 아이언과의 정기교류였기 때문이다.

최고위 창조신의 반려는 여창조신 이상이 되어야 한다는 제한이 있으니 지금은 노릴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도움은 받을 수는 있었다.

“저도 같이 개인 신전에 같이 갈 수 있을까요?”

“예?”

아이언의 뇌리에 처음의 차원창세신 코아가 이계 진리대리로 갔을 때 만나자마자 불구대천의 원수처럼 마구 달려들던 프롬 여제의 모습이 재생된다.

‘그때 프롬 여제는 차원의 권능과 흑염의 신체능력, 불가해의 팔시조(不可解의 八時調)의 방어능력까지 갖춘 상태가 아니라면 지극히 위험한 기뢰 밭까지 쫓아왔었다고 했는데?’

무리해서 돌파하다가 부하들에게 끌려가는 모습까지 보았다고 한다.

그녀의 절규와 같은 외침이 다시 재생된다.

“아아아아아아아아-! 놓아라! 이 어리석은 것들-!

그가 분명해.

그럼 지금 놓치면 안 돼-!

혼자이고 처음 만난 지금 반드시 지금 쓰러트려야 한다.

나중에 더 큰 화가 되어서 반드시 되돌아온단 말이다.”

안전을 염려한 부하들에 의해서 시즈지의 기계 본성으로 떨어지면서도 지르는 독기가 어린 음성이 계속 들려왔다.

“거기 서라-! 아이언!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이번에야말로 정정당당하게 대결하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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