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519화 (1,430/2,000)

34권 35권

그렇게 말한 아이언은 지그시 에메랄드 여황을 쳐다보면서 묻는다.

“우주 해적들을 어디에 유폐시키셨나요?”

“….”

유배행성이 신족의 영역을 벗어나서 정확한 위치를 모른다.

‘동전 하나만 던져도 바로 찾을 수 있지만, 여황 본인의 입으로 들었어야 확실하다.’

우주 해적의 은거지도 바로 찾아낸 아이언이었기에 에메랄드 여황은 살짝 노한 기색으로 화면을 비춘다.

거기에는 지구와 유사한 푸른 바다로 뒤덮인 행성이 보였다.

“아직 정식 이름조차 받지 못한 미개발 행성이에요.

저기까지 은하제국이 도달하려면 적어도 일천 년은 넘게 걸리겠지요.

더구나 감시선들까지 띄어놓았기에 다른 누군가가 구출할 가능성은 없어요.”

거의 은하계의 끝의 좌표를 확인한 아이언은 가볍게 신계를 연결해서 영역을 확장한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아이언의 강력한 창조력의 지원으로 완벽하게 작동하는 중앙 신계가 보여주는 화면이 푸른 행성을 확대한다.

“그럼 우주 해적들이 뭘 하고 있는지 볼까요?”

“알몸으로 버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직 원시생활을 하겠지요.”

아무리 초능력자라고 해도 아무런 도구나 장비 없이 급격한 문명의 발전을 이룰 수는 없었다.

더구나 유폐된 지 한 달이 안 된 시점에서 굴에서 수렵이나 하면서 사는 것으로 예상한 에메랄드 여황이었다.

그런 상식적인 말을 들으면서 아이언은 행성 표면을 빠르게 조사해서 우주 해적을 찾아내었다.

그리고, 살짝 웃으면서 비춘다.

“후후후후. 아무런 도움이 없으면 현실 유지조차 벅차다는 현상은 약자의 기준이지요.

강자라면….”

행성 표면을 우주에서 비추던 화면이 급속도로 고도가 떨어지면서 숲과 대지를 비춘다.

슈아아아아아-!

그렇게 확대된 화면에는 높은 산 위에 지어진 거대한 석조건물들을 비추었다.

투박하지만, 분명 사람의 손길이 닿은 신전 같은 건물에 여왕들의 안색이 변했다.

프롬 여제가 당황해서 묻는다.

‘미개발 행성이라고 하지 않았느냐?’

‘몇 명의 초능력자가 힘을 합쳐서는 만들 수 없는 대규모 건물이에요.’

‘분명히 지성이 있는 종족은 없었는데 이럴 수는 없어요.’

여왕들의 날카로운 분석력과 지성이 석조건물들의 정체를 바로 파악해낸다.

‘초능력으로 돌산 하나를 통째로 깎아내었다.’

‘거기까지 누구나 할 수 있겠지만, 저렇게 자세한 조각을 하거나 내부는 만들 수 없어요.’

‘더구나, 규모가 너무 방대해요.’

아무리 보아도 수만 명이 넘는 인원이 만들어낸 돌로 만들어진 도시였다.

그리고, 그 의문은 정과 망치를 들고서 도시 여기저기서 벽과 문을 깨고 있는 털북숭이의 인영들에 의해서 밝혀진다.

“원숭이?”

“유인원?”

이성이 없는 짐승들이었다.

그런데 그들이 뭔가에 홀려있는 듯이 혼탁한 동공으로 부지런히 양손을 놀려서 돌로 만든 집을 늘려간다.

그리고, 그 주변에는 나무의 섬유를 뽑아내서 만들었는지 녹색 천으로 몸을 휘감은 초능력자가 겉에 있었다.

“짐승들을 초능력으로 정신 지배해서 노동력으로 삼았군요.

원시 행성개발의 정석입니다.”

놀란 여왕들과는 달리 아이언은 이미 예상했다는 듯이 도시 곳곳을 비추었다.

우주 해적들은 모두 녹색 천으로 몸을 가리고, 초능력으로 원숭이들을 감독하면서 일을 시키고 있었다.

“우주 해적은 저 행성에 사는 수만 마리의 원숭이들을 동원해서 자신의 도시를 완성하고 있음은 명백해요.

덕분에 일단 원시시대는 벗어난 모양이군요.”

“….”

초능력으로 원숭이들을 정신지배하여 강제로 일을 시키는 우주 해적들을 본 에메랄드 여황의 얼굴에 실망의 기색이 역력했다.

‘지배를 거부하면서 자유를 추구하는 우주 해적 같지 않은 일이야.’

원숭이들을 노동력으로 삼아서 일단은 의식주의 위기에서 벗어났으니 놀라기는 했다.

그러나 저기가 한계였다.

‘우주를 항해할 정도의 초 과학은 결코 원숭이들의 노동력으로 이룰 수 없는 일이 아니다.’

더구나, 수천억의 인구를 다스리는 여황이라서 이성도 없는 원숭이들이 강제노동한다고 불쌍해서 도와줄 만큼 마음이 여리지도 않았다.

“원숭이들로는 저 이상은 발전할 수 없여요.

저들은 다시는 은하제국에 위협이 될 수 없습니다.”

그녀는 아이언이 하고 싶어 하는 말은 이미 짐작하고 있었다.

‘우주 해적들을 다시 지옥에 보내서 용자동맹으로 만들어 완전히 후환을 없애려고 하겠지.’

이미 아이언이 세금납부를 거부한 행성정부에 보낸 용자동맹이 벌인 짓과 최후를 알기에 거부감이 심하게 들었다.

행성 정부를 뒤흔들던 의문의 인형 병기들은 일제히 자폭해서 사라졌다.

‘자기 부하들에게 자폭장치를 달다니?

역시 무서운 존재야.

아이언의 의지나 의도는 명확해.

완전한 통제.’

지배를 거절하면 자유를 박탈당하고, 자폭장치에 의해 통제되는 비참한 삶이 주어진다.

‘과거 동료들을 그렇게 만들 수는 없다.

겨우 원숭이들을 통제해서는 저들은 다시 은하제국에 돌아오지 못해.’

하지만, 아이언의 생각은 달랐다.

“한 달 만에 고대시대까지 문명 수준을 높인 저들이 은하제국에 해를 끼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큰 착각이에요.

반드시 또 혼란을 불러올 것이니 조치를 해야 해요.”

절대로 은하제국에 후환을 남기지 않으려는 아이언의 철두철미한 조치에 여왕들의 얼굴에서는 역시라는 표정이 떠오른다.

그리고, 실질적인 법안계정이 나온다.

“지금 바로 천연기념물 및 야생동맹 보호법을 강화를 시켜서 저들을 지옥으로 보내야 합니다.

그러면 제가 책임지고 관리하도록 하지요.”

“….”

아주 귀중한 동물을 죽이면 사형이라는 법이 있기는 하지만, 수만 마리가 넘는 원숭이에게 적용할 대상은 아니었다.

특히 에메랄드 여황은 더는 옛 동료들을 지옥으로 보내서 자폭장치를 달자는 대화를 길게 끌기는 싫었다.

“만약 다시 저들이 은하제국에 혼란을 일으키면 제가 책임지도록 하겠어요.”

그 말에 아이언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한다.

“은하제국 여황의 책임은 아주 무거워요.

정말 감당할 수 있겠어요?”

창조신의 경고였다.

그 무서움을 잘 아는 프롬 여제와 크롬 공주가 다급하게 의지를 보낸다.

‘이쯤에서 물러서고 우주 해적을 아이언님에게 넘겨라.

큰일이 날 수 있다.’

‘지옥의 용자동맹도 내가 관리하게 될 거야.

절대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않겠어.’

모친과 언니가 말렸지만, 에메랄드 여황은 더욱 목소리를 높여서 대답한다.

“물론이지요.”

그 말에 아이언은 피식 웃으면서 선언했다.

“훗! 그렇게까지 말한다면 제가 양보를 하지요.

그러나, 지배층의 책임은 막중하지요.

우주 해적이 또 난동을 부리면 여황에게서 소중한 것을 하나 받아가도록 하지요.”“….”

에메랄드 여황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이 잘 나지 않는 프롬 여제였다.

그녀는 자신의 품 안에 있는 절세의 미소년 모습인 아이언에게 남성을 연성하기는 힘들었다.

그러나, 크롬 공주는 안색이 창백해져서 다급하게 의지를 보낸다.

‘어서 취소해!

함부로 이런 조건을 받아들이면 안 돼.’

아이언이 훌륭한 남성의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이미 몸으로 알고 있기에 가장 소중한 것이 아주 높은 확률로 ‘처녀’라는 사실을 파악한 것이다.

여기에 아이언이 에메랄드 여황을 대하는 모습이 많이 바뀌었기에 내린 예상이었다.

‘에메랄드를 바라보는 시선이 아주 아주 부드러워졌어.’

그러나, 자신의 판단을 확신하고 있는 에메랄드 여황은 물러서지 않는다.

오히려 한발 더 나아가서 묻는다.

“좋아요.

그렇게 하지요.

그러나, 우주 해적들이 저곳에서 조용히 살다가 삶을 마친다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명예 대공께서는 어떤 대가를 내놓으시겠어요?”

그것은 무모하기 짝이 없는 도발이었다.

딱딱하게 얼굴이 굳은 아이언의 눈치를 본 프롬 여제와 크롬 공주의 안색이 창백해질 정도였는데 정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제가 불사불멸(不死不滅)의 권능을 걸은 저들은 영원히 죽지 않아요.

일천 년의 번영을 이어갈 은하제국보다 확실히 더 오래갈 것이니 내기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겠군요.”

“!!!”

그 사실을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확인을 시켜주니 이번에는 에메랄드 여황이 한 방 먹은 표정이 된다.

아직 젊은 그녀로서는 아직 체감되지 않았지만, 아직 초월자가 되지 못한 지금 상태라면 분명 그녀가 우주 해적보다 무조건 먼저 죽게 되어있었다.

아이언은 장난기가 가득한 미소로 띄우면서 말한다.

“그러나, 똑같이 대가를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동의해요.

저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힘과 발전입니다.”

강력한 힘이 가장 중요하다니 아이언다운 말이었다.

“그러니 저는 이 내기를 성립시키는 대가로서 저 퀸 엘리자베스호를 영웅왕과 동급으로 개조를 해드리지요.

그리고, 에메랄드 여황께서 직접 타면 영웅왕이나 용자왕과 싸울 수 있을 정도로 단련시켜주는 일을 대가로 내놓지요.

물론 이건 명예 대공의 영역 안에서입니다.”

퀸 엘리자베스호의 강화는 강한 전력이 필요한 여황에게는 환영할만한 일이었다.

‘용자동맹이 이번 세금미납 행성에서 벌인 소요를 제압할 힘이 필요해.’

용자동맹이 가진 무시무시한 힘을 깨닫게 되었다.

여기게 무엇보다 소중한 것을 하나 가져간다고 해도 무서워해서 물러날 만큼 나약한 성격도 아니었다.

해적 여왕이었던 그녀에게는 목숨을 거는 일은 일상이었다.

“좋아요.”

프롬 여제와 크롬 공주가 개입하기도 전에 대답이 떨어졌다.

아이언은 너 잘 걸렸다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정리하지요.

만약 우주 해적이 다시 은하제국에 혼란을 일으키면 에메랄드 여황은 소중한 것 하나를 아이언에게 준다.

그리고, 아이언은 퀸 엘리자베스호를 영웅왕과 동급으로 개조해 주고 싸울 수 있을 정도로 단련을 시켜준다.”

“동의해요.”

구두의 계약이지만, 은하계의 정신체를 지배하는 신계 주신과 은하제국 여황의 약속이었다.

그 의미를 잘 아는 프롬 여제는 내심 당황했지만, 아무리 보아도 유리한 계약이었기에 가만히 있었다.

‘우주 해적이 유배된 행성에서 절대로 못 나오게 감시와 조작을 강화하면 된다.

그럼 은하제국에 영웅왕과 동격인 전투함이 생긴다.

그럼 여왕의 지배는 일천 년이 아니라 일만 년도 갈 수 있어.’

소중한 것을 하나 가져가겠다는 말이 굉장히 신경이 쓰였지만, 에메랄드를 유모를 삼기로 마음을 굳힌 아이언이 나쁜 짓을 하지 않으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크롬 공주는 에메랄드 여황이 고집을 부려서 아이언이 이렇게 나오니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 깊어진다.

여왕 중 그녀가 가장 아이언의 의도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이걸 어쩌지?

함대지배의 초능력이 아주 마음에 드신 모양이야.

소중한 것과 퀸 엘리자베스호까지 언급하시는 걸 보니 아무래도 에메랄드의 육체에 직접 정기교류를 하시려고 해.’

아이언이 비록 어린 소년의 모집이지만 남성으로서 역할은 넘치도록 할 수 있는 사실을 잘 아는 그녀로서는 불안하기 짝이 없는 계약이었다.

더구나, 퀸 엘리자베스호 안에서 에메랄드 여황이 타이츠만 입은 거의 알몸이 되는 상황을 알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런데 이런 크롬 공주의 걱정을 잘 아는 아이언은 활짝 웃으면서 의지를 보낸다.

‘걱정하지 마세요.

수련할 때 동석하게 해드릴게요.

에메랄드 여황의 함대지배의 초능력을 통한 융합방식은 영웅황제의 조종에도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예.’

자신이 같이 있어도 강제로 하겠다면 막을 수는 없겠지만, 한결 안심되는 말이었다.

‘전에도 에메랄드를 바로 옆에 놓고 안으셨지만, 선을 넘지 않았어.’

그렇게 일단은 불안감을 지웠다.

우주 해적들이 행성의 원숭이들을 동원해서 문명 수준을 빠르게 높이고 있을 때 에메랄드 여황과 아이언의 계약은 맺어진다.

그리고, 아이언은 다음 안건으로 넘어간다.

인간의 인지력을 벗어난 능력으로 은하제국의 행정을 어느 정도 보완하고 있기에 나오는 원활한 진행이었다.

“용자동맹이 휴가를 보내고 난 이후로 세금미납 행성은 이제 거의 없습니다.

끝까지 버티고 있는 곳이 조금 있는데 연합의 본성이 대표적이군요.

이들은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에메랄드 여황 폐하.”

“….”

골치를 썩이던 세금미납문제가 용자동맹의 난동으로 인하여 생긴 공포로 인하여 해결되었다.

일천 개가 넘는 행성을 동시에 마비시킬 정도로 엄청난 무력집단이 움직이자 은하제국의 보호가 절실해진 총독들이 모두 고개를 숙인 것이다.

‘그러나, 강화된 개조 인간들이 날뛰지 못할 정도로 극도로 발달 된 일부의 행성은 예외였어.

또 원정을 갈 수는 없어.

대규모 함대 정비가 필요해.’

연속적인 장거리 출격으로 본성의 함대는 많은 피로가 쌓여서 정밀 수리와 보급이 필요했다.

그런 사정을 잘 아는 아이언은 아주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후후! 여황께서 너무 본성을 비우면 좋지 않지요.

피를 더 보기 싫으시다면 영웅동맹의 낙제생들이 만든 가성비(價性比)로 경제적 제재를 하지요.

그리고, 완벽한 해결을 원하신다면 직접 영웅동맹을 투입해도 좋아요.”

신계가 비추는 화면이 바뀐다.

파아아아아아-!

거기에는 거대한 주신전에서 눈부신 황금빛을 품어내면서 서 있는 영웅왕들과 뒤에 늘어서 있는 인형 병기들이 보였다.

“이미 저들은 기다리고 있어요.

저들이 진정한 동맹의 힘을 여왕체제의 반대자들에게 보여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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