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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518화 (1,429/2,000)

34권 35권

권능을 직접 건 차원창세신 코아조차 확정할 수 없는 종료 시각과 효과를 찍어내는 흑염의 절대자의 직감능력에 놀랄 기력도 없었다.

드디어 전투준비를 끝낸 흑염의 절대자는 시선을 위로 향한다.

“열두시간이라?

그 정도면 몸을 풀기에는 딱 좋군.

오래간만에 진심인 검편과 붙어보는 것도 좋겠지.”

박쥐의 검의 손잡이가 분해되어서 우주 공간을 암흑 속에 빠뜨리는 모습이 보인다.

여기 상황을 아직 잘 모르지만, 최소한 짐작은 한 모양이었다.

아무리 보아도 친구인 흑염의 절대자라고 해도 용서하지 않을 기세였다.

“돕겠습니다.”

책임감을 어느 정도 느낀 차원창세신 코아가 그렇게 나서자 흑염의 절대자가 고개를 흔들면서 천천히 허공으로 떠오른다.

“네가 조력하면 나야 편하기는 한데 그럴 필요는 없다.

검편의 열 걸음의 영역은 너한테는 치명적이지만, 나에게는 큰 위협이 못 되어서 처음부터 이러려고 했어.

무엇보다 소마(笑魔) 쪽이 지금은 더 급하니 가봐라.

그게 나를 도와주는 것이다.”

“….”

여기까지 말하면 거부할 수는 없었다.

우우우웅!

초장거리 공간의 문을 열고서 떠나려는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흑염의 절대자가 충고한다.

“소마(笑魔) 앞에서는 절대로 웃지 마라.

그 순간 다시는 웃지 못하게 된다.

만에 하나 쓰고 있는 가면을 벗으려고 하면 바로 도망쳐라.

아무리 상황이 좋게 돌아가도 소마가 웃기 시작하면 무조건 자리를 피해라.

소마(笑魔)가 가면을 벗고 현실을 직시하게 되는 그 순간만은 나도 못 견딘다.

그래서 이번에는 나도 못 도와준다.”

“?!”

마도를 쓰는 소마는 최강의 신체를 가진 흑염보다 약하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데 가면을 벗으면 당할 수 없다는 말에 의문이 생겼지만, 흑염의 절대자의 직감에 의한 조언이기에 그대로 물러난다.

“명심하겠습니다.”

“아아! 가서 가만히 입만 다물고 있으면 좋게 해결될 것이다.

이번에는 대접이나 잘 받고 거기 일에 나서지 마.

정말 성질을 참기 힘들겠지만, 적당히 해라.”

말은 편안하게 하지만, 차원창세신 코아가 그냥 지켜보고 있을 성향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기에 지나가는 말투였다.

그리고, 분노한 검편의 상대도 쉬운 일이 아님을 잘 알고 있는 흑염의 절대자였기에 집중한다.

“후우우우우-!”

양팔을 좌우로 쫙 펴더니 합장을 하듯이 가슴 앞에서 힘차게 손뼉을 친다.

파아아아앙-!

흑염의 절대자의 양손이 살기와 투기를 응축시켜 가슴 앞에서 충돌하면서 우주 공간을 울리는 파동이 종처럼 울린다.

입이 동그랗게 모으면서 길게 호흡을 하기 시작했다.

본인은 단지 숨을 크게 내쉬는 정도인데 폭풍 같은 소리가 본성의 대기를 진동시켰다.

호오오오오오-!

이제 불타오르는 투기와 살기로 이루어진 거신으로 보이는 흑염의 절대자의 가슴에서 세계 그 자체를 양단하는 양날의 도끼가 튀어나왔다.

투기로 이루어진 그 도끼는 존재하는 그 자체만으로 세계를 파괴하고 부수는 파괴의 정화였기에 모습을 드러낸 것만으로도 보는 모든 존재를 전율시켰다.

암흑의 공간을 두르고 접근해오던 검편의 박쥐의 검을 행성조차 양단할 기세로 커진 투기의 도끼가 내려찍어간다.

톤오오오오오온-!

암흑의 영역에서 유일하게 빛나던 거대한 박쥐의 검과 투기의 도끼가 충돌하는 소리가 장엄하게 퍼져나간다.

그 광경을 초장거리 공간의 문 안쪽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나직하게 혼잣말을 한다.

“저게 일대 흑염의 절대자의 파호톤.

권능이 되기 이전의 본능의 힘인가?”

검 한 자루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검편의 절대적인 검술이 단지 위력을 이기지 못하면서 밀려난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절대계 최강의 파괴력이 분명한 오의가 분명했다.

“이대 흑염의 절대자의 직접 가호를 받았다고 가정한 은하유성(銀河流星)을 쏘아도 도저히 도달할 수 없는 영역이로군.

저걸 받아내다니 검편도 역시 대단해.

정면으로 진심으로 싸우면 일 분이 한계였어.”

가진 본신 신력이 이대보다 많이 부족해도 역시 절대계의 정점은 십중심이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했다.

그러나, 미소를 지으면서 절망하지 않는다.

“후후! 단 일 초도 못 견딜 수준이었는데 일 분이면 아주 많이 늘었지.”

이대 흑염의 절대자에 관한 의뢰를 바람가 마도신의 오리진에게 받아서 수행할 때에 비교하면 비교할 수 없이 버틸 수 있는 유지시간이 늘었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다 사용하면 한 시간 이상도 버틸 수 있어.

그럼 다시 해볼까.”

손아귀에서 동전 하나를 손가락으로 튕겨서 올린다.

탱! 빙그르르르르!

허공에서 도는 동전을 손바닥으로 받아낸 차원창세신 코아는 손바닥을 펴면서 말한다.

“이기지는 못해도 지지도 않는다.”

동전은 앞면도 뒷면도 아닌 세워진 상태였다.

동전이 섰으니 계획대로 이루어질 확률이 절반이고, 실패할 확률도 같다는 뜻이다.

“후후후후! 푸하하하하하하! 아직도 무사할 확률이 딱 절반!

언제나 동전의 앞면을 써도 성공과 실패가 내가 앞으로 하기 나름인가?

역시 뭘 해도 어중간한 나다운 직감의 결과로군.”

그러나, 십중심과 연관되면 절반의 확률조차 만들어낼 존재는 거의 없기에 통쾌하게 웃으면서 소마에게 이동하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그러다가 퍼뜩 불길한 생각이 스친다.

“적당히 아무것도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어디서 들었던 말인데 말이야.”

이계에 진리대리(眞理代理)로 신족을 지원 갈 때 자신의 미래인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충고한 말이었다.

‘그걸 무시했다가 지금 내가 이 꼴이지.’

진리에게 인정받겠다고 무조건 열심히 했다가 사태가 커져서 수습하기 곤란할 지경까지 도달한 기억이 생생했다.

그리고, 자신이 현세계에 만신창이의 신령으로 떨어져서 생고생하다가 여기까지 도달을 했으니 경각심이 더욱 커진다.

‘더 멀리 날려지면 끝장이다.

이번에는 상급자를 믿고, 조용히 그대로 하자.’

흑염의 절대자가 자신을 위해서든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어서 도왔는지 모르나 상관이 없었다.

‘다른 십중심과 결투를 벌일 정도의 성의를 보았으니 따라야겠지.’

지금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어떻게든 소마(笑魔)를 설득시킬 계획을 짜내려는 자신의 본성이다.

그러나, 이 정도로 도와준 상급자의 말이라면 참을 의미가 있었다.

그렇게 차원창세신 코아가 검편의 일을 어느 정도 마무리하고 이동을 한다.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은 수련에서 입은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휴식을 취하면서, 여왕들과 은하제국의 일에 참여하고 있었다.

가장 처음 일은 우주 해적을 처벌한 방식의 논의였다.

역시 여왕의 의자에 앉아있는 프롬 여제의 허벅지에 걸터앉아서 에메랄드 여황에게 말한다.

“개선을 축하합니다.

그런데, 우주 해적들을 알몸으로 원시행성에 버리셨다고 들었습니다.”

서로가 예의를 갖추면서 대화를 하는 양쪽의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측량할 수 없는 힘을 가진 신족의 창조신이면서 언니와 모친을 유모로 삼고, 거기다가 은하제국의 명예 대공인 아이언은 최고로 중요한 존재다.’

더구나, 은하제국의 번성을 목적으로 하면서 여황의 지배체제의 수호자이기도 하니 가졌던 반감을 어느 정도 누그러진 지 오래였다.

그래서 정중하게 대답한다.

“맞습니다.

다른 의견이 있으신가요?

명예대공 아이언.”

이제 은하제국의 지배자로서 위엄을 갖추어가는 에메랄드 여황이었다.

여왕보다 상위의 격을 증명하듯이 더욱 화려해진 에메랄드 보석으로 장식된 왕관을 쓰고, 완벽한 화장까지 한 그녀는 지성체로서는 더없이 아름답고 위엄이 넘쳤다.

특이 이번 일은 자신이 넘쳤기에 당당했다.

‘이번 처벌은 모든 관료와 국민이 지지한다.

인도적이나 법적으로도 더 이상의 방안은 없다.’

그러나, 아이언은 견해가 달랐다.

‘해적 공주라는 이명까지 받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여황으로서 위엄이 넘치고 아름다워 보인다.

나름대로 단호해졌지만, 아직도 경험이 부족해.

그래도 이제는 아주 예뻐 보이는군.’

에메랄드 여황은 얼마 전에 우주 해적 토벌 시기에 퀸 엘리자베스호와 무리한 융합으로 인하여 사경을 헤매었다.

그때 정기를 보급하여 살린 자신의 성기를 꼭 물고서 빨던 에메랄드 여황의 앵두 같은 입술을 주시하면서 단정적으로 말한다.

“큰 실수를 하셨군요.

너무 그들을 낮추어 보셨습니다.

제가 보기에 그들은 약자가 아닌 강자입니다.”

“!!!”

“!?”

“?”

너무 뜻밖의 말에 지적을 받은 에메랄드 여황만이 아니라 프롬 여제, 크롬 공주조차 놀랐다.

그녀들도 은하제국에 반역하면 제국으로부터 받은 모든 것을 빼앗고 추방이라는 방안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호응했던 것이었다.

그리고, 에메랄드 여황은 우주 해적들을 신족인 아이언이 그렇게 높이 평가하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했다.

아이언은 너무 놀라서 딱 벌어진 입안에 보이는 자신의 성기의 귀두와 기둥을 핥던 에메랄드 여황의 촉촉한 혀를 보면서 추가로 말한다.

“제가 왜 초능력자와 개조 인간들을 전부 지옥에 가두었는지 생각하셨어야지요.

강자에게는 그에 맞는 처벌을 해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역효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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