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어떤 문제가 발생하고 계획이 뒤틀려도 결과를 뒤집을 힘이 자신에게 있으니 상관하지 않는다는 자신감이었다.
그런 모습에 행성 정부의 슬럼가에 우주함대의 집중포격이 쏟아지고, 용자동맹이 날뛰는 모습에 조마조마했던 자신이 바보스럽게 느껴지는 크롬 공주였다.
아이언은 생글생글 웃으면서 말한다.
“후후후! 이렇게 힘이 있으면 과정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어요.
지금처럼 부하에게 지시하고, 느긋하게 결과만 기다리면 되죠
어차피 갓난아기도 못된 태아들의 싸움에 제가 곤란을 할 경우는 없어요.
제 장난감 함대로도 정리할 수 있으니까요.”
총제독이 가지고 있는 가방 속의 장난감 함대의 위력을 생각한 크롬 공주는 살짝 미간을 찡그렸다.
‘장난감 함대는 연합과 제국의 우주 전함의 장점만을 합친 위력이었어.
무엇보다 자유자재로 변하는 크기가 문제구나.’
장난감처럼 작은 형태에서 순간적으로 거대한 우주 전함으로 변해서 초 원거리 포격을 쏘아대니 동맹의 일반기체로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여기에 총제독이 지휘를 하니 에메랄드도 위험할 수 있어.’
함대를 초능력으로 지배해서 수족처럼 다루는 에메랄드와 오랜 경험과 뛰어난 재능으로 완벽하게 통제하는 총제독이 격돌하면 누가 이길지 몰랐다.
그런데 아이언이 살짝 웃으면서 의지를 보낸다.
‘후후후! 제가 있는 한 은하계에 아무런 문제가 없어요.
문제와 변수를 통제하기 원한다면 빨리 강해지세요.
그래야 모든 동맹을 관리할 수 있을 거예요.’
‘….’
아이언은 중앙신계의 주력으로서 만들고 있는 영웅동맹, 용자동맹, 악당동맹의 모든 지휘권을 크롬 공주에게 주기로 약속한 상태였다.
그러나, 조건이 있었다.
‘영웅황제로 모든 동맹을 이겨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크롬 공주는 최소한 주신 이상의 존재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의식이 어딘가로 흘러가는 느낌을 받았다.
‘학! 또?’
시야가 검게 변하면서 작은 구멍이 뚫렸다.
아이언과의 접촉으로 발동된 조합의 초능력이 다시 아이언의 신체기억을 읽는 것이다.
시공의 구멍 너머에서는 성인신으로 성장한 아이언이 검은색의 로브를 휘날리면서 거대한 행성으로 향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행성의 관문처럼 보이는 위성 크기의 원형의 구조물을 향하여 가볍게 오른손을 휘저었다.
두가가가가가가가가-!
손가락 끝에서 일어난 검은 마력의 손톱에 의해 위성이 단숨에 여섯 조각으로 찢어 발겨진다.
산산이 부서진 관문을 지나 행성에 강하하면서 차원창세신 코아가 외친다.
“이 겁 없는 약자들아!
바람난 검편 사모님과 배신한 졸개들을 몽땅 내놔라!
아니면 전부 죽여버리겠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검편이 태어난 일족의 본성을 본격적으로 치려 하고 있었다.
‘자신을 도우려고 하는데 사사건건 간섭하려는 검편을 감옥행성에 봉쇄하고, 일족의 일을 빠르게 정리한다.’
이 계획은 이미 계약자인 황금의 절대자 아리오리나 라마세스와 간부들에게 보고를 끝낸 사항이었다.
일족에 얽매인 검편 아스나스를 신속하게 동지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방해가 되는 모든 것을 삭제한다는 계획을 처음에 모두가 반대했다.
그러나, 흑염의 절대자가 나서자 달라진다.
“검편의 합류는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계획대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은데?
다른 생각을 하는 게 누구지?”
“으윽!”
“윽!”
완벽한 적중률의 직감권능을 가진 흑염의 절대자의 말을 무시할 존재는 아무도 없다.
황금의 절대자는 협조를 거부하고 있는 십중심(十中心)의 모집을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맡기고 자신은 망설이는 쪽의 설득에 집중해서 부재중이었다.
여기에 집결하고 있는 황금세력의 간부에서 흑염의 절대자 이상의 강자는 없기에 바로 통과되었다.
검편이 태어난 일족과 연관이 있는 간부들도 많았으나, 붉게 타오르는 검은 투기에 휩싸인 루카 에일레스에게 대항할 용기는 없다.
간부들의 귀에 요즘 황금세력을 뒤흔들고 있는 흑염의 한마디가 들리는 것 같다.
“너는 배신할 것 같다.
간첩이었구나.”
갑자기 나타나서 밑도 끝도 없고, 신분 고하도 가리지 않는 지적이었다.
게다가 그렇게 찍어낸 인원을 실제로 조사해보면 진짜로 다른 세력의 첩자나 딴마음을 품고 움직이고 있었으니 더욱 몸을 사리게 된다.
‘흑염의 절대자가 직감권능으로 내부의 반역자와 첩자를 솎아내고 있었기에 승인이 된 셈이다.’
‘대놓고 반대하면 반역자로 찍어낼지 몰라.’
그렇다고 명문 일족 하나를 지우는 계획이 부담이 없을 리가 없다.
회의가 끝나고 어떻게든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사정을 하려던 간부들은 아주 화기애애하게 대화를 나누는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와 흑염의 절대자를 보아야 했다.
“감찰업무를 완벽하게 수행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아주 멋지십니다.”
“크하하하하! 그냥 느낌대로 말하면 임무 끝인데 뭐가 어려워?
황금의 절대자가 왜 그렇게 간첩들을 많이 남겨 두었는지 모르겠어.”
“황금은 불변(不變)이니 변질이나 배신을 이해하지 못하지요.
처음에 충성해도 나중에 상황에 따라서 배신한다는 생각은 하지 못하신 겁니다.”
“그렇기는 해.
네가 말한 대로 감찰의 일이 내 적성에 확실히 맞아.”
간첩들이 어떤 권능으로 속마음을 가리거나, 위장해도 흑염의 절대자의 직감권능은 결과만을 뽑아내니 피할 도리가 없었다.
거기에 시행하는 존재의 강함도 문제였다.
‘발각되면 무지막지한 힘으로 바로 제압당하고, 도망치면 어디까지라도 쫓아와서 끌고 가니 버틸 수가 없다.’
그렇게 황금세력에 파고든 신족과 다른 세력의 간첩들을 모두 끝장낸 루카 에일레스는 황금의 절대자와 황금세력에 꼭 필요한 핵심인물로 인식되었다.
이게 모두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가 무조건 감찰업무를 맡으라고 조언한 덕이니 나름대로 빚을 갚으려는 흑염의 절대자가 이번 일을 도운 것이다.
그러나, 곧 심각한 얼굴로 말한다.
“분명히 네가 검편 일족을 정리하면 이번 일에 도움이 되는 것은 확실해.
그러나, 문제가 있다.”
잘못하면 대량학살이 벌어질지 모르는 계획을 정식 승인하여 낭패한 표정으로 주변에 서성대던 황금세력의 간부들이 귀를 쫑긋 세울만한 말이었다.
흑염의 절대자는 주변에서 엿듣고 있는 사실을 알았지만, 상관하지 않고 말해주었다.
“이대로 진행하면 너는 확실하게 검편에게 죽는다.”
흑염의 완벽한 직감에 의한 경고는 벗어날 수 없는 사형선고와 같았다.
그러나,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살짝 웃으면서 대답한다.
“훗! 알고 있습니다.
자신이 태어난 일족과 반려, 부하까지 건든 존재를 용서할 강자가 있을 리가 없지요.”
“!!!”
자기 죽음을 이야기하는데 이렇게 평안하니 주변의 황금세력의 간부들이 기겁할만한 말이었다.
그런데 이건 비상사태였다.
반역에서 가장 중요한 십중심의 결집을 맡길만한 소중한 강자가 설마 목숨을 걸고 검편을 끌어들일 계획을 수립할 줄을 모른 것이다.
‘비록 과격하기 짝이 없는 계획을 내놓고 추진하는 정체 모를 창조신이지만, 기여도면에서 따를 존재가 없다.’
‘더구나 황금의 절대자님은 명예 때문에 절대로 못 할 험한 일도 세력을 위해서라면 서슴지 않고 처리한다.
여기저기 흩어져서 세력을 키우던 황금세력에게 반발하거나 음해하는 세력이 많았다.
요청만 하면 바로 나타나서 속 시원하게 쓸어버리는 식으로 큰 도움을 받았기에 은밀하게 지지하고 돕는 간부들도 만만치 않았다.
황금세력의 간부들이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내린 평가는 다음과 같았다.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힘은 십중심님에 버금간다.’
‘권능의 다양성을 이용한 성과와 업적 면에서는 그 이상이다.’
십중십급의 강자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하고 있어서 창조주에 대한 반역계획은 급물살을 타고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황금의 절대자도 방식은 차원창세신 코아의 방식이 마음에 들어 하지 않지만, 자신보다 나은 업무의 효율성만은 인정해서 전적으로 맡기고 있다.
만약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가 여기서 죽으면 반란계획이 얼마나 지체가 될지 알 수 없다.’
저렇게 높은 경지이면서 물불 가리지 않고 업무를 수행하는 유용한 존재를 여기서 잃을 수는 없었다.
그래서, 흑염의 절대자도 경고한 것이다.
팅! 빙그르르!
모두의 경악 속에서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손바닥 위에 놓인 동전을 허공으로 튕기면서 말한다.
“모든 사업은 투자가 없이는 이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계획은 자신의 희생부터 고려해야 빠르게 진행됩니다.
누구도 피해를 보지 않고 이루어지는 계획은 없지요.”
역시라는 표정을 지은 흑염의 절대자는 양팔을 모아서 팔짱을 끼고 말한다.
“시간을 들여서 창조주가 만든 흐름을 우리 쪽으로 변화시키는 방법도 있다.
시작(始作)님을 보내서 검편과 일족, 반려와 부하들을 조금씩 친해지고, 설득하면 될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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