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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인은 죽으면 당연히 지옥으로 간다.
‘너무 죄가 깊으면 지옥을 영원히 벗어나지 못하고 악령이 된다.
가진 정기를 포기하지 않아서 떠나지 못한다는 표현이 맞겠지.’
쌓은 죄가 크면서 욕망이 강하고, 심성이 악할수록 강한 악령이 되는데 이 두목은 거의 최상급이었다.
그러면 악당동맹의 힘이 되었다.
‘악당동맹이 이 정도의 악령을 놓칠 리가 없지.’
일반기체에 탑재된 통신장치로 신계가 알려준 불량배 두목의 죄악은 이미 다른 불량배처럼 팔다리 골절로 곱게 넘어갈 수준이 아니었다.
이럴 때 대한 대처법도 용자왕들이 일반 용자들에게 주입했으니 직접 나선 것이다.
물론 좋은 말로 설득이나 설교는 당연히 아니었다.
‘그 짓을 또 해야 하나?
이제 나도 정의의 편인데 말이야.’
잠깐 망설였으나 신계가 알려준 죄악의 수치를 보고 고개를 저었다.
‘악당동맹 놈들이 더 강해지면 곤란해.’
기체에서 나와서 잠시 쉬려고 하면 마치 알을 노리는 쥐새끼처럼 새까맣게 달려드는 악당동맹과 악령이었다.
‘악령은 형태가 없거나 약하니 철의 요새도 완벽히 침입을 못 막는다.
그러면서 끝없이 일반 기체에 융합하려고 달려드니 이건 모기나 파리다.’
악령들은 주변에서 앵앵거리면서 일반기체에서 내릴 엄두를 내지 못하게 한다.
영혼에 부담이 걸리는 융합을 풀어서 쉬지도 못하게 하는 악당동맹에게 이를 갈지 않는 일반 용자는 없었다.
“이 녀석은 잘못하면 악당동맹의 전력을 늘려준다.
꺾기로는 안 되겠다.
뽑아!”
“에!?”
뭘 뽑으라는지 잠깐 생각한 낙제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거요.”
용병 시절에 고참 개조 인간들이 적의 개조 인간이나 초능력자를 포획했을 때 어떻게 처리했는지 기억이 난 것이다.
혹시나 해서 확인한다.
“정말 그 뽑기입니까?”
“우린 정의의 편인데 해도 됩니까?”
용자동맹은 이제 정의의 편이라고 귀에 못이 박이게 들었다.
그래서 너무 심한 조치가 아니냐는 물음에 일반 용자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놈이 지금 죽으면 너희에게 위험한 강력한 악령이 될 수 있다.
완전히 무력화하라.”
“!”
악령이라는 말에 낙제생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팔다리를 하나씩 잡고 밖으로 잡아당긴다.
악당동맹과 악령들이라면 치를 떠는 것은 일반기체라는 보호 수단이 없는 낙제생들이 더했다.
‘일반 용자에게 악령이 파리와 모기라면 낙제생들에게는 말벌 수준이다.’
‘용서하지 않는다.’
으드드드드드드득!
팔다리가 부러져도 지금의 과학력으로 치료만 잘하면 바로 원상태가 된다.
그래서, 팔다리가 부러져도 겁을 먹지 않으면서 다른 조직을 동원해 나중에 복수할 생각이 가득하던 두목도 이번만은 경악할 수밖에 없었다.
‘설마 뽑기가 이거였어?
팔다리를 힘으로 뽑아버린다고?
그럼 완치는 불가능해!’
잘린 관절부위가 깨끗해야 쉽게 재생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통째로 뽑아버리면 불완전하게 복구가 되어서 불구가 되어버린다.
“칵! 멈춰!
이 지독한 것들아!
네놈들이 인간이냐?”
“응! 우리는 개조 인간이야.”
불량배 두목이 당황해서 욕하면서 외쳤지만, 개조 인간들은 웃어 주거나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일반 용자는 낙제생들이 팔다리는 당기는 모습을 보면서 교육을 시작했다.
“뽑기를 할 때는 중간의 팔꿈치나 무릎에서 끊어지지 않게 조심해라.
잘못하면 피를 뒤집어쓰면서 두 번 일하게 된다.”
“킥킥! 그런 멍청한 신병은 없습니다.”
“오래간만에 하니 조심해.”
멀쩡하게 살아있는 자신을 교보재로 삼고 있으니 불량배 두목은 이런 인간들을 처음 보았다.
‘아무리 독기 서린 눈으로 노려보아도 웃기만 한다.
그리고, 어떤 애원이나 절규를 들어도 흥얼거리면서 팔다리를 분지른다.’
어떤 불량배라도 인간을 때리면서 이렇게 무심하거나 즐거워할 수는 없었다.
‘이것들은 도대체 뭐야?
입으로는 정의를 외치면서 왜 이렇게 지독해?’
용병으로서 전쟁터에서 수많은 죽음을 마주했던 개조 인간은 적을 당연히 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는다.
더구나 뽑기까지 해야 할 상대라면 일반 용자의 말대로 내버려 두면 언제인가는 피해를 줄 것이기에 용서가 없었다.
“잠…잠깐! 복수하지 않겠다!
제발 그만둬!
으아아아아!”
아무리 애원에도 팔과 다리를 움켜쥔 개조 인간들의 힘을 풀리지 않는다.
오히려 더 고통을 맛보라는 듯이 천천히 당겨진다.
드디어 개조 인간의 무서운 힘에 두목의 관절과 근육이 비틀리면서 찢기고, 뽑히는 소리가 울린다.
지지지지지! 드드드드득-!
“크하하하하하하학! 으아아아악!”
아무리 저항을 하려 해도 평범한 인간이 개조 인간들의 힘을 견딜 수 있을 리가 없다.
두둑! 찌지짖!
어깨의 관절이 빠지고, 허벅지의 근육이 찢기고, 서서히 핏물이 배어 나온다.
두목은 진짜 팔과 다리를 뽑아서 병신을 만들거나 죽일 생각임을 확실히 깨닫고 절규했다.
“이 잔인한 놈들!
이게 뭐가 정의냐!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그 말에 일반 용자는 피식 웃었다.
“풋! 이건 전장에서 적의 개조 인간이나 초능력자를 무력화하는 정상적인 방법이다.
이렇게 해놓아도 안심할 수 없는 놈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잘 통하지.
그리고, 남을 다치게 하려면 자신도 다칠 각오를 해야 한다.
살인강도에 장기까지 팔아먹은 놈이 겨우 이 정도로 잔인을 이야기하나?”
여긴 전쟁터가 아니고, 나는 평범한 인간이라고 항변을 하려고 하는데 엄청난 고통이 몰아친다.
아무런 조치도 없이 팔다리를 잡아 뜯어내는데 아무리 독해도 견딜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커어억! 컥! 크아아!”
너무나 처절한 고통에 지르는 불량배 두목의 비명이 뒷골목을 울린다.
그러자 아무도 없는 것으로 보였던 건물의 창문에서 하나둘 인영이 나타난다.
그들은 빈민가의 주민들이다.
‘분명 두목의 비명이다.’
이제까지 상황이 전혀 달랐기 때문에 하나둘 모여든다.
역시 창문 사이로 조심스럽게 보니 언제나처럼 피투성이로 분해되어 죽어있는 외지인이 아니었다.
그렇게나 두렵던 불량배 집단을 재기불능으로 만들어 쓰러트리고 그 위에 우뚝 서 있는 열 한 명이 보였다.
‘아무것도 모르는 방문객이나 납치된 일반인이 불량배들에게 모든 것을 빼앗기고 죽는 모습은 흔한 일이지.’
‘반대의 경우는 처음 본다.’
갑옷을 입은 것 같은 몸 여기저기서 빛을 품어내는 모습을 보니 개조 인간들이었다.
그들 중 네 명이 불량배의 두목을 팔다리를 허공에 들어 올려서 찢고 있었다.
퍼어억! 퍼억-!
드디어 불량배 두목의 팔다리가 견디지 못하고 통째로 뽑혀나가면서 대량의 피를 뿌린다.
“카아아아아아아! 컥!”
“이크! 지금은 안 된다.”
생으로 팔다리가 뽑혀나가는 고통에 못 이겨서 즉사하려는 두목의 목숨을 일반 용자가 붙잡아둔다.
특별히 약품만이 아니라 조금은 사용할 수 있게 된 초능력을 사용하여 억지로 의식까지 다시 깨운다.
“강한 악령이 될 너는 지금 죽으면 안 된다.
남의 도움이 절실한 약자로 살면서 철저하게 회개하고 약해져서 지옥에 와라.”
이 말을 들은 일반 용자의 초능력에 의해 겨우 의식을 유지하고 있는 두목은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
‘제국의 법이 아무리 엄해도 산 사람의 팔다리를 그대로 뽑아서 병신으로 만들지 않는다!
네놈들은 정의가 아니라 악마야!’
이런 잔인한 짓을 하면서도 당연히 할 일을 하고 있다는 표정의 개조 인간들을 쳐다본 불량배 두목의 얼굴의 표정은 공포로 물들었다.
‘이게 개조 인간! 너무나 강하고 잔인하다.
그래서 모두 두려워했구나.’
부상으로 퇴역하고 이런저런 사유로 빈민가에 흘러들어온 군인들이 있다.
그들은 초능력자, 기계 인간, 개조 인간이라는 말만 들어도 벌벌 떨었는데 이제야 이유를 알게 되었다.
‘이들에게는 약한 일반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어.’
비록 자신들을 노린 불량배지만, 일백 명이 넘는 인간을 병신으로 만들어 놓았는데도 아무런 반응이 없어 보였다.
불량배 두목의 머릿속에 전쟁 중에 한창 시끄럽게 굴던 평화주의자들의 데모 구호가 생각이 났다.
‘초능력자와 기계 인간, 개조 인간들은 일반인을 같은 인간으로 안 본다.’
‘전쟁 외에는 쓸모없는 그들을 통제하라.’
불량배 두목이 보기에 이 개조 인간들은 기계 몸의 문외한이 보아도 엄청나게 큰돈으로 팔아먹을 수 있는 고급 부품을 가졌다.
그래서, 돈만 보고 덤벼든 잘못을 후회를 시작했다.
‘개조 인간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건든 것이 실수였어.’
마치 아이에게 붙잡힌 곤충들처럼 팔다리가 꺾여서 바닥에 널브러진 불량배들 사이에서 낙제생들은 일반 용자에게 묻는다.
“이제 어떻게 할까요?”
“너무 많이 처리한 것 아닙니까?”
“이러다 혹시 다시 지옥으로 가지 않을까요?”
용자왕들이 절대로 사고를 치지 말라고 하는데 아주 큰 일을 벌인 느낌이었다.
그러나, 일반 용자는 이미 사전에 언급을 받았기에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한다.
“무슨 잘못을 했다고 복귀야?
그리고, 우리가 먼저 쳤냐?
이건 정당방위다.
또한, 악을 처단하는 정의의 집행이다.
용자왕님들도 악당동맹의 힘이 될 정도의 악인은 절대로 용서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 말에 대충 상층부에서 돌아가는 분위기를 파악한 낙제생들은 긴장을 풀었다.
“좋은 말로는 절대로 듣지 않을 테니 누구에게도 해를 끼칠 수 없는 약자로 만든다.
이게 악인에 대한 기본방침이다.”
그런데, 그 순간 용자왕의 명령공문이 일반 용자에게 떨어진다.
삐삐삐삐삐!
신계에서 일반기체를 통해 도착한 공문의 내용을 읽어본 일반 용자는 모두에게 내용을 전달한다.
“용자왕님의 새로운 휴가지침이다.
각자 도착한 도시를 휴가지로 삼고 푹 쉬란다.
그리고, 주변의 청소를 철저히 하라고 하신다.”
“휴가 겸 업무입니까?”
“아하! 역시 그렇군요!”
휴가를 주면서 일을 시킨 셈이지만, 개조 인간들은 싫은 표정이 전혀 없었다.
‘상대하기 힘겨운 영웅동맹과 초능력자들만 상대하다가 이런 일반인을 처단하니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낙제생들이 업무라고 복창하는 말에 일반 용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공문 내용을 잘 봐라.
이건 업무가 아니다.
단지 주변 정리를 해서 깨끗한 장소를 만들고 휴식을 취하라는 지침이다.
이런 녀석들이 가까이 있으면 짜증이 나니 비슷한 존재들은 찾아서 모두 똑같이 처리해.”
“알겠습니다!”
다행히 오자마자 복귀를 하지 않아도 될 것 같으니 낙제생들의 일부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이런 뒷골목의 불량배들은 단 혼자라도 충분했지만, 최대한 빠르게 정리하기 위해서다.
일반 용자는 팔다리가 뽑힌 불량배 두목의 흐려진 의식을 다시 깨우면서 빠르게 흩어지는 낙제생들에게 연락한다.
“두목급은 전부 내게 데려와.
전리품을 회수한다.
우리를 위해서 쓰지만 않으면 무상의 정의(無償의 正義)에 어긋나지 않는다.”
“알고 있습니다!”
“간부는 모두 잡아 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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