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크롬 공주와는 또 다른 정기와 권능을 가진 적합자를 발견한 신체가 요동친다.
주변 사정 때문에 에메랄드 여왕의 몸을 애써 무시하던 아이언도 반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뚝!
‘정말 더 곤란해졌다.’
에메랄드 공주에게 욕망을 느낀 사실을 안 크롬 공주가 어떤 반응을 할지는 안 봐도 알 수 있었다.
‘당장 빼라고 하겠지.
유모도 관둔다고 할 거야.’
그동안 공들인 다른 여왕들과의 좋은 관계도 무용지물이 될 확률이 높았다.
게다가 급가속으로 얼굴로 크롬 공주의 젖가슴들이 눌러오고 더욱 안겨들자 상황이 더욱 심각해졌다.
향기로운 모유의 향기에 유아신의 신체가 반응하고 있다.
‘이건 아주 곤란해.’
여기에 크롬 공주의 뒷머리에 에메랄드 여왕의 엉덩이가 닿을 정도로 보이자 바짝 끌어안았다.
그녀가 고개만 돌리면 바로 접촉할 정도였기 때문이다.
‘아아! 이러시면 정말 곤란해요.’
크롬 공주는 에메랄드 때문에 큰 소리를 낼 수 없으니 자꾸 큰 신음을 내려는 자신의 입을 양손으로 막기만 했다.
이때 에메랄드 여왕은 그녀의 뒤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줄 꿈에도 몰랐다.
배신한 연인과 동료에 대한 독기를 품어내면서 마치 오토바이에 탄 것처럼 엉덩이를 흔들면서 기함을 조정하여 돌진할 뿐이었다.
그녀의 시선은 이제 우주로만 집중되어 있었다.
‘내 눈과 감각이 퀸 엘리자베스호의 것처럼 보인다.’
그것은 함대를 지배하는 초능력을 가진 그녀로서도 놀라운 현상이었다.
‘확실히 이 타이츠를 입은 이후로 몸 상태와 초능력이 갈수록 강해지고 있어.
신기(神器)라고 하더니 정말 놀라워.’
퀸 엘리자베스호와 거의 일체화한 그녀의 감각도 최고조로 올랐다.
하지만, 대부분 우주의 전진 방향의 이상을 확인하느라 내부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었다.
‘경계장치가 발견 신호를 발신하기 전에 모두 부수어 버려야 해.’
퀸 엘리자베스호가 우주 공간을 검색하여 뿌려져 있는 경계장치가 움직이기 전에 먼저 발견하고 바로 저격해서 무력화하기 시작한다.
팟! 투학! 파아! 투하하하하!
초고속으로 혼자서 돌진하는 퀸 엘리자베스호의 모든 포문이 유효사거리 밖에서 발견한 경계장치를 향해서 빔포를 날려서 파괴한다.
그것은 퀸 엘리자베스호의 모든 탐지장치와 포대의 위력을 에메랄드 여왕이 최대한의 초능력으로 증폭시켜야 가능한 일이었다.
‘집중! 이대로 비밀기지에 퀸 엘리자베스를 충돌시켜서 적함을 지배한다.
지금의 나라면 가능해!’
그녀의 머리카락의 에메랄드빛으로 태양처럼 품어낸다.
함대지배의 영향력을 받은 탁자형 전술 모니터의 표면이 솟아오르면서 엎드린 그녀의 몸을 절반 이상 뒤덮었다.
그와 동시에 퀸 엘리자베스호의 속도와 포격이 폭증한다.
파아아아아앙! 우우우웅!
기존의 우주 전함의 속도를 아득히 초월한 상태로 돌진하는 퀸 엘리자베스호의 주변에 에메랄드 여왕의 초능력이 만들어낸 환영이 일렁거린다.
그런 모습을 느낀 아이언도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거의 완전히 우주 전함과 일체화된 상태로군.
단순한 검이나 창도 아니고 이런 복잡한 구조를 가진 거대 우주 전함과 이 정도로 동화하다니?
허허허! 다른 투신들이 알면 놀라 자빠지겠어.’
검에 투기나 권능을 집중시켜 절삭능력을 높이는 수준에서 벗어나서 우주 전함의 성능 전부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면 이미 초능력이 아닌 권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지성체가 발휘할 힘이 아니다.
역시 무리하고 있군.’
한계를 뛰어넘은 초능력 발휘에서 신체를 보호하는 타이츠로 둘러싸인 그녀의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이런 상태라서 그녀의 신체 옆에서 설사 폭탄이 터진다고 해도 모를 정도였으니 뒤에서 크롬 공주와 아이언이 무슨 행위를 하는지 알 리가 없었다.
그렇게 우주 해적의 비밀기지를 향한 퀸 엘리자베스호의 전진은 시작되었다.
과과과과꽈-!
비밀기지에 가까워질수록 경계장치의 수도 늘어나는지 퀸 엘리자베스호의 포대가 쉴 새 없이 사격을 개시한다.
뚝! 뚝!
그리고, 에메랄드 여왕의 코에서 붉은 피가 흘러나왔다.
육체가 타이츠가 보호해주는 한계를 넘어서서 파괴되고 있다는 증거였다.
그 모습을 본 아이언은 크롬 공주의 신체를 부지런히 공략하고 있는 와중에서도 손을 뻗었다.
그의 귀에는 진리가 다스리는 절대계의 철칙과 같은 구호가 들려왔다.
‘승자에게 영광이 있으라!’
평안을 버리고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하는 에메랄드 여왕의 모습이 진리가 개입하고 있는 사백구십구 주우주 빛의 창조신으로서 의무감을 자극한 것이다.
‘지성체만으로 보아서는 그녀는 충분히 가호할만한 가치가 있는 존재다.’
그리고, 진리를 따르는 존재들이 외치는 기원이 뒤를 따른다.
‘약자에게 기회를 주소서!’
너무나 강하고 발전만을 목적으로 하기에 강자만 가호하는 진리의 유일한 자비였다.
아이언도 그녀의 허벅지를 잡고서 신력을 부여한다.
흠칫!
에메랄드 여왕의 육체가 갑자기 누군가의 손길을 느끼고 놀랐다.
하지만, 모니터 표면의 일렁거림이 심하고 모든 감각이 퀸 엘리자베스와 일체화하여 외부로 돌려졌기에 무시한다.
거부반응이 오면 언제든지 손을 뗄 준비를 하던 아이언의 눈동자가 반짝인다.
‘호오? 우주 전함과 일체화하면 육체에 대한 반응이 거의 떨어지는가?
의지가 전함을 통제하느라 정신이 없나 보군.
그럼 이렇게 조심스럽게 움직일 필요가 없다.’
에메랄드 여왕의 신체에 손바닥을 펴서 댄 아이언은 창조력을 운용한다.
우우우우웅-!
손에 집중된 강력한 창조력이 이 정도의 시련에서 꺾이지 않게 그녀의 육체를 치유한다.
우우웅-! 우웅!
코에서 흐르던 피가 단숨에 멈추고 몸에 생명력이 넘쳐흐른다.
우주 전함을 강화하던 그녀의 의지는 갑자기 몸에 부담이 줄어서 의아했지만, 타이츠를 입고 수련을 한 이후로 종종 벌어진 일이기에 바로 넘어갔다.
‘또 초능력이 상승한 모양이야.
그런데, 몸의 감각이 약간 이상해.’
전함의 통제에 집중하면 육체제어를 거의 못한다.
상처가 나도 모를 정도인데 이상할 정도로 강한 자극이 의지에 전달해 온다.
‘내 하복부를 누군가 만지는 것 같은데?’
하체를 중심으로 미약한 전류가 몸 전체로 퍼져가는 듯한 아주 이상한 감각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지금 전함과 동화를 멈추면 돌진도 끝이다.’
여왕으로서 공적인 의무와 개인적인 원한까지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놓칠 수 있으니 그럴 수가 없었다.
‘모니터의 표면과 신체가 접촉하고 있는 부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다.
동화율이 더 올라서 거기까지 도달한 모양이야.’
지금은 그녀를 배신한 연인과 동료들의 처단이 먼저였다.
하복부를 누가 간질여서 치밀어 오르는 쾌락과 감각을 애써 무시하고 퀸 엘리자베스호의 시선을 전방에 집중했다.
‘지금 육체의 이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야.
이제 직접 보여!’
바로 우주 해적의 비밀기지가 코앞이었다.
지금까지 파괴한 숫자 이상의 경계장치와 기뢰들까지 무수히 깔린 모습을 감지한 퀸 엘리자베스호의 미녀의 눈빛이 환하게 빛났다.
그리고, 전함의 표면 전체가 울렁거리기 시작한다.
‘형상을 변화하여 한계를 초월하는 함대 강화!
지금이라면 가능해.’
이상할 정도로 초능력이 강해져서 모니터만이 아니라 전함의 구조까지 바꿀 수 있을 정도로 느껴졌다.
단숨에 전함의 포격시스템을 강화하고, 이제까지는 위험하기에 사용하지 못했던 모든 포대를 일제히 연속발사하기 시작했다.
“모든 포대는 최대출력으로 연속발사!”
파아아아아아아아아아!
퀸 엘리자베스호에서 무수한 빛줄기가 일제히 발사되어서 비밀기지의 주변 영역을 초토화하기 시작한다.
기체에 무리를 주는 최대출력인데 단발이 아닌 그 뒤를 이어서 더욱 많은 빔포가 연달아서 발사되었다.
꽈꽈꽈꽈꽈꽝! 두구구구구구궁!
비밀기지 주변의 바위 운석과 위성들이 경계장치와 우주 기뢰와 함께 삭제되듯이 사라진다.
초능력으로 강화한 우주 전함 단 한 척으로 함대의 일제 사격 이상의 화력을 발휘해낸 것이다.
물론 그녀의 육체가 무사할 리가 없었다.
다시 코피가 터져 나온다.
툭! 투툭!
아이언은 그녀의 하체를 통해서 창조력으로 육체를 치유하고 강화했는데 그 이상의 초능력을 사용하여 다시 코피를 흘리자 어이가 없었다.
자신의 창조력이 없었다면 뇌나 심장이 터져버렸을지도 모를 위기였기 때문이다.
‘휴우! 이 여자도 적당이라는 말을 몰라.
이러면 어쩔 수가 없지.’
신력 지원을 강화하자 아무리 의지의 통제가 거의 풀린 육체지만, 마치 벼락을 맞은 것처럼 전신이 떨리기 시작했다.
부르르르르르-!
바로 코피가 멈추고 다시 안정을 되찾아간다.
그때 크롬 공주는 더욱 강해지는 하복부의 자극에 드디어 손으로 꽉 막고 있던 입에서 비음과 호칭이 흘러나왔다.
“아아! 아이언님!”
커다란 자신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란 크롬 공주였다.
‘큰일이야!
에메랄드에게 들렸겠어!’
차마 뒤를 쳐다봐서 확인할 용기를 내지 못하고 다시 입을 손으로 막을 뿐이었다.
몸이 긴장하는 것으로 불안한 그녀의 마음을 읽은 아이언은 허리를 안은 왼손을 풀었다.
그리고, 아직 상체를 바닥에 붙이고 엉덩이만 들고 있는 에메랄드 여왕의 옆에 거의 붙여 눕혔다.
아직 에메랄드 여왕의 신체에서 손을 떼지 못하기에 크롬 공주가 알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보세요.
지금은 소리를 내셔도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아!’
갑자기 에메랄드 옆에 이런 꼴로 눕히자 크롬 공주는 당황했다.
그러나, 옆으로 고개를 돌려 에메랄드 여왕의 상태를 보고 이상이 없음을 알게 된다.
에메랄드 여왕의 양팔로 턱을 괴고 있는 상체는 어깨까지 모니터의 표면이 덮여있었다.
하체는 상체에 가려서 잘 보이지 않았지만, 어떤 상황인지 알기 충분했다.
크롬 공주는 영웅황제의 조종사였기에 기계신(機繼神)과 관련된 내용도 잘 알기 때문이다.
‘기신일체(機神一體)!
기계신(機械神) 대신에 전함과 동조하고 있구나.
에메랄드다워.’
기계신과 완전히 동화하여 권능을 강화한다.
그리고, 기계신을 통해서 최대한의 물리력을 발휘한다.
이렇게 신체 이상으로 기계신을 조종하는 경지를 증명하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동급의 기체 열대와 싸워서 승리하라.
그것이 기신일체(機神一體)에 도달한 증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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