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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433화 (1,344/2,000)

34권 35권

그렇게 대모(大母) 마하의 문제를 정리한 아이언은 고유세계를 걷어내고 몸을 일으켰다.

주변에는 이미 아무도 없었다.

‘외부에서 보았을 때는 아이언과 대모(大母) 마하가 심각하게 중앙 신계의 관리방안에 관해서 비밀대화를 하는 것으로 보이게 했다.

회담을 방해하지 말고 편하게 즐기다 자리를 떠나라고 언질을 주었지.’

주최자가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 모두가 인사를 생략하고 음식만 가지고 모두 돌아간 이후였다.

‘나의 기세에 질려서 가까이 올 엄두도 내지 못한 탓이 컸다.’

덕분에 이 넓은 수정궁정에 이제 아이언과 대모(大母) 마하만이 남아있었다.

앞으로의 일을 고민하면서 준비했던 수백만 명분의 음식은 참석했던 주신과 창조신들이 힘껏 챙겨서 떠났지만, 아주 많이 남아있다.

“절반 이상이 남아있군.

흐음! 나도 준비를 해야 하겠어.”

대모(大母) 마하가 정신을 수습하려면 아직 시간이 있기에 주변의 음식들을 권능으로 가져와서 먹기 시작한다.

우적우적! 꿀꺽! 꿀꺽!

수만 명이 먹을만한 어마어마한 음식과 음료, 거기에 대모(大母) 마하가 준 모유까지 정신없이 삼키기 시작하는 아이언이었다.

‘앞으로의 수련을 견디려면 엄청난 정기와 체력이 필요하다.’

그렇게 수정궁전에서 아이언이 먹고 마시는 소리는 한참을 이어졌다.

그때 에메랄드 여왕은 은하계의 모든 의심지역을 조사선을 보내서 확인을 끝내고 본성으로 복귀하는 도중이었다.

‘총독들이 숨겨주지 않는 한 은하계 내부에는 없다.’

아무리 간이 배 밖에 나온 총독이라도 본성의 우주군을 배제한 인공지능 함대가 은하계를 들쑤시는데 우주 해적을 두둔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더구나 원래 귀족인 초능력자와 기계 인간들이 일시에 아이언에 의해 배제되어 대신 임명된 총독들은 신흥 지배세력이었기에 더욱 그러했다.

“이 이상은 시간 낭비다.

어머니와 상의를 해보아야 한다.

돌아간다.”

파아아아아아-!

본성의 십만이 넘는 대함대가 일시에 공간이동으로 도약해오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더구나 단 한 올의 흐트러짐도 없이 대열을 이루면서 도착하자 연락을 받고 나온 이제 치안부의 간부가 된 제독들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헉! 함대의 대열조절을 저렇게도 할 수 있었나?”

“허어? 저런 조종 능력이 있다니?”

하늘에 우주 전함들이 정확하게 간격을 맞추어 늘어서고 한 몸처럼 일시에 움직인다.

저런 함대 운영은 누구도 흉내를 낼 수 없었다.

‘확실하게 우리가 나누어서 조종하는 것보다 에메랄드 여왕님이 혼자서 운용하는 편이 낫구나.’

‘프롬 여제님의 말씀대로였어.’

프롬 여제는 이번 항명 사태로 과거의 공적을 배제하고 철저하게 능력과 여왕에 대한 충성 중시로 인사를 단행했다.

우주 전함의 제독이 되고 싶으면 누구보다 잘 조정하면 된다는 방식이다.

‘이러면 혹시라도 우주 전함을 되돌려 받을 가능성은 없다.’

저렇게 철저하게 통제되는 함대와 싸운다면 무조건 질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우주군의 제독 중 유일하게 행방불명 상태인 총 제독이 생각나는 상황이었다.

“총 제독이라면 어느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

“지독하게 훈련된 정예군이 지원한다면 따라갈 수 있을지 몰라.”

치안부를 완전히 제압하고, 치안 장관까지 붙잡고 나서야 자신들의 대표 행방이 걱정된 제독들이었다.

그래서 지은 죄가 있으니 완료 보고를 무릎을 꿇고, 프롬 여제에게 하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라도 해직을 당하지 않았나 걱정을 했는데 돌아온 대답은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치안 장관이랑 같이 지옥에 있다지?”

“이번 사태의 책임자로서 합당한 처분이라고 하시더군.”

처음에는 지옥과 비슷한 험악한 감옥이라는 비유로 알아들었는데 정확하게 정말 그곳이라고 알려주었다.

‘분명 살아는 있는데 지옥이라?’

‘그런데 지옥이 어디야?’

‘진짜 실재하고 있었어?’

‘정체 모를 존재들, 이제 지배층에게만 신족으로 확실히 알려진 그들의 중심부로 추측된다.’

‘이 은하계의 어딘가겠지.’

지옥이 어디인지도 모르니 구출은 고사하고, 자신들도 끌려가지 않을까 걱정을 해야 할 판국이었다.

여왕의 지배체제를 바꾸려던 시도는 기계를 지배하는 프롬 여제의 분노로 인하여 은하 제국의 모든 인간의 안위가 걸려있는 사태로 바뀌었다.

‘지금 문제는 일을 벌여 놓고서 지옥으로 사라진 총 제독이 아니다.’

‘치안부의 자리는 쟁취했는데, 이제 인공지능 기계와 경쟁을 해야 할 판국이다.‘

‘프롬 여제님의 통제에 전적으로 따르는 인공지능 기계들이 보여준 능력은 모든 인간의 간담을 써늘하게 했다.’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간단한 일은 솔직히 아무 감정도 없이 시키는 대로 완수하는 인공지능이 잘한다.

‘인공지능 기계가 불평불만을 늘어놓은 인간보다는 다루기 편하지.’

‘여왕의 지배체제에 반대하면 없으면 제국이 망할 수준의 인재가 아니면 바로 교체가 되고 있다.’

‘프롬 여제님께서는 전쟁 시절보다 더한 권력을 구축한 상태다.’

그러나 인간이 인공지능보다 무조건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인간의 자율성을 기반으로 하는 대응력과 창의성은 인공지능을 압도한다.

여기서 문제는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없는 수준의 업무가 드물다는 점이었다.

그런 면에서 치안부는 현재 우주군이 중심으로 인공지능 기계와 과거 치안부가 치열하게 경쟁 중이었다.

‘모두 필사적이니 비슷하다.’

‘이러면 능력 이상의 무엇인가가 필요해.’

‘인공지능은 아부를 못 한다.’

‘시킨 일 외에는 아무것도 안 하지.’

‘이 텅 빈 환영식을 보라고!

이래서야 어디 은하제국 여왕님의 개선으로 보이나?’

‘어떻게든 신임 여왕의 환심을 사야 한다.’

그래서 모든 제독이 알아서 에메랄드 여왕의 도착을 환영하기 위해서 늘어서 있는 중이다.

그리고 바라는 점이 있었다.

‘전함을 지배하는 초능력으로 함대의 여왕이라고 불리시지만, 언제까지 우주를 떠돌아다니실 수는 없지.’

‘본성에서 머물면서 은하 제국을 통치하시면 우리에게 다시 기회가 온다.’

연합과 수십 년을 싸우고 병에서 함장까지 승진한 자신들은 유능한 제독이고 군인이 틀림없었다.

다만 인공지능과 능력을 다투어야 하는 점이 불안했지만, 자신은 있었다.

구구구구구구구궁-!

에메랄드 여왕의 기함인 비스듬히 엎드려있는 미녀 형태의 거대 우주 전함 퀸 엘라자베스 호의 입에서 발사된 빛줄기가 황궁의 광장 중앙을 비춘다.

행성에 하강할 때 쓰는 수송용 빔이었다.

“이제 오시는군.”

“공개성명을 낸 우주 해적단을 못 찾으셨다고 하던데?”

에메랄드 여왕이 우주 해적단 토벌에 실패했다는 소문은 이미 본성에 퍼지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여왕에게 도전할 세력 따위는 없다.’

프롬 여제가 독한 마음을 먹고 이번에 여왕의 명령체계를 거부하거나 불성실하게 처리했던 모두 간부들을 뿌리째 뽑아버린 것이다.

‘거기에는 장관급 인사도 상당수가 섞여 있었다.’

그런 인재들의 대량 숙청은 은하 제국으로서도 굉장한 무리인데도 과감하게 해직시키고, 여왕의 명령에 절대복종하는 인공지능이 대신하는 중이었다.

“쉬! 입을 조심해.”

“우주 해적단 대신에 숨어있던 연합의 잔당과 다른 우주 해적들을 싹 쓸어버리셨으니 충분한 업적이다.”

숨어있던 불순분자들을 소탕하면서 은하 제국의 치안은 더욱 견고해졌다.

함대의 여왕으로서 능력과 위엄을 보여서 불온한 기색이 있던 행성 총독들이 모두 납작 엎드렸으니 굉장한 성과였다.

우우우! 탁!

수송 빔에 의해서 지상에 내려선 에메랄드 여왕의 모습을 확인한 제독들은 일제히 구령을 붙였다.

“은하제국(銀河帝國) 이대 함대의 여왕(二代 艦隊의 女王) 에메랄드 님을 위해 경례!”

늘어선 제독들이 에메랄드 여왕에게 일제히 경례를 붙이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척! 척!

그리고 제독의 환대를 받으면서 대열의 앞을 지나가는 에메랄드 여왕의 모습은 실로 눈부실 정도로 아름다웠다.

번쩍! 번쩍!

함대 지배의 초능력을 발휘하고 있어서 머리카락은 에메랄드 보석의 빛으로 빛난다. 거기에 빼어난 몸매를 그대로 드러나는 전신 타이츠 위에 우주 전함 제독용의 검은 정장을 입은 상태였다.

그리고 머리에는 은하 제국의 여왕을 뜻하는 화려한 보석 왕관이 자리한다.

‘흠잡을 데가 없는 여왕의 모습이구나.’

‘피가 어디 가는 것이 아니었어.’

그 위엄있는 모습에 제독들은 내심 감탄했다.

그러나 에메랄드빛의 눈동자에서 이글거리면서 타오르는 분노의 불길이 제독들의 소름을 오싹 끼치게 하고 있었다.

제독들이 잊고 있던 사실이 다시 살아났다.

‘그러고 보니 엄청난 전투 초능력자이기도 하셨지?’

‘우주에서 함대와 함께하는 초능력 전투라면 제국 최강의 크림 백작과 슈가 백작을 압도하셨다.’

아무리 정체를 숨긴 공주의 취미라고 하지만, 제국 행성까지 터는 우주 해적질을 하고 다니면 용서받을 리가 없다.

당장 잡아서 황궁에 가두어야 한다는 여론이 팽배했으나 무마된 이유는 하나였다.

‘우리 중 누가 우주 해적을 하는 에메랄드 공주를 잡을 수 있지?’

에메랄드 공주의 함대를 지배하는 초능력을 알고 있는 우주군은 물론이고 개인 전투능력을 파악하고 있던 초능력자 귀족들도 두 손을 들 수밖에 없었다.

억지로 잡으려고 하면 제국이 흔들릴 정도였다.

‘….’

‘….’

더구나 프롬 여제도 완벽한 여왕으로서 길러지고 있는 크롬 공주로 인하여 제국의 계승권에서 완전히 멀어진 에메랄드 공주는 자유롭게 살라고 내버려 두었다.

우주 해적이라는 동료를 얻어서 사랑하는 남자까지 생겼던 그녀가 은하 제국의 이대 여왕으로서 정식으로 등극한 사실은 어찌 보면 비극이기도 했다.

뚜벅! 뚜벅!

제독들의 경례를 똑같은 군례로서 받은 에메랄드 여왕이 프롬 여제가 기다리는 황궁 안으로 사라지자 제독들은 겨우 안심을 할 수 있었다.

“휴우! 그러고 보니 초능력자의 기운을 이렇게 느껴본 것도 오래간만이군.”

“초능력자들은 전부 천국에 갔다가 지옥으로 나누어져 있다던데 어떻게 살고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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