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423화 (1,334/2,000)

34권 35권

그렇게 신계관리주신의 수장이 물러나자 대모(大母) 마하는 참고 참았던 가느다란 신음을 흘렸다.

그녀의 몸에는 더없이 짜릿한 쾌감이 해일처럼 밀려오고 있었다.

“하아. 큰일이구나.

나를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는 모양이야.”

대모(大母) 마하가 얼굴을 가렸던 망사를 벗자 붉게 상기된 표정이 드러난다.

하지만 아이언이 파티를 핑계로 그녀를 불러내려는 시도가 기분이 나쁘지 않은지 약간의 미소를 머금었다.

‘애써 마음을 쓰지 않으려고 했는데 아이언의 이름을 듣자마자 신체가 반응하고 있어.

아이언이 안전을 보장한 아오 시바가 심각한 상처를 입은 탓에 늦추어졌던 권능 계약서의 제약이 발동되는가?

‘순종적인 유모’가 되어야 한다는 계약을 늦춘 여파가 한꺼번에 밀려온다.’

아오 시바의 회복이 거의 끝난 탓이 커 보였다.

‘영웅신의 자질을 가진 존재답게 폐관수련실에 있을 필요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회복이 되었다.’

아이언이 신계 주신의 자리를 지켜주는 동안에 밀렸던 수련을 하는 상황이다.

최대한 시간을 벌어서 최상급 창조신에 어울리는 무력을 갖추고 나올 예정이다.

‘시바의 부상이 회복된 탓인가?

권능 계약서가 계약의 수행을 재촉하고 있다.’

젖가슴이 아플 정도로 젖이 가득 차서 약간만 손을 대도 금방 흘러나올 정도였다.

“하아! 하아!”

얼마나 흥분이 되었는지 전신이 땀으로 푹 젖어있었다.

몸에 쫙 달라붙은 옷은 빙하처럼 투명한 피부를 그대로 비추어주었다.

그렇게 매혹적인 모습으로 의자에 기대어 몸을 추스른 그녀는 젖가슴에 붙인 수유기를 떼어내고 이번에 모은 모유를 쳐다보았다.

후우우우우-!

자신이 보기에도 심상치 않은 신력을 함유한 투명한 액체들은 황홀한 빛을 뿌리고 있었다.

“하루에 한 병이니 일곱 병이구나.

그리고 갈수록 효력이 강해져.”

권능 계약의 영향인지 아오 시바를 기를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정기와 창조력을 가진 모유였다.

이걸 마신 아이언이 어느 정도로 성장할지 무서울 지경이었다.

‘나는 아수라 일족의 대모로서 오리진은 아니지만, 일족의 모든 권능을 익히고 총괄한다.

모유보다 더욱 강력한 애액에는 아수라 신족의 권능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

그리고 아이언은 이미 초월자 영웅신이지만 아직 유아신이다.

이대로라면 나를 통해서 모든 권능을 습득할지도 몰라.

이걸 어떻게 한다?’

아수라 일족의 모든 권능이 초월자인 아이언에게 파악될 수 있었다.

계약의 강제력만 아니라면 당연히 넘겨줄 생각조차 해서는 안 된다.

‘그래서는 안 돼.’

그러나 이렇게 부정적인 생각을 할 때마다 몸이 욱신거리면서 더욱 변화가 가속화되니 견딜 도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아이언의 행동과 계약은 확실하게 믿을 만했다.

‘아이언이 아수라 일족을 지배할 생각은 없어 보여.’

그렇게 하려 했다면 일족의 장악에 방해가 되는 아오 시바의 안전을 보장하는 계약을 할 리가 없었다.

무엇보다 권능 계약서의 무서운 강제력을 생각하면 계약을 어길 경우 아이언이라도 심각한 문제가 발생하니 신뢰가 갔다.

‘아이언이 창조신장조차 위협하는 강자로서 아오 시바의 든든한 후견인임에는 틀림이 없다.

더구나 연락을 받지 않고, 찾아가지도 않았더니 이런 파티를 하면서 초대를 한다.

이런 모습을 보면 분명 나를 유모로서 절실하게 필요로 하고 있다.’

마음에 안 들면 무력을 동원하여 바로 해결하는 아이언의 성향을 보아서는 아주 고무적인 조치였다.

그리고 아이언의 유모들에 대해서 얻은 정보를 떠올리자 저절로 웃음이 흘러나왔다.

“풋! 엄청난 창조력을 가졌으나 하급의 초월자들이라고 했던가?”

강력한 존재일수록 성인신이 되기 위해서는 더욱 강한 정기가 필요하다.

막 태어났을 때면 모를까 그 정도로는 최고위 창조신인 유아신에게 큰 도움이 될 리가 없었다.

‘왜 아이언이 아직 유아신인지 몰랐다.

그런데 유모들이 모두 하급 초월자라고 하니 모두 이해를 하고 있다.

최고위 창조신이 되었으니 완벽한 성장을 위해서는 적어도 주신 이상의 유모가 필요하지.’

유모를 하겠다고 나설 여주신이나 여창조신이 많이 있을 리가 없다.

강력한 창조신 반려를 맞이한다면 수많은 주신을 태어나게 할 수 있기에 존재만으로도 고귀함을 인정받는 위치이기 때문이다.

‘오리진이 없다면 나처럼 일족의 대표자까지 할 정도이다.’

이런 면들을 고려하면 아이언과의 계약은 공정하고 해야 할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다.

‘비공식적으로 순종적인 유모의 역할을 해주면 여창조신이 되게 돕고, 시바의 안전도 보장을 받는다.

강제력만 아니라면 아주 좋은 계약이야.’

긍정적으로 생각을 정리한 대모(大母) 마하는 흐트러진 옷을 벗고 파티에 갈 화려한 드레스를 고른다.

아이언의 은하계에서 지금 수련 행성을 만들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그동안 모은 모유병과 얼음관도 챙겼음은 물론이다.

그렇게 아이언의 파티가 시작되려 하는 상황에 아이언에게 반기를 들은 우주 해적단도 비밀 은거지에 모여서 심각한 논의를 하는 중이다.

“아이언이 벌인 짓을 폭로해서 은하제국을 정말 분열시킬 수 있다면, 다른 은하계로 보내주겠다던 정체 모를 존재의 연락이 완전히 끊겼다.”

우주 해적단은 에메랄드 여왕이 돌려준 열대의 우주 전함으로 원래의 근거리로 돌아와서 일백대 이상의 대함대를 구성했다.

그러나 이런 전력은 아이언 앞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았다.

그런데도 반역을 시도할 용기를 내게 해주던 정체 모를 존재가 완전히 사라져 버린 것이다.

더구나 은하제국의 혼란도 급속도로 안정이 되어서 움직이기 힘들 지경이었다.

“끝났군.”

처음의 기세는 좋았는데 한마디의 말로 간단하게 정의가 되는 위기상태였다.

“초월자나 신족의 눈을 속일 수 있다는 신기도 같이 사라졌어.”

“우리가 속았다는 말인가?”

“계약위반은 우리 쪽이 먼저라는 메시지만 남겼다.”

정체 모를 존재가 다른 은하계로 이주시켜주겠다고 옆에서 부추기기도 했지만, 지옥에 끌려가서 죽도록 싸우게 시킨 아이언에 대한 원한은 컸다.

더구나 정체 모를 존재가 준 신기로 은하제국의 감시망만이 아니라 신족의 시야까지 피하자 두려울 것이 없었다.

“계약은 우리로 인하여 은하제국의 붕괴나 분열을 하면 다른 은하계로 이주였지.”

“그게 안 되면 영구적인 은거지를 만들어 주겠다고 했다.”

실제로 정체 모를 존재가 준 신기를 가동하면 자신들이 바로 앞에 있어도 은하제국의 순찰선이 모르고 지나간다.

‘끈질긴 천족과 마족의 감시도 완전히 사라졌으니 허황한 조건은 아니었지.’

문제는 은하 통일전쟁에서 정체 모를 존재들이 개입하고 초능력자들의 행방불명의 원흉이 여왕의 뒤에 있다는 사실을 폭로하면 반드시 분열되리라던 믿었던 은하제국의 반응이었다.

명령 거부에 대숙청으로 맞선 아이언과 프롬 여제로 인하여 갈수록 안정화되고 있었다.

“흔들리는 지배체계를 전부 교체하는 식으로 나올 줄이야.”

“프롬 여제와 아이언이 나서서 본성의 모든 군대 간부와 치안부를 싹 쓸어버렸다.”

“겁을 집어먹은 행성 총독들이 시위를 강제 진압하고 있어.”

“아주 강제적이지만 안정을 되찾아가려 한다.”

복수와 자유를 위해 일을 벌였던 우주 해적단의 간부들은 침통한 안색과 분노를 숨기지 못했다.

“사실만 공개하면 은하제국도 끝이라는 우리 측의 장담이 완전한 실패로 생각하자 연관된 흔적을 완전히 지웠다는 뜻이군.”

“분명히 우리가 은하제국은 반드시 분열된다고 했다가 이렇게 되었으니 계약위반은 맞지만 이건 아니지!”

“정체를 숨길 때부터 거래하지 말았어야 했어.”

한참 토의를 하던 간부들은 검은 망토를 두르고 큰 선장의 모자를 쓴 자신들의 두목을 바라보면서 물었다.

“이제 어찌할 거요? 제비 선장”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해서 했는데 결과가 이 꼴이오.”

침묵하던 우주 해적 두목은 묵직하게 말을 이었다.

“제비 선장이 아니다.

캡틴 스왈로우라고 불러라.”

“젠장! 그게 그거 아니요.”

“말장난만 하지 말고 대책이 있느냔 말이오?”

선장 모자를 손가락으로 올리자 보라색의 눈동자와 검은 머리를 가진 매력적인 호남형의 남성이 모습을 드러낸다.

그의 입에서는 노래와 같은 말이 흘러나온다.

“모두가 원하는 대로 결정했다가 이렇게 되었는데 뭐가 불만인가?

자유와 우주의 바람이 이끄는 대로 살면 다 잘 될 거다.

우리는 우주 해적답게 별의 바다에서 자유롭게 살다가 죽겠지.”

“….”

“….”

물론 철없는 부하들이 자신들을 지옥에 처박은 아이언에게 한 방 먹여주고 다른 은하계로 뜨자고 너무 강하게 주장해서 그러기는 했다.

그러나 그런 어리석은 부하들이라도 끝까지 책임져야 하는 간부들의 처지로서는 지극히 무책임한 답이었다.

‘원래 우주 해적의 삶이 이러니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그렇게 확실하게 말한 캡틴 스왈로우는 선장 모자를 다시 눌러쓰면서 말했다.

“그리고 잘 못 되어보았자 지옥밖에 더 있겠나?

우린 초능력자에 영웅동맹의 낙제생이라서 어차피 지옥의 주민이었는데 뭐가 두렵나?

앞으로 조용히 살면 되지 않았냐고?

우리가 지배체제에 수긍하면서 조용히 살 수 있을 것 같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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