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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407화 (1,318/2,000)

34권 35권

신계의 잔해가 무엇인지 모르니 이게 무슨 말인지 에메랄드 공주가 알 리가 없었다.

마족은 직설적으로 이야기했다.

“정기가 부족해서 지원조차 할 수 없으니 빠르게 정기를 확보할 방법을 찾았다.

계산을 해보니 은하계 절반의 인구에서 정기를 추출하여 삭월(朔月)의 시즈지님에게 드리면 바로 일백 개의 신계를 부활시킬 수 있다.”

“!!!”

은하제국의 인구 절반을 죽여서 어떤 용도로 사용하겠다는 의미라는 사실을 깨달은 에메랄드 여왕의 얼굴이 창백해진다.

아이언이 활성화한 신의 눈으로 이들이 자신을 도우려는 마음과 이 사실이 진실임을 읽고 있기에 충격은 더욱 컸다.

“대부분의 상급 천족과 상급 마족이 비공식적으로 이야기한다.

절반의 인구에서 정기를 추출해도 부활시킨 신계로 잘 관리하면 오십 년이면 원상복귀가 된다.

무엇보다 신계 잔해를 신계로 부활시키면 운영에 많은 신족이 필요하다.

우리가 신족이 될 기회가 늘어난다면 반드시 해야 하지 않겠는가?

일백 개의 신계가 늘어나면 신이 될 기회가 엄청나게 증가한다.

공을 세워 정식 신족이 될 수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는 뜻이지.”

“이런 논의가 중앙 신계에서 비밀리에 진행이 되고 있다는 뜻이에요.

지성체들에게 관여를 금지하신 아이언님이 허락만 하면 모든 천족과 마족들이 나서요.

공적만 있으면 신계 주신께서 신족으로 만들어 주시기에 모두 필사적입니다.”

이걸 들어보면 천족과 마족은 확실히 지성체를 자신들과 동격으로 보지 않았다.

왜 프롬 여제가 그렇게나 아이언과 신족을 경계했는지 알게 해주는 말이었다.

그렇게 상황을 정리해준 천족과 마족은 결론을 알려준다.

“은하를 통일한 은하제국의 끝없는 번영을 통한 폭발적인 인구증가는 신계 주신님의 의지입니다.

다시 분열되어 소모전을 치를 수 있는 이번 사태를 지성체들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한다면 직접 나서실 것입니다.”

“은하제국의 안정과 신계 잔해의 재생을 위해 절반의 인구는 반대파로 처분되겠지.

물론 거기에 죄 없는 자들도 포함되어 있다.”

“…”

이번 결정에 은하의 절반이 걸렸다는 뜻이었다.

여왕의 왕관이 너무나 무겁게 느껴지는 에메랄드 공주였다.

감옥에서 나가는 에메랄드 여왕의 뒤를 담당 천족과 마족이 따라나서는 순간에 아이언은 프롬 여제와 대화 중이었다.

그리고 에메랄드 여왕과 대화 내용을 알리고 추가적인 조치를 이야기한다.

많은 내용이 있지만, 결론은 하나였다.

“안 되면 직접 나서시겠다고요?”

광신도를 얻어서 직접 신국을 세울 기회를 차버린 아이언이기에 상당히 놀란 프롬 여제였다.

그러나 우주 해적들이 무슨 수를 쓰고 있는지 행방을 도저히 찾을 수 없고, 해결할 수 있는 에메랄드 여왕까지 감옥에 들어간 상황에서 거부할 명분이 약했다.

아이언은 얼음 궁전 영광의 자리에 앉은 채로 다시 이야기한다.

“신계 주신이 아닌 명예 대공만으로 나설 생각이에요.”

은하제국 여제의 신분을 유지하고 있지만, 정식 유모가 되었으니 나온 존댓말이었다.

그러나 최고위 창조신이 어떤 직위인지 이제 잘 아는 프롬 여제로서는 당혹스러운 상황이었다.

무엇보다 여왕과 여제의 힘에 대한 의문이 생겨 지배체제가 흔들려 도움이 절실하던 판국이기에 거부하지 못한다.

“그러시다면 제가 막을 이유는 없습니다.

그럼 어떤 식으로 하시겠나요?”

명예 대공이지만 위치는 여왕의 바로 밑이었다.

즉 모든 제국 귀족의 상위였으며 여왕이 없다면 직접 명령권을 실행할 수 있는 위치였다.

그러나 과거 대공이 행했던 어리석은 행위가 있어서 제한이 잔뜩 걸려있었다.

‘대공의 명령은 여제가 인정해야 발휘된다.’

더구나 명예 대공이라 해서 제국에 어떤 조직이나 부하도 둘 수 없기에 더욱 그러했다.

여왕의 도움 없이는 은하제국에서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아이언도 알고 있지만, 전혀 상관하지 않고 말한다.

“모든 행성의 총독들에게 명령을 내릴 생각이에요.”

“명령?

시위를 진압하라는 지시인가요?”

그런 지시는 이미 내렸다.

그러나 평화시위에다가 가족을 되돌려달라는 명분 때문에 어쩌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총독들이 초능력자들의 위치를 물어오고 있다.

그들은 이 시위를 진압할 생각이 전혀 없어.’

은하제국을 통일한 위대한 여제의 약점을 발견한 총독들이 굶주린 하이에나처럼 가세하고 있다.

이러니 어떤 명령도 무의미한데 거기에 명예 대공인 아이언이 명령을 내린다고 들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언은 화면 너머로 공문 하나를 작성해서 보냈다.

여제의 서명이 필요한 그 문서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시위를 진압하라.

우주 해적을 찾아라.

못하면 명령 불복종과 하극상으로 전부 처분하겠다.

은하제국 명예대공 은하유성(銀河帝國 名譽大公 銀河流星) 아이언.’

너무나 간단한 명령서였다.

이러면 당연히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 프롬 여제가 시선을 다시 아이언에게 향했다가 몸이 딱딱히 굳었다.

“…”

거기에는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를 활짝 펼친 최고위 창조신이 존재하고 있었다.

초월자인 프롬 여제는 단숨에 압도를 당했고 귀에는 은은한 신언이 울렸다.

“저는 자비롭죠.

약자에게 기회를 줍니다.”

아이언의 손가락은 명령서를 가리켰다.

시위를 막고 우주 해적을 잡으라는 명령 두 둘이 환한 빛을 내뿜었다.

“관대하기까지 합니다.

반대하는 적에게도 경고하니까요.”

세 번째 줄의 모두 처분을 하겠다는 말이 환한 황금빛을 뿌린다.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이 이름을 보고도 기회와 경고를 무시한다면 저를 무시한 것입니다.

철저한 처벌만이 있을 뿐입니다.”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의 이름이 찬란한 무지개의 빛을 뿌린다.

보기만 해도 심상치 않은 공문이 된 서류를 본 프롬 여제는 잠시 갈등하다가 서명을 했다.

이 공문이 가진 의미는 아이언의 힘과 직위를 아는 프롬 여제는 너무나 잘 알았다.

‘이 지시를 거부한 많은 귀족이 사라질 것이다.

편히 죽지도 못하겠지.

그러나 은하제국보다는 가볍다.’

이번 일로 인하여 산산조각이 날지 모르는 은하제국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면 못할 일이 아니었다.

‘더구나 이들은 자신의 명령을 거부하고 독립을 꿈꾼 발칙한 반역자들이다.

전쟁이 벌어져서 생길 대규모 사상자와 피해보다는 이게 차라리 낫다.’

프롬 여제의 서명이 완료된 이 간단한 명령문은 은하제국의 전 행성에 순식간에 퍼져나갔다.

그리고 이것은 정체 모를 존재들의 수장이라고 의심을 받는 은하제국 명예대공(銀河帝國 名譽大公)의 이름으로 하달된 첫 공문이었다.

거기에 문서로 출력했는데도 황금빛의 문장과 무지갯빛의 서명이 찬란한 공문은 총독들을 고민을 빠뜨렸다.

“이게 도대체 무슨 현상인가?”

어떤 과학기술로 조사해도 평범한 종이에 출력된 문서인데 완성되자 바로 빛을 품어낸다.

그리고 적힌 내용도 너무나 간단해서 기가 막혔다.

이 모든 일의 원인이 된 초능력자의 행방이나 설명은 한 줄도 없었다.

“프롬 여제님께서는 지금도 이런 군대식 명령이 통할 리가 있다고 생각하시나?”

차라리 연방과 싸울 때라면 모를까 통일된 지금은 완벽한 명분이 없으면 움직이기 힘들었다.

“더구나 여제의 칙명도 아닌 보지도 못한 명예 대공이의 명령이라니 우습기까지 하구나.

신경 쓸 것 없다.

이 기회로 자치권을 얻어낸다.”

본성과 여기는 너무나 멀다.

통신이면 모를까 대규모 토벌함대를 보내기는 무리라는 사실을 알기에 여유롭기까지 한 총독이었다.

그러나 주변 참모들은 모두 심각하게 마지막 세 번째 줄을 쳐다보았다.

‘명령 불복종과 하극상으로 전부 처분.’

징계가 아닌 처분이었다.

‘전부 처분이라?

그럼 규모가 어디까지지?’

‘어떤 심정으로 누가 적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최소한 똑같은 인간으로 보지 않고 있어.’

‘범죄자를 처벌하는 것이 아닌 마치 쓰레기를 치우겠다는 의미처럼 느껴진다.’

지배층들이 피지배층들에게 우월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식으로까지 모호한 기준으로 대규모 숙청을 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여기에 자체적으로 불가사의한 빛을 내뿜는 공문에 쓰여 있으니 심상치 않았다.

‘설마 우리까지는 아니겠지?’

여기에 누구도 정체를 모르는 명예대공의 존재가 너무나 마음에 걸렸다.

우주 해적들이 떠벌린 신이라는 허황한 말을 믿지는 않았지만, 거기에 비견되는 강력한 초능력자로 본 것이다.

‘제국을 우선시하는 프롬 여제나 우주해적에게 이상하게 집착하는 에메랄드 여왕의 성향을 잘 알고 있기에 대처할 수 있다.’

‘그러나 처음 보는 존재의 생각을 읽을 수는 없다.’

서로 논의를 하던 참모들은 총독에게 조치를 건의할 수밖에 없었다.

‘전부 처분이라는 공문의 내용이 계속 걸린다.’

해석을 해보면 최악의 경우 총독만이 아니라 관리들 전부가 사형당할 수 있었다.

“총독님. 시위를 진압하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가장 최근에 나타났던 우주 해적의 위치를 본성에 통보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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