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팽-! 웅-! 웅-!
신체가 제멋대로 유모(乳母)로서 역할을 준비하고 있었다.
급격한 신체변화로 온몸에서 열이 확확 나면서 이제 점점 흥분되기 시작하는 대모(大母) 마하였다.
‘이건 말도 안 돼!
왜 창조주급의 고위 존재가 이런 엄청난 강제력을 가진 권능 계약서를 만들어서 권능을 낭비해?
그럴 필요가 어디 있다고?’
한탄하고 있을 여력이 없었다.
‘신체도 민감해지고 있다?
왜 모유만 만들지 않고서?’
그제야 신족 유모가 유아신이 성장하면 왜 대부분 후궁이 되는지 생각이 났다.
‘신족의 유모는 기본적으로 신족이 보기에도 아름답고 현명한 여성이 선택된다.’
더구나 기본적으로 불로불사(不老不死)가 되니 유아신이 성인신이 되어도 지극히 매력적인 여성이다.
‘유아신이 젖을 먹고 성장하면서 성인신이 되면 자연스럽게 경험하는 첫 번째 여성이 될 확률이 높다.’
드러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장기간 수유를 하게 되면 유아신의 권능을 유모(乳母)가 어느 정도는 익히거나 파악하게 된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대부분의 고위신은 자신의 유모를 그대로 자신의 후궁으로 선택하게 된다.
중요한 권능 정보를 신족 외부로 유출할 수 없기에 어쩔 수 없는 일이다.
‘그건 하위 천족이나 지성체 여성에게 관련된 사항이다.
아수라 일족의 대모(大母)이자 여주신인 내가 그런 역할을 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유모의 권능을 유아신이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잘못하면 아수라 일족의 권능이 유출된다.’
그런데 이상한 정보가 전해진다.
눈앞에 갑자기 나타난 양피지가 펼쳐지면서 정보를 보낸다.
그것은 신족의 수유에 관련된 자료였다.
‘이이익! 이건 또 뭐냐?
최고의 효과를 주는 수유법?
완벽이상의 유모가 되기 위한 숨겨진 비법?’
이쯤 되면 정말 기겁을 할 수밖에 없다.
‘계약 수행을 더욱 완벽하게 하기 위한 정보까지 준단 말인가?’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전해지는 정보가 계속 이어진다.
‘올바른 성교육?
신족 유모의 역할에 유아신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성교육도 포함되어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무리 계약이고 상대가 최고위 창조신이라고 해도 여주신이며 일족의 대모(大母)인 자신이 직접 몸으로 성교육하라니 어이가 없는 일이다.
더구나 보기만 해도 부끄러운 노골적인 성행위의 모습까지 보인다.
‘정기교환을 위한 체위의 실습까지 하란 뜻이냐!’
당연히 거세게 항의했다.
창조주급의 존재가 주재한다면 당연히 권능 계약서에 어느 정도 자아가 부여되어서 의사소통이 가능할 것이기 때문이다.
“후궁이 될 신족의 유모라도 스스로 원하지 않는 한 여기까지는 할 수 없는 일이다.
이게 무슨 짓이냐?”
과연 양피지의 권능발동이 멈추었다.
그런데 계약서에 적힌 일부분에 밑줄이 그어진다.
스으으으-!
거기에는 아이언이 바스타드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신에 승낙한 ‘유모(乳母)로서 순종’이란 말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친절하게 용어의 정의까지 주석을 달아준다.
‘순종(順從), 순순히 따름’
대모(大母) 마하는 뒤통수에 커다란 망치로 맞은 느낌을 받았다.
‘저 순종의 의미가 아이언이 유모로서 어떤 요구를 해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의미였어.’
후궁이 아니라 첩이 되라고 해도 거절할 수 없으니 이런 조치는 당연한 일이었다.
‘아악! 그렇구나!
아이언이 나를 후궁으로 원하고 있다는 뜻이야.
그러나 그럴 수는 없어!’
권능을 집중해서 저항을 시작한다.
그러나 몸의 변화는 멈추지 않는다.
이건 심각한 사태였다.
‘유아신이면서 애액의 정기까지 원한단 말인가?
설마 나보고 정말 거기까지 하라고?
나는 아수라 일족의 대모(大母)다.
지성체나 천족 여성이 아니란 말이다!
이런 대우를 용납할 수 없다.’
변화에 저항하려는 의지조차 사라지려 하기에 최후의 기력으로 했던 항의였다.
그러자 양피지가 빛을 발산하면서 허공에 문자를 그려서 대답한다.
‘십중심(十中心)급의 존재가 아니라면 어떤 열외나 변경 사항도 고려되지 않음.’
‘뭐? 십중심(十中心)?’
십중심(十中心)은 대모(大母) 마하도 알고 있는 유명한 존재들이었다.
허계에서 창조주를 힘으로 제압하고 지배권을 넘겨받은 정신체들의 이름이기에 정신체라면 모를 수가 없었다.
그래서 놀람은 더욱 커져만 간다.
‘십중심(十中心)만이 열외를 인정받는다고?
그러나 그들은 진리라는 새롭게 나타난 허계의 창조주에 의해서 처단되었다.
왜 그 이름이 여기서 나오지?
그럼 이 권능을 주재하는 존재가 허계의 존재였던가?’
생각은 길지 않았다.
여주신이 끝까지 저항하려 하자 도움이 되는 내용을 보여주기만 하던 카르마 계약서의 태세가 변했다.
수유법과 성교육, 정기교류에 관련된 내용과 해야만 한다는 의식까지 강제로 입력하기 시작한다.
후우우웅-!
카르마 계약의 부정과 저항은 용납할 수 없다고 선언하는듯한 광폭한 권능발산이었다.
여주신의 권능 저항이 심할수록 더욱 거세져만 간다.
“아아아아아-!”
그렇게 여주신의 점점 절대로 할 수 없다는 생각이 반드시 해야 한다고 바뀐다.
자신의 통제를 벗어나서 근본까지 뒤흔들 정도의 정신과 신체변화를 감지한 여주신은 이제 놀랄 기력도 없었다.
‘신체 조작은 물론이고 정신까지 조율하여 완벽한 계약 수행을 강제한다.
더구나 강제로 지식과 정보까지 부여한다.
이 무슨 무서운 권능인가?’
자신이 무슨 계약서에 서명했음을 깨닫고 한탄을 하는 아수라 일족의 대모(大母) 마하였다.
‘아아!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그렇게 카르마 계약서가 대모 마하를 지극히 순종적인 유모로서 만드는 동안 아이언도 좋지 않았다.
모두 원하는 대로 흘러가고 있었는데 기뻐하기보다는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대모(大母) 마하처럼 아이언의 눈앞에 카르마 계약서가 나타나서 계약 내용에 밑줄을 그으면서 표식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난리가 났다!
설마 이런 최하위 계약서에 진리님이 이렇게 개입을 하실 줄이야?’
더구나 양피지 옆에는 처음 보지만 지극히 익숙함이 느껴지는 목검의 환영이 하나 떠 있었다.
‘파멸유혼검(破滅有魂劍)’
목검의 옆면에 음각으로 새겨진 이름이었다.
그리고 반대쪽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매를 아끼면 아이를 망친다.’
어떤 타격을 주어도 반드시 목숨만은 살린다는 바람가 수련용의 절대기가 그림자나마 첨부되어 따라온 것이다.
‘혹시나 해서 최하위의 일반계약서를 썼는데 이런 강제력이 따라오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내가 너무 남발했나?’
저 파멸유혼검(破滅有魂劍)은 실체가 아니다.
여기서 너무 먼 허계에서 계약서를 통해서 발동한 강제력의 허상에 불과했는데 감히 거역할 생각조차 들지 않을 정도의 막강한 힘이 느껴지고 있었다.
‘과연 진리임. 오백억 년 이전에도 이렇게 강력하시구나.’
한쪽 무릎을 공손히 꿇은 아이언은 카르마 계약서가 지적하는 부분을 읽고 있었다.
‘역시 창조신을 만들기 위해서 최선(最善)이 문제였다.’
카르마의 계약서는 거기에 해석을 붙인다.
‘최선(最善), 가장 좋고 훌륭함이나 온 정성과 힘.’
지금 카르마 계약서는 아이언에게 묻고 있다.
유아신 상태로 어떻게 최선을 다해서 창조신급 주신인 대모(大母) 마하를 창조신으로 만들어 줄지를 말이다.
수많은 수단이 떠올랐지만, 진리의 수준을 생각하면 미흡할 뿐이었다.
‘제길! 최선이라는 모호한 표현을 계약에 쓰는 것이 아니었어.
지금 대답을 잘못하면 계약서 옆의 파멸유혼검이 내 머리를 박살을 낼 것이다.’
미숙한 차원의 마도신이 오만년의 강제 수련 동안 수없이 당한 일이지만 영웅신인 자신이 그럴 수는 없었다.
무리해서라도 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대답한다.
“바로 지금 조치하겠습니다.”
그 말에 카르마 계약서의 점멸하던 빛과 뚜렷해지던 파멸유혼검(破滅有魂劍)의 실체화가 멈춘다.
어떤 누가 와도 전력을 기울여 당장 여창조신으로 만들어 주겠다는 말 이상의 대답이 없기 때문이다.
후우우웅-!
만족스러운 듯이 파멸유혼검(破滅有魂劍)의 환영이 완전히 사라진다.
그리고 카르마 계약서의 다음 내용에 밑줄이 그어진다.
아이언의 눈빛이 어느 때보다 빛나면서 카르마 계약서가 문제가 있다고 표기한 사항들을 확인한다.
‘지적사항이 많구나.’
이건 계약하면서 조건이 많은 탓이었다.
카르마의 계약서는 정확하게 대모(大母) 마하의 순종 대가가 무엇이냐고 묻는다.
아예 완전히 후궁으로 만들 생각으로 순종을 집어넣은 아이언으로서 당혹스럽기만 했다.
‘쓸데없이 감정적인 단어가 너무 많았다.
무엇보다 형평성의 문제가 크구나.’
얼음기둥 밖에서 대모(大母) 마하의 몸과 정신을 카르마 계약서가 순종적인 유모로 강제조율을 하는 모습을 보니 저절로 식은땀이 흘러나왔다.
‘나도 저렇게 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리고 후회가 밀려왔다.
‘진리님의 카르마 계약서를 작성하면서 여유 따위를 부리면 안 되었어.
최하위 등급이라고 방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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