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375화 (1,286/2,000)

34권 35권

여주신은 비록 창조신장의 사생아이지만 영웅신의 자질을 가진 상급 창조신 아오 시바를 낳은 모친이면서 아수라 일족을 다스리는 대모(大母) 마하였다.

그런데 겨우 후궁보다 못한 유모(乳母)를 하라니 이건 상상도 못 한 제안이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는구나!’

더구나 늙지도 죽지도 않는 신족의 유모(乳母)는 어찌 보면 키우는 고위신의 장래 후궁 후보와도 같다.

그래서 당장 거절을 하려는데 바로 전달되는 의지에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그럼 창조신이 되게 도와주겠다.

보아하니 혼자서는 넘을 수 없는 승급의 벽에 막혀 있는 모양인데 가장 절실한 바람이겠지.’

당연히 창조신급의 주신이라면 무시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최고위 창조신이면서 영웅신의 조력이면 창조신이 될 수 있는 확률이 높다.’

그리고 아이언은 확실하게 선을 그어 주었다.

‘간단하게 나의 유모(乳母)가 되면 창조신이 될 때까지 최선을 다해 돕겠다.

이건 네게 아주 유리한 계약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너무 유리한 내용이기에 굉장히 마음에 걸렸다.

여주신은 잠시 생각을 하다가 가장 문제가 되는 일을 질문한다.

워낙 큰일이 걸려서 말투도 존댓말로 자연스럽게 변한다.

“저를 창조신으로 만들기 위해서 들어가는 신력과 정기의 양과 수준을 알고 있는지 묻고 싶군요?”

지성체를 최하위 초월자로 만드는 일조차 재능이 없다면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보다 난이도가 엄청난 창조신이 될 수 없는 주신을 억지로 승급을 시킬 방법이 있을 리가 없었다.

‘고위 창조신조차 엉성한 불로불사(不老不死)로 만드는 정도가 한계이다.

신력과 권능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의 한계는 태어나는 순간 정해져 있다.’

실제로 창조신이 되기 위해 안 해본 수련이 없는 자신이기에 명확히 잘 알고 있었다.

‘존재와 재능의 차이는 수련으로도 어쩔 수가 없어.

지금의 나는 창조신은 될 수 있으나 아이언의 말대로 자력으로는 넘을 수 없다.

아슬아슬하게 재능이 부족해.’

너무나 원통하게도 여창조신이 될 수는 있으나 아주 약간 부족하여 자력으로는 불가능하다.

그러나 너무 미세한 부족함이라서 포기할 수조차 없었다.

‘신격이 한발 짝만 앞으로 걸으면 바로 창조신인데 도저히 움직여지지 않는다.

정상적인 성장으로는 나는 창조신급의 여주신이 한계야.

그래도 아수라 일족과 주신 중에서 최고 수준이었기에 처음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지배종족이 신족이기에 창조신도 많다.

하지만, 신족의 최고 지배층으로서 현세계를 유지하느라 지휘부에서 정신이 없는 그들과 마주치기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여기에 대부분 현장의 일은 주신들이 맡기에 창조신급의 여주신만으로도 어떤 불편도 느끼지 못했다.

‘대부분의 창조신들은 위원회와 최고 위원회에서 일하거나 은하계의 중앙 신계에서 나오지를 않는다.

일부러 찾아가지 않으면 볼 수도 없다.’

창조신급 주신이면 충분히 대우를 받는 것이다.

그러나 창조신장에게 영웅신을 직계로 얻기 위해 접근하면서 문제를 심각하게 인지하게 되었다.

‘창조신장과의 관계도 처음에는 그렇게 열렬하게 사랑하면서 후궁의 자리까지 보장을 받았지.

그런데 창조신으로 발전되지 못하는 내 신격이 발목을 잡았다.’

창조신장의 배려로 창조신계의 권능과 정기 지원까지 몰래 받았는데도 승급에 실패했다.

‘아무리 노력해도 창조신급으로 올라서는 것이 한계였다.

마지막 수단으로 창조신장과 정기교류까지 해보았는데 주신의 그릇만 강하게 되었어.’

아수라 일족을 관리하는 대모(大母)를 넘어서서 지배하는 오리진이 되려면 창조신이 되어야 하는데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판정이 된 것이다.

‘나는 일족에서 창조신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판정받았었다.

그런데 단순한 가능성이었어.

확실히 된다는 보장은 없었던 거야.’

미세한 재능 부족으로 아무리 신력과 정기를 부여해도 창조신으로 빠르게 확장 시키고 키울 수가 없는 황당한 상황이다.

‘정기와 신력만 충분하다면 언제든지 창조신이 될 수 있다고 자신했는데 엄청난 충격이었어.’

창조신계에서 다시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분명 창조신이 될 수는 있다고 한다.

그러나 상위 존재의 엄청난 정기와 시간이 필요하다고 판정이 되었다.

‘그 당시의 창조신장도 총애하던 나를 어떻게든 창조신이 되게 하려 했다.

정기교류도 몇 번을 더 했지만 불가능했어.

그 결과 바스타드를 잉태하게 되었지만 이미 그게 중요한 일이 아니었어.’’

자신을 주신에서 창조신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창조신장의 신격과 정기를 전부 기울여서 투입해야 할 정도였다.

그러니 너무나 막대한 신력과 정기가 들어가고 회복에도 엄청난 기간이 필요하다고 예상이 되자 창조신장은 포기를 한다.

‘창조주의 대리자인 창조신장의 의무와 임무는 너무나 무거웠고 한시도 자리를 비울 수가 없다.

장기간의 부재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받을 수 없지.’

감수하고 시도한다고 해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었으니 야속하다고 할 수도 없었다.

갑자기 뜨겁게 달아오른 사랑은 차가운 현실과 충동하면 더욱 빠르게 결별이 다가온다.

그렇게 순식간에 짧은 사랑이 끝났다.

‘창조신장은 나를 창조신으로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했지만 내가 못해냈어.

불확실에 더 많은 희생을 강요할 수도 없었어.’

창조신장은 얼마 후 정식으로 이별을 통보했다.

밤새도록 주고받은 말은 길었지만 정리하면 간단했다.

‘창조신장의 반려나 후궁은 무조건 창조신 이상이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한 명의 여주신을 창조신으로 만들기 위해서란 개인적인 사유로는 장시간의 휴양을 할 수 없다.

반려나 다른 후궁들이 내가 당신을 특별히 편애한다고 생각하면 너무 위험하다.

그렇게 되면 당신을 더는 숨기거나 보호를 해줄 수가 없다.’

규정 때문에 여주신을 억지로 후궁으로 임명할 수 없고, 특별취급을 했다는 사실을 알면 반려와 후궁들이 질투로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는 사유였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말 못 할 사정이 있었다.

실제로 갑자기 주변에 창조신들의 감시가 생겼다는 사실이었다.

‘후궁들이 이미 눈치를 채고 있었는데 바스타드를 잉태했다.

약소일족의 여주신이 창조신장의 직계를 잉태했다면 경쟁자를 싫어하는 다른 명문일족에게 암살당하기 딱 좋은 상황이지.

그래서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참을 수밖에 없었다.’

창조신장은 정말 미안하다는 표정을 숨기지 않고 커다란 상자를 내밀었다.

그건 신계 하나를 살만한 정기였다.

‘이걸 가지고 창조신계를 떠나시오.

아수라 일족은 앞으로 잘 배려하리다.’

빈손으로 쫓아내는 것이 아니라 아수라 일족을 이끌 영웅신의 직계와 일족을 어느 정도 안정화할 재산을 챙겨준 것이다.

창조신장의 말대로 창조신계는 이제 위험하니 떠나야 한다.

‘단지 사귀고 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지금도 창조신을 보내서 경계하고 있는데 직계까지 얻었다는 사실을 알면 무사하기 힘들다.

이제 원하는 것은 모두 얻었다.’

창조신장이 이렇게까지 말하고 떠날 신계까지 조치해주니 바로 창조신계를 떠났다.

‘이별의 선물로 많은 재산과 일족의 배려까지 해주니 미워할 수도 없었어.’

그러나 마음 한구석이 완전히 무너졌다.

처음에는 목적이었지만 나름 진심이었던 창조신장과의 관계였다.

‘내가 여창조신이 될 수 없기에 결국 스쳐 지나가는 인연에 불과해졌다.

일족을 부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내가 창조신장의 반려가 되는 것이다.

아들도 사생아가 아닌 진정한 후계로 만들 수 있었어.’

자신이 창조신이 될 정도로 강하지 못해서 일족과 자식을 고난의 길로 몰아넣은 셈이었다.

물론 전부를 포기하고 옆에 있을 수도 없었다.

‘그러나 여주신으로서는 창조신장의 후궁이 되어서 버티지를 못해.

아수라 일족의 대모(大母)인 나로서는 비참하게 매달릴 수도 없어.’

자신이 창조신이 되지 못한 것이 원인이 되어서 모든 일이 너무나 어렵게 변했다.

자신의 재능 한계에 한을 품지 않고 창조신으로 승급에 매달리지 않으면 이상한 상황이었다.

‘그 뒤 미친 듯이 수련과 단련을 했어.

하지만, 아무리 힘든 수련을 해도 강해지기는 하지만 창조신은 될 수 없었다.

고위 존재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창조신계의 진단은 정확했던 셈이야.’

다행스럽게도 아이는 창조신장의 직계답게 너무나 훌륭한 재능을 가지고 태어났다.

창조신을 넘어서 영웅신의 자질마저 보이자, 아수라 일족은 환호했다.

‘덕분에 나는 창조신은 아니지만, 대모(大母)로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여창조신이 되지 못해서 창조신장에게 버림을 받게 된 마음속의 분노는 너무나 컸다.

그것은 아이의 양육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금은 행복해도 약하면 어차피 불행해진다.

그래서 태어난 아이에게 이름을 바스타드라고 짓고 가혹한 운명을 부여했다.’

예상대로 바스타드는 주변과 끝없이 마찰을 일으켰고 자신의 재능을 최대한 끌어내면서 너무나 강하게 성장했다.

여주신이 도저히 도달할 수 없던 창조신조차 성인신이 되는 순간 이룬 것이다.

‘그것도 최고 위원회가 주목할 정도로 강대한 각성이었다.

나의 약함에 대한 분노가 바스타드가 이렇게 빠르게 상급 창조신이 된 원동력이 된 셈이다.’

성인신이 되기 직전까지 어떻게든 최대한 강해질 수 있게 시련을 주면서 이끌었던 덕이기도 했다.

‘결과가 좋다고 과정과 원인을 무시하면 안 되었다.

바스타드에게 내가 그렇게 좋은 어머니가 되지 못했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바스타드가 성인식 직후 아오 시바로 개명할 때 말리지도 못했다.

어린 시절 너무나 가혹하게 몰아붙였던 기억이 무겁게 마음에 남아있었다.

‘그 뒤 바스타드는 자신의 직계라는 사실을 알아본 창조신장의 배려와 가진 재능으로 승승장구했다.

마침내 은하계 중앙 신계를 가진 상급 창조신이 되었다.

너무나 기쁜 일이지만 나는 이제 더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그리고 이제 갚을 기회도 없다.’

휘하의 신계관리주신들이 창조신들이니 전투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창조신급 여주신이 나설 기회가 거의 없는 것이다.

‘지금 상태로는 바스타드를 전투 외에는 돕지도 못해.

스스로 아오 시바라고 이름 붙일 정도로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해 주지도 못한다.’

아오 시바가 효도하면 할수록 마음이 아파지는 상황이다.

그런 자신의 사정을 잘 아는 것처럼 여창조신이 되게 해주겠다는 말을 들었으니 혹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부족한 재능만 아니었다면 창조신장의 반려조차 될 수 있던 내가 겨우 유모(乳母)라니?’

원래대로라면 들어볼 가치도 없는 제안이지만 창조신이 될 수 있다면 고려를 해볼 만하다.

‘창조신장조차 너무 많은 정기와 권능이 들어간다고 도움을 포기했다.

그런 나를 아무리 영웅신이 어떻게 조치할 것인가?’

주신을 창조신으로 강제로 진화시킨다.

어떤 강자라도 엄청난 정기와 노력이 소요될 일이었다.

그러니 자신을 창조신으로 만들려면 얼마나 정기와 신력이 필요한지 아느냐는 질문은 감당할 수 있느냐는 의미였다.

‘저 정도로 강력한 영웅신이라면 가능성은 있다.

그러나 나를 창조신으로 만들겠다고 정기 지원을 일방적으로 해주고, 장기간 폐관수련을 할 리는 없다.’

아이언이 유모(乳母)로 자신에게 얻을 수 있는 정기와 창조신이 되게 해주는데 들어가는 정기를 계산하면 바로 안 된다는 답이 나온다.

하지만 아이언은 아주 여유만만하게 말했다.

‘후후후후! 나를 뭐라고 생각하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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