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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363화 (1,274/2,000)

34권 35권

이미 하나의 신계의 군세를 전멸시키고 상급 창조신도 한 명을 때려죽인 아이언이었다.

그리고 지금 이렇게 나오는 것이 자신을 죽일 생각으로 도발하고 있음은 너무나 잘 알았다.

‘열 받는다고 덤비면 나만이 아니라 신계까지 어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원래 동원령이 떨어진 상황에서 탈영하고 최고위 창조신이 질책하는데 대들었다가는 죽어도 할 말이 없었다.

‘하지만 그건 야만적인 종족전쟁 시절이나 통용되는 규칙이었는데?

사문화되었잖아?

왜 다른 최고위 창조신님은 가만히 계시는 거야?’

상위자가 안전을 보장하지 않았으면 절대로 하지 않을 이탈행위였다.

커다란 요리접시가 또 날라온다.

‘아윽! 또 불합격이냐?

좀 잘 만들어라.’

지금이 요리 신생에서 최대의 위기라는 사실을 깨달은 총요리장이 직접 조리해서 가져온 음식이었는데도 불합격인 모양이었다.

신경질적인 아이언의 목소리가 주신전에 쩌렁쩌렁하게 울린다.

“이것도 맛이 없어!

너 정말 총요리장이 맞아?

나이와 실력을 거꾸로 먹었지?”

쏟아지는 폭언과 투기에 옆에서 바들바들 떨고 있는 총요리장이 불쌍할 지경이었다.

퍼억!

상급 창조신은 얼굴에 뒤집어쓴 고기 부스러기와 양념을 맛보고 한탄을 했다.

‘불 조절을 좀 잘하지.

덜 익었잖아.

총요리장의 실력이 이 정도가 아닌데 긴장을 해서 실수를 한 모양이야.’

요리가 맛이 없어서 기분이 나빠진 아이언의 투기와 살기가 더욱 높아져만 간다.

상급 창조신은 새삼스럽게 위기감이 몰려왔다.

‘잘못하면 요리 때문에 죽겠다!

내가 왜 탄핵에 찬성했지?

왜 미적거렸을까?’

다른 창조신들도 탄핵에 찬성하고 파업에 동참했으나 미쳐 날뛰는 아이언의 돌발행동에 모두 취소하고 복귀를 준비하는 중이었다.

자신도 그렇게 하려고 했으니 맞아 죽을 이유가 없지만 오기 전부터 작심을 한 듯이 쥐잡듯이 몰아붙이고 있었다.

“너 똑바로 안 서!

일단 상황판단을 못 하는 머리부터 또 탄핵을 시도하기 전에 부수어 주라?”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똑바로 서겠습니다!”

“음! 제길! 진짜 맛이 없네!

이걸 어떻게 먹어?”

또 불합격인 음식 그릇이 날라온다.

퍼어어억! 주르르르!

“우욱-!”

이번에 팔팔 끓인 국물 요리인데 머리부터 부어지니 화끈했다.

‘이건 너무 뜨겁네.

좀 적당히 식혀서 가져와라.’

이제 거의 음식물 쓰레기에 둘러싸인 상황이었다.

얼굴에 던져진 음식을 본의 아니게 전부 맛을 본 신계 주신은 이 상황이 할 말이 없었다.

일족 오리진의 혈족으로 태어나서 각종 고급요리를 맛본 미각은 정확하게 기준미달로 평가했다.

‘전부 미숙해.

이번에는 온도와 양념 배합에 실패했어.

요리들이 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여기서 살아나기만 하면 요리장부터 갈아치울 생각부터 하는 상급 창조신이다.

‘이것들이 왜 이러지?

요리신들이 일부러 그러는 것 아닌가?’

하지만 요리신들도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는 중이었다.

다만 이제까지 조수들에게 맡기고 뒤에서 감독만을 했기에 제 실력을 찾는데 시간이 걸릴 뿐이었다.

“으윽-! 손이 잘 안 움직여.”

“화력 조절기능이 이거든가?”“허억! 불이 너무 세졌다!”

화아아아아-!

익숙하지 않은 조리기구 조작에 여기저기서 작은 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총요리장은 어떻게든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서 진땀을 흘리고 있었다.

“긴장하지 마라!

천천히 하란 말이야!”

아이언이 요리실력을 인정한 신계는 그런대로 무사히 넘어갔지만 실패한 곳은 지금처럼 신계 주신이 음식물 쓰레기에 둘러싸이는 운명이 되었다.

무엇보다 요리신들의 등급이 확실히 정해지는 순간이기에 더욱 실수가 잦아지고 있었다.

그리고 겨우 전성기의 감각을 되살린 총요리장이 땀에 푹 젖어 가져온 고기요리를 받은 아이언은 숟가락으로 집어 먹으면서 말했다.

“잘할 수 있잖아?”

“하아. 하아.”

한순간에 최고의 솜씨를 강제로 끌어올린 총요리장은 대답할 기력이 없이 거친 숨만 내뱉을 뿐이었다.

겨우 하나가 통과되자 안도의 숨을 내쉴 뿐이었다.

그런데 다음 광경에 저절로 입이 커졌다.

후우우우읍!

아이언의 입으로 요리에서 황금빛이 빨려 들어가서 사라진다.

이게 무슨 현상인지 파악하려는 상급 창조신의 머릿속으로 아이언의 의지가 울린다.

‘별다른 일이 아니다.

적어도 고순도의 신력이 많이 필요해서 말이다.

요리신이 만들어낸 심혈이 기울여진 요리에 담긴 신력이면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

‘!’

장인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낸 물건에는 영혼이 깃든다고 말한다.

거의 영겁의 세월을 요리해온 요리신들의 요리에는 말 그대로 창조의 신력이 깃든다.

‘신력의 순수함으로 따지면 최고다.

어지간한 지성체들이 먹으면 장수와 건강을 보장해줄 정도의 효과가 있다.

그러나 상위 창조신들에게 거의 효과가 없는 미약한 신력이다.’

하지만 요리에서 빨아들이려는 황금빛이 주신전을 밝힌 정도로 찬란하게 빛나자 아이언의 진정한 무서움을 깨달은 상급 창조신이었다.

‘으윽! 음식에 포함된 모든 성분과 신력을 전부 분석해서 모두 흡수하고 있다.

불순물을 전부 배제하다니 엄청난 연산력이다.’

일반적인 창조신이 요리에서 얻을 수 있는 신력은 일 할도 안 된다.

그런데 아이언은 거의 전부를 흡수하고 있었다.

‘이건 설마?

아직도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해 보니 아이언은 아직 유아신이다.

‘성장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았단 말이지?’

저 정도로 분석해서 순수한 신력으로 바꾸어 빨아들일 연산력이 있다.

그러면 충분한 정기가 주어진다면 앞으로의 성장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빨라지고 강해질 것이 분명했다.

‘저 정도의 완벽한 순도를 가진 정기나 신력으로 성장한다면 엄청난 수준이 된다.

가지고 있는 정기가 적어도 아무 상관이 없을 정도로 강해질 것이다.’

요리에 담긴 순수한 신력을 아이언이 남김없이 빨아들여 평범한 음식이 되었다.

그대로 먹으면서 아이언이 묻는다.

“그래서 너의 선택은?”

음식 범벅이 된 상급 창조신은 필사적으로 머리를 굴려서 해답을 찾는다.

‘성장이 끝난 지금의 최고위 창조신들을 따를 것인지 아니면 지금보다 더 강해질 자신을 따르겠느냐고 묻고 있다.’

초월자 출신의 영웅신들과 유명 일족의 오리진들이 저울에 올려진다.

‘본래라면 생각할 가치도 없다.

하지만 지금이라면 다르다.’

흑염 도적단으로 생긴 환란은 상급 창조신들의 인식조차 어느 정도 바꾸고 있었다.

특히 고위 창조신들이 힘을 모아서 올린 아이언의 탄핵이 개인의 난동으로 무력화된 충격은 실로 대단했다.

‘힘의 시대가 올지도 모른다.

정치가 아닌 순수한 폭력이 지배하는 야만의 시대.

아이언이라면 그러고도 남는다.

또한, 브라이트님과 샤이니님이 이번 일이 끝나면 잠이 든다고 공언했다.’

이번 일에 직접 개입을 하는 대가로 우주신들은 모두 잠이 들겠다고 약속한 이상 변경될 수 없는 진실이다.

그리고 아이언은 막을만한 영웅신이 없는 신족의 권력이 어디로 움직일지는 직접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탄핵을 당해서 자중하겠다고 스스로 변경으로 물러난 샤이니와 아이언은 너무나 다르다.

어떻게든 권력을 잡으려고 할 것이다.

아이언의 독주가 시작된다.’

지금도 신계의 권력구조가 뿌리째로 뒤흔들리고 있다.

최고위 창조신 말석이 다른 최고위 창조신들을 강제로 사열하겠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인데 벌어지고 있었다.

아이언이 앞으로의 행동으로 인한 혼란이 가져다줄 승급 기회에 마음이 흔들렸다.

‘이것이 특출한 무력으로 집단의 의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영웅신의 무서움이구나.’

이렇게 하위 창조신들이 영웅신에게 동조하여 기존의 고위 창조신에게 도전하는 사태를 우려한 최고위 창조신들이었다.

그런 이유로 탄핵을 부추겼으나 오히려 아이언의 무서움과 능력을 더 빠르게 강조해준 격이었다.

탄핵에 찬성했다는 원죄가 있는 이상 아이언에게 붙잡힌 상급 창조신들에게 선택의 여부는 거의 없었다.

“...”

잠시 더 생각하다가 몸에 덕지덕지 붙은 음식들을 떼지도 않고 아이언이 앉아있는 영광의 자리 밑에 있는 참모의 자리에 앉은 상급 창조신이었다.

명백하게 하위자로 자처하는 모습에 놀란 다른 신계관리주신들과 요리신들이었다.

‘설마 아이언의 세력으로 들어가실 생각인가?’

‘아무리 영웅신이지만, 초월자이지 않은가?’

초월자들은 종족전쟁의 패배자로서 정기를 생산하는 지성체와 거의 동격으로 떨어졌다.

그런데 영광스러운 최고 위원회의 상급 창조신이 부하가 되다니 있을 수 없는 사태였다.

신계관리주신들로부터 뭔가 반대여론이 나오려는 분위기를 감지한 아이언의 행동은 빨랐다.

신계 주신에게 한번 맞고 바닥에 떨어진 음식 그릇들이 다시 떠올라서 난다.

퍼어어어억-!

창조신들로 이루어진 이십 명의 신계관리주신들이 아무런 대응도 못 하고 그대로 땅에 떨어졌던 음식 그릇에 적중되었다.

“어억-!”

“컥-!”

권능으로 음식 그릇을 던지는 간단한 공격이었지만 머리가 뒤흔드는 충격에 휘청거리는 신계관리주신들이었다.

뚝뚝-!

그리고 음식 국물이 아닌 코에 피에 흐르는 것을 보고 깨달았다.

자신들의 신계 주신이 일부러 맞아준 것이 아니고 막을 수 없었고, 반항하지 않은 것이 아니고 힘이 없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바짝 굳은 신계관리주신들을 가소로운 눈빛으로 흩어본 아이언은 딱 한 명을 지목했다.

“다음은 너다.

네가 대접해봐.

어디 수준 좀 보자.”

“!”

가장 반항하는 기세가 심했던 신계관리주신이었다.

일순 아이언의 화살이 자신에게 겨루자 어이가 없어진 최선임 신계관리주신이었다.

‘신계 주신조차 함부로 못 하는 명문 일족의 일원인 나다.

그런데 초월자에게 무슨 대접을 하라는 거냐?’

그러나 생각은 더 이어지지 않았다.

아이언의 손가락을 가볍게 튕긴 것이다.

튕-!

주신전의 바닥을 타고 간 투기 한줄기가 그대로 최선임 신계관리주신의 배에 적중된다.

투하하하하하학-! 퍼어억-!

너무나 느리고 뻔히 보이는 공격이라서 충분히 피하거나 방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으헉-!”

그러나 이상하게 방어하지 못하고 배를 무방비로 내준 최선임 신계관리주신은 추한 비명을 지르면서 그대로 무릎을 꿇었다.

“꽤에에에엑-!”

피를 토하는 신계관리주신에게 아이언은 혀를 찼다.

“쳇! 역시 못 피하나?

당장 가서 네 요리신에게 음식 만들어 가지고 오라고 해!

넌 신계 주신이 아니니 맛이 없으면 팔다리의 뼈부터 부러트려 주마.

조리하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 뻔하니 사탕부터 가져와.”

“크으으으-!”

뭐라고 말하고 싶은데 다음 말에 머리가 하얗게 비어간다.

“최고위 창조신인 내 명령을 어기고 도망치면 모든 신계에 있는 네 일족 전부를 지워주겠다.

일단은 여기부터다.”

아이언이라면 하고도 남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최선임 신계관리주신은 내장이 박살 난 고통을 참으면서 허겁지겁 움직인다.

그리고 바짝 얼어붙어서 부동자세를 취한 신계관리주신들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정치의 시대가 가고 폭력의 시대가 왔구나.’

‘나에게 올라설 기회가 될 것인가 아니면 사라질 것인가?’

‘일단 신계 주신님도 음식 범벅이 되었으니 거부하면 피범벅이 되어서 사라질 확률이 지극히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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