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십중심이 신족과 마신족을 전멸시켰어도 차원창세신 코아는 결국 못 잡았으며 계속 싸우게 된다는 뜻이었다.
황금의 절대자가 그 참상을 떠올린 순간 불변 권능이 동전에서 물러났다.
‘아아! 나의 황금족이여. 이 못난 수장을 용서하라.
과거의 복수와 복권을 위해서 현재와 미래를 희생할 수는 없었노라.’
황금의 절대자의 눈에서 한 방울의 눈물이 떨어진다.
빙글! 탁!
황금의 절대자가 고뇌하며 망설이면서 자신의 패배를 결정하는 순간에 영원동전은 드디어 앞면을 보이고 멈추어 버린다.
“….”
“….”
“….”
아무리 동전을 통한 권능대결이지만, 황금의 패배를 지켜보게 된 모두가 침묵한다.
그리고, 거의 동시에 차원창세신 코아의 등에 솟아난 날개가 피를 품어낸다.
푸하하하하하-!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신력과 마력을 지원받아서 만들어낸 날개들이 분해되면서 피 분수를 품어냈다.
승리를 만끽하기도 전에 즉사할 정도로 타격을 받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비틀거리면서 투덜거렸다.
“크으으으으! 모두 근성이 없구나.
마지막에 손을 놓으면 어떻게 하나?
나 혼자 감당하느라 모두 같이 끝장날 뻔했다.”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대답은 없었다.
한계를 뛰어넘은 출력을 발휘한 창조신장은 죽지는 않았으나, 엄청난 타격을 받아서 영광의 자리 아래에 쓰러져서 신음하고 있었다.
“으으으으으으윽!”
주변의 고위 창조신들이 달려들어서 창조력을 쏟아붓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마신황제도 죽을 듯이 바르르 떨면서 검은 피를 입에서 바닥으로 쏟아낸다.
“커어어어어억!”
이들의 힘을 받아서 전력을 초과하여 한계를 넘은 권능을 발휘한 차원창세신 코아의 상세가 더 심했다.
퍼퍼퍼퍼엉! 지지지지지지지직-!
억지로 늘렸던 날개들이 폭발하면서 붕괴한다.
그리고, 신체 여기저기에서 균열이 일어나면서 지금이라도 무너질 것 같았다.
과다출력으로 인한 신체 붕괴라는 일반 창조신이면 즉사할 타격을 입고도 미친 듯이 웃는 차원창세신 코아였다.
“쿡쿡쿡쿡! 이 신체로는 무척 무리했지만, 이 정도로 내가 죽을 것 같으냐?
십 중 팔이 완성되었다.
이제 눈 앞이다.”
신체가 붕괴하는 속도보다 더욱 빠르게 회복하면서 버티는 모습을 지켜보는 십중심들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십중심 중 최강이 분명한 황금의 절대자의 패배를 알리는 동전의 앞면을 지켜볼 뿐이었다.
‘소마와의 승부가 남아있지만, 황금의 절대자가 어떤 이유로든 졌으니 승부는 보나마나다.’
그런데 영원동전에 이변이 생긴 것은 그때였다.
퍼석!
동전이 두 동강이 나더니 산산조각으로 붕괴하여 소멸한다.
잠시 어이가 없는 표정을 지은 십중심들은 한마디씩 했다.
“결국에는 부서졌군.”
“황금의 불변을 거슬리고서 무사할 수는 없지.”
“아무리 하위 권능이 합세한다고 해도 상위의 권능을 초월할 수는 없다.”
“원래 무리였어요.”
“이렇게 되면 결과가 어떻게 되지?”
“앞면을 보이고서 소멸했다.
그럼 차원창세신 코아의 승리가 아닌가?”
“미묘하군.
차원창세신 코아가 준비해온 동전이 견디지 못했으니 승리했다고 보기는 힘들지.”
그 말에 붕괴하려는 몸을 겨우 수습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다급하게 동전의 파편을 회복하려 했지만, 깔끔하게 사라진다.
부스스스스!
망연자실한 표정을 지은 차원창세신 코아는 아무리 창조력을 동원해도 반응하지 않는 손바닥에 남은 영원동전 찌꺼기를 꼭 쥐고서 외치기 시작했다.
“이이이이! 언제나 마지막 마무리가 문제야!
또 이렇게 되다니?
왜 난 항상 이 꼴이야!”
과거에 어떤 일을 회상하는지 모르지만, 한(恨)이 흘러넘치는 목소리였다.
그렇게 가루가 되다가 완전히 존재가 사라진 영원동전을 쳐다본 소마(笑魔)는 웃으면서 묻는다.
“후후후! 승부를 결정지은 동전이 없어졌다.
이러면 무승부가 아닌가?
황금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무효로 하고, 다시 승부하겠는가?”
처음부터 내기 동전의 선택권을 가진 차원창세신 코아가 유리한 승부였다.
그러니, 다른 동전으로 하면서 황금의 절대자가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면 반드시 이기겠지만, 소마(笑魔)는 전혀 상관하지 않았다.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모르지만, 절대계 마신황제가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벌벌 떠는 모습을 보니 흥미가 사라졌다.’
모두가 황금의 대답을 기다렸다.
“….”
그런데 무엇인가 허탈하면서 속이 시원한 표정을 지은 황금의 절대자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고, 고개를 흔들었다.
패배를 받아들이겠다는 의미였다.
“후후후! 정말 많이 변했기는 했군.
차원창세신 코아여! 너의 승리다.
권능의 정점인 황금과 내기해서 이겼으니 자랑해도 좋다.
이제 나와의 승부로구나.”
영원동전은 사라졌다.
다시 만들어야 하는데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목숨이 경각에 달린 모습을 쓱 흩어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판단한다.
‘약해빠진 저 녀석들이 회복하려면 한세월이 걸린다.
다시 만들기는 글렀다.
그리고, 너무 설쳤어.’
당연히 자신을 죽이겠다고 달려들 줄 알았던 황금의 절대자가 허공을 공허한 시선으로 쳐다보고 있으니 오싹하기까지 했다.
비상사태였다.
‘아오 시바! 위험해!
이러다 내 목부터 날아가겠다.’
잠시 생각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가볍게 고개를 숙이면서 말한다.
“제가 어찌 사장님들에게 계속 도전하겠습니까?
동전내기는 소마(笑魔) 사장님이 이기신 것으로 하시지요.
다만 절대계 마신황제의 목은 제가 준비할테니 합류를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양손은 어느새 가슴 앞에서 맞잡고, 비비려는 아부의 자세였다.
“필요하시면 소마(笑魔) 세력에 합류하지 않는 마신족도 싹 쓸어서 바치겠습니다.
이 기회에 전력강화도 하시지요.”
“….”
언제든지 도주할 차원권능의 준비를 마친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본 소마(笑魔)는 피식 웃으면서 가면 속에서 검은 동전을 꺼냈다.
“훗-! 모처럼 힘들여 준비했는데 안 할 수가 없지.”
우우우우우우웅-!
무시무시한 마력이 동전에서 품어져 나온다.
검은 동전을 손가락에 끼운 소마(笑魔)는 여성의 목소리로 크게 웃으면서 말한다.
“오호호호호호호! 참으로 재미있구나.
황금과 직접 싸울 수 없으니 내기로 이기겠다는 생각은 너와 같았다.
이 동전도 그 준비물 중 하나란다.
그런데 결과가 달랐어.
어떤 내기를 해도 나의 패배는 예정되어 있었지.”
소마(笑魔)의 목소리가 패기가 넘치는 젊은이의 목소리로 변한다.
“참으로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지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절대계에서 최강의 자리를 놓치지 않던 황금의 절대자가 상대이니 말이다.
시도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데 설마 간사한 말과 막 나가는 성향으로 협박하여 복수를 포기하게 해서 이길 줄이야?
도전하지 않은 나보다 네가 분명 낫다.
그러니 오너라.
이번에는 나를 이겨보아라.”
“졌습니다!
제가 어찌 소마(笑魔) 사장님에게 덤비겠습니까?”
재빨리 차원창세신 코아가 고개를 숙이자 소마(笑魔)는 살기를 품어내면서 말한다.
“내게는 그런 가식이나 위장이 안 통한다.
내기의 내용을 바꾼다.
이제 마신황제의 목은 필요가 없다.
지면 너의 목을 내놔라.”
“!!!”
소마(笑魔)가 차원창세신 코아의 목을 요구하자 기세가 험악하게 변하기 시작한다.
그는 은은한 살기가 드러나는 눈동자로 소마(笑魔)를 쳐다보면서 묻는다.
“원하신다면 드릴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황금 사장님과 임시로 계약하고 세력도 없이 혼자인 저의 목을 어디다 쓰시려고 하시는지요?
마신황제의 목과는 달리 아무런 쓸데가 없으시지 않습니까?”
“하! 너는 어떤 수단을 썼든지 간에 상관없이 황금을 이겼다.
그런 존재가 어떻게 가치가 없지?
그리고, 마신황제와 창조신장을 동시에 맡을 수 있는 창조신을 내버려 두란 말이냐?”
“저는 현재 십중심의 아군입니다.
절대계 창조주의 반란을 위해서 집결시키라는 임무를 받았습니다.”
“그것이 문제다.
임무가 끝나면 십중심의 적이 안 된다는 보장이 있는가?”
그 말에 차원창세신 코아는 손을 비비면서 크게 웃는다.
“푸하하하하하! 그건 걱정하지 마십시오.
임무가 끝나면 저는 여기 없습니다.
바로 저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빨리 돌아가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뜻밖의 말을 들은 십중심들은 잠시 고민을 하더니 흑염의 절대자를 쳐다본다.
차원창세신 코아에 대한 정보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직감권능만큼 정확한 판단이 없기 때문이다.
흑염의 절대자는 검은 불길이 타오르는 눈으로 차원창세신 코아를 쳐다보면서 말했다.
“사실이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반란에 성공하면 바로 돌아간다.
그리고….”
화르르르르르-!
흑염의 절대자의 몸에서 검은 불길이 하늘로 치솟으면서 타오른다.
돌아가는 상황을 조금 더 파악하기 위해서 신령으로 변해서 직감권능을 강화한 것이다.
“강자존 약자멸(强者存 弱者滅)?
이건 아니군.
승자유 패자무(勝者有 敗者無)
뭐야 이거?
자유와 통제(自由와 統制)?
왜 이렇게 미래의 개념이 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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