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아이언의 머리카락은 기반으로 만든 지성체 아기를 참고하여 처음부터 금발로 만들었다.
거기에 삭월(朔月)의 시즈지에게 받은 창조력이 강한 모유의 영향으로 이렇게 빛나는 황금빛이 되었는데 겨우 프롬 여제의 타액 조금으로 파란색으로 변한 것이다.
‘삭월(朔月)의 시지즈에게 마신 양과 지금을 비교하면 비교가 안 되게 적다.
그런데 이렇게 색깔이 진하게 변했지?
설마 지배의 권능이 창조력에 비해서 엄청나게 강한 것인가?
다른 요인이 있나?’
자신의 목에 양손으로 매달린 프롬 여제는 쳐다본다.
그녀의 신체는 입으로 삼켰던 정기 술을 아이언이 대부분 흡수하여 약간은 편안해졌다.
그러나, 아직 부족한지 살짝 입을 벌리며 혀로 붉은 입술을 핥는 모습을 뚫어지라 쳐다보면서 분석하고 바로 결과를 내었다.
“그녀에게 흡수된 정기 술과 타액이 섞여서 나온 결과로군.
그녀가 몸으로 흡수하지 못하고 흘러넘친 정기 술이지만, 신체로 들어간 순간 성질이 조정되면서 효과가 급증했어.”
지배의 권능이라는 필터가 정기 술을 흡수하기 좋게 정화했다고 보면 정확했다.
“지배의 권능이 신체와 조합하여 몸에 들어온 정기 술을 아주 적합한 정기로 변화시켰다.
그리고, 그녀는 나의 적합자이기도 하지.”
프롬 여제가 흡수하기 좋아졌다면 아이언도 효과적인 흡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거기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지배권능이 담긴 타액과 정기 술이 섞이면서 효과가 급상승했다고 보면 확실했다.
공중에 떠서 이 현상을 생각하던 아이언에게 프롬 여제의 신체는 적극적으로 엉켜오기 시작했다.
‘빠르게 강해지기 위해서는 고위존재와 정기교류가 필요하다고 항상 생각하고 있었는데, 그 대상이 항상 도와준 명예대공인 아이언이라면 꺼릴 이유가 없다.’
더구나, 아이언이 최고위 창조신이었기에 일반 초월자인 프롬 여제의 신체로서는 더할 나위가 없는 상대이기도 했다.
의식은 너무 강한 정기를 흡수한 충격 때문에 혼수상태였으니 본능만 남은 신체는 더욱 과감하게 움직였다.
화아악!
‘어쩔 수 없지.
크롬 공주에게는 나중에 잘 설명하거나 숨기자.’
크롬 공주와의 관계가 걱정된 아이언이지만, 일단 프롬 여제를 구하기로 한다.
더구나, 방금 정기 술이 적합자의 신체에서 변화되어 강화된 효과를 확인하고자 하는 욕망도 컸다.
“후훗! 놀라운 발견이로군.
설마 정기 술을 적합자가 흡수해서 다시 제공하면 이렇게 효과가 강화되다니 말이야.”
아이언의 찬란하게 빛나는 금발은 오른쪽 옆머리가 파란색으로 바뀌어 있었다.
우우우웅! 우우웅웅!
영역은 작지만, 기존의 창조력의 빛에 지지 않을 정도로 강력한 지배의 권능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그 권능이 누구에게 어떻게 왔는지는 명확했다.
아이언의 눈앞에 음부를 활짝 열고 거친 숨을 헐떡이고 있는 프롬 여제의 신체였다.
스르르르!
살짝 자신의 파란색 머리카락과 정기 술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프롬 여제를 소중하게 매만진 아이언은 웃었다.
“후후후! 무의식이 이 정도면 의식이 있는 상태에서 받으면 정말 굉장하겠어.”
지금 프롬 여제의 신체는 살기 위해서 과다한 정기 술을 아이언에게 넘기기 위해 매달렸기에 제대로 권능이나 정기가 전달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옆머리의 색깔을 지배의 파란 색깔로 바꾸었으니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창조력과 비견될 만했다.
‘원래 흐름에서는 단지 기계 지배에 특화되어서 별것이 아니라고 했는데 역시 개발 부족이었던 모양이야.
멍청한 원래의 아이언이 방치를 했던 모양이로군.’
그러나, 시체 부활로 초능력자부터 시작했던 원래 흐름을 생각하고 이해를 한다.
‘자기 앞가림도 힘든데 유모를 챙길 수 있을 리가 없지.’
물론 멀쩡한 신령으로 신체를 만들어서 부활한 지금은 사정이 아주 달랐다.
‘난 초월자도 아닌 최고위 창조신이다.
지금의 나 정도면 유모를 얼마든지 키워주면서 같이 성장할 수 있다.’
그 이후에 입에 입을 대고 숨을 불어넣는 인공호흡에 들어간다.
너무 많은 정기 술을 먹어서 흡입만으로는 제정신이 안 돌아온 탓이다.
“휴우! 마지막에는 원시적인 방법이 최고로군.”
투덜거리면서도 자신을 강하게 해줄 프롬 여제였기에 손에는 정성이 담겨있었다.
그리고, 그때 프롬 여제의 의식은 환상과 같은 꿈을 꾸고 있었다.
아이언의 정기를 입에 넣었을 때부터 보이는 무엇인가의 기억이었고 흐름이었다.
‘이…이건?’
거기에는 완전한 기계 인간이 된 자신의 모습이 보였다.
시야에 보이는 화면이 회전하기 시작한다.
파라라라라라라-!
마치 고속회전되는 영화의 필름처럼 흐름이 빠르게 흘러간다.
‘기계 인간의 군대를 이끌고 연합을 몰아붙이고, 초능력자들을 체포해서 강제로 초능력 병기로 만드는 모습이 보인다.’
승승장구하는 자신의 앞을 해적 여왕이 된 에메랄드가 막아선다.
그리고, 믿었던 크롬은 누군가와 함께 떠나버렸다.
홀로 남아서 더욱 폭주하는 그녀를 은하계의 초능력자를 규합한 삭월(朔月)의 시즈지라는 터무니없이 강력한 초능력자가 군단을 만들어 대항을 시작했다.
초능력자 군단에는 제국을 너무나 잘 아는 크롬 공주가 붙어있었기에 이길 방법이 없었다.
‘내 공주들 때문에 모든 전쟁에서 패배하고, 기계 본성만 남았는가?’
기계 인간이 되어서 감정이 거의 사라진 자신이 한탄한다.
그리고, 본성을 폭파하는 한이 있어도 저항세력을 멸망시키려고 할 때 비쩍 마른 소년이 나타나서 방해한다.
“아이언이라고 합니다.
프롬 여왕.”
그 말을 듣는 순간 프롬 여제의 의식은 큰 충격을 받았다.
‘아이언? 설마?’
절세의 미소년인 아이언과는 비교할 수 없이 추레하고 능력도 약했다.
그러나, 기계 인간이 되어 초능력이 약해진 프롬 여왕을 압도하기는 충분했기에 제압을 당하고 기계제국은 완전히 멸망한다.
완전히 의식을 잃은 자신은 어딘가로 압송되고, 기계 인간들은 초능력자와 연합의 군대에 의해 모두 소각 처리된다.
그렇게 기계제국의 멸망을 간접적으로 지켜본 프롬 여제의 의식은 큰 충격을 받았다.
‘아아아!’
자신을 아이언이라고 소개한 소년은 프롬 여왕의 기계 몸을 제거하고, 보관 중이던 육체로 다시 옮겨버린다.
‘불치병도 치료해서 완전히 건강을 되찾게 해주었다.’
기계제국의 멸망을 알게 된 저 당시의 프롬 여왕은 살 의욕을 전부 잃고 자살을 반복해서 시도한다.
그걸 되살리면서 더욱 말라가는 소년의 모습은 안타까울 정도였다.
더욱 말라가는 소년에게 크롬 공주가 애원하는 모습도 보인다.
‘어마마마를 제발 살려주세요.’
‘프롬 여왕은 완전히 삶의 의욕을 잃었어요.
제국을 되돌려주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러나, 당신에게 받은 은혜가 있으니 그렇게 하지요.’
담담하게 말하면서 치료를 반복하는 아이언이라는 소년의 모습을 본 프롬 여제의 마음속에 무엇인가 울리기 시작한다.
그것은 차원권능의 황금빛이었다.
그녀를 삼켜서 뒤바꾸려는 세계의 항상성을 막고 있었다.
우우우웅!
아이언이라는 소년이 프롬 여왕과 계약을 맺고서 강제로 육체를 유모의 상태로 만드는 모습을 보았다.
“가만히 좀 있어.
잘못하면 초월자도 못 된단 말이다.
설마 그 정도로 내가 아파하거나 다칠 거란 생각을 했으면 큰 착각이다.”
그리고, 소년은 단호하게 말했다.
“나는 원망받을 이유가 없다.
너와의 계약을 위하여 지금 지독하게 무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걸 해주고 나면 얼마를 쉬어야 할지 나도 몰라.
그런데 은하계가 모두 너를 죽이라고 난리다.
너를 살리려는 것은 이제 나와 크롬 공주밖에 없다.
그러니 너는 내가 회복할 때까지 이걸로 지금보다 강해져 살아남아라.”
“….”
빙그르르르!
거기까지 본 프롬 여제의 의지를 회전하던 세계의 항상성이 덤빈다.
파아아아아!
아이언과 연결되었던 차원권능이 방어하려 했지만, 한계가 있었다.
세계의 항상성이 발산하는 의지가 그녀의 의지를 뒤흔든다.
‘지금의 흐름에서 너는 기계 여왕이 아닌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의 유모로 조정되었다.
이것이 세계를 위해서 더 나은 흐름이기에 거기에 맞춘다.
아이언의 유모로서 최선을 다하라.’
아이언에게는 신격에 눌려서 꼼짝도 하지 못한 세계의 항상성이었지만, 일반 초월자라면 달랐다.
차원권능이 방어를 해주었지만, 자기 자신의 신격 부족으로 방금 보았던 대부분의 기억을 잃고서 튕기는 프롬 여제였다.
‘흐아아아!’
조금 남은 기억은 어떻게든 아이언의 유모를 완벽하게 해서 더욱 강해지고, 은하제국을 확장해야 한다는 사명감이었다.
세계의 항상성에 의해 조정을 당한 충격으로 아주 조금씩 신체로 되돌아오는 의지는 자신의 상태를 자각하기 시작했다.
‘으으으으음! 무…무거워.
그리고, 이게 뭐지?’
그녀는 알몸으로 투명한 벽 너머의 정기 술의 호수로 뛰어들고 나서 어떤 상태였는지 기억이 없었다.
단지 세계의 항상성이 조정한 아이언의 유모를 잘해야 한다는 사명감만이 떠올랐는데 흐릿한 시야로 아이언이 보이자 바로 안심을 했다.
‘아이언님? 흐음!’
인공호흡을 하는지 몇 번 입에 바람을 불어넣고 빨다가 가슴을 누르자 상황파악이 된다.
그제야 자신이 정기 술의 호수에 몸을 완전히 담그자 못 견디고 기절을 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나를 구해주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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