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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327화 (1,238/2,000)

34권 35권

그 말에 벼락에 맞은 듯한 표정을 지은 군신들은 모두 고개를 숙이면서 외쳤다.

“핫!”

절대계 최고수준의 방어력을 가진 검편 본성을 겨우 일 분 만에 점령한 십중심급의 창조신이 지원을 약속하니 두려울 이유는 없었다.

더구나, 모든 전선을 혼자서 지원하겠다는 말이 허황한 장담이 아니라는 사실은 차원창세신 코아가 가진 차원권능의 기동성을 생각해보면 확실히 잘 알 수 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님이 검편님보다 개인적인 능력이 못하다고 하지만, 이렇게 광활한 전선에서는 그 이상이다.’

언제든지 도와주고, 아군을 가장 신경 쓰는 강자만큼 투신과 군신에게 매력적인 존재는 없었다.

그래서, 이미 검편과 비슷한 존대를 하기 시작한 군신들은 망설임 없이 시위대를 진압한다.

“우아아! 군대가 시민을 친다.”

갑자기 완전무장한 군신들과 투신들이 덮치자 시위대의 기세는 단숨에 무너졌다.

그리고, 모두 남김없이 연행되어서 강제로 머리가 깎인다.

거기에는 남녀노소가 없었다.

“저기요! 전 평범한 시민이에요!”

“지나가던 길이었어요!”

“꺅! 이러지 마요!”

삭발에는 여신의 구별조차 없었다.

분쟁 행성을 점령하고 관리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병력이라도 많아야 했기에 용서 없이 머리를 모두 밀어버리고 신기를 쥐여준다.

그들은 이미 차원창세신 코아의 언질을 받았기에 다급하게 출병을 시작한다.

“점령 행성의 총독과 지배층은 당연히 군신이 맡는다.

검편 사장님이 도착하시기 전에 끝내라.

앞으로 이틀 남았다.

그 이후는 나도 장담하지 못한다.”

“핫! 반드시 점령하겠습니다.”

항성계 이상의 광활한 지역을 제집처럼 드나들 수 있는 초장거리 도약능력을 가진 십중심급 창조신이 지원이 있는 이상 전선이 무너질 리가 없었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의 지배도 이틀만이 남아있기에 기정사실로 할 필요가 있다는 말로 알아들었기에 전력으로 달려든다.

펄럭!

검은색의 바탕에 빛나는 검이 새겨진 검편의 깃발이 펄럭이는 군대가 일제히 각 행성을 출발하여 다른 세력의 주변 행성으로 쳐들어가서 점령을 시작한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검편일족을 관리하기 시작한 다섯째의 날이 끝나는 시기였다.

그 광경을 지켜보는 절대계의 모든 존재는 경악하고 탄성을 질렀다.

“맙소사! 전쟁을 이렇게 쉽게 일으키다니?”

“검편일족이 모두 미쳤나?”

검편일족은 검편과의 불화로 십중심의 일족치고는 작은 영역이 있었다.

그런데 이번 일로 단숨에 두 배 이상으로 영역을 확대하니 모두 더럭 겁이 났다.

“진짜 검편이 독한 마음을 먹었나?”

십중심의 힘을 막을 존재는 같은 십중심 외에는 없었다.

그동안 일족과의 대립으로 거의 방관하다시피 했기에 야금야금 영역을 축소해왔는데 단숨에 내주게 된 셈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곧 검편일족 대공세의 허실을 깨달았다.

‘검편이 보이지 않는다.’

‘전력도 어딘가 부족해 보이는 신병들이 다수 섞여 있다.’

각 세력의 군신들이 보기에 아무리 보아도 검편의 깃발을 앞세운 허장성세였다.

바로 현황을 보고하고 반격을 건의한다.

“검편이 없는 이상 두려울 필요가 없습니다.”

“신병이 절반 이상입니다.”

“바로 칠까요?”

군신과 투신들이 은근히 출전을 원했지만, 각 세력의 지휘부들은 지금 이 상황이 점점 머리가 아파지고 있었다.

그 이유는 검편이 진짜 분노하면 감당하기가 힘들고, 무엇보다 지금 검편일족을 저렇게 만들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는 정말 예측 불가였다.

‘검편의 본성을 일 분 만에 떨어뜨렸다는데 나의 본성에 쳐들어오면 무사할 리가 없다.’

결론은 이미 나와 있었다.

“관둬라.

너무 멀어서 어차피 우리에게 필요도 없는 행성이다.”

“검편일족의 무분별한 확장을 방지하기 위해서 임시 점령했을 뿐이다.”

“검편이 일족을 장악하고 정말 직접 나선다면 그 정도는 양보해야 하겠지.”

각 세력의 지배층들은 검편 일족이 가진 현재 전력의 정확한 수준을 알기에 더 이상의 영역 확대는 무리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라는 미지수의 강자를 의식한 결정이었다.

“주변에 요새를 세워라.

그걸 새로운 경계선으로 삼는다.”

“어차피 더 먹으면 관리를 못 하니 스스로 토해낼 것이다.”

임시였지만 점령지역을 버리라는 지시에 군신과 투신들은 불만을 느꼈지만, 곧바로 병력을 물렸다.

그런 사정으로 거의 무혈로 행성을 점령하자 검편일족의 투신과 군신들은 얼떨떨할 기분이었다.

‘그렇게나 힘들게 하던 분쟁지역이 이렇게 쉽게 손에 들어올 줄은 몰랐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왜 이렇게 쉽게 되지?’

그들의 뒤로 필사적으로 달려온 행성의 보급대가 요새를 지울 물자와 정기를 내려놓는다.

거의 위성 관문을 만들 수 있는 규모에 놀랐지만 언제 반격이 들어올지 모르기에 바로 착수한다.

그동안 엄청난 예산을 잡아먹었던 복지가 사라졌기에 이 정도는 감당할 수준이었다.

새로운 행성에 군신을 총독으로 임명하는 서류를 작성해 보내면서 차원창세신 코아는 중얼거린다.

“영역확장도 끝났고, 그럼 다음에는 시험이다.

검편의 반대세력을 모두 축출했다.

그럼 이제 무능한 아군도 손을 봐야 하겠지.”

아직 일족을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감도 못 잡은 지배층들은 수많은 명단이 허공에 새겨지자 집중한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가 붉은 선을 그 명단 위에 긋자 기겁을 한다.

“윽!”

“헉!”

주신전에서 이름이 아예 삭제되어 버리니 거의 일족에서 내쫓긴 것과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자신과 관련이 있는 존재들까지 많이 처리되자 다급하게 외친다.

“무…무슨 기준으로 그렇게 제거를 하십니까?”

거의 고위층의 삼 분의 일이 신계에서 배제되었다.

붉은 줄이 그어진 이름이 가득한 허공에서 차원창세신 코아의 손을 쉬지 않았다.

“시험이 아닌 추천으로 들어왔다면 조직에서 지워야 한다.”

“예?”

그러고 보니 대두분 원로나 지배층들이 끌어준 고위신들이었다.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고 승진한 것이 아니라 특례로 높은 신분이 된 고위신들은 모두 배제를 해버린 것이다.

“그들은 일족의 인재입니다.”

“겨우 시험을 보지 않았다고 그 자리에서 쫓아낼 수 없습니다.”

검편의 지지세력에도 당연히 구 지배층들의 세력이 있다.

그런데 단숨에 모든 기반을 잃게 된 그들이 소리를 치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심드렁하게 대답했다.

“그럼 다시 시험을 보라고 해라.

정말 뛰어난 인재라면 등용을 위한 시험 따위는 쉬울 것이 아니냐?

합격한다면 다시 원래의 직위로 돌아가게 해준다.”

“….”

실로 할 말이 없는 답변에 구 지배층들의 머리는 입을 다물었다.

‘시험에 합격할 수 있다면 특례로 뽑지도 않았지.’

그렇게 추천이나 특례로 들어온 모든 관리와 군신들의 직위가 말소되었다.

과거라면 어떻게든 무마시키거나 취소시킬 수 있는데 머리만 남은 상태에서는 방법이 없었다.

당연히 막 점령지에 요새를 쌓고 있는 군부와 지원하느라 정신이 없던 관리신들은 난리가 났다.

오만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상급자들이지만, 단숨에 명령체계가 무너진 것이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느긋하게 추가명령을 내린다.

“해임당한 상급자는 본성에서 정식 시험을 치르고, 다시 임관될 것이다.

공백 기간에는 가장 선임이 지휘하게 하라.”

항의를 위해서 연락을 하려던 모든 지배층이 반색하게 만드는 말이었다.

그들도 과거 지배층들이 권력을 이용해서 불법으로 임관시킨 자들이 불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알겠습니다.”

힘차게 군례를 올리면서 화면이 끊긴다.

그리고, 본성에 황급하게 도착한 해고자들을 기다리는 것은 임관용의 시험지였다.

주신전의 광장 아래에 준비된 시험장에 하나둘 자리를 채우는 그들을 내려다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나직하게 말한다.

“발전 중인 정상적인 조직에는 추천이나 특례가 없다.

인사평가도 의미가 없고, 오로지 시험점수만이 있을 뿐이다.

그러니 당당하게 합격해서 돌아가라.

떨어져도 기회는 바로 준다.

몇 번이든 도전하라.”

“….”

공부해 본 지가 아득했지만, 겨우 임관시험의 기초문제였다.

고위직으로 오랜 시간을 지낸 그들의 경험으로 어려울 리가 없기에 바로 시험지에 달려들었다.

그리고, 곧 모두의 얼굴이 험악하게 일그러지면서 여기저기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어떤 자식이 시험을 이따위로 만들었어?”

“시바! 우리 때는 선택형 문제가 네 개 중에 하나만 고르면 되었는데 왜 이제는 다섯 개야?”

“더구나 정답이 두 개가 있거나 없을 수 있다고?

괴롭히는 거냐?”

“교재에 없는 내용은 왜 튀어나와!

이건 참고서를 통째로 외워도 아무 소용이 없잖아?

돈 들여서 사교육이라도 받으라는 거냐?”

“주관식은 또 왜 이래?

문장을 그대로 적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만들라고?”

“어디의 박사 논문을 쓰냐?”

“시험에서 논술을 측정하다니?

바꿔 말하면 정답이 없다는 소리잖아?”

“시험관 마음대로 점수를 매길 수 있는 문제를 어떤 자식이 만든 거야?”

자신들의 유아신 때 배웠던 것과는 엄청난 난이도를 가진 문제에 모두의 분노가 하나로 향한다.

“시험 출제자가 어떤 자식이야!”

“그 자식이 만점 못 받으면 목을 잘라!”

평상시에 특혜받고 들어왔다고 무시당한 것도 서러운데 갑자기 직위가 해제되어서 시험을 치르게 되었다.

그런데 임용시험만 합격하면 바로 복직할 수 있다고 해서 오히려 잘되었다고 생각한 그들에게 이 엄청난 난이도의 문제는 날벼락이었다.

그런 그들의 혼란을 흐뭇한 시선으로 지켜보던 차원창세신 코아는 재빠르게 해답을 제출한 고위신들을 채점한다.

“합격이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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