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320화 (1,231/2,000)

34권 35권

첫 번째 시도에는 얼마 견디지 못하고, 아예 흔적도 없이 갈려 버렸는데 이번에는 반응이 달랐다.

내부에서 장렬한 대치를 하는지 수련행성의 여기저기가 융기하고 화산이 폭발하면서 난리가 벌어진다.

잠시 후 잠잠해지고, 피도 터져 나오지 않자 창조신계는 긴장하면서 주시한다.

“정말 성공인가?”

그런데 갑자기 수련행성의 한쪽 부분이 터져나간다.

꽈꽈꽈꽈꽈꽝-!

수백 개의 바늘 기둥이 산산조각이 나서 흩날리는데 그 속에서 욕설이 터져 나왔다.

“이런 시바! 실패다!

너무 뜨겁잖아!”

구구구구구구-!

거의 삼 분의 일이 부서져 내리는 수련행성 속에서 아이언은 천천히 날아서 나왔다.

뚜뚜뚜뚝-!

빨갛게 달아오른 신체에는 전신에 바늘 기둥들이 박혔던 흔적이 빼곡하게 가득 차 있었고, 하얀 뼈도 여기저기 보인다.

그러나, 어디에도 골절되거나 금이 간 흔적은 없다.

처음 수련결과의 예상대로 수련행성은 아이언의 뼈를 부수지 못했다.

‘이제 수련행성도 내 목숨을 위협할 수가 없게 되었다.’

슈하아아아아아-!

신력을 집중하자 몸 전체에서 황금빛의 연기가 품어지면서 상처는 급속하게 채워진다.

그러나, 시뻘겋게 달아오른 신체는 식을 줄을 몰랐다.

“치이이이! 태양신이기도 한 내가 뜨거움을 느끼다니 어처구니가 없군.”

이제 아이언의 신체 주변에 은은한 붉은 광채가 비추고 있었다.

아름답게 보였으나, 근접하는 모든 물질이 증발하는 소리가 요란다.

화아아아아아-!

자동 톱날의 투기와 바늘 기둥들의 충돌이 불러들인 이 초고열은 권능이나 일반적인 물로는 끄거나 낮출 수 없는 화염이었고 열기였다.

“마찰열이라니?

이런 문제점이 있을 줄이야.

이거 어쩐다?”

투기의 톱날과 바늘 기둥이 서로 격돌하면서 생긴 고열이라서 일반적인 불길이 아니었다.

‘냉기를 다루는 마도가 안 통한다.

바다에 들어가면 모두 증발시키고도 남을 열기이기에 자연스럽게 식기를 기다릴 수밖에 없다.’

털썩!

새빨갛게 달아오른 신체를 흩어본 아이언은 그대로 책상다리를 하고 허공에 앉는다.

그리고, 주변에 떠도는 수련행성의 파편이 접근했다가 증발해서 소멸하는 모습을 보면서 중얼거린다.

“이건 두 걸음인가?

이 고열은 특별히 회전을 통제할 필요가 없어서 신체운용에 집중할 수 있니 이게 더 위력적일 수도 있겠군.

다만….”

슬쩍 들어 올린 팔은 마치 화산에서 터져 나온 용암처럼 보였다.

“신체가 견딜 수 있다면 말이야.”

치이이이이-!

실제로 지금도 재생력과 이 초고온의 마찰열이 끝없이 세력을 겨루면서 유지하고 있었다.

아이언은 재생력이 밀리는 순간 재로 변하는 신체의 상황을 알고 있으면서 미소를 짓는다.

‘두 번째는 내 발로 걸어 나왔다.

세 번째는 반드시 성공시킨다.’

새롭게 찾아낸 투기 톱날은 마찰열로 과열되어 포기하기 전까지 투기 기둥들의 관통력을 확실히 저지하고 역으로 분쇄했다.

이건 확실한 진보였고 발전이었기에 만족한 것이다.

그때, 본래의 흐름이 변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검편 본성의 주신전의 옥상에서 맹렬하게 일하는 중이었다.

퍼스널 히스토리로 읽어 들인 중요인물들의 기록이 산처럼 쌓여나가고, 손에 쥔 펜이 휘갈기듯이 글씨를 써내려간다.

스스스스-! 스스스스스스슥-!

그는 검편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모든 중요 직위를 배정하고, 반대편은 쫓아내었다.

그 과정에서 극심한 반발이 있었으나 검의 주신들을 동원하여 끌고 와서 공개처단을 한 이후로는 순조로웠다.

‘이번에는 중간 관리직이었고 이것만 마무리된다면 이제 검편을 반대할 세력은 전혀 없다.’

궁! 꾸궁!

작성이 완료된 방대한 인사명령서에 일족의 인장을 찍은 아이언은 흩어보고 그대로 앞으로 던졌다.

휙! 타타타타탁!

공중에서 수백 장으로 나누어진 인사서류를 대기하고 있던 검의 주신들이 받았다.

“방식은 동일.

이 명령을 거부하는 존재는 전원 내 앞으로 끌고 와라.”

던져진 인사명령서를 나누어서 잡은 검의 주신들은 감히 올려다보지 못하고 바로 흩어진다.

그들에게 지금 차원창세신 코아가 보이는 업무처리는 경이 그 자체였다.

‘하루 만에 일족의 모든 것을 휘어잡은 이 무서운 창조신은 이틀째에 적과 아군으로 나누어서 처단했다. ’

‘삼 일째에 벌써 중간계층까지 분리할 수 있다니 이게 가능한 것인가?’

‘우리조차 모르는 강자들이 이렇게 많았나?’

일족의 중요기밀에도 언급되지 않는 숨겨진 존재들이 무수하게 지배층으로 올라섰다.

출세한 그들조차 어리둥절한 정도로 파격적인 인사정책에 일족은 당연히 반발했고, 그 결과는 바로 주신전 주변의 허공에 있었다.

차원창세신 코아의 주변 하늘에는 목이 잘려도 살아있는 머리가 가득 떠 있다.

“으아아아아아아!”

“크아아아아아아!”

“으아앙! 으앙!”

검편에 대해 반발하거나 욕하는 존재는 남녀노소와 지위고하를 가리지 않고, 모두 목을 쳐서 하늘에 별처럼 붙여놓은 것이다.

급작스럽게 몸을 잃고 목만 남은 그들이 지르는 비명은 본성의 일족의 용기를 모두 얼어붙게 하고 있었다.

목을 잘린 몸이 어딘가로 사라져버렸으니 공포감은 더욱 심해졌다.

“흐음. 이것 참 장관이로군.”

중간계층의 인사까지 마무리한 차원창세신 코아는 영광의 자리에 느긋하게 등을 기대었다.

‘창조주에 대해 미련이 남은 존재들은 이걸로 끝이다.’

같은 편에 있는 적과 아군을 명확히 구분은 힘든 일이다.

그러나, 주신전을 장악하고 특유의 마도를 통해서 본성의 모든 정보를 장악한 그에게는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반역자들의 비명과 심음을 음악 소리로 들으면서 잠시 쉬고 있는 차원창세신 코아에게 원탁 위에 놓인 머리들이 다급하게 외친다.

“우리가 잘못 생각했습니다!”

“적극 협조를 할 것이니 제발 풀어주십시오.”

검편일족에 있는 명문가문의 오리진들의 머리는 특별히 모아놓은 상태였다.

그래도 기개가 있어서 울고불고하지 않는 오리진의 머리들을 쳐다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오른손을 쫙 펴서 말했다.

“너희는 일족의 희망이자 태양인 검편 사장님을 부정하고 모욕했다.

본래는 멸족이나 벌금과 전력 각출로 용서해주지.

내가 파악한 너희 가문의 전 재산의 오 할을 가지고 있는 정기로 바쳐라.

그리고, 내가 요구한 고위신의 조건 없는 복권과 파견을 원한다.”

“….”

“….”

내민 서류를 보면 숨겨진 가문의 재산까지 전부 명시되어 있었다.

더구나 자신들조차 모르는 재산도 있으니 오리진들로서는 기가 막힐 일이었다.

‘전 재산의 절반까지는 이해할 수 있다.’

‘전부 빼앗아 가지 않은 것만도 천만다행이지.’

가문이 쌓아온 재산은 막대했기에 절반을 빼앗겼어도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해방해서 데려오라고 한 존재들이 문제였다.

차원창세신 코아가 요구한 존재는 일족의 희망이나 비밀병기 따위가 아니었다.

가문을 존폐의 기로를 몰아넣을 정도로 강하거나, 문제를 일으켜서 엄중하게 봉인된 존재였다.

‘어떻게 우리 일족에서도 오리진과 원로들만 아는 극비인 존재를 알고 있는 거냐?’

‘그놈들은 절대로 풀어주어서 안 돼.’

‘진작 처리했어야 했다.’

‘그런데 우리의 힘으로는 소멸시킬 수가 없다.’

일족의 치부와 같으면서도 너무나 강해서 오리진조차 소멸시킬 수 없는 존재들이었다.

그들이 풀려나면 가장 먼저 일족에게 원한부터 풀려고 나설 것이니 대신 후계를 인질로 보내겠다고 해도 코웃음이었다.

“훗! 후계는 보나 마나 오리진인 너희보다 약자겠지.

내 마도에 단숨에 목이 달아난 주제에 그보다 나약하다면 그런 걸 어디다 써?

내가 원하는 것은 강자뿐이다.”

후계가 오리진보다 강하다고 당연히 말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일족의 폭탄과 같은 존재를 해방할 수 없기에 사정을 한다.

그러나, 전혀 통하지 않았다.

“이 자식들이 말귀를 못 알아먹네.

너희가 감당 못 하는 문제아들을 검편사장님을 위해서 내가 쓰겠다는데 왜 못 내놔?”

“그들이 가진 세상에 대한 원한과 분노는 끝이 없습니다.

부디 다시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이제는 어느 정도 평정을 찾은 오리진들이 간곡하게 부탁한다.

그러나,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들과 토론을 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럼 그렇게 계속 살아.”

오리진의 머리를 모아놓은 원탁에서 시선을 돌려서 그 밑에 놓인 긴 사각 탁자 위를 쳐다본다.

거기에는 이번 인사 조처에 반발한 고위층들이 모두 머리가 잘려서 올려져 있었다.

“아직도 제정신이 안 돌아왔느냐?”

“….”

거의 일천 개가 넘게 쌓인 머리에서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이렇게는 못 물러난다고 버티다가 검의 주신들에게 끌려올 때도 설마 했는데 그대로 진짜 목을 잘린 충격에서 못 벗어난 것이다.

‘거기에다가 이렇게 살아있으니 너무나 기가 막힌다.’

‘나는 왜 안 죽는 거야?’

‘설마 이 머리에 신령 전부가 묶여있는 것은 아니겠지.’

죽지 않으면 부활을 못 한다.

그렇다고 주변의 피지배층처럼 울면서 사정하기에는 지배층으로서 자존심이 용납지 않으니 묵비권을 행사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상대를 아주 잘못 파악하고 있었다.

“흐음. 대답이 없네.

너무 신격이 낮아서 이 정도 충격으로는 안 풀리나?

조금 강도를 올려볼까?”

“!?”

우우우-!

강대한 투기가 차원창세신 코아의 온 몸에서 품어져 나온다.

그리고, 커다란 탁자의 사방에서 투명한 벽이 솟아올랐다.

가볍게 굽혀진 손가락에 집중된 투기가 무엇을 하려는지 어느 정도 짐작한 지배층의 머리들은 입을 딱 벌렸다.

“이게 당구라고 하던가?

그래도 고위신의 머리답게 단단해서 잘 튕기겠지.”

이 잔혹한 창조신은 목을 잘라서 살려놓은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않을 모양이었다.

두두두두두두두-! 다다다다다당-!

차원창세신 코아의 손가락에서 일제히 발사된 투기가 지배층들의 머리를 강타하고 굴린다.

“잠…잠깐! 크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아!!”

한바탕 서로 충돌한 머리들이 비명을 질렀다.

어찌나 단단한 머리인지 여기저기 멍이 들고 깨지고 난리였다.

그 모습을 본 차원창세신 코아는 모두가 듣게 크게 말한다.

“역시 안 터지나?

그럼 오랜만에 축구라는 놀이를 해볼까?”

이제야 자신들의 운명이 더 떨어질 곳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사정을 하기 시작했다.

“말씀대로 재산을 절반 내놓겠습니다.”

“검편님에게 충성을 바칠 최강의 투신을 내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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