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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침략자가 찾는 존재가 비록 행실이 아주 마음에 들지 않지만, 검편의 반려였다.
이 말도 안 되는 요구에 다시 달려들까 생각하다가 원로들의 존재감이 아예 없음을 알고 이를 악물었다.
감옥행성에 스스로 간 검편을 대신하는 오리진인 원로들이 사라진 이상 일족 전체가 존폐의 기로임을 깨달은 것이다.
‘원로들이 소멸했다!’
‘그럼 일족의 권능은 누가 유지하고 있나?’
‘저 창조신이야.’
‘창조신에 비견되는 원로 오십 명의 부담을 혼자서 감당하고 있다고?’
‘더구나 우리 일족의 권능은 검 계열이 주력이다.’
‘검사가 아닌 창조신이 가능한 일인가?’
의문은 끝도 없지만, 다른 일족들이 강제 수면에 들어갔으니 이제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도, 검편의 반려를 지키기 위해서 다시 공격해야 할까 고민하는 검의 주신들의 망설임은 다음 말로 사라졌다.
“검편 사장님의 사모님이나 태어난 일족의 권력은 전혀 관심 없어.
어설프게 점령하거나 손을 대다가는 오히려 당한다.
그리고, 십중심(十中心)의 일족인데 어떻게 일 분도 못 견디나?
겨우 이런 수준이라면 위험을 감수하면서 얻을 가치가 전혀 없지.”
“….”
일족이 전혀 쓸모가 없다는 모욕적인 말인데 결과가 이러니 반발할 수가 없다.
그리고, 검편이 없는 일족이 얼마나 무능한지 깨달은 검의 주신들은 어떻게든 감옥행성에서 모셔오기로 생각을 굳혔다.
더구나 적이 귀찮다는 듯이 손을 내저으면서 지시한다.
“빨리 여기 일을 마무리를 짓고 다른 곳에도 가봐야 하니 어서 움직여.
이건 어디까지나 황금세력을 위한 업무야.
그리고, 검편 사장님이나 너희에게도 도움이 되면 되었지 방해는 아니다.”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요구대로 검편(劍?)의 반려와 부하들을 데려오기 위해 흩어진다.
그렇게 대부분이 잠에 빠진 검편의 본성과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지시대로 움직이는 검의 주신들을 본 흑염의 절대자는 폭소를 터트렸다.
“푸하하하하하하하! 저 녀석이 정말 대단하잖아?
검편의 일족을 제압하는 데 겨우 일 분만 걸렸어!
크하하하하하! 이거 정말 든든해!”
“….”
황금의 절대자는 침묵하면서 전투의 과정을 천천히 다시 분석한다.
‘명문일족이 상대이니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진짜 힘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겨우 일 분 만에 완벽하게 제압하다니 엄청난 충격이다.’
골똘하게 생각하다가 심각한 어조로 지시한다.
“최초 위성 관문의 돌파부터 되돌려서 재생하라.”
“예!”
너무나 빠른 본성 제압에 얼이 빠졌던 황금세력의 간부들이 황급하게 영상을 뒤로 돌린다.
그러자 손톱에서 거대한 검은 마력의 손톱을 뽑아내서 조각낸 모습을 보는 황금의 절대자의 눈동자가 찬란한 황금빛을 내뿜는다.
최대한의 분석력을 발휘한다는 증거였고 곧 기계적인 음성이 뒤따른다.
“순수한 마력을 투기로 증폭시킨 물리 공격.”
다음에 행성을 통째로 황금 연기로 휘감고, 마도를 발휘하여 모든 신을 잠들게 하는 장면이 재생된다.
“권능으로 저항력을 빼앗고, 마도로 수면유도.”
황금의 절대자의 무감정의 음성이 흐를수록 간부들의 안색은 창백해져 간다.
‘어떻게 창조신 권능만이 아니라 마도와 투기까지 익힐 수가 있지?’
‘더구나 저렇게 높은 수준을 자유자재로 융합하고 사용한다.’
‘이게 가능한 일인가?’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가 십중심(十中心)보다 전력이 약하다고 생각했지만, 검편일족 전체를 상대한 모습을 보면 그것도 아니었다.
‘어떤 십중심(十中心)님도 검편이 태어난 일족의 본성을 일 분 만에 장악할 수는 없다.’
‘개인전으로는 십중심(十中心)님들보다 약할지 모르지만, 집단전투에서는 그 이상의 전투력이다.’
생각도 하기 싫은 끔찍한 가정을 하게 된다.
‘만약 저 힘이 황금세력에 적대적으로 향한다면 어떻게 하지?’
‘저런 존재를 어떻게 막으라는 거야?’
모든 방어체계가 권능이나 물리 공격 중 한 가지에 중점 되어서 저런 복합적인 공격에는 취약했다.
‘저 차원권능의 기동성을 추격할 수는 없다.’
‘십중심(十中心)님 외에는 전부 전멸하는 전황이 보인다.’
절대계에서 최고의 세력과 능력을 갖춘 황금의 절대자가 이끄는 황금세력조차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를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제 화면에서는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가 검의 주신들을 주신살(主神殺)의 창의 연속발사로 제압하고, 주신전에서 항전하려는 원로들을 차원신멸포(次元神滅砲)로 소멸시키는 장면이 흐른다.
“창조력을 이용하여 만들어내는 무한의 신창과 차원권능으로 모든 결계와 시공간을 초월하는 신력포.”
거기까지 분석한 황금의 절대자였는데 그 뒤를 흑염의 절대자가 잇는다.
“명문 일족의 원로들이 나누어서 담당하던 주신전을 제압하는 연산력과 주신들을 쉽게 부활시키는 창조력을 빼면 안 되지.
그게 없으면 저건 단순한 파괴신이 아닌가?”
너무 파장이 커서 거기까지 분석결과를 이야기하지 않은 황금의 절대자였다.
“차원창세신(次元創世信) 코아는 분명 어떤 창조주가 만들어낸 세계를 멸망시키는 마신이며, 재생시키는 창조신입니다.
아직 미숙한 부분이 보이는 것을 보니 아마도 창조신장급의 성마신(聖魔神)이로군요.”
먼 과거에 황금 일족과 모든 정신체의 연합이 충돌했을 때 가장 성가셨던 강적을 언급하는 황금의 절대자였다.
그러나,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건 아니야.
차라리 그 정도로 완전한 성마신(聖魔神)이면 네가 그렇게 경계할 필요가 없겠지.
아직 불완전한 권능에 마력, 투기까지 이것저것 다 사용하면서 싸우는 모습을 보니 성마신(聖魔神)보다 더 고약한 무엇인가야.
이것을 보겠어?”
“?”
갑자기 적극적으로 나서자 의문을 표시하는 황금의 절대자에게 흑염의 절대자는 긴 머리카락으로 가리고 있던 이마를 보였다.
거기에는 이마의 중앙에서 시작하여 눈썹까지 그어진 깊숙한 상처들이 남아있었다.
아무리 보아도 맹수의 손톱자국이었다.
“그건 무엇입니까?
당신에게 상처를 줄 수 있는 마수가 있다니 놀랍군요.”
흑염의 절대자의 신체 능력은 절대계 최강에다가 절대 직감권능까지 가지고 있어서 상처를 입을 일이 거의 없었다.
‘먹이로 삼고 있는 마수에게 거의 실명까지 우려되는 치명상을 입은 적이 있다니 의외다.’
이마의 상처를 쓰다듬은 흑염의 절대자는 즐거운 과거를 회상하듯이 가늘게 눈을 감고 말한다.
“밀림에서 내 몸에 상처를 낸 유일한 마수가 하나 있었지.
막 태어난 새끼 시절에 내게 부모를 빼앗기고, 너무 작아서 살려주었다.
그 마수 새끼는 아무 보호도 없이 혼자 자라게 되고, 마수로서 정상적인 전투법도 모르기에 무조건 죽게 되어있었어.
그런데 살아남아서 내게 도전했다.
그리고, 이렇게 멋지게 복수를 했지.”
“?”
이런 자리에서 무슨 의미로 이런 과거의 패배를 이야기하는지 이해하는 존재는 황금의 절대자밖에 없었다.
딱딱하게 굳은 황금의 절대자를 흥미로운 표정으로 쳐다본 흑염의 절대자는 말을 이어갔다.
“바로 파악했나 보군.
역시 황금의 절대자다워.
어미에게 전투방법을 배우지 못했으니 마구잡이로 싸우더군.
이제까지 보았던 마수들과는 전혀 다른 예측할 수 없는 불완전한 공격에 당황했다가 이 꼴이 되어버렸다.”
이마의 상처를 다시 가린 흑염의 절대자는 즐겁다는 듯이 웃으면서 말한다.
“하하! 그놈이 마지막에 폭주시킨 자신의 힘에 못 이겨서 자폭하는 바람에 겨우 이겼지.
정말 그때는 거꾸로 먹히는 줄 알았다니까.
이건 그 경험을 잊지 않으려고 일부러 남겨 둔 상처야.”
뼈가 아프면서도 살 떨리게 즐거웠던 과거를 회상하면서 흑염의 절대자는 황금의 절대자에게 자신의 결론을 말한다.
“내가 보기에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한 계열에서 완전하게 정점에 이른 강자를 처단하려고 일부러 여러 가지 계열을 익히게 하여 불완전하게 만든 강자다.
누구도 완벽하게 완성할 수 없는 권능과 마도, 투기를 전부 부여하고, 끝없는 시련과 수련을 시켜서 점차 수준을 높여나가는 것으로 보여.
그렇지 않다면 저런 불가사의한 재생력을 가질 의미가 없지.”
“!!!”
거의 같은 결론을 내린 황금의 절대자는 큰 충격을 받는다.
흑염의 절대자의 절대 직감에 의한 설명과 절대계 최강의 황금 권능을 총동원한 자신의 분석결과를 종합하면 단 하나의 결론만이 나왔다.
‘절대자의 암살자.’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도저히 쓰러트리거나 이길 수 없는 완벽한 강자를 처단하기 위한 치명적인 칼이었다.
바로 십중심(十中心)과 같은 존재를 처단하기 위한 도구로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아무리 박살을 내도 어지간해서는 안 죽고, 불리하면 바로 저 차원권능으로 도망치면 누가 잡을 수 있을까?
그다음에는 약점을 분석해서 다시 예측불허의 방법으로 덤벼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저런 광역권능을 쓰고 도망치면 당사자는 무사해도 주변은 전멸이다.
지금은 같은 편이니 다행이지만, 적으로 돌아서면 정말 끔찍하겠군.”
“그렇습니다.”
황금의 절대자가 보기에도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절대적으로 적으로 돌려서는 안 되는 존재였다.
무조건 아군으로 두어야 안심이 되었다.
‘명예를 전혀 생각하지 않는 성과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과격한 방식을 이해할 수가 없다.
아무리 좋게 생각을 하려 해도 안 돼.
그렇다고 적으로 만들 수는 없다.
만약 창조주만을 지지하는 신족의 편에 붙으면 반란계획 자체를 변경시켜야 해.’
이미 반란은 멈출 수 없다.
성향도 마음에 안 들고, 정체도 의심스러운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를 같은 편으로 두는 이유이기도 했다.
흑염의 절대자는 고개를 옆으로 저으면서 말을 끝낸다.
“가장 큰 문제는 절대계에서 창조신장나 마신황제를 하고도 남을 강자인데도 부하도 없이 단독으로 여기에 파견을 왔다는 점이야.
절대계를 멸망시킬 수 있는 광역권능과 주신조차 우습게 부활시킬 수 있는 창조력을 가진 불가사의한 창조신조차 이렇게 간단하게 사용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는가?
어떤 영원체인지 모르지만, 정말 지독하게 부하를 단련시키는군.
그게 아니라면 저런 강자가 흘러넘쳐서 저 정도는 없어도 상관이 없는 것인가?
어느 쪽이든 직접 만나기 두려울 정도야.”
“….”
그런 흑염의 절대자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하는 모두였다.
그리고, 화면 너머에 지옥의 꿈에 저항에 성공했는지 잠이 들지 않는 검편의 반려가 검의 주신들의 호위를 받으면서 주신전에 도착하는 모습이 보였다.
십중심(十中心)의 반려답게 흑발이 아주 매력적인 고위의 여신이었다.
이제부터는 황금세력의 중추가 될 십중심(十中心)의 개인 사정에 속하기에 황금의 절대자는 주변을 둘러보면서 지시한다.
“이 이상은 보지 마라.
이만 물러가라.”
궁금증과 아쉬움은 많이 남았지만, 높으신 분들의 사생활을 잘 못 알게 되면 굉장히 위험함을 아는 간부들은 바로 공손하게 인사를 하고 떠난다.
십중심(十中心)만이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가 보내오는 화면을 볼 수 있게 조치가 되자 흑염의 절대자는 물었다.
“네 최초 계획은 절대계의 흐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시작(始作)님을 통해서 저 바람이 잔뜩 들어간 검편 마누라가 다시 현모양처가 되게 유도하는 것이었지?”
“그 길은 창조주의 반란에 도움이 되기에 검편의 반려는 절대로 마음을 바뀌지 않습니다.
하지만, 시작(始作)님이 가세한다면 가능한 일입니다.
시간과 노력이 많이 걸리지만, 이상적인 해결책이지요.”
“분명히 그렇지.
시작(始作)님이 없으면 시도조차 할 수 없어.
그런데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어쩌려고 저러지?”
설득이 통하지 않고, 협박도 안된다.
그런데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단독으로 이동해갔으니 알 수가 없는 일이었다.
주신전의 원형 천장에서 새로 만든 영광의 자리에 앉아서 검편의 반려를 쳐다본 차원창세신 코아(次元創世神)는 일단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서 인사를 한다.
“어서 오십시오.
검편 사모님.
검편 사장님이 감옥행성에 가시기 전에 잊고 가신 물건을 전해드리러 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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