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308화 (1,219/2,000)

34권 35권

동맹이 가진 일반기체와 왕의 기체는 서로 빼앗을 수 있다.

악당동맹은 일반기체의 간수도 힘겨운 판이니 악당왕을 받아도 잘 지킬 자신이 없기에 눈물을 머금고 물러나야 했다.

“아니옵니다.

악당동맹은 마족으로서 길을 열어주신 것만으로 충분하옵니다.”

그 말에 용자동맹과 영웅동맹의 간부들은 살기를 풀었다.

‘골치 아픈 적을 늘릴 수는 없지.’

‘주제 파악을 잘하는군.’

다른 용맹의 대표들이 관심을 거두자 겨우 몸이 분해되는 것 같은 압박에서 벗어난 절대복종(絶對服從)의 디스는 속으로 이를 갈았다.

‘으드드드드! 두고 보자.

지금은 굽히지만, 반드시 강해져서 복수하고 말 테다.’

그렇게 각 동맹이 알력싸움을 하는 모습을 본 아이언은 아주 흐뭇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후훗! 서로 관심이 많으니 보기가 아주 좋구나.

악당동맹의 수괴로서 사양하면 어쩔 수가 없지.

이번 일의 보상은 네가 초월자가 되면 하사하도록 하겠다.”

그 말에 사자왕 가이와 검의 주신은 방긋 미소를 지었다.

초능력자도 아닌 평범한 지성체가 초월자가 되는 일이 거의 기적과 같다는 사실을 알기에 자연스럽게 나온 웃음이었다.

그러나, 절대복종(絶對服從)의 디스는 더욱 깊숙이 고개를 숙이면서 외친다.

“영광이옵니다!”

마치 자신이 당연히 초월자가 될 수 있다고 믿는 대답에 동맹 간부들의 표정이 약간 일그러졌다.

다시 개입할까 생각했지만, 이미 막강한 적이 있으니 너무 약한 악당동맹은 관심 밖에 두었다.

‘악당동맹이 이번 은하제국의 사태에 큰 공을 세웠다고 하지만 여기가 끝이다.’

‘지금부터 벌어질 전투에서는 아무런 영향을 줄 수 없다.’

무력이 부족해 잔꾀밖에 쓸 수 없는 악당동맹의 한계를 명확히 알고 있었다.

그래서 다음은 자신들의 차례라는 사실을 알았다.

아이언의 다음 말을 기다리는데 과연 기다리던 지시가 바로 이어진다.

“이제 무대는 갖추어졌다.

관객은 은하계의 지성체 전원!

기한은 모든 행성이 세금을 내는 순간까지다.

은하제국에 영웅동맹과 용자동맹이라는 더없이 강대한 무력집단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각인시킨다.

지침은 단 하나!

정정당당하고 명예롭게 싸워라.”

지옥에서만 벌어졌던 동맹들의 투쟁을 이번 일에 한해서 행성에서도 허가한다는 말이었다.

드디어 바라던 허락을 받은 사자왕 가이와 검의 주신은 모두 고개를 숙이고 대답을 한다.

“위대하신 신계 주신의 뜻대로!”

사자왕 가이는 이제야 진짜 무상의 정의(無償의 正義)를 은하계에 구현할 수 있었다.

그리고, 검의 주신은 용자동맹을 타도하여 영웅왕과 일반기체를 회수할 기회를 많이 얻은 것이다.

서로 살기와 투기가 뒤섞인 시선과 의지를 보낸다.

‘전장에서 보자.

이번에야말로 영웅왕을 전부 회수해주지.’

용자동맹의 용자왕들을 노려보는 검의 주신은 지금이라도 난자를 할 기세였다.

그러나, 이미 수없이 싸운 사자왕 가이는 바로 받아친다.

‘하? 또 너 혼자 오려고?

우리를 이길 수 있다고 보나?

아니면 영웅왕을 몰고 나올만한 다른 주신이 있나?’

검의 주신이 머는 영웅왕의 위력이 사자왕 가이와 막상막하였다.

그러니 일대 삼이라는 수의 차이는 절대로 극복하지 못하는 것이다

하지만, 검의 주신은 자신의 허리에 찬 애검을 어루만지면서 말한다.

‘위대하신 신계 주신께서 정정당당하고 명예롭게 싸우라고 말씀하셨다.

그래서, 나는 용자왕이 상대라면 혼자서 나설 것인데 너희는 설마 전부 동원할 생각인가?

물론 당연히 일반기체도 같은 숫자로 싸우게 할 생각이다.’

‘….’

그 말에 사자왕 가이와 용자왕들의 안색이 창백해졌다.

정정당당이라니 이건 뜻밖에 아주 불리한 조건이었다.

‘초능력자와 개조 인간의 무력 차이가 크다.’

‘아무리 기계신과 융합해도 초월자의 능력에 비해서 떨어져.

이제까지 투지와 어떻게든 다수로 싸우는 전술로 이겨왔는데 결투처럼 동등한 숫자로 충돌하면 열세는 피할 수가 없었다.

검의 주신과 주신들은 시퍼런 검기와 신력을 품어내면서 말한다.

‘용자동맹이 할 일은 끝났다.

은하제국을 뒤흔들던 세금미납의 문제가 거의 해결된 이상 지옥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욕망에 찌든 너희 용자동맹이 순순히 돌아갈 리가 없지.’

아이언이 세금미납 행성을 압박하기 위해서 반드시 문제를 일으킬 용자동맹을 휴가라는 명분으로 풀어놓았음은 알게 되었다.

그리고, 왜 자신들에게 전쟁준비를 하라고 했는지도 깨닫는다.

‘현실에 집착하려는 용자동맹의 강제 복귀!

그것이 영웅동맹이 이번에 받은 임무의 정체다!

스스로 물러나지 못하겠다면 우리 영웅동맹이 나서서 모두 지옥으로 돌려보내 주겠다.’

사자왕 가이도 세금미납의 문제를 용자동맹을 통해 풀려는 아이언의 의도는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언제 또 풀려날지 모르는 지옥에 용자들이 순순히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도 인정한다.’

하지만, 투기를 더욱 높여서 강력한 의지를 보낸다.

‘웃기지 마라!

우리는 정식으로 휴가를 받았다.

지옥에 복귀 시기는 우리가 알아서 결정한다.

만약 간섭하겠다면 오히려 너희가 그렇게나 바라던 천국에 보내버리겠다!’

‘후후후후! 치사한 수단을 동원하여 노획한 주제에 우리보다 강하다고 착각하고 있군.

이제 일대일로 붙어서 누가 우위인지 보자.’

‘또 기체를 빼앗기고 울지나 마라!’

서로 간의 투지가 어린 의지를 보낸 검의 주신과 사자왕 가이는 화면을 끄고 사라진다.

아직도 엎드려 절하고 있던 절대복종(絶對服從)의 디스는 무사히 회의가 끝났음을 안도하고 물러선다.

그렇게 동맹의 회의는 끝나고, 아이언은 커다랗게 펼쳐진 화면을 보면서 크게 웃는다.

“카하하하하하-! 정말 귀엽게들 노는구나.”

동맹의 대표들의 화면이 사라지면서 하나의 커다란 확대된 화면이 생긴다.

거기에는 슬럼가에 퍼부어지는 우주함대의 집중포화가 보였다.

투투투투투투투투-!

하늘에서 빔 포와 미사일이 폭우가 되어서 거리로 쏟아지고 있었다.

목표는 슬럼가의 중앙에 꽂혀있는 깃발과 인형 병기였다.

경고방송으로 이미 민간인이 빠져나갔음을 알기에 전력으로 화력을 집중한다.

슬럼가에 집중포격을 하겠다는 갑작스러운 행성 정부의 경고방송에 놀라서 근처 야산으로 도망친 빈민들의 얼굴에서 절망이 스친다.

“아아아아!”

“내 집이 부서진다!”

비록 허름하고 더러운 건물이지만, 그래도 추위와 바람을 피하게 해준 집과 고향이 사라지려는 것이다.

그런데, 용자동맹의 깃발이 걸린 건물을 지키고 있던 일반기체의 검은 동체에서 붉은빛이 품어져 나온다.

우우우우우웅-!

그것은 거대전함에 붙어있는 방어막이었다.

그런데 전함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작은 인형 병기가 거리 전체를 뒤덮고도 남을 엄청난 범위를 우산처럼 펼쳐서 지켜내는 것이다.

일반기체가 일으킨 방어막에 빔 포가 퉁겨지고, 미사일들이 폭발하기 시작한다.

투우우우우웅-! 꽈꽈꽈꽈꽝-!

사방으로 튕기는 빔 포와 미사일의 폭발 속에서도 방어막은 무사하다.

그래서 우주함대의 집중포격에도 슬럼가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오오오오오오!”

“우리 거리가 무사해!”

멀찌감치 떨어져 있던 빈민들은 환호를 질렀다.

그리고, 방어막을 치고서 하늘로 떠오르는 검은 인형 병기에 손을 맞잡고 기도하는 인원까지 있었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

수백 발의 빔 포와 미사일을 붉은빛의 방어막으로 막아내면서 허공으로 떠오르는 인형 병기의 모습은 경외감을 일으키고 있었다.

일반기체는 어느새 만들어낸 두 개의 거대한 깃발을 등에 끼고 하늘로 치솟는다.

‘용자동맹.’

‘무상의 정의(無償의 正義).’

우주함대의 집중포격을 받으면 슬럼가와 인형 병기는 단숨에 증발할 것으로 생각한 행성 정부와 우주함대에는 엄청난 충격이었다.

그리고, 긴박한 보고가 쏟아져나오기 시작한다.

“적 인형 병기가 상승 중!”

“목표는 우주함대입니다.”

“저지하기 위한 아군의 포격도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민간인 학살의 오명까지 각오한 슬럼가 집중포격마저 소용이 없자 제독들은 이를 부득 갈면서 외쳤다.

“으득! 역시 단독 대기권 돌파기능도 있었다.”

“절대로 우주로 올라오게 두지 마라!”

“잘못하면 우리가 사냥당한다.”“모든 전투기를 발진시켜서 요격해!”

“저런 위력의 방어막을 장시간 유지할 수 있을 리가 없다!”

“최대한 시간을 끌게 해!”

그래도 전투경험이 있는 제독들의 신속한 조치로 수백 대가 넘는 우주 전투기가 발진하면서 인형 병기에 달려들었다.

전함에 비할 위력이 아니지만, 엄청난 숫자의 빔 포와 미사일이 다시 인형 병기의 방어막을 덮친다.

파파파파파파파파-! 구구구구구구궁-!

그러나, 역시 소용이 없었다.

모든 공격을 차단하는 방어막은 약해지지 않고 더욱 확장하면서 접근하는 우주전투기를 밀어내기까지 했다.

꽝! 투과과과!

우주 전투기가 갑자기 커진 핏빛의 방어막에 충돌하여 추락하기 시작한다.

우주 전함에서 방어막을 분석한 결과를 받아본 제독들을 신음을 질렀다.

“크윽! 요새 수준의 방어막이라고?

이러면 우리의 함포로는 뚫을 수 없다.”

일반적인 우주 전함의 빔 포로는 어쩔 수 없는 방어력을 가진 방어막이었다.

그러나,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떻게 저 크기에 이런 일이 가능해!”

“무슨 동력원을 가졌기에 방어막을 저렇게 장시간 유지할 수 있나?”

방어막에는 막대한 동력이 들어가기에 우주 전함도 포격을 주고받을 때 전면부에만 제한적으로 작동시킨다.

그러나, 저 인형 병기는 그런 상식을 비웃듯이 핏빛의 태양처럼 전신을 감싸고 대기권을 돌파하고 있었다.

높은 하늘에서 행성을 내려다본 용자동맹은 용자는 희열에 찬 웃음을 터트렸다.

“크하하하하하하하-! 약해!

너무 약해!

세상이 마치 장난감 같구나!”

이십 미터 크기의 일반기체와 융합했기에 전투기조차 너무나 작게 보인다.

여기에 우주함대의 집중포격조차 튕겨내고 막아내는 방어막의 성능을 직접 확인하자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그렇게나 거대하고 강해 보였던 우주 전함들이 마치 통나무처럼 보인다.

이제 쏴볼까?’

정체불명 함대의 포격에는 뚫렸지만, 은하제국의 함대에는 완벽한 방어력을 보인 방어막 안에서 고풍스러운 장식이 된 거대한 소총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우주함대에 조준하고서 방아쇠를 당긴다.

타아아아아앙-! 두우우우우웅-!

우주 공간에 화약 무기가 발사되는 굉음이 울렸다.

갑자기 이상한 폭음이 울리자 조사를 시작한 우주함대의 엔진에 커다란 구멍이 뚫리기 시작한다.

투하하하하-! 투하학!

단숨에 몇 대의 우주 전함이 전투 불능에 빠졌지만, 왜 갑자기 이런 구멍을 뚫리는지 알 수는 당연히 없었다.

질량조차 불분명한 마력이 담긴 투명한 탄환이었기 때문이다.

“뭐냐?

뭐가 공격하고 있는 거냐?”

우주함대가 단 한발의 투명한 탄환에 의해서 엔진이 박살 나기 시작가자 용자동맹의 일반기체는 소총을 아공간에 집어넣으면서 중얼거린다.

“그게 투명유도탄환(透明誘導彈丸)이란 거다.

제조해서 넘긴 마족들은 공간마탄(空間魔彈)이라고 하던데 뭐 위력만 있으면 상관없지.”

아이언의 명령에 따라서 회수된 인형 병기는 신계에 의해서 기계신으로 다시 제조되었다.

천족과 마족의 과학자들 오래간만에 받은 임무와 엄청난 예산에 희열에 차서 그동안 생각만 해놓았던 무기를 대량으로 만들어낸다.

용자동맹이 쓰는 무기는 바로 그들로부터 넘겨받은 무기를 다시 개조한 것이기에 이미 물질문명의 무기라고 볼 수가 없었다.

소총을 집어넣고 이번에는 커다란 검을 뽑아내서 양손으로 잡은 용자의 눈빛이 빛난다.

“그럼 마무리로 직접 간다!

전함 일도양단(戰艦 一刀兩斷)!

이걸 한번 해보고 싶었다!”

개조인간 용병 시절에 가장 두려웠던 일이 항해 중에 우주 전함을 만나는 일이었다.

‘장거리 포격과 우주전투기 앞에서 전함에 침투하여 백병전을 노리는 개조 인간은 무력하기만 했다.

얼마나 많은 동료가 당했던가?’

복수하겠다는 듯이 엔진을 당해서 우주 공간에 부유하기만 하는 우주 전함을 향해서 인형 병기가 달려들자 행성 정부는 난리가 났다.

행성의 총력을 기울여서 만든 우주함대가 고철이 될 위기였다.

“고위 초능력자들은 뭐 하고 있나?”

“빨리 막아야 해!”

저 이상한 핏빛 방어막 앞에서 모든 무기가 무용지물이니 능력을 사용하는 고위 초능력자만이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런데 절망적인 보고가 올라온다.

“모두 우주 공간으로 갈 수 없을 정도로 탈진상태입니다!”

고위 초능력자들에게 엄청난 대가를 약속하고 겨우 참전시켰는데 아무런 성과가 없자 총독과 지휘부는 난리를 쳤다.

“뭘 했다고 벌써 지쳐!”

“우주 공간에서 인형 병기와 싸우기 싫어서 하는 변명이 아니야!”

그러자 통신화면에 굉장히 창백한 표정의 초능력자 대표가 직접 나타나면서 차갑게 말한다.

“우리가 적의 방어막에 튕긴 빔 포와 미사일로부터 도시와 지상군을 지켰소.

만약 그러지 않았다면 지상군과 수도는 전멸이었지.

도대체 행성 표면에 최대 위력의 위성포격을 쏘는 저 멍청이들은 도대체 뭐요?

최악의 경우는 이 대륙조차 위험한데 아예 행성을 망하게 할 생각이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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