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304화 (1,215/2,000)

34권 35권

그 말과 동시에 하늘이 갈라진다.

구구구구구구-!

갈라진 허공의 틈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이십 미터의 검은 인형 병기를 본 초능력자의 입술에서 형용할 수 없는 분노의 신음이 흘러나왔다.

“이이이이이익! 저 도둑놈들!”

용자동맹의 일반기체는 영웅동맹의 일반기체를 개조 인간들이 노획하여 변화되기에 동등한 성능을 가졌다.

‘동맹의 일반 기체에는 권능이 포함되어 있어서 어지간한 물리력과 초능력을 튕겨낸다.

더구나, 가지고 있는 능력까지 강화를 시켜서 어떻게 할 방법이 없다.’

개조 인간은 동맹의 일반기체와 동화가 될수록 과학병기가 강화되기에 어떤 초능력자도 단독으로는 이길 수 없었다.

‘당장 쳐 죽이고 싶지만 나 혼자서는 어쩔 수가 없구나.

아무리 생각해도 최소한 열 명이 모여야지 제압을 할 수 있다.

그것도 주변에 개조 인간들이 없다는 전제이다.’

그런데 지옥에서 전부 몰려나왔는지 열 명 정도의 개조 인간들이 슬럼가에서 난동을 부리는 모습이 보인다.

‘저러면 힘으로 제압하기는 글렀다.’

혼자서 어쩔 수 없는 강적이다.

그리고, 용자동맹과 영웅동맹은 완벽한 적이 아닌 아이언의 유모인 크롬 공주의 직속부대라는 점도 문제였다.

‘지옥 외에서의 전투는 반드시 허가를 받아야만 한다.

휴가 중에 용자동맹과 무단으로 전투를 벌였다가는 강제 복귀가 되는 수가 있다.

무엇보다 내 평가가 나빠져.’

능력이 비슷하면 우열을 가리는 것은 평판인데 그걸 나쁘게 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신계는 마음에 안 들면 바꿀 수 있는 회사가 아니었다.

‘영원히 몸을 담을 조직이기에 신중해야 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벌리고 있는 사업에 방해가 될 수 있으니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영웅님들에게 보고할까?

도시에 피해가 가지 않게 제압하실 수 있으려나?’

부서져도 바로 재생이 되는 동맹의 일반기체가 싸우면 주변에 막대한 피해가 생긴다.

‘무력의 차이가 커야지만 승리가 가능하다.’

초능력자의 초감각으로 천국의 영웅동맹 주신전에서 맹렬하게 수련 중이던 영웅왕과 일반 영웅들과 용자동맹을 직접 비교를 하니 미소가 떠오른다.

‘지금은 아니지만, 곧 이기실 수 있으시다.

어리석은 것들! 그렇게 지성체들 사이에서 놀고 있다가는 금방 추월당해서 다시 회수당할 것이다.’

영웅동맹은 초월자가 되지 않는 한 가질 수 없는 일반 기체였다.

그런데 개조 인간이 기계신의 제어에 유리하다는 어처구니없는 이유로 용자로서 거리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

‘너희에게 그런 보물은 어울리지 않아!

자격이 있는 자가 써야 한다.

그럼 일단 다른 초능력자들과 협의를 해보자.

우리끼리 회수하면 저 기체를 하사받을 수도 있다.’

지금은 꼴도 보기 싫으니 그대로 거실의 장막을 쳐버린다.

‘최대한 길게 마음껏 설치면서 노는 게 좋아.

그럴수록 너희의 최후가 가까워진다.’

좌아아아아아-!

그런 초능력자의 모습을 지켜본 용자는 피식 웃으면서 시선을 이제 서서히 화재가 진압되는 거리를 쳐다보았다.

각 도시의 범죄조직 제압을 완전히 끝낸 용자동맹의 깃발이 여기저기 휘날리기 시작하고, 일반 기체는 건물과 깃발을 지킨다.

그렇게 거리에 갑자기 나타난 거대 인형 병기는 행정 정부 군부를 경악하게 했다.

“개조 인간과 거대 인형 병기가 범죄조직들을 습격했다고?”

“초능력자들도 벅찬데 이건 또 뭐냐?”

그러나, 곧 비웃음으로 바뀐다.

“후후! 거대 인형 병기라고?

지금이 어떤 시대인데 저런 걸 행성 전투에 투입을 하나?”

“당장 지상군을 보내서 처리해!”

인형 병기는 인체와 비슷한 복잡한 구조 때문에 비싼 생산비용이 들어간다.

자신의 몸처럼 직관적인 조작이 가능해서 익숙해지면 큰 활약을 할 수 있으나,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다.

‘인형 병기는 행성 위에서는 중량과 공기 때문에 기동성이 저하된다.’

‘중력이 작용하는 행성 위에서 엄청난 중량을 가진 거대한 몸체가 팔다리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리가 없다.’

인형 병기가 인간과 비슷한 구조이기에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문제였다.

전투기나 전차는 설계부터 위의 두 가지 사항을 반영하고 만들기 때문에 인형 병기보다 훨씬 빨랐다.

‘중력과 공기가 없는 우주라면 모를까 행성 표면에서는 지상군의 전력만으로는 충분해.’

인형 병기는 전투기와 전차를 다수를 투입하면 충분히 제압할 수 있기에 이제 제식 용으로만 쓰이는 것이다.

초능력자들 때문에 망신을 당한 지상군은 의욕에 불타올랐다.

‘이건 충분히 이길 수 있어.’

‘드디어 우리의 가치를 증명할 때가 왔다.’

그런데, 자신만만하게 무인 전투기와 무인 전차부대를 보냈다가 접근조차 못 하고 모두 파괴당한다.

“전멸이라고!?”

“뭐야?”

지상군의 장성들이 본 인형 병기와 전투기, 전차의 전투 모습은 충격이었다.

“빌딩보다 큰 금속 거구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고속으로 움직이고 있다!”

“헉! 무슨 움직임이 저렇게 빠르고 자연스러워?”

“조종사의 조종과 조준이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거기에 거대한 총기와 다양한 무기류를 자유자재로 사용하니 전투기와 전차가 마구 부서져 나갔다.

이건 마치 어른이 아이들 장난감을 흉기로 박살을 내는 모습이었다.

“저건 우리가 알고 있던 인형 병기가 아니야!”

“중력과 공기의 저항을 완전히 무시하고 있어.”

아무런 저항이 없는 우주 공간에서조차 보일 수 없는 어마어마한 기동성에 경악했다.

“이게 어떻게 된 거냐?”

“저런 괴물 같은 인형 병기가 개발되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다.”

행성 표면에서도 기계의 탐지장치로 제대로 잡을 수 없는 엄청난 고속으로 움직이는 신형 인형 병기였다.

‘저런 상식을 초월한 인형 병기를 개발하다니 이건 단순한 반정부 무력집단이 아니다.’

어떻게든 정체부터 확인해서 특수부대의 정찰을 명령한다.

“슬럼가로 침투해서 인형 병기와 개조 인간들의 신원을 파악하라.”

은밀하게 거리의 정황을 파악하기 위해 보낸 특수부대였다.

그러나, 개조 인간들에게 철저하게 당해서 쓰레기처럼 거리 외곽으로 버려진다.

긴급 소집된 행성 정부의 지휘부는 팔다리가 모두 부러져서 병원에 입원한 특수부대의 화면을 어처구니가 없는 얼굴로 쳐다보아야 했다.

부르르르르르-!

투입한 전투부대는 전부 당했는데 적의 손실은 아예 없다는 전투결과 보고서를 쥔 관리들의 손이 부들부들 떨린다.

이건 있을 수 없는 참패였다.

“지상군은 모두 저렇게 당했는데 개조 인간들은 얼굴조차 제대로 못 보았다고?”

“개조 인간의 군대에 일반인 군대는 상대가 아예 안 된다고는 하지만 이건 너무하지 않나?”

“도대체 그 많은 예산을 가져다 뭐에 쓴 거야!”

“너희 전혀 쓸모가 없잖아!”

회의장에 앉아 있는 군 장성들은 마구 쏟아지는 모욕적인 비판에도 대꾸할 말이 없어서 침묵한다.

‘행성에서는 중력과 공기 저항 때문에 기동성에 제약이 큰 인병 병기라서 만만하게 보았다.’

‘하지만 방심하지는 않고 정예를 투입했는데 너무 심하게 당했어.’

‘중력과 공기를 무시하는듯한 고속과 너무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다.’

‘정말 저게 인형 병기가 맞아?

어떻게 저렇게 빠를 수가 있지?’

‘더구나 다루는 무기의 위력도 엄청나다.’

행성에서는 효용이 떨어져서 이제는 사열이나 우주 공간에서 가끔 전함 장갑 작업용으로 쓰인다는 평가가 무색하게 너무나 위력적이었다.

전함의 공격도 잠시라면 견디는 강력한 장갑을 가진 전차가 스치는 포탄에 몇 대가 동시에 파괴되는 꼴을 보니 심장이 떨릴 지경이었다.

‘저 기계 장비와 무기들은 다 뭐야?’

‘기존 무기체계와 비슷한 것 같은데 위력의 차이가 너무 크잖아.’

시가전이 되어서 우주군도 개입하지 못하고 있었다.

행성 외곽에서 주포사격을 퍼부으면 파괴될 것 같지만, 그러면 최소한 거리는 멸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워낙 강력한 인형 병기라서 공격하기도 꺼려졌다.

‘저 인형 병기가 지상군의 모든 공격을 피하고 막아내고 있다.’

‘우리가 공격하면 또 무슨 무기가 튀어나올지 몰라.’

우주 공간에서 인형 병기의 위력은 극대화된다.

과거 연합의 모든 기술력이 집약된 인형 병기와 최고의 조종사가 보여주었던 놀라운 전과를 제독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잘못하면 우리도 당할 수 있다.’

‘만약 단독 대기권 이탈 기능이 있으면 우주 전함도 위험해.’

이렇게 상식을 뛰어넘는 위력을 가진 거대 인형 병기와 개조 인간의 출현에 그들은 모두 악몽을 꾸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파괴된 전투기와 전차의 잔해와 병원의 침상을 가득 메운 군인들을 보니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기도 했다.

더구나 그 옆에 같은 꼴이 된 불량배들까지 같이 누워 있으니 혼란스럽기만 했다.

“저들은 범죄조직을 무너트리더니 이제는 행성의 군대하고도 싸운다.”

“자신들의 깃발을 세웠다.

독립을 원하는가?”

행성 정부의 존재 가치를 뒤흔드는 엄청난 사태였다.

그래서 과격한 대응을 결정하려 하는데 그 깃발에 적힌 이름부터가 문제가 되었다.

“용자동맹?

설마 옛날이야기 속에 나오는 용자는 아니겠지?”

더구나 슬럼가를 제압하고 지상군까지 막아낸 이후에 벌인 기이한 행동은 지배층들을 혼란에 몰아넣었다.

개조 인간들이 대량의 식료품과 의약품을 슬럼가의 주민들에게 배급을 시작한 것이다.

은하제국 어디에서도 나타나지 않던 특이한 집단이었다.

“빈민구제를 해?”

정찰 카메라에 길게 줄을 이어선 빈민들이 개조 인간들에게 음식을 받아가면서 연신 고맙다고 고개를 숙이는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어떤 개조 인간은 커다란 진공청소기로 거리를 청소하기 시작한다.

방금까지 지상군의 전투기와 전차를 완전히 박살을 내던 거대 인형 병기는 허름한 폐건물을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만들어낸다.

“거리청소와 재건축까지 하잖아?”

“이것들이 도대체 우리 행성에서 뭐 하자는 짓이냐?”

처음에 군대만 엉망진창으로 당하지 않았다면 무슨 구호단체가 온 것으로 착각할 정도였다.

“여왕의 깃발이 절대로 아니다.

그럼 은하제국의 소속이 아니다.”

“저들은 은하제국의 전복을 노리는 반란조직인가?”

“저 정도의 과학기술과 물자를 가졌다면 심각한 사태다.”

어디에도 배급의 대가를 받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저런 식의 공짜 선물로 대중의 환심을 사는 목적은 그들이 알기에는 권력의 획득밖에 없었다.

그런데 회의장 어디에서 머리가 띵한 소리가 울린다.

“은하제국의 반역을 노리는 것은 우리도 같지 않은가?

그럼 대화의 여지가 있다.”

어느 관리가 생각 없이 내뱉은 말에 모든 군 장성과 지배층들의 표정이 일그러진다.

고위 초능력자들을 상대할 전력이 부족해서 격론을 벌여 행성 정부의 태도를 재정립했다.

은하제국에 포함된 현재 상태의 유지하고 관망하기로 한 것이다.

‘그때 열외를 했던 모양로군.’

‘하여간 열외자들이 문제야.’

‘우리도 하나의 나라가 다스리기에는 너무나 넓은 은하계라서 다시 독립의 꿈을 꾸었다.’

‘그런데 막상 문제가 발생하니 대처할 수가 없다.’

강력한 우주함대로 지역 행성까지 장악할 꿈을 꾸었는데 일 백 명 정도의 고위 초능력자들을 어떻게 하지 못한다.

이런 상황은 세금을 안 내면서 버티던 모든 행성에서 같이 벌어지고 있었다.

“무슨 고위 초능력자가 이렇게 많지?”

“다른 행성에서도 몰려왔어.”

“더구나 가성비(價性比)라는 회사를 만들고 결집을 했으니 우리의 힘이 너무 부족해.”

“기존에 가지고 초능력자의 문제가 은하계 단위로 커졌어.”

행방불명된 이후에 죄를 뒤집어씌워서 재산을 압류했던 사법부가 난타당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지금 그들의 심정은 참담하기만 했다.

만에 하나 이제 경제력까지 장악한 초능력자들의 비위를 거스르면 당장 행성이 망할 수도 있으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이러니 독립은 진짜 꿈이었다는 것을 깨닫고 은하제국에 가호를 받기로 방침을 바꾼 것이다.

그래서, 과거 자유로웠던 연합으로 돌아가자고 말하면 열렬한 박수를 받았는데 지금은 이런 반응이 돌아온다.

“닥쳐! 지금이 독립을 운운할 때냐?”

“초능력자와 가성비(價性比)가 행성 정부를 힘과 돈으로 제압하려고 들면 막을 방법이 없어!”

“은하제국 소속이라서 우리가 무사하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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