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283화 (1,194/2,000)

34권 35권

우주해적단이 연합과 제국의 변방 행성의 악덕 총독을 타도하고 재산을 강탈한 행성과 요새가 수백 개가 넘는다.

‘거기에 전쟁이 격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군수품을 보관하는 행성까지 약탈했다.

군대까지 가리지 않고, 무차별로 강탈해서 우주 해적으로서 악명이 엄청나게 높았다.

“약탈품은 해적함을 만들고 개조하기 위해서 많이 사용했지.

그러나, 나머지 양도 희귀금속이나 보물로 바꾼다고 해도 몇 척의 우주 해적함을 꽉 채울 정도다.

그런데 없다니?”

우주 해적은 화폐나 은행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연합과 제국에 쫓기는 범죄자이니 모두가 현물거래였고, 이용한다고 해도 극히 일부였다.

‘바로 처분하기 힘든 고가의 보물은 전부 싣고 다니거나 비밀기지에 보관하게 되어 있다.’

그러니 당연히 싣고 있다고 믿는 우주 해적함들에게서 전부 모른다는 대답이 돌아오니 황당한 것이다.

‘인공지능이 모른다면 전함에는 안 실려있다는 뜻이다.

그럼 이 비밀기지에 있어야 하는데 여긴 그런 시설 자체가 없어 보인다.’

퀸 엘리자베스호의 진화한 시야와 감각으로 비밀기지를 조사한다.

‘새로운 비밀기지는 바위 위성 내부에 파놓은 거대한 공동이구나.’

그런데 외부 장갑의 수리시설과 발전시설만 기본적으로 되어 있고 아무것도 없었다.

‘보물을 보관할만한 커다란 창고가 없다.

설마 다른 행성에 숨겼나?’

그렇게 되면 우주해적단을 고문해서라도 알아내야 하는 상황이었다.

여왕이 되어서 가장 골치가 아픈 대상은 반역도가 아니라 예산 부족이었다.

‘은하제국의 초기라서 기반구성에 들어가는 예산은 상상만 해도 끔찍해.’

매달 올라오는 천문학적인 예산의 소모와 비어가는 금고는 생각만 해도 위장병이 걸릴 정도였다.

‘본성을 제외한 다른 행성은 대부분 행성 자치부에 맡긴다고 해도 은하계 전체의 사회기반시설은 은하제국이 해주어야 한다.

일단 연합의 교통망과 통신망을 사용하고 있지만, 규격과 방식이 달라서 문제가 일어나고 있다.

어떻게든 통합을 시켜야 해.

너무나 막대한 지출에 본성에 모아놓은 물자와 예산이 서서히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연합을 무너트리고 얻은 예산으로 버티고 있는 수준이었다.

각 행성에서 세금을 걷으면 해결이 되는데 총독들의 대처가 미온적이다.

그들은 각자 자신만의 나라를 꿈꾸고 있다.

은하계 전부를 하나의 나라가 장악하기에는 너무 넓다고 보고 있지.’

용서할 수 없는 일이지만, 실제로 벅찬 것이 사실이었다.

‘본성의 관리와 제독들의 태업을 제압하고, 본성 함대로 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전 은하계에 함대를 분산 배치하면 각 행성의 전력을 제압하기 힘든 전력이다.’

반란을 일으킨 행성제압을 위한 전투와 수송을 위한 대규모 함대의 건조가 필수적이다.

물론 지금 그럴 예산이 없었다.

‘우주해적단의 보물이 필요해.’

같은 동료였던 자신에게 배신한 우주해적단을 처단하는 것도 중요했지만, 그렇게나 바라던 제국의 여왕으로서 성공도 중요한 에메랄드였다.

‘은하계를 통일한 은하제국의 이대 여왕으로서 확실히 공적을 새우고 싶다.’

그러려면 돈이 필요했다.

‘반드시 얻어야 해.

도대체 어디에 숨겼지?’

동면 중인 우주 해적들을 깨워서 추궁하면 바로 알 수 있다.

‘보물이 유일한 구명줄이나 마찬가지이니 입을 안 열 확률이 아주 높다.’

그들이 어떤 성향인지는 같은 동료였던 그녀는 너무나 잘 알았다.

‘모두가 지독한 독종들이지.

보물을 뺏기느니 차라리 없애려고 할 거야.’

모두가 초능력자라서 자백제는 물론이고, 마음을 읽은 초능력도 안 통한다.

그러나, 확실한 대책은 있었다.

‘명예대공인 아이언이 다시 동전을 던져서 보물을 찾아달라고 하면 되겠지.

그렇지만, 또 부탁할 수는 없어.’

이제까지 반드시 경계하라고 배웠던 정체 모를 존재들이라 불리는 신족이다.

그리고, 그들의 지배자인 최고위 창조신이 명예대공 아이언의 정체였다.

‘은하제국의 총력을 기울여도 찾지 못했던 우주 해적들을 겨우 동전을 던져서 찾아냈다.

그것은 기적이야.’

그녀는 기적에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었다.

불가능한 일을 너무나 쉽게 이루어주는 기적은 인간을 너무나 나약하게 만든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에게 바라기만 하면 이루어진다면, 인간은 결코 노력이나 발전을 하지 않는다.

기적은 절대로 의지해서는 안 될 힘이야.’

이런저런 생각에 골몰하는 에메랄드 여왕이었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던 아이언은 에메랄드 여왕이 흘린 코피와 피의 흔적을 지우고, 다시 의자에 앉는다.

‘흐음! 이것들이 보물을 어디다 숨겼을까?’

직감의 동전을 다시 사용하면 아주 간단하지만, 지성체의 일에 사용할만한 권능이 아니었다.

‘겨우 보물 때문에 권능을 사용할 수 없지.

그리고, 우주해적단을 쉽게 제압한 상황이기에 여유가 생겼다.’

원래 에메랄드 여왕이 실패하면 바로 징계를 주고, 직접 잡아서 낙제생으로 지옥에 처박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바로 모두를 잡아들였으니 여유가 생긴 것이다.

‘해적의 숨겨진 보물찾기는 옛날부터 큰 즐거움이었다고 하던가?’

정신체에게는 단순한 물질로 만들어진 보물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하지만, 지성체에는 큰 가치가 있는 보물이라는 부수입을 생각해서 추리를 즐긴다.

‘우주 해적들은 제국과 연합이 싸우던 시절이면 모를까 통일된 은하제국의 영역에 비밀기지를 만들 수는 없다.

강화된 치안으로 반드시 들통이 난다.

이런 최변방에 비밀기지를 만든 것이 증거지.’

범죄자들에게는 기지를 만드는 일도 어렵다.

그런데 소중한 보물을 과연 직접 보고, 통제할 수 없는 비밀행성에 몰래 숨기고 안심할 수 있는지 생각하면 대답이 나온다.

‘당연히 그럴 수는 없다.

불가능하지.

우주 해적들이 그렇게 신의가 높지는 않아.

서로 믿을 리가 없다.’

누구도 모르게 은밀하게 숨겨야 하기에 수준 높은 방어시설이나 경계를 할 수가 없다.

은밀하게 누구도 알 수 없는 곳에 숨기면 누가 배신하고 털어가도 모른다는 뜻이기도 했다.

‘묻은 장소를 잊지 않게 특이한 지형지물이 있고, 커다란 변화도 없는 안정적인 행성을 찾으면 그렇게 많지도 않아.

위치도 배의 항해를 추적하면 바로 파악할 수 있다.

무엇보다 감정적이고 제멋대로인 우주 해적들이 그렇게 서로를 믿을 리가 없지.’

이렇게 되면 해적 두목이 혼자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 숨겼다는 선택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우주해적단은 해적 두목 개인의 것이 아니고 다수의 집단이 모인 연합체계였기에 보물의 독점은 불가능했다.

‘일단 다른 행성에 숨긴다는 조건을 배제하면 예상되는 보물의 은닉장소가 많이 줄어드는군.

모두가 알면서도 서로 감시할 수 있는 장소라면 바로 여기에 있다는 뜻이야.’

그런데, 이 비밀기지는 급조한 듯 최소한의 수리시설만 되어 있고 텅 비어있다.

‘바위 위성은 검색해도 순수한 바위와 금속만 느껴지고 특이반응은 없다.’

결론이 나온다.

‘해적함에 숨겼다.

배를 관리하는 인공지능이 모른다면 아주 몰래 숨겼다는 뜻인가?’

전함을 인간에 비유하면 뇌가 모르게 몸 안에 무엇인가를 넣었다는 의미였다.

수면 마취를 하고 수술을 하는 경우를 생각하면 타당성이 있었다.

‘수술하면서 아주 가끔 의사의 실수로 개봉한 상처에 아주 작은 이물질을 넣고서 봉합했는데 몸이 모르는 경우가 있다.

전함의 경우에는 인공지능이 모르게 무엇인가를 하는 것은 상당히 까다롭다.

하지만, 일시적으로 인공지능을 정지시킨 다음에 숨긴다면 불가능할 일이 아니다.

그럼 어디에 숨겼냐가 문제인데?

일단 양이 너무 많아.’

에메랄드 여왕의 중얼거림으로 보아서는 절대로 적은 양이 아니었다.

‘보물의 부피가 해적함 몇 대를 채울 만큼의 대량이란 말이지?’

해적함이 일백대 정도인데 분산보관을 해도 엄청난 양이니 인공지능이 이상을 모를 리가 없었다.

‘거의 팔뚝만 한 물건을 몸에 넣고는 모를 수는 없다.

인공지능은 중요기능이 있는 내부는 전부 관리를 한다.

상대적으로 관리가 소홀한 외부에만 가능하군.’

아이언의 눈빛이 날카롭게 빛나면서 해적함을 살핀다.

조사권능을 사용하면 해적함을 이루고 있는 물질의 분석까지 가능하지만 그럴 필요가 없어 보였다.

‘인공지능이 선체 내부의 변화를 모를 수가 없다.

그럼 역시 외부로군.

외부를 이루는 전함의 피부인 장갑에 인공지능을 끄고, 무엇인가 추가했다면 모를 수가 있다.’

전함 내부는 인공지능이 철저히 관리한다.

그러나, 외부는 추가장갑을 달거나 장갑이 무거워져도 강도와 중량 증가로만 파악한다.

“전함의 다중장갑.

외부 일차 장갑에 구멍을 뚫고 보물을 이차 장갑 사이에 채워 넣고 메꾸었다.”

그럴듯한 가설을 세운 아이언의 시선이 우주해적함의 장갑 표면을 확인한다.

‘찾았다!’

잘 숨겼지만, 외부 장갑의 여기저기에 커다란 구멍을 뚫은 흔적이 많이 있었다.

그리고, 다시 메꾸거나 포탄이나 빔포에 맞을 위험이 큰 전면이나 측면이 아닌 후면에 쓸데없는 추가장갑을 한 부위도 여기저기 보인다.

거의 확실해졌으니 조사권능으로 우주해적함을 투시한다.

번쩍! 번쩍!

그러자, 휘황찬란한 빛을 품어내는 귀금속과 황금, 거기에 가장 고가인 희귀재료들이 해적함들의 선체를 둘러싸고 있는 모습이 감각에 잡혔다.

창조력으로 만들 수 있지만, 희귀할수록 더 많이 들어가는 정기를 생각하면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양이었다.

‘이건 완전히 보물선일세.

자신들이 격침당하면 보물도 같이 사라지게 하겠다는 수작이군.’

왜 우주해적단이 잘하던 해적질을 하지 않고, 갑자기 여론을 선동하는 공작으로 나왔는지도 알았다.

‘자신들의 보물선을 다치게 하고 싶지 않았군.

전투보다 여기저기 수작을 부려서 분란을 일으켜 먹고사는 것이 더 편하다 이건가?

이것들이 지옥에서 쉽게 풀어주었다니 아주 배가 불렀어.’

하는 짓을 보니 역시 낙제생이 될 만했다.

강제였지만 한때 부하로 두었으니 아이언은 살짝 열이 받는다.

‘은하제국의 여왕이 된 에메랄드와의 친분을 생각해서 풀어주었더니 아주 타락을 해버렸군.

이제 우주 해적이 아니라 사기꾼이 되었어.

이것들을 곱게 죽이고 환생시키면, 영웅동맹과 용자동맹이 나를 우습게 알겠구나.’

초능력자이지만, 어차피 낙제생이니 은하제국의 여왕에게 맡기려던 생각을 바뀐다.

그래서, 동면 중인 우주 해적들에게 지옥에서 풀어주면서 거두었던 축복과 저주를 다시 걸어주었다.

‘불사의 축복(不死의 祝福)!

불멸의 저주(不滅의 詛呪)!’

부자나 지배자에게 불사(不死)는 더없는 축복이나 가난한 자나 가혹하게 착취를 받는 피지배층에게는 지독한 저주이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성체 수준에서 초능력자와 같은 강자에게는 불사(不死)는 축복이다.

‘나의 불사(不死)의 축복을 받으면 육체가 죽는다고 해도 영혼은 지옥이나 천국으로 흡수되거나 소멸이 되지 않는다.

육체가 사라진다고 해도 어딘가에서 부활을 할 수 있다.

무한의 수련기회이지.’

그러나, 육체에 불멸(不滅)이 걸리면 상황이 확 변한다.

‘어떤 타격을 받아도 육체가 죽지 않으니 영혼도 벗어나지 못한다.

만약 지금 가지고 있는 육체가 적에게 제압이 되는 사태가 발생하면 끝장이다.’

불사신의 괴물을 잡으면 사지와 머리를 잘라서 움직임을 봉쇄해버린다.

그리고, 철저하게 밀봉하고 각자 분리를 시켜서 활동을 막게 되어 있다.

‘조각난 신체를 따로따로 상자에 담아서 여기저기 깊숙이 봉인시키면 어떻게 될까?

영혼은 불사이고 육체는 불멸이니 자력으로는 벗어날 수 없는 영원의 고통이 이어진다.’

실제로 불사불멸(不死不滅)의 신성을 얻은 파괴신이나 타락한 고위신족들은 그렇게 처단했다.

신체가 죽지 않으니 재생하는 기회를 원천봉쇄하고 머리만 남겨서 영원히 고통을 받게 하는 처벌이었다.

‘그럼 자연스럽게 신령의 소멸을 택하게 된다.

아니면 생각을 그만두어 버리지.

신족으로서 그런 수치도 없다.’

차원의 마도신이 용병신 시절에 진정한 불사불멸(不死不滅)의 존재가 되었다고 미친 듯이 날뛰던 주신(主神)을 처단했던 기억을 정보행성 코아로부터 전해진다.

그 정보를 읽은 아이언의 평가는 하나였다.

‘불사불멸(不死不滅)도 약하면 대책이 없구나.

재앙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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