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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273화 (1,184/2,000)

34권 35권

초능력으로 모습을 바꾸고, 이미 준비되어있던 신분증으로 민간 호화 우주선에 정체를 숨기고 떠나는 그 둘을 의심하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너무도 쉽게 검색대를 통과하여 우주선의 객실에서 멀어지는 행성을 쳐다본 강철은 한마디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도주하는데 왜 이런 눈에 띄는 고급 우주선을 써요?

다른 은밀한 수단을 마련해 놓았는데요.”

행성에 올 때처럼 제국 화물우주선의 화물칸에 숨어들 생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낙향하여 여행하는 제국 귀족이 되어서 화려하기 짝이 없는 객실에 머물고 떠나게 되었으니 하는 말이었다.

헌데 크롬 공주는 개의치 않고 몇 번이나 바꾼 모습과 신분증을 재조정한다.

“조사관들이 그런 생각을 가지고 파악을 할 것이니 오히려 이 방식이 안전해요.

이건 다른 행성에서 쓸 신분증과 현금카드예요.”

가방 안에서 정말 지갑 하나를 꺼내어서 강철에게 넘겨준다.

“이 신분증과 현금카드는 어마마마가 직접 확인해도 이상을 발견할 수 없게 만들었으니 안심하고 사용하세요.”

“….”

제국의 공주가 만든 가짜 신분증과 현금카드이니 들킬 리가 없었다.

‘어떤 상황에도 대응할 수 있게 수십 개의 신분증을 마련해 두었나?

누나와 동생의 가짜 신분까지 있고 모습까지 바로 조정하는 모습을 보니 하루 이틀 준비한 것이 아니다.’

제국의 공주가 제국을 떠나려고 엄청난 준비를 했다는 뜻이다.

이건 하나의 사실을 알려준다.

‘프롬 여제가 기계 인간이 되어서 아주 이상해졌다고 하더니 진짜인 모양이군.

하긴 국력의 기본이 되는 자기 국민을 대량 학살을 하며 줄이고 있으니 확실히 제정신이 아니지.’

완벽한 기계 인간이 되어서 제국에 봉사하면 영원한 생명을 얻는다고 헛소리를 하면서 선전하는 제국의 행태를 보면 확실히 미쳐 돌아가는 중이었다.

‘제정신일수록 버티기 힘들지.’

가방에서 신분증만이 아니라 신용카드와 보석, 현금까지 줄줄이 나오는데 척 봐도 엄청난 액수였다.

이것을 보니 그녀가 제국의 후계자임을 다시 한번 깨달은 아이언이었다.

‘많이도 챙겨놓았네.

공주를 납치할 생각이었는데 오히려 도피에 혹으로 달린 격이로구나.’

그리고, 감탄했다.

‘제국에게 점령된 지 얼마 안 되어서 치안이 강화된 행성을 빠져나오는데 자그마한 문제조차 없었다.’

모든 흔적까지 지웠으니 만약 자신이 제국의 조사관이라고 해도 추적이 가능할지 의문이었다.

‘마음을 먹으면 일단 실행하면서 강력한 힘으로 밀어붙이는 나와 달리 철저한 준비와 실천력이다.

아주 완벽했어.’

결정적으로 초능력으로 모습을 바꾸고 진짜 누나와 동생처럼 손을 꼭 잡고 공항을 떠나는 모습에서 크롬 공주를 연상하는 존재는 누구도 없었다.

도주 과정에서 보인 철저한 준비와 한 치의 실수도 없는 행동은 강철조차 감탄하게 했으나 거부감도 일으킨다.

‘이건 삭월(朔月)의 시즈지와는 또 다른 의미로 부담이 되네.

똑똑하고 유능한 여성은 이제 왠지 싫어.’

아이의 몸을 가지니 아이처럼 생각하게 된다.

과거에는 여주신과 이계의 정령신들에게 실컷 고생하면서도 미래를 생각해서 꾹 참았지만, 이제 슬슬 인내가 바닥나고 있었다.

객실에 붙어있는 화장실에서 귀족 여성들이 입는 고급 정장으로 다시 갈아입고 화장도 평범하게 고친 크롬 공주가 강철에게 물었다.

“도와주어서 고마워요.

그런데 왜 저를 필요로 하시죠?”

“….”

당분간 추적을 당할 염려는 없다.

그래서 이제 유모가 되어달라고 해야 하는데 영 내키지 않는다.

‘이대로 흘러가면 뭔가 굉장히 손해 볼 것 같은 느낌이 밀려온단 말이야.’

그렇다고 말을 하지 않을 수 없으니 살짝 말을 더듬으면서 말했다

“제 유…유모가 되어주셨으면 해요.”

“….”

크롬 공주에게는 지금 자신이 무슨 말을 들었는지 의심하게 하는 순간이었다.

본래 화를 내고 거절을 해야 당연하지만, 강철의 정체를 알고 있으니 다시 생각하게 된다.

‘유모?

신에게 왜 인간의 유모가 필요하지?’

고대문명의 자료에서도 신족의 생활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없었다.

그리고, 인간과 신의 유모는 의미가 다를 수 있기에 일단 간단한 부분부터 묻는다.

“전 모유가 안 나와요.”

“그건 걱정하실 필요가 없어요.

제가 조정하면 되는 일이에요.”

“아?”

처녀에게 젖을 나오게 하는 일이 너무 쉽다는 강철의 대답에 상대방이 고위신이라는 사실을 다시 상기한 크롬 공주였다.

그리고, 아이언의 왜소한 몸을 쳐다보다가 가장 의심이 가는 분야를 물었다.

“유모는 저 혼자인가요?

하는 일도 같나요?”

아무리 보아도 잘 먹고 자란 모습이 아니라서 한 질문이다.

과연 강철의 얼굴이 딱딱하게 굳으면 약간 화가 난 음성이 돌아온다.

“그건 중요한 일이 아닌 것 같군요.

지성체들의 유모와 역할은 비슷해요.”

유모가 자신만이 아니고 아기에게 젖을 먹이는 업무는 거의 같다는 대답이었다.

그리고, 하나의 사실을 유추한다.

‘기존의 유모와 사이가 안 좋은가 보구나.’

강철의 삐쩍 마른 체구와 처음 만났을 때 외친 영양실조는 끝이라는 문장에서 왜 자신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한다.

그래서 시원하게 응답한다.

“좋아요.

유모의 역할을 받아들이지요.”

“….”

당연히 저항이 만만치 않을 것을 예상한 강철이었다.

‘뭐야 이거?

왜 이렇게 되는 거지?’

강압수단까지 준비하고 있었는데 허무할 정도로 쉽게 떨어진 허락이었다.

더구나 바로 행동으로 보여준다.

일단 유모가 되기로 한 이상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다 할 생각이었다.

‘감동할 정도로 최선을 다해야 해.

그래야 제국과 어마마마를 구해달라고 부탁할 수 있어.’

툭툭!

마음을 정한 크롬 공주는 자신의 상의를 벗고서 젖가슴을 가린 브래지어를 보였다.

“모유를 나오게 하려면 일단 상의를 벗는 것이 좋겠지요?”

“그…그렇기는 한데요.”

아주 잘 풀려가고 있는데 뭔가 아주 불안해져서 안절부절못하는 강철에게 가슴을 내밀면서 말한다.

마치 못난 남동생의 재롱을 귀엽게 누나의 바라보는 눈빛이었다.

“이렇게 준비를 하면 되나요?”

뭔가 속에서 울컥 감정이 치솟아 오른 강철이지만, 분위기를 망치지 않으려고 조심스럽게 고개를 끄덕이고 손에 초능력을 집중한다.

황금빛이 넘실거리는 손바닥을 크롬 공주의 브래지어 위에 얻었다.

“음.”

각오는 했지만, 실제로 젖가슴을 타인에게 만지니 흠칫 떤다.

그런 그녀에게 강철은 부드럽게 말한다.

“가만히 계세요.

고통은 없을 거예요.”

작고 왜소한 소년의 모습이기에 긴장이 풀린 크롬 공주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참았다.

우우우웅-!

신력에 기반을 둔 초능력이기에 신체조작과 관련되어서는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효과가 있었다.

황금빛이 자신의 브래지어 속에 숨겨진 젖가슴을 둘러싸자 저릿저릿해진 크롬 공주는 살짝 입술을 깨물었다.

‘이게 신력?

일반적인 초능력과는 달라.

대단해.’

그녀의 조합의 초능력이 강철의 신력을 기반으로 하는 초능력을 분석하고 이해한다.

얼마후 브래지어 속에서 달콤한 향내가 품어져 나왔다.

“되었어요.”

브래지어의 중앙 부분이 모유에 젖어서 번져간다.

그리고, 강철은 더는 참을 수 없는지 그대로 브래지어를 벗겨냈다.

“보세요.”

말릴 새도 없이 완전히 드러난 크롬 공주의 분홍빛의 젖꼭지에는 투명한 모유가 방울져서 흘러나온다.

자신의 신체변화에 놀라서 몸이 굳는데 강철은 그대로 그녀에게 안겨들었다.

“아!”

강철은 모유가 품어져 나오는 젖가슴을 입에 한가득 물린다.

얼마나 굶주렸는지 아무런 기교도 없이 세차게 빨기만 하는 강철의 머리를 밀지 않고 쓰다듬었다.

강철에게 젖을 물린 그녀는 지금 굉장히 고양된 상태였다.

‘낯선 아이에게 젖가슴을 물리는 수치심보다 직접 접촉을 통해서 조합의 초능력이 분석해 주는 신력에 대한 깨달음이 더욱 크구나.’

강철이 크롬 공주에게서 정기가 섞인 모유를 받는다면 크롬 공주는 신력을 배우는 셈이었다.

이제 확실하게 믿을 수 있었다.

‘강철은 인간이 아닌 고위신이다.’

유모와 사이가 안 좋아서 모유를 잘 못 먹고 어렵게 자란 정황까지 눈치를 챘으니 부담은 더욱 감소해서 부드럽게 웃으면서 대할 정도였다.

더구나 기존에 유모가 있는데 사이가 안 좋은데 자신이 협조해서 더욱 중요해지면 나중에 제국과 프롬 여제를 구해달라는 부탁을 하기 쉬웠기에 적극적이었다.

“후후! 살살 드세요.”

그렇게 크롬 공주와 강철의 도주 여행은 시작되었다.

이렇게 전선을 순시 중이던 크롬 공주가 감쪽같이 사라졌으니 제국이 발칵 뒤집혔음은 당연했다.

제국의 관리들이 몰려와서 크롬 공주의 행방불명에 대해서 상황파악을 하고 조사결과를 프롬 여제에게 올린다.

“머무시던 호텔 주변의 경보장치가 모두 파괴되었고, 호위병들도 모두 쓰러져있었습니다.”

“죽은 자는 없지만, 저항하면 모두 팔다리를 박살을 내고 제압당했다고 합니다.”

침투는 모두가 놀랄 정도로 은밀하고 파괴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런 소란이 일어났는데도 바로 옆방에서조차 몰랐다고 하니 엄청난 결계 능력을 갖춘 고위 초능력자로 추정합니다.”

“모습을 찍은 경계카메라는 없습니다.

호텔 내부와 주변 모두의 카메라가 허위영상을 보내게 조작이 되어 있었습니다.

굉장한 기계 지식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옥좌에 앉아서 보고를 말없이 듣고 있던 프롬 여제의 금속 얼굴이 일렁거리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이미 서면으로 들어서 알고 있지만, 다음 내용이 문제였다.

“크롬 공주님께서 저항하신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납치범을 만나고, 그대로 따라가신 것으로 추정됩니다.”

기계 인간이라는 사실을 나타내는 그녀의 금속 얼굴은 바로 갈라질 것처럼 일그러졌다.

당연히 프롬 여제의 호통부터 떨어진다.

“뭣이!

크롬 공주가 제국을 버리고 도주를 했단 말이냐?

다시 조사하라!”

제국에 실망한 에메랄드 공주가 제국의 저항세력에 붙었으니 크롬 공주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는 말을 관리들은 하지 못했다.

여제의 의견에 반대하면 그대로 처형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황이 도피 외에는 다른 답이 나오지 않게 만들었다.

‘몇 번이나 정밀하게 조사했으나 어디에도 저항한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

‘납치범이 침실에 들어가고 얼마후 바로 떠나셨다.’

‘더구나 둘의 이동의 흔적이 사라진 사실을 봐서는 크롬 공주님이 협조하지 못하면 불가능해.’

‘이건 납치가 아니라 철저히 준비된 도피야.’

크롬 공주의 실종으로 그녀만을 보고 남아있던 초능력자들이 동요하는 모습을 본 프롬 여제는 격노했다.

“크롬 공주는 절대로 나와 제국을 배신하고 반역자가 되지 않는다.

이건 분명 납치다.

어떻게든 찾아내라!”

기술이 추적하지 못한다면 남은 것은 초능력뿐이다.

크롬 공주와 프롬 여제는 모녀관계였고 서로 강력한 초능력자라서 어디에 있든 존재를 어느 정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모른다.

살아있는 육체라면 알 수 있지만, 기계 인간이 된 나는 크롬 공주의 위치를 알 수 없어.

그러나, 불치병을 해결하지 못한 이상 다시 육체로 돌아갈 수는 없다.’

크롬 공주와 혈연으로 연결된 초능력이 남아있는 육체를 활용한 탐지장치의 개발을 명령한다.

“이 탐지장치를 만들어서 추격하라.

필요하다면 무엇이든지 사용해라.

내 육체를 부품으로 활용해도 상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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