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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270화 (1,181/2,000)

34권 35권

프롬 여제는 기계 인간이 되었으면서도 제국의 인간 후계자인 크롬 공주를 포기하지 않았다.

연합과 전면전을 치르면서도 총력을 다해서 크롬 공주를 데리고 도주하는 아이언을 뒤쫓는다.

‘은하에서 최고 수준의 초능력자들인 모녀(母女)의 인연은 강력했다.

어디에도 오래 숨지 못하게 했어.’

익숙하지 않은 초능력으로는 프롬 여제가 크롬 공주와의 감응을 막을 도리가 없었다.

‘어떤 행성에 숨어들어도 얼마 후에 제국의 함대가 쫓아왔다.’

강력한 제국의 초능력자들도 물불을 가리지 않고 덤벼든다.

‘여왕이 기계인간이 되면서 제국이 완벽한 기계화가 되어가는 상황이라서 아직 인간인 크롬 공주는 그들의 희망이었지.’

아이언이 아무리 강력한 초능력자라고 해도 수십 명이 목숨을 버릴 각오로 덤비면 도망을 쳐야 했다.

‘지독한 것들이었어.

덕분에 초월자가 되기 전까지 제국과 충돌하면서 했던 고생은 생각만 해도 치가 떨릴 지경이다.’

지금 생각하면 할수록 그 당시에 아쉬운 점이 하나둘이 아니었다.

‘그렇게 겨우 구한 적합자인 다른 여왕들과의 관계도 상황상 아주 안 좋았지.’

기계만을 위한 제국에 반대하는 크롬 공주와 그녀를 납치해서 제국의 가장 큰 대적이 된 아이언의 관계는 아주 미묘했다.

‘크롬 공주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처럼 모유와 애액의 요구를 거절하지 않고, 벗어나려고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상적인 유모가 되려고 노력을 했지.

그 당시의 그녀는 나를 뭐라고 생각했을까?

타락한 제국을 무너트리는 도구였을까?

아니면 기르는 아이일까?

아직도 그녀의 속마음을 모르겠군.’

크롬 공주는 제국에 쫓겨서 도망을 다니는 와중에도 아이언의 유모 역할을 충실히 했다.

‘어떻게 생각을 했든 상관은 없다.

그녀 덕분에 말라 비틀어질 위기를 겨우 벗어나서 초월자가 될 수 있었다.’

은혜는 모르면 이성이 없는 미물보다 못한 존재다.

몇 번이나 아이언이 원하는 것이 있냐고 직접 물어도 그녀는 고개만 흔들 뿐이었다.

그리고, 자신이 초월자가 되는 순간에 제국의 최후가 다가왔다.

‘그때 그녀가 했던 유일한 부탁은 모친인 프롬 여제의 구명이었다.

프롬 여제를 억지로 구하면 연합과 저항세력이 집결한 세력에서 입지가 완전히 사라진다.

그 이후에 무진장 고생하는 모습이 보였지만, 안 들어줄 수가 없었지.’

그 이후로도 아이언이 수유를 원하면 거부하지 않고 들어주지만,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는다.

‘제국의 멸망과 함께 모든 의욕을 잃어버린 것 같았지.’

크롬 공주와의 관계는 그렇게 무미건조하게 유지되었다.

‘크롬 공주와 비교하면 제국이 필요가 없는 인간을 말살하는 대량 학살을 일으키자 완전히 돌아서서 저항세력의 핵심이 된 에메랄드 공주와의 관계는 처음에는 좋았다.’

그 당시의 그녀는 해적 두목에게 빠져서 정신이 없었다.

‘일단 내 유모가 되어달라는 말 자체를 할 수 없으니 어쩔 도리가 없었다.’

일단 크롬 공주가 있으니 물러나서 초월자로 만들 기회만을 노릴 뿐이었다.

인간의 수명을 짧으니 스쳐 가는 인연 정도는 눈감아줄 생각이었는데 사고가 터진다.

‘해적 두목이 전쟁이 끝나고 이상하게 죽어버렸다.

에메랄드 공주가 절망해서 어딘가로 가서 애도하다 같이 죽겠다는데 어떻게 그냥 보내나?’

본성을 떠나려는 그녀의 함선에 방문하여 강제로 그녀를 초월자로 만들었다.

그래서, 좋게 시작한 관계는 완전히 끝장이 났다.

‘자신을 유모로 얻기 위해서 해적 두목을 내가 죽인 줄 알았던가?

그 이후로는 원수나 다름이 없었지.

정말 억울하지만, 상황이 그러니 이해시킬 도리가 없었다.’

마지막 한 명은 기계 인간이 되었으나 살아있는 육체를 따로 보존하고 있던 프롬 여제였다.

‘무리해서 겨우 인간의 몸으로 다시 되살렸다.

그런데, 그녀는 제국을 무너트린 원흉에 소중한 딸들을 억지로 유모로 삼고 성적으로 희롱하는 용서할 수 없는 원수로 생각했다.’

초월자가 된 이상 대량의 정기가 필요했기에 그녀의 감정이 가라앉기를 기다릴 수가 없었다.

‘더구나 그녀는 나이가 많으니 빨리 초월자로 만들어야 했지.’

그래서, 억지로 그녀를 초월자로 만들고 유모로 만들었으니 최악의 관계가 된다.

이렇게 겨우 얻은 유모 네 명이 모두 엉망이 되었으니 제대로 성장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휴우! 한마디로 더럽게 꼬인 삶이었지.

초능력자의 육체로는 대량의 정기를 소모하는 권능과 마도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해.

나의 경우에 모유와 애액이라는 대가를 필요로 했다.

대가가 부족한 상황에서 초능력으로 혼자서 제국과 싸우려니 지독한 고생길이었어.

초월자가 될 때까지 은하계 전역을 도망치고 다니느라 성장은 고사하고 유지조차 힘겨웠지.

초월자가 된 이후로는 유모들과 거의 전쟁이었다.’

이런 상황이니 아무리 노력을 하고 수련을 해도 본래보다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현세계 마신황제도 함정을 파서 겨우 이겼을 정도였다.

‘축적해놓은 동전과 기계 분신들을 전부 소모하면서 겨우 이겼다.

그런데 마지막 발악으로 발동한 신멸(神滅)을 감당할 신체 능력이 없어서 소멸 직전이 되어버렸다.’

다시 생각해도 무슨 꼴을 당해도 할 말이 없는 수치스러운 상황이었다.

창조주의 대리인 창조신장과 마신황제의 동시 소멸로 발생하는 현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진리가 왔을 때는 아무런 변명 없이 목을 내밀을 정도였다.

‘그런 나를 진리님이 직접 완전히 재생시켜주시고, 임무를 맡겨주셨다.’

부여한 임무는 더없이 막중했다.

‘진리님의 탄생을 앞당겨서 유아신 시절의 수련시간을 많이 확보하게 한다.’

창조주의 권한을 나누어 가진 후 미쳐가는 일대 십중심을 조기에 제압하는데 도우라는 명령이었다.

‘이미 성공하신 진리님의 유상전생(有償轉生)의 흐름을 더욱 완벽하게 조정한다.

이렇게 중대한 임무가 또 있을까?

드디어 제대로 된 임무를 받았다.

이번에는 미끼나 누가 해도 되는 귀찮은 일을 대신 처리하는 것이 아니다.’

세계의 항상성을 무마시킬 현실부정의 마도와 시간과 공간을 통합하여 조정하는 차원권능을 가진 자신이 아니면 안 되는 일이기도 했다.

‘십중심(十中心)의 집결에 걸렸던 많은 시간을 최대한 줄여서 진리님의 탄생을 빠르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도 전력을 다해야 해.’

이런 상황이니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에게 십중심(十中心)도 아닌 반려나 부하들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아니었다.

‘진리님의 탄생을 최대한 빠르게 해야 나도 본래의 주우주로 되돌아간다.

이제 이렇게 허약해진 상태로 과거의 다른 세계를 떠돌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일은 지긋지긋해.’

여기 도착해서 다시 만든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신체는 영양실조에 걸렸던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때와는 격이 달랐다.

그러나, 역시 지금 절대계의 정기는 주우주보다 약해서 본체와 비교하면 한참 부족했다.

‘어떻게든 주우주로 되돌아가서 나의 진짜 신체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 얻은 수련성과가 합쳐져서 폭발적으로 강해질 수 있다.’

주우주의 신계주신으로 부지런히 강해지다가 절대계로 진출하는 모습을 생각하니 약간은 기분이 풀린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였다.

‘과거를 후회한다고 해도 바뀌는 것은 없지.

추억의 회상은 여기까지 할까.’

원한도 은혜도 깔끔하게 마무리되었다.

비록 사이가 나쁜 여왕들이었지만, 그래도 신세를 진 유모들이었기에 충분히 자력으로 살 수 있는 기반까지 만들어 주었다.

‘거기에 그녀들을 강제로 노리는 놈들이 나타날 수 있으니 이런저런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았지.

강제로 흡수를 시도하면 반드시 소멸하게 말이야.

그녀들이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정도의 강자로 성장하는 시간은 충분히 벌 수 있다.

그러니 초월자로서 살아가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

마음을 정리한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아공간에서 꺼내든 긴 담뱃대를 물고서 황금 연기를 뿜어낸다.

“휴우우우! 바쁘다!

강해지고 출세하느라 바빠!

그럼 바로 가볼까?”

검편 아스나스가 태어난 일족의 본성으로 도약하는 초장거리 공간의 문을 열었다.

단숨에 끝낼 생각이었다.

“후훗! 지금의 나를 막으면 모두 끝장을 내주지.

십중심(十中心)이라도 방해하면 용서하지 않는다.

진리님께 이런 막중한 임무를 받은 이상 더는 추태도 방심도 없다.”

영업용 미소를 잃지 않은 얼굴이지만, 섬뜩한 살기가 풍겨 나오기 시작한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였다.

거기까지 정신을 잃은 아이언의 신체기억이 흐르고 있을 때 크롬 공주도 신체접촉에 어찌할 바를 몰라 하고 있었다.

‘그래!

지금 이런 일로 부끄러워할 상황이 아니야.’

크롬 공주는 아이언에게 은하제국, 아니 은하계 전부의 운명이 걸려있음을 상기하고 각오를 굳힌다.

조합권능이 발동되어서 그녀의 시야가 다시 어둠에 잠겼다.

바늘구멍만 한 빛이 새어 나오는 구멍이 뚫리고 아이언의 신체기억을 엿보려 한다.

그러나, 너무 작아서 무리였다.

‘안 보여.’

지금 신체기억이 처음 접속에서 그녀를 튕겨 나가게 한 강대한 존재들의 충돌을 재생하고 있기에 이 정도로는 무리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여기에 동전이 보여주던 바른길의 자신이 재촉하는 모습까지 겹쳐지자 꾹 참고 집중을 한다.

‘단순한 마사지라고 생각하자.

수련 후에 마이크로 비키니를 입은 채로 아이언에게 신체 전부를 마사지 받기도 했으니 이번에는 내가 해 준다고 생각하면 될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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