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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옥행성만이 아니라 항성계 전부를 삼켜서 소멸시키는 대폭발이었다.
그 위력은 검편 아스나스가 황급히 만든 검막은 무너트리지는 못했으나 여기저기로 날려버리기에는 충분했다.
꽈르르르르르르르릉-!
태풍에 휘말린 나룻배처럼 폭발에 휘말린 아스나스의 분노 서린 목소리가 쩌렁쩌렁하게 울렸다.
“나를 속이다니 가만두지 않겠다!”
십중심 검편 아스나스의 분노를 사게 된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폭발이 미치지 않는 경계에서 여유롭게 쳐다보는 중이었다.
물론 고함소리도 확실하게 듣고서 웃고 있었다.
“푸후후후후! 속인 것이 아닙니다.
죽기 직전까지 확실히 저입니다.
끝장이 나는 순간에 동전으로 감당이 안 되어서 기계 분신과 바꿔치기를 했지요.
일명 존재교환(存在交換).
약자의 잔재주입니다.”
영양실조로 여기저기 당하고 다녔던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 시절에 가장 유효한 구명수단이었던 ‘존재교환(存在交換)’은 이제 완벽해졌다.
동전이 감당하지 못하는 큰 타격을 받으면 자동으로 발동되는 수준이었다.
“생각해보면 죽을 위기를 참 많이 겪었습니다.
그러나, 시련을 이겨내면 확실히 발전합니다.
지금의 저를 죽이려면 이 시기의 십중심(十中心)들도 고생을 해야 합니다.”
검편 아스나스가 갇혀있던 감옥행성이 있던 항성계가 불꽃에 휘말려 소멸하는 모습을 흐뭇하게 웃었다.
“후후후후후-! 박쥐의 검의 전력공격을 받고도 살아있으면 계약을 하겠다고 하셨으니 허락하신 것으로 알겠습니다.”
당연히 대답은 없다.
구구구구구구구구구궁-!
이런 식의 대규모 폭발을 처리할 권능이 없는 검편 아스나스로서는 폭발의 한가운데서 어떻게든 좌표를 고정하기 위해서 힘을 발휘하고 있을 뿐이었다.
‘아무리 검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검신(劍神)의 정점이라고 해도 저런 폭발에서 바로 헤어나오기는 무리다.
검술밖에 재주가 없어서 나오려면 시간이 걸리겠어.
그럼 이제 시작해도 되겠군.’
항성계의 파괴를 넘어서 소멸하는 대폭발의 한가운데서 차원권능이 없이는 탈출은 무리였다.
처음에 원하던 대로 검편과 계약을 하고 충분한 시간까지 벌었으니 아주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양손으로 모아서 외친다.
“아직 잘 안 들리시겠지만, 일단 출발보고부터 하겠습니다.
계약 감사합니다!”
겨우 항성계를 소멸시키는 공격 정도에 십중심(十中心)이 죽을 리가 없었다.
‘위력을 줄인 대신 차원권능으로 시공간을 뒤틀어 놓았지.’
분노해서 자신을 쫓으려고 해도 일단 계약이 막는다.
‘공간좌표가 폭발로 어긋난 상태라서 자연적인 정상화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
쫓아오지 않고 본성과 연락하기 위해서 완전히 소멸한 감옥행성을 다시 검으로 복원하려 해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걸릴 것은 당연했다.
‘초장거리 통신과 공간이동이 가능할 수준까지 안정화되려면 대략 일주일 정도로군.
충분해!’
공간이동은 아예 불가능하고 통신도 다시 가능하게 되는데 꽤 시간이 걸린다는 결론을 나온다.
그래서, 아주 여유롭게 공간이동을 준비하면서 중얼거렸다.
‘본질을 보면 그냥 바람난 부인과 배신한 부하를 혼내주고 정신을 차리게 하면 되는 일이다.
검편(劍?) 아스나스의 감정과 사정을 고려하니 처리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문제가 되었다.
십중심(十中心)의 커다란 존재감이 해결을 막고 있다.’
뒤를 걱정할 필요가 없는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에게는 너무나 쉬운 일이었다.
‘아직 진정한 절대계 십중심(十中心)도 아닌데 눈치를 볼 생각은 전혀 없다.’
아주 기쁜 마음으로 이제 통째로 타오르는 거대 태양이 된 항성계를 향해서 외친다.
“제가 갔다 올 동안 감옥에서 건강히 지내십시오.
검편 사장님!”
검편 아스나스가 직접 말은 하지 않았지만, 바라는 것은 하나였다.
‘배신자들을 처단하지 않고 관계를 원래대로 회복시킨다.’
당사자인 아스나스가 계약으로 감옥행성에 갇혀서 못 움직이면서도 어떠한 위해도 용납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의뢰였다.
‘엄청난 노력과 친분을 쌓아야지만, 배신한 가족과 부하들을 설득해서 되돌릴 수 있다.’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가 생각하기에 원래 흐름처럼 시작(始作)과 검편의 반려가 사교계에 만나서 신뢰할 수 있을 정도로 친해질 필요는 전혀 없다.
‘바람난 여자의 사정을 뭐하러 봐주지?
외계로 돌아가실 시작(始作)님에게 뭐하러 쓸데없는 인연을 만들어 미련을 늘릴까?’
부하들의 설득도 같았다.
‘배신한 부하들을 하나하나 만나 그들의 어려운 사정을 듣고 해결해서 되돌리는 일도 질색이다.
두들겨 패야지.’
상위자면 모를까 남의 부하를 위해서 신경과 배려를 해줄 의무는 당연히 없었다.
그런데 처음에 언급한 내용이 원래의 흐름이었다.
‘내가 감동의 가족 드라마를 찍을 수는 없지.
단기간에 해치울 방법은 많아.
일반적인 규범과 생각을 지닌 존재라면 힘들지만,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으면 아주 쉬운 일이야.’
결론이 나온다.
“바람난 여자의 엉덩이를 두들기고, 몰려든 제비들의 다리를 분지르러 가볼까.
부하들은 새로 모신 주인들을 박살을 내다보면 알아서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겠지.”
서로 뉘우치고 용서하는 감동적인 장면을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검편 아스나스가 감사하면서 황금세력에 가세하면 뒤탈도 없다.’
그러나,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에게 그렇게 할 여유가 전혀 없었다.
‘나는 아주 바쁜 몸이야.
다른 존재의 사정을 봐줄 여력이 없어.
아무리 이상적인 결과가 나와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방식은 아주 곤란해.’
은하유성(銀何流星) 아이언으로서 현세계 마신황제와 싸워서 이겼다.
그러나, 거의 공멸(攻滅) 수준이었다.
혁명을 이끄는 초월자 영웅신의 신체에는 질서를 위협하는 모든 것을 멸망시키는 마신황제의 신멸(神滅)의 권능이 치명적인 탓이었다.
‘현세계의 마신황제에게 당한 멸신(滅神)의 타격을 견디지 못하고 소멸할 위기였다.
겨우 이기기는 했지만, 수습을 하지 못해서 현세계를 파멸의 위기로 몰아넣었다.
현세계를 구한 진정한 영웅은 고사하고 세계멸망의 흑막으로 사라질 뻔했지.
결국, 진리님이 직접 강림하여 처리하게 되었으니 백번 죽어도 할 말이 없는 수치다.’
그런 추태를 보인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를 진리는 정말 아주 뜻밖에 용서했다.
‘아주 아슬아슬하지만, 강자의 기준을 통과한 덕이다.
현세계에서 일으킨 문제를 완전히 해결해 주시고, 소멸 직전이던 신령까지 완전 재생시켜주셨다.
물론 대가는 임무 수행으로 치러야 했다.
바로 진리님의 유상전생(有償轉生)의 보완.’
강자로서 인정받은 이후 첫 임무였으니 시간 지체는 용납할 수 없었다.
‘진리님에게 명령받은 일은 십중심의 집결에 걸렸던 시간을 단축해서 지금 창조주와의 결판을 빨리하게 하라는 것이었다.
그래야 더욱 빠르게 태어나실 수 있으니 말이야.’
이번에야말로 완벽해야 했다.
그런데, 또 이렇게 신령 상태로 와서 신체를 만들고 처음부터 시작하고 있으니 아무리 생각해도 황당하기 짝이 없었다.
‘진리님은 어려운 상태에서 마신황제에게 이겨서 용서는 했지만, 참으로 부끄러운 승리라고 신체의 부활은 해주시지 않으셨다.
바로 임무를 부여하고 여기로 보내버리셨지.’
지은 죄가 있으니 꼼짝하지 못하고 따를 수밖에 없었다.
솔직히 그런 사고를 쳤는데도 신령을 재생시켜주신 일도 이해할 수 없을 정도의 자비였다.
‘제길! 내가 생각해도 현세계의 마신황제에게 소멸 직전까지 몰리다니 어이가 없네.
본래의 신체를 잃어서 너무나 약해진 상태였다고 하지만, 현세계 마신황제의 신멸(神滅)을 이계의 마신황제인 내가 못 견디다니?
모두 허약한 몸 때문이었어.
유아신 때 영양실조에만 안 걸렸어도 그런 수치는 당하지 않았는데 말이야.’
아이언이 시체가 아닌 아기의 영혼을 강제로 쫓아내고 육체를 뺏어서 부활한 줄 착각하고 있던 삭월(朔月)의 시즈지였다.
‘그녀는 나중에 그렇게 될 수 없다는 진실을 알고 후회했지만 때는 이미 늦어 있었다.’
최악으로 유아신의 시절을 보내서 약해진 아이언의 힘과 마음은 되돌릴 수가 없었다.
‘서로를 필요로 하는 중요한 동맹으로 인식했지만, 거기까지였다.
가장 중요한 유아신의 성장 시기에 영양실조가 걸려서 제대로 성장을 못 했어.
거기에 죽은 아기의 몸으로 사체부활(死體復活)을 해서 초능력자부터 시작해야 했던 탓도 커.
아주 몸 상태가 최악이었단 말이다.’
여기에 가장 약한 초능력자 시절에 하필이면 제국과 연합의 최종결전이 벌어져 버린다.
‘그래도 지성체로 이루어진 제국과 연합을 위협할 정도로 강력한 초능력자였지.
숨기만 했다면 누구도 찾지 못하게 할 수 있었다.’
그런데, 도저히 말이 안 통하고 비협조적인 삭월(朔月)의 시즈지 대신에 발견한 유모의 적합자들이 하필 제국의 여왕과 공주들이었으니 그럴 수도 없었다.
‘결국, 삭월(朔月)의 시즈지를 변방 행성에 수련을 빌미로 숨겨놓고 일을 벌였다.’
전선을 순회하던 크롬 공주를 몰래 납치한 것이다.
‘어떻게든 빈틈을 찾아서 성공했다.
제국의 기계화와 폭주에 방황하던 크롬 공주는 자포자기 상태로 나를 따라왔지.
그렇게 빼돌렸더니 바로 전면적인 추격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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