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267화 (1,178/2,000)

34권 35권

인사를 하는 모습은 아무런 전투준비를 하지 않는 완전한 무방비였다.

‘지금이라면 쉽게 벨 수 있다.’

하지만, 또 신체를 분쇄한다고 해도 저 이상한 동전이 대체할 수 있기에 선뜻 움직일 수가 없었다.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언급되는 것으로 같아서 물어본다.

“황금 사장?

황금의 절대자이겠지.

너는 그의 부하인가?”

황금족을 멸망시킨 신족은 용납하지 않는 황금의 절대자가 고위 창조신을 부하로 두다니 믿을 수 없지만, 일단은 확인해야 했다.

‘황금의 절대자와 싸워서는 안 된다.’

절대계에서 살고 있다면 누구라도 지켜야 하는 규칙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대답이 돌아온다.

“정식 부하는 아니고 계약직원입니다.”

“계약직원?”

이 고위 창조신이 사용하는 단어가 아주 생소한 검편 아스나스는 평소와 다르게 말을 많이 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말은 더욱 의문을 가지게 한다.

“아주 높고 넓으신 분에게 황금의 절대자를 도우라는 명령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황금 사장님과 계약을 맺어서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습니다.”

“창조주의 수하인가?”

이 정도로 강력한 고위 창조신을 부하로 쓸만한 존재는 창조주밖에 없으니 당연한 물음이었다.

그러나,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아주 즐겁다는 듯이 웃으면서 대답했다.

“후후후! 자신에 대한 반란을 도우라고 저를 파견할 리는 없지 않습니까?

누가 보냈는지 황금 사장님께 말하지 않은 덕분에 계약직원입니다.

문제가 발생하면 저의 존재를 부정하실 것입니다.”

“….”

검편 아스나스가 보기에 십중심(十中心)과도 싸울 수 있는 고위 창조신의 상급자가 정체불명이라니 참으로 수상하기 짝이 없는 존재였다.

그래서, 과거에 감옥에 있는 그를 찾아와 절대계의 기둥이 되어달라고 부탁하던 황금의 절대자가 생각이 났다.

‘황금의 절대자는 수많은 강자가 넘쳐나는 절대계에서도 최강의 이름을 지켜온 존재다웠다.

나와 대화를 하면서도 어떤 틈도 없었지.

그런 완벽주의자가 용케도 이런 불안요소를 받아들였군.’

황금의 절대자는 어떻게 해도 벨 수 없었던 완벽한 강자였다.

그런데 지금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너무 허점이 많아서 곤란할 지경이었다.

‘벨까?

그러나 끝날 것 같지가 않군.’

강하기도 하지만, 아무리 죽이고 소멸시켜도 끝장이 날 것 같지 않은 끈질김이 상대에게 느껴진다.

실제로 벌써 두 번은 죽어야 했는데 멀쩡했다.

‘가슴을 꿰뚫고 목을 양단한 공격도 분명 적중했는데 동전만이 대신 파손되었다.

그것부터 해석해야 한다.’

동전을 신체 대신에 희생시키는 마도를 분석해서 파훼하기 전에는 경시해서는 안 되는 상대라는 판단을 내린다.

그래서, 아직 발도술의 자세를 풀지 않고 있는 검편 아스나스에게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아주 친근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후후! 제가 아주 약간은 수상하시겠지요.

하지만, 황금 사장님의 계약직원이라는 신분은 확실합니다.

혼자서 해결이 곤란하여 도움이 필요하신 십중심(十中心)님들의 든든한 조력자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안 그러면 저도 끝장이 나거든요.”

장난스럽게 자신의 목을 손으로 긋는 모습에 점점 맥이 빠지기 시작하는 검편 아스나스였다.

아무리 보아도 고위 창조답지 않은 경박한 모습이었는데 진실이 느껴진 것이다.

“물론 검편 사장님의 의뢰도 받습니다.

동등한 입장으로 황금세력으로 모셔오라는 명령을 황금 사장님에게 받았기에 이중계약은 아닙니다.

그러니 마음 놓고 시키십시오.

누구를 죽여드릴까요?

일족의 지배층부터 반대세력까지 명단만 적어만 주시면 바로 처분해드립니다.

물론 직접 처치가 곤란한 친족도 포함됩니다.”

사정을 다 알고 온 듯한 제안에 검편 아스나스는 발도술의 자세를 풀고 다시 박쥐의 검을 안으면서 차갑게 말했다.

“꺼져라.

내 일은 내가 알아서 한다.”

자신의 가정과 일족에 관한 일은 이미 누가 잘못했는지 모를 정도로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태였다.

‘이건 내가 아닌 누가 풀어줄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그런데 해답이 없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고, 외부의 도움은 더욱 받아서는 안 되었다.

‘어찌할 바를 몰라서 감옥에서 폭발하려는 감정이 가라앉기를 바라야 할 정도다.’

은근히 살기를 품어내서 그만 돌아가라는 경고를 보낸다.

하지만,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포기를 하지 않는다.

그가 보기에 이번 일은 아주 쉽고 먹음직한 대가가 많이 있었다.

‘검편 아스나스의 가족, 친족, 일족까지 전부 걸려있다.

저항하는 일족까지 몽땅 처리하다 보면 한 몫 단단히 챙길 수 있을 것이다.’

십중심(十中心)의 주변의 존재들이 평범할 리가 없다.

그들을 처단하면서 건질 수 있는 보물과 정기, 재능있는 존재들을 생각하면 거부해도 억지로 나설 생각이었다.

“물론 공짜는 아닙니다

약간의 대가를 제가 알아서 아무도 모르게 챙기겠습니다.

이건 황금 사장님과도 같은 조건입니다.

그러니 저와 계약을 하시지요.”

“….”

다시 다리를 겹치고 편하게 앉은 검편 아스나스의 엄지손가락이 박쥐의 검의 검은 칼날을 보인다.

딸각-! 서걱-!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목이 다시 날아가고 신체가 분쇄되지만, 남은 것은 반 토막 난 동전이었다.

땡그랑!

이번에는 나름대로 위력을 높였는데도 결과가 변하지 않자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를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넌 참 끈질기구나.”

이대로 무시하고 감옥행성으로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그러나, 그렇게 했다가는 조금 전에 쏟아졌던 신력태양들이 또 융단폭격하는 모습이 보이니 그럴 수도 없었다.

‘이놈은 자기를 무시하면 그러고도 남는다.’

다시 허공에서 나타나서 두 조각난 동전을 주운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싱글벙글 웃으면서 말한다.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인내와 끈기는 저의 유일한 장점이지요.

그런데 혹시 지금 가족의 상황에 대해서 아십니까?”

계속 민감한 부분을 파고들자 검편 아스나스는 감고 있던 눈에 힘이 꽉 들어간다.

‘저 동전을 사용하는 마도를 어떻게 하지 않는 한 처단할 수 없다.

더구나 이 정도의 힘을 가진 존재를 계속 무시해서 원한을 살 필요는 없지.’

지금까지의 전투를 보면 감옥행성에 묶여있는 자신이 아니면 일족에서 감당할 수 없는 강자였다.

그리고, 가족의 동향은 주기적으로 현황과 상태를 받아보고 있으니 아주 쉬운 대답이기도 했다.

“아주 잘살고 있다.”

짧은 대답이었지만, 아주 많은 의미가 담겨있다.

역시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파악을 했다는 듯이 감탄사를 내면서 말을 이어갔다.

“호오? 역시 그런 거래였군요.

원래 혁명가나 반역자들은 개인이 출세해도 가족들은 대부분 비참한 최후를 맡거나 엉망진창이 되지요.

기존의 지배층들이 순순히 물러날 리는 없고, 마지막으로 가족으로 협박하거나 위해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걸 사전에 아시고 협상을 하신 모양이군요.”

“….”

정확한 사실이었다.

일족의 지배층들이 가족이나 부하를 인질로서 노린다는 사실을 깨닫고 고민을 하다가 내놓은 해답이었다.

‘나 자신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으나, 가족과 동료는 아니다.

혼자서는 모두를 지킬 수 없다.’

이대로 지배층을 전부 처단하고 오리진이 되면, 가족과 부하를 대부분 잃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검편 아스나스는 고민을 하다가 결정을 내린다.

“너희에게 나의 힘을 보태주겠다.

그리고, 감옥에서 외부활동을 끓을 테니 나를 제외한 전부를 지배층에 편입시켜라.”

십중심 검편의 무력과 위명에 짓눌려서 최후의 발악을 하려던 지배층들로서는 쌍수를 들고 환영한 제안이었다.

계약은 바로 시행되었다.

‘검편 아스나스는 무력을 일족의 지배층에게 제공한다.

일족의 지배층은 검편 아스나스의 세력을 전부 지배층으로 만든다.’

지금까지는 서로 만족한 계약이었는데 갈수록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꼬이고 얽혀가는 문제를 다시 떠올린 검편 아스나스의 무표정하던 얼굴에서 혈관이 치솟고 있었다.

꿈뜰-!

냉정하기 짝이 없는 검신(劍神)의 정점답지 않은 확실한 표정 변화를 읽은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웃음을 지으면서 말한다.

“후후후! 가족과 부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보기에는 좋지만, 손해를 많이 보신 것 같군요.”

누가 보아도 찬사를 받을만한 희생을 한 일에 시비를 거는 듯한 말에 검편 아스나스의 박쥐의 검이 다시 검은 날을 빛낸다.

딸각! 스각-!

그러나, 이번에는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목이 날아가지 않는다.

깡-!

목의 피부에 닿은 박쥐의 검에서 불꽃이 튀었다.

이번만은 정말 놀랐는지 검편 아스나스의 눈동자도 커졌다.

‘박쥐의 검의 공격을 맨몸으로 버티고 있다!’

공격을 예상하고 투기로 신체를 강화하고 힘을 주고 있었는지 목의 근육이 융기하면서 박쥐의 검날을 밀어낸다.

여기에 몸 전체에서 방대한 투기를 방사하여 박쥐의 검의 초진동 무형칼날을 중화하면서 버티고 있었다.

박쥐의 검을 잡은 손에 전해진 반발력은 이제까지 느낀 적이 없을 정도로 컸다.

‘이럴 수도 있나?

내 박쥐의 검을 단지 신체 강화만으로 받아내고 있다.

무슨 신체가 이렇게 단단하지?’

아무 먼 과거에 처음 목검을 잡고서 바위를 베는 수련보다 더 강했다.

‘아무리 방어력이 높기로 정평이 난 창조신의 신체라고 해도 있을 수 없는 단단함이군.

그러나, 자를 수 있다.’

더욱 힘이 강해진 박쥐의 검과 차원창세신 코아의 준비하고 있던 신체가 불꽃을 튀기면서 대치를 한다.

가가가가가-! 슉-!

결국은 못 견디고 피부가 베어지자 차원창세신 코아는 혀를 차면서 공간이동을 통해서 공격을 피해버린다.

“쳇-! 안되네.”

그리고, 목에 길게 생긴 부상을 회복시키면서 아주 천천히 말한다.

“십중심 검편 정도 되시는 분이 함부로 자신을 희생하시다니 참으로 딱하시군요.

보나 마나 거래 덕분에 쉽게 지배층이 된 가족과 부하들은 감옥으로 면회를 한 번도 안 왔지요?

편지도 처음에는 오다가 딱 끊겼겠지요.”

“….”

으득-!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점점 꼬여가는 상황을 정확히 찍어내자 표정이 일그러지고 저절로 이가 갈려지는 검편 아스나스였다.

그리고 귀에 천둥처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음성이 울렸다.

“지성체들은 이런 걸 고무신을 거꾸로 신었다고 표현하던데요.

결혼하셨으니 끈 떨어진 기러기 아빠라고 하던가?

반려와 부하가 전부 바람이 났겠군요.”

“!!!”

=============================

※ 조아라에 게시된 모든 작품은 저작권법에 의거 보호받고 있습니다 ※

※ 저작권자의 승인 없이 작품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복제, 전송, 배포 및 기타의 방법으로 이용할 경우,손해배상 청구를 포함해 강력한 민/형사상 처벌대상이 됩니다. (5년 이하의 징역, 5천만원 이하의 벌금부과)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