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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262화 (1,173/2,000)

34권 35권

고위 창조신이면서 어디서 배운 나쁜 말버릇인지 아주 싹 수가 없는 소리만 골라 하고 있었지만, 반박은 할 수 없다.

‘절대계가 만들어진 시절부터 최고의 자리를 유지한 황금의 절대자를 상대로 누가 승리를 장담할 수 있을까?

당연히 이길 수 없지.

나의 직감도 도저히 방법이 안 보여.’

이미 황금의 절대자 아리오리나 라마세스가 창조주에게 반란을 일으킨다는 소문은 절대계에 퍼지고 있었다.

그런데, 정신체들은 물론이고 길길이 날뛰어야 할 신족조차 조용하다.

‘너무 노골적인 반란에 어떻게 대응을 해야 할지 몰라서 갈팡질팡하고 있다는 뜻이지.

이렇게 당당하게 창조주를 교체하겠다고 나서도 무사할 수 있는 존재는 황금의 절대자밖에 없다.’

황금의 절대자의 무력도 엄청나지만, 황금족 대신 새로 만든 황금세력도 이미 신족을 제외하고는 비교할 상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세력의 규모가 신족조차 넘어설 정도지만 허점이 있다.

황금세력은 신족보다 병사는 충분한데 고위 창조신을 상대할만한 강자가 부족하다.

그들을 압도할 강자들만 채워진다면 반란은 무조건 성공할 수밖에 없다.’

노골적으로 적대하지 않지만, 신족과 반대편에 있는 황금세력이다.

창조주에 신경을 쓰는 고위 존재일수록 임관에 당연히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신족에 대한 반란의 위험 때문에 거절을 해왔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창조주의 방치로 절대계가 멸망의 징조를 보인다.

모두가 힘을 모아서 막아야 한다.’

물론 어중이떠중이로는 불가능하다.

그런데, 창조주에 대항할 수 있는 무력을 가진 절대자가 절대계에서 열 명이 있다.

각 계열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정점으로 인정받는 십중심(十中心)들이었다.

‘신족에게만 임관하기 원하던 내가 합류한 이상 그들도 움직이겠지.

이제 시간문제다.

그들도 기본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니 말이야.’

강자일수록 욕망도 크지만, 신체나 권능을 유지하기 위한 정기를 많이 소모하게 된다.

‘항성계의 지배자로는 수련에 사용하는 정기를 충당하기에는 부족하지.

적어도 은하계는 필요해.

그래서 항상 위를 바라보게 된다.’

그런데 어쩔 수 없이 지배 영역을 넓히려고 하면 절대계를 관리하는 신족에게 방해를 받는다.

그동안 창조주의 대리자인 신족을 칠 수가 없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나태해진 창조주는 절대계를 멸망시키는 정신체들의 적이 되었다.

황금의 절대자는 어리석은 창조주로부터 절대계를 구한다는 명분을 얻었다.

다른 존재들도 외계(外界)의 존재로 인하여 창조주의 통제력이 약해진 기회를 놓칠 정도로 어리석지는 않다.’

자신이 봐도 신족을 몰아내고 단숨에 절대계를 점령할 아주 좋은 기회였다.

‘언제까지 내가 마수의 피와 정기로 만족해야 해?

임관이나 지배 영역 확대는 생존의 문제라고 말해도 신족은 통하지 않는단 말이야.

다른 십중심들도 이런 사정은 거의 같다.

그런데 모두가 나처럼 함부로 움직일 수 없단 말이야.”

이미 십중심들은 절대계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황금의 절대자가 자신의 동격의 직위를 약속하면서 간곡한 합류요청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모두 거절을 하는 이유는 널리 알려져 있다.

‘절대계 최고속의 검술로 이름 높은 검편(劍?) 아스나스는 가족과 일족의 문제로 감옥에 갇혀 있다.

최강의 마도(魔道)와 마력(魔力)을 자랑하는 소마(笑魔) 크리스는 출신 때문에 마신족과 분쟁 중이다.

초월자 중에서 가장 강하여 힘의 상징이라고 불리는 바람가의 백칠대 가주 한진호는 자신의 대에서 끊어지려는 후손 문제 때문에 외부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다.

회색(灰色)의 현자라는 사이안은 절대계의 모든 지식과 정보를 모았다는 정보행성 이데아를 수호하기 위해서 중립이다.’

지극히 개인적이지만, 자신이 보기에도 절대계를 위해서 싸워달라고 말할 수 없는 절박한 상황들이다.

강한 만큼 억제하라는 외부의 압력을 받고있는 것이다.

‘개인의 힘으로는 저 문제를 못 풀어.

외부에서의 해결도 만만치 않게 꼬인 난제라서 황금의 절대자도 골치를 썩이고 있다.

그러나, 어떤 강력한 권능을 사용해도 신력이나 정기의 감소가 전혀 없는 영원체인 창조주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십중심(十中心) 전원이 필요하다.’

한 명이 나서서 싸우고 있는 동안 나머지 아홉이 휴식을 취한다면 영원체와 승부를 겨를 수가 있는 것이다.

‘창조주만을 따르는 신족을 제압할 황금세력은 완성되어있어.

남은 것은 창조주와 싸울 십중심(十中心)의 집결뿐이다.

합류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지만, 각자의 사정으로 힘들어.

반란세력으로 의심받고 있으니 시간이 갈수록 성공이 어려워진다.

그러나, 수상한 이놈이라면 어떻게든 빨리하겠지.’

흑염의 절대자가 보기에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보편적인 사고에서 아주 많이 벗어나 있었다.

그러니 황금의 절대자도 해결을 못 한 다른 십중심(十中心)의 발목을 잡은 문제를 처리할 수도 있었다.

‘내 밀림을 불을 지르고 소생을 시킨 것처럼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대한 빠르게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 걱정 없다.

그런데 이걸 믿음직하다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데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가 황금 연기를 뿜어내면서 시공간의 문을 연다.

“그럼 저는 일이 있어서 가보겠습니다.”

슬쩍 건너편을 보니 거리를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멀었다.

언제나 여기저기 돌아다니고 있으니 궁금해서 물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너 어디로 가냐?

아니 뭐하러 가?”

“황금 사장님의 지시로 검편(劍?)의 절대자를 설득하러 갑니다.

시작(始作)님을 약속대로 외계(外界)로 되돌리는 준비와 황금세력 재편성으로 바쁘셔서 직접 찾아가기가 힘이 드시다는 군요.

창조주 교체계획을 앞당기려 하시니 마음 편한 여행은 꿈도 못 꾸시고요.”

“그렇군.

역시 네가 맡기로 했나.”

예상했던 대로였다.

거대한 세력을 이끄는 수장으로서 아무리 중요한 인재라고 해도 너무나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면 커다란 낭비였다.

그러니 대신 할 수 있는 부하가 있다면 맡겨야 했다.

‘무조건 거절하던 나를 설득해왔으니 다른 십중심들의 영입도 맡기는군.

나도 여기서는 할 일이 없으니 같이 갈까?’

흑염의 절대자는 황금의 절대자와 동격으로 인정되었다.

그래서, 황금세력 내에서 뚜렷한 업무가 없어 심심했기에 따라가 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 녀석을 파악할 기회이기도 해.’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는 그런 생각을 읽었는지 뚜렷하게 말한다.

“저와 같이 안 가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건 문제를 해결하는 업무입니다.

해결의 보람이나 주변의 감사 따위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단지 일이니까 하는 거죠.”

흑염의 절대자가 듣기에는 마치 격무에 시달리는 관리신 같은 말투였다.

그리고, 차원창세신 코아는 살짝 장난기가 서린 얼굴로 말한다.

“제 방식을 언급하면 일단 검편(劍?)의 절대자를 가둔 감옥부터 박살을 낼 생각입니다.

안 통하면 방해만 되는 가족, 그다음에 대우는 하지 않고 힘만 이용하려는 일족까지 정리해야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제약이 사라졌는데도 가만히 있을 수 있다면 진짜 어쩔 수 없었다고 인정을 하지요.”

“….”

검편(劍?)의 절대자를 등용하러 가면서 소중히 여기는 가족과 일족을 처리한다니 듣기만 해도 황당한 소리였다.

‘검을 들면 창조주의 무력을 능가한다는 아스나스가 일족보다 힘이 없어서 갇혀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이 죄를 지어서 대신 용서를 구하려고 스스로 감옥에 가둔 것이라고 했지.’

가족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서 일족의 검으로서만 자신을 규정하고 일체의 외부접촉을 끊은 상황이다.

‘외부인은 절대로 만나지 않는다.

황금의 절대자조차 만날 수 없어서 일족의 대표를 대동해야 했다.

그러고 나서도 감옥의 창살 너머로 간단한 인사만 할 수 있었다고 하던가?’

어둠 속에서 시퍼렇게 빛나는 칼날과 같은 눈빛과 모든 것을 난도질하는 기세로 차갑게 거절하자 황금의 절대자도 곤혹스러워했다고 한다.

‘가족과 일족의 얽힌 문제를 풀고 감옥에서 어떻게 꺼낼지 감이 안 잡혀서 그대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런데도 이놈은 문제의 근원인 감옥, 가족과 일족을 부순다고?

아스나스가 가만히 있을 것 같나?

임관보다 일단 당장 죽이려고 달려들 텐데 말이야.’

소문만 들었지만, 아스나스의 초고속 검술 앞에서 견딜 수 있는 존재는 거의 없다고 했다.

‘고위 정신체로 이루어진 엄청난 대군을 검 한 자루로 일순간에 도륙했었다.

엄청난 전투능력은 일족의 운명이 걸린 몇 번의 전투로 검증이 된 지 오래다.

창조주를 능가하는 검신으로 괜히 인정받는 것이 아니지.

죽음을 각오할 생각인가?’

그런데 차원창세신 코아라면 이런 과격한 방식을 쓰고도 어떻게든 살아남아서 해결할 것 같았다.

‘정말 그렇게 한다면 같이 있다가는 아스나스와 원수가 되겠군.’

아무리 자신이라고 해도 초고속의 검술을 사용하는 동격의 강자와 쓸데없는 원한을 맺는 것은 사양이었다.

덕분에 동행할 생각이 싹 사라진 흑염의 절대자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 포기했다.

“너 참 특이하게 잘났다.

혼자 잘해봐라.

결과는 기대하고 있겠다.”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흑염 사장님.”

공손하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고 떠나는 뒷모습은 밀림을 불태우면서 설득하던 무뢰한으로 전혀 보이지 않는다.

누가 보아도 완벽한 신족의 창조신이다.

‘어지간한 정신체는 범접할 수 없는 품위와 위엄이 느껴진다.

저런 모습을 보면 진짜 고위 창조신 같아.

외모는 누구에게도 존경받는 온화한 빛의 창조신으로 보이나 본성은 정반대로 흉악하기 짝이 없어.’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는 직감으로 알 수 있었다.

아스나스도 자신처럼 어쩔 수 없이 여기로 오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거기까지 영상이 흘러갔을 때 크롬 공주는 입술을 깨물고 결심을 한다.

아무리 집중을 해도 작은 구멍 너머의 완전히 흐려진 화면은 보일 기색이 없었다.

‘이래서는 아무것도 볼 수 없어.

내 권능을 바로 상승시킬 수는 없으니 접촉을 늘려야 해.

그럼 맨몸으로 접촉률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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