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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가의 유상전생(有償轉生)은 존재 전부를 걸고 세계와 하는 승부다.
세계보다 약하면 먹히는 궁극의 금기를 마지막에 성과를 거의 되돌려주고 신령만 돌아오는 환생폭탄(還生爆彈)으로 바뀌었어도 구현자의 부담은 거의 변하지 않는다.
‘오백억 년 전의 과거라서 조금만 바뀌어도 변화가 엄청나다.
반작용을 완벽하게 통제하기가 어렵다.’
미성숙한 정보행성 코아를 통한 간접 제어로는 해안을 덮치려는 거대한 해일을 작은 방패로 막아보려는 격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하나 있었다.
‘그나마 빈약한 현세계라서 다행이다.
절대계였다면 나도 무사하지 못했어.
또 패배자로 죽을 수는 없지.’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이대는 흑염의 절대자에 의해 한번 소멸이 되었다가 바람가 마도신의 오리진의 가호로 되살아난 존재였다.
‘복수만 하면 미련은 없지만, 최후만은 잘 고르고 싶다.’
진리에 의해서 우주에서 가장 처참한 몰골이 되는 일도 두려웠지만, 그 고생을 한 삶의 끝이 비웃음을 당해서는 안 되었다.
그런데 문제는 언제나 힘의 부족이었다.
‘재능이 부족해서 힘을 기르는데 너무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차원권능의 시간 통제로도 감당할 수 없으니 현재의 재능 자체를 뜯어고쳐야 한다.’
바람가 마도신의 오리진과 영겁에 가까운 시간을 수련하면서 얻은 현재에 대한 결론이었다.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에게 유상전생(有償轉生)을 당하고 진리에게 처분당할 원래의 아이언을 환생폭탄(還生爆彈)으로 수정하여서 밀어 넣었다.’
여기에 간접 지원을 해서 되도록 성공으로 만들려고 무리하는 중이었다.
‘조금씩 현재의 재능을 개선한다.
그리고, 이번에는 반드시 화려하고 멋지게 마무리를 짓는다.’
미래는 흑염의 절대자에게 복수하고 현재는 편법이 아닌 자신의 힘으로 회색의 절대자에 오른다.
그렇지 못하면 존재할 가치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이대가 깊은 수면이 들어간다.
“쿠우우우울!”
코를 골 정도로 깊은 잠에 빠져든다.
그러나 무방비는 아니었다.
위이이이이이잉-!
머리에서 몸 주위로 열네 겹의 검은 마력의 원이 떠오르면서 보호막을 쳐간다.
그런데 그 마력의 원에 포함된 신격은 절대계 마신황제였다.
우우우우웅-!
여기에 창조주의 대리인 창조신장의 증거인 스물여섯 쌍의 빛의 날개와 한 쌍의 암흑의 날개가 등에서 전개된다.
차원권능의 고유세계를 구현하고 황금색으로 빛을 내면서 추가 방어막을 구성한다.
화아아아아-!
정신체로서는 오를 수 있는 최고 수준의 마력과 신력이 융합되면서 완벽한 고유세계를 만들어낸다.
구구구구구궁-!
여기에서 그치지 않고, 신체에서 은은한 진동이 울리며 황금의 투기가 더욱 빛을 더해간다.
그것은 지금 아이언이 가진 불변(不變)이 섞인 투기와 비슷했으나, 하늘과 땅만큼의 까마득한 수준 차이가 있었다.
‘절대계 창조신장과 마신황제, 그리고 황금의 불변(不變)을 손에 넣은 초월자의 영웅신’
이미 정점인 십중심이 아닌 모든 정신체들이 무슨 짓을 해서라도 이루고자 하는 최고의 경지들이다.
그런데 지금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이대가 구현한 고유세계에는 한꺼번에 구현된다.
각 분야에서 어떤 경지에 올라있는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었다.
고오오오-! 우우우웅-! 화르르르-!
세 개의 각기 다른 힘이 합쳐진 고유세계는 십중심의 전력공격이 아니라면 깰 수 없을 정도였다.
변덕이 심해서 언제 공격할지도 모르는 차원의 오리진의 옆에서도 편히 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렇게 회색의 절대자가 각기 다른 삼중의 보호막으로 뒤덮인 모습을 본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은 고개를 끄덕인다.
‘회색의 절대자는 신력과 마력, 투기 등 각 분야에서 다른 십중심을 이기지 못한다.
그러나, 주변 상황에 따라서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수준에는 도달했다.
흑염의 절대자를 이기지는 못하지만, 고생하게 하는 이유가 있었어.’
물론 최고의 경지에서 약간의 차이는 엄청나다.
그러나, 상성을 이용하면 극복이 가능한 수준에는 도달한 것이다.
‘회색의 절대자는 극히 일부분을 제외하고는 모든 마도와 권능, 오의를 사용한다.
아무리 십중심이라고 해도 약점 파악을 당하거나 방심하면 누구라도 제대로 당하겠네.’
십중심들도 위험하니 바람가의 가주들도 예외가 아니었다.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은 조금 전 대련과 같은 결투를 다시 생각해본다.
‘직접 싸워보니 경지가 나보다 낮아서 허점이 많이 보였다.
그러나 거기를 치고 들어간 순간 치명적인 공격이 쏟아져서 위험했던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어.
방심했다면 순식간에 졌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상대가 십중심인 이상 그럴 리가 없잖아?’
물론 정말 위협적인 것은 아니었다.
영원체를 죽이거나 소멸을 시킬 수 있어도 일시적이며, 완전히 말소시킬 권능이나 오의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회색의 권능은 영원체에게 아무런 타격을 줄 수 없다.
유일하게 영원체에게 통한다는 회색의 권능인 유그드라실도 일시적인 봉인이 한계지.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이대가 새로 만들어낸 세계폭탄(世界爆彈)도 일시적인 정지상태로 만들 수 있을 뿐이다.’
영원체들은 소멸을 당하거나 죽어도 세계가 존재하는 한 언제든지 원상태로 회복할 수 있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이길 수는 없지만 지지도 않는다.
각자의 계열에서 정점인 다른 십중심들과 싸워도 지금 상황은 비슷하겠지.
지금 회색의 절대자가 다양한 힘을 가지고 있어 누구에게도 이길 가능성이 있으니 굉장하기는 해.
하지만 전부가 어설퍼서 승리 확률이 아주 낮아.
과연 이런 존재가 필요할까?
마도신 할아버지가 왜 만드셨지?’
영원체들은 세계의 유지와 발전이 첫째이기에 사적인 감정이 거의 없다.
반영원체(半永遠體)인 진리의 혈족이지만, 불가해의 팔시조(不可解의 八時調) 혈연유전(血緣流轉) 때문에 완전한 영원체가 된 바람가의 가주에게도 당연히 해당이 되는 말이었다.
‘가주가 논리와 이해를 적용하지 않는 유일한 예외는 혈족 외에는 없다.
그런데 누구보다 냉정하신 마도신 할아버지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패배자를 다시 재생시켰는지 이해가 안 간단 말이야.
아무리 휘하의 주우주 마도신 오리진이라고 해도 대우가 너무 과해.
바람가의 혈족은 분명히 아닌데 말이야.’
마도신의 오리진은 진리가 친견하는 차원의 마도신의 영원한 심판에 개입하고, 소멸로 끝난 미래를 직접 빼돌려서 회색의 절대자로 만들어냈다.
아무리 진리의 혈족이며 뛰어난 영원체라고 해도 아주 위험한 행위였다.
‘바람가의 교보재로 만든다고 위장하셨지만, 너무 과도한 관심과 배려였어.’
진리의 혈족이 가진 무서움을 잘 아는 바람가 마도신의 오리진이 그럴 리는 없겠지만, 숨겨진 자식이 아닌지 의심을 안 할 수가 없다.
‘잘못하면 또 다른 바람가가 만들어진다.
완벽한 영원체가 대를 이어가는 가문이 둘이 되면 필연적으로 충돌한다.’
재미를 넘어서서 생각만 해도 끔찍한 사태였기에 직접 조사를 시작했다.
‘출신지인 사백구십구 주우주의 창조주와 다과를 하면서 출생과 환생 자료를 철저하게 뒤졌다.’
차원창세신(次元創世新) 코아가 주우주 차원의 오리진이지만, 만약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바로 처분할 생각이었다.
‘그래서 몇 번이나 확인했는데 별다른 이상함을 밝혀내지 못했다.
평범했어.’
진리에게 마도서와 칭호를 받은 것을 제외하면 차원의 마도신은 아무런 특이점이 없는 초월자였다.
‘마도신 할아버님은 나의 차원권능을 속일 수 없다.’
차원권능이 가진 분석력을 따라갈 권능은 바람가에도 존재하지 않기에 하는 장담이었다.
‘뭔가 수작을 부리고 숨겨놨는데 내가 파악할 수 없을 정도면 적어도 진리 할아버님이 직접 하셔야 한다.’
진리가 겨우 초월자의 정체를 숨겨줄 이유가 없었다.
그러나 의심을 거두기에는 상황이 너무 이상한 것이다.
‘지성체로 보아서는 뛰어나나 정신체로는 평범한 재능, 십중심 기준이면 바보다.
그런데도 십중심에 도달할 정도로 오래 살아남아서 힘을 키웠다는 점만 수상했다.’
바람가 마도신의 오리진이 갑자기 폐관수련을 하고 있다.
그 이유가 너무나 강대해진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이대의 반작용을 줄이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으니 의문은 더욱 커져만 갔다.
‘단지 십중심의 현재 위치를 흔들기 위해서 회색의 절대자로 억지로 만드셨다면 너무 부담이 크단 말이야.’
그러나 곧 자연스럽게 환한 미소가 얼굴에 가득 찬다.
‘카하하하하-! 뭐 어때?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만족의 표정이었다.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이 생각하기에는 영원히 사는 존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유머였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상황은 아주 만족이었다.
‘편법이지만,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가 드디어 채워졌다.
그리고 바로 난동을 부린다.
이게 도대체 얼마만의 특이사태냐?
조금만 부추기면 아주 재미있겠어.’
영원체가 영원히 살면서 계속 새로운 재미를 느끼고 추구하지 않는다면, 창조주가 아니라 화석이나 다름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무슨 관계가 있냐고 나중에 직접 물어보면 되겠네.
그럼 나도 일단 쉬면서 정리를 하자.’
마도와 권능, 투기까지 사용하여 싸우는 회색의 절대자와의 전투는 아주 재미있었다.
그리고 오리진과는 다른 차원권능까지 사용하니 아주 배운 것이 많은 것이다.
‘이번에 얻은 성과를 공개하면 꽤 많은 권한을 진리 할아버님에게 받을 수 있겠어.’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은 조금 더 현실에 개입할 권리를 얻으면 벌일 수 있는 수많은 재미있는 일을 생각하면서 웃으며 잠이 든다.
그렇게 이번 사태의 당사자들이 잠이 들었을 때 아이언은 극심한 상처를 회복하면서 하늘에서 낙하 중이었다.
휘이이이잉-!
아무리 창조신의 신체라고 해도 무방비로 이렇게 떨어지면 위험했지만, 도저히 멈출 여력이 없었다.
‘추락을 멈추지 못할 정도로 거의 의식이 없는 상태다.’
새로 익힌 황금의 불변(不變)이 아직 미숙해서 막대한 신력을 소모했기에 작동을 멈추자 바로 의식이 흐려진 탓이었다.
‘으윽! 영웅황제(英雄皇帝)와 존재교환을 해서 수련행성은 빠져나오는 것은 성공했다.
하지만, 전신의 피부와 근육을 전부 관통당한 부상이 너무나 컸었구나.’
아이언이 투기를 강화하고 불변(不變)을 사용한 것처럼 수련행성도 아이언의 대신족(代神族)의 분신을 흡수해서 규모와 위력이 증가했다.
그래서 일단 마셔놓았던 대모(大母) 마하의 즉시 부활제로도 바로 회복이 힘들 정도였다.
‘컥! 회복제가 부족하다!’
처음 신체 강화를 했을 때 소멸이 될 정도였으니 지금 살아있는 것도 대단하기는 했다.
‘이러다 정말 의식을 잃는다!’
어떻게든 수습을 하려는 시도도 무리였다.
뼈는 어떻게 무사하지만, 불변(不變)의 권능이 멈추자 전신을 관통당한 신체가 지르는 비명을 듣자 하나의 사실도 추가로 깨달았다.
‘황금의 권능은 신체만이 아니라 의식마저 절대로 변하지 않게 고정하는가?’
수련행성의 도전은 흑염의 권능만으로는 불가능하다는 판단은 정확했다.
‘강력한 신체 능력보다 어떤 고통이나 부상에도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의지가 더 필요한가?
고통에 힘을 풀면 그대로 끝장이니 당연하군.
내가 만든 것이지만 참 끔찍하기도 하지.’
바늘 기둥이 주는 고통에도 물러서지 않고 여유까지 부렸다.
‘불변(不變) 권능의 보조가 커서 의식을 유지할 수 있구나.
그럼 황금의 불변(不變)이 아니었으면 또 죽었겠어.’
일단은 고비를 넘겼다.
그래서 현세계에서 가장 방어가 잘되어있는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개인신전 안으로 공간 이동이 되었음을 확인하자마자 바로 정신을 잃어가는 도중이었다.
‘이제는 아무리 초월자 영웅신 아이언이라고 해도 무리다.’
그렇게 피투성이로 변해서 떨어지는 아이언의 옆에는 크롬 공주가 소리를 치고 있었다.
“제발 정신을 차리세요!”
크롬 공주는 기계와 지성체에 특화된 조합 권능을 각성했다.
그러니 아이언의 기계신 분신인 영웅황제(英雄皇帝)의 조종자로서 탑승하고 있으면 그것이 바로 가장 효과가 좋은 수련이 된다.
지금은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죽은 신계들의 부활을 위해 중앙 신계로 이동해서 계속 하늘에서 조종하며 숙달을 하던 중이었다.
쇄애애애애액!
갑자기 영웅황제가 사라지고, 대신에 피투성이가 되어 정신을 잃은 아이언과 같이 하늘에서 떨어지고 있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불러도 정말 아무 의식이 없는지 권능으로 속도를 줄이려고 시도하지 않는다.
‘부상이 심상치가 않아.’
급속도로 메워지고 있지만, 신체 전부가 구멍투성이였다.
이런 상태에서 이렇게 높은 고도에서 무방비로 떨어지면 아무리 고위신이라고 해도 충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기에 어떻게든 깨우려고 한다.
‘이 밑이 세계수의 수액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호수라지만 이러면 위험해.’
한계까지 신체가 훼손되어 무의식 상태에서 재생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는 아이언의 신체는 반응조차 하지 않는다.
결국, 크롬 공주는 황급하게 아이언의 몸을 끌어안고 추락을 막으려고 했다.
그러나 판단이 너무 늦었다.
“학-!”
이미 세계수 수액의 호수의 표면에 도착해버린 것이다.
퍼어어엉-! 푸하하하하하하-!
호수에 두 명이 떨어진 순간 물기둥이 하늘 높이 치솟는다.
그리고 만들어진 물보라를 중심으로 호수가 빙글빙글 회전하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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