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권 35권
황금의 투기로 불타오르는 아이언의 눈빛이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의 안주하지 않는 폭주의 신성을 감소 없이 드러낸다.
그리고 신계 자아에게 바로 지시를 내린다.
“실패는 바로 고쳐야 한다.
다시 수련행성의 가동 준비를 해라.”
‘알겠습니다.’
신계 자아의 무감정한 대답을 들은 아이언은 바로 수련행성을 향해서 초장거리 공간 이동을 시도했다.
파아아아아-!
아이언이 중앙 신계를 통해서 다시 수련행성으로 도약한 사실은 당연히 신계 자아를 통해서 천족과 마족에게 알려졌다.
‘아이언님이 살아계십니다.
지옥에서 존재를 확인했습니다.’
수련행성을 아무리 찾아도 흔적도 없다는 보고만 올라오니 완전 소멸을 했다고 생각하던 상황이었다.
슬슬 절망에 빠지던 워터 문과 천족, 마족에게는 그보다 기쁜 소식이 없었다.
우와아아아아아-!
연락을 받은 모든 천족과 마족이 환호를 지르는 모습을 보면서 워터 문은 겨우 안도할 수 있었다.
더구나 창조신계로부터 신족의 제압 군대가 아닌 막대한 지원 물품이 도착하니 더욱 그러했다.
여러 가지 감정이 뒤섞인 한숨이 길게 흘러나왔다.
“휴우우우우! 다행히 사셨구나.”
방금 고위 관리신에게 직접 상황을 보고하고 지원을 받았는데, 천족이 되고 나서 이렇게 긴장했던 적이 있는지 모를 정도로 아찔했었다.
‘당연히 신령조차 못 찾고 있다는 보고를 할 수가 없어서 숨겼는데 천만다행이다.’
그런데 바로 중앙 신계의 주신전으로 오지 않고 다시 공간 이동을 했다는 보고를 듣고서 안색이 다시 창백해졌다.
‘살아는 계시지만 신체 강화는 분명 실패였지?
그럼 그대로 넘어가실 리가 없다.’
탄핵을 받았다고 주변 상급 창조신들을 쳐 죽이고 다녀서 취소를 시킨 과격한 성향이다.
열 받으면 막 나가는 아이언의 성격에 대해서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으니 불안하기 짝이 없었다.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물을 수밖에 없는 워터 문이었다.
“어디로 가셨느냐?”
신계 자아의 대답은 그녀의 예상대로였다.
‘초장거리 공간 이동의 최종 도착지는 은하유성(銀河流星)의 수련행성(修練行星)입니다.
수련행성의 완전 개방을 명령하셨습니다.’
신계 자아의 대답을 들은 천족과 마족은 환호를 멈추었다.
주변의 모두가 입을 딱 벌리면서 놀란다.
“!”
“!”
워터 문은 입술을 피가 나도록 깨물 수밖에 없었다.
어떻게 살아났는지는 모르나 방금 아이언이 소멸 직전까지 몰렸던 사실은 명확했다.
‘역시 재도전이었다.
강화실패 원인을 파악하고 도전하셔도 힘드실 것인데 이걸 어쩐다.’
그런데도 다시 바로 도전하다니 강철같은 의지를 존경해야 하는지 소멸의 두려움을 모르는 무모함을 두려워해야 할지 모를 지경이었다.
그러나 워터 문은 결정을 내렸다.
“수련행성에 탐색 중인 천족과 마족을 철수시키고 개방해라.
잘못하면 말려든다.”
이런 아이언의 재도전 소식은 창조신계에게 전해졌다.
그러나, 단지 점검이나 사체 회수로 생각하고 창조신장이나 위원회에 전해지지는 않았다.
초월자들도 아이언이 최초에 실패하자 바로 관심을 접었으니 당연히 모르는 일이었다.
도전에 실패하고 죽은 영웅은 자격을 잃고 전설이 되는 것이다.
구구구구구구구구-!
수련행성이 다시 진동하면서 전개한다.
더 커지고 굵어진 바늘 기둥들이 전보다 더한 위세를 품어내고, 날카로운 바늘 끝은 더욱 예기를 발산한다.
수련행성은 아이언의 대신족 분신(代神族 分身)을 흡수하고 성장하여 이미 두 배 이상으로 커져 있었다.
파아아아아아-!
도착한 아이언은 처음보다 더욱 강해진 수련행성의 존재감을 느꼈지만, 이번에도 망설이지 않고 행성 중앙으로 뛰어든다.
화아아-!
흑염의 본능은 당장 물러서라고 경고하고 있었지만, 그러지는 않는다.
수련행성에서 아이언의 사체를 회수하려고 몰려들었던 천족과 마족들이 외치는 환호가 들려왔기 때문이다.
“위대하신 신계 주신에게 영광 있으라!”
본래대로라면 모두 물러나게 했지만, 이번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주시하는 존재가 많을수록 물러나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보행성 코아로 넘겨받은 과거의 나는 오로지 이해득실과 생존만을 위해서 살았다.
명예를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차원의 마도신 용병신으로서 승리를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래서는 안 된다고 비난을 당하면, 전쟁터에서 쓸데없는 명분을 따진다고 비웃으면서 오히려 더욱 헛점을 노려서 승리를 따냈다.
‘그 결과가 최악최흉(最惡最凶)의 마도신(魔道神).
승리할 수 없는 전투와 전쟁을 항상 이겨낸 위대한 투신이지만, 씻을 수 없는 불명예이지.
신계 주신이 되었지만, 과거의 행적이 그 꼴이니 제대로 위엄이 설 리가 없다.’
실제로 힘들게 얻은 강력한 여주신들을 통솔을 하기보다는 못 믿어서 배신하면 어떻게 막을지 골몰하기만 했다고 한다.
유상전생(有償轉生)이 걸려서 세계보다 약해지면 먹히는데 그렇게는 살 수는 없었다.
‘약점을 노려 이긴다면 진정한 영웅이 아닌 약자다.
그런 방식으로는 결국 세계에 먹힌다.
명확한 멸망이 눈앞에 있는데 이런 선택의 순간에 물러섬은 용서할 수 없었다.
‘약해지면 어차피 끝날 목숨이다.
단 한 순간이라도 멋지게 산다.’
차원의 마도신, 차원창세신 코아가 들었으면 미쳤다고 할 생각을 초월자 영웅신인 아이언은 하고 있었다.
정보행성(情報行星) 코아는 차원의 마도신이 절대계의 창조주인 진리의 정체를 모르고 했던 말실수로 인하여 걸린 계약을 알려주지 않은 것이다.
‘신이 되는 마도(魔道)를 얻은 대가로 진리보다 오래 산다.’
‘근원(根源)의 칭호를 받은 대가로 진리의 도움과 자랑이 된다.’
‘계약을 이루지 못하고 죽는다면 이 우주에서 가장 비참한 운명에 영원히 처하게 된다.’
절대계의 창조주인 진리의 위치와 힘을 생각해보면 가장 어려운 계약이었다.
그리고 차원의 마도신이 생존에 전부를 건 이유였다.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이대도 일이 잘못되어도 환생폭탄(還生爆彈)으로 신체만 날리고 회수할 생각이라서 넘겨준 정보에 이 계약을 포함을 시키지 않은 것이다.
‘진정한 영웅신으로의 삶에 제약을 가할 이런 계약은 당연히 알려줄 필요가 없다.’
원래 흐름의 영양실조가 걸린 약한 아이언에서도 잘못되어봐야 폭주하는 마신황제에게 치명상을 입은 정도였다.
“더욱 강해진 현재의 아이언을 죽일 존재는 초반의 약세만 피하면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리고, 완전부정(完全不正)의 생명이 두 개나 있다.
현세계에서 가장 강해질 아이언이 세 번이나 소멸이 될 일이 있나?”
지극히 타당한 결론이었는데 설마 주변에 적이 없다고 스스로 위기를 만들어서 뛰어들어갈 줄은 꿈에도 몰랐다.
더구나 창조주와 브라이트가 대화하는 공간의 내부사정을 파악하다가 여차하면 세계폭탄 코아로 날려버릴 준비를 하다가 쉬고 있는 도중이었다.
그런 짧은 시간에 벌써 하나를 날리고, 또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복장이 터질 일이었다.
완전부정(完全不正)의 생명은 바람가 마도신의 오리진의 고유권능이라서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도 채워줄 수 없기 때문이다.
우우우우우우우우웅-!
완전한 죽음 뒤에 다가오는 비참한 운명을 알 리가 없는 아이언은 부하들의 환호 속에서 마지막 남은 완전부정(完全不正)의 생명까지 걸어버린다.
재도전하는 아이언을 맞아서 수련행성의 바늘 기둥들이 다시 회전을 시작한다.
드드드드드-!
대신족(代神族) 분신의 피를 흠뻑 흡수하여 두 배 이상 커진 기둥이 보여주는 위력은 처음보다 확실히 위력적이었다.
그러나 아이언의 눈에서 타오르는 황금의 불길은 점점 폭발적으로 강해져만 간다.
두려움은 전혀 없었다.
“크후후! 이제 뚜렷하게 보인다.”
아차하면 소멸될 수 있는 장소로 다시 들어온 이유는 확실히 있었다.
‘강화된 신체와 투기로 인하여 흑염 권능의 경지가 높아지면서 나의 몸을 둘러싼 투기와 권능의 흐름이 흐릿하게 보였다.’
흑염 권능의 실재의 모습이었는데 너무나 흐릿했다.
그런데 존재를 건 지금은 완벽하게 모습을 드러내었다.
“생존본능을 다시 자극하는 것이 역시 정답이었어.”
유아신의 작은 몸을 휘감은 투기가 만들어내는 모습은 삼 미터를 넘는 키를 가진 엄청난 근육을 가진 거인이었다.
결코 부러지지 않을 거목 같은 팔다리와 허리까지 내려진 사자의 갈기처럼 보이는 긴 검은 머리카락을 가졌다.
그리고 투기와 살기가 융합된 피처럼 붉은 불꽃이 신체와 주변을 전부 장악하고 불태운다.
‘일대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
신체 능력 하나로 절대계 창조주를 능가한 광전사의 정점.’
절대계에서 내려오는 그대로의 패기(覇氣)가 넘치는 모습이었다.
문제가 지독하게 많았지만, 흑염 권능의 오리진은 누가 뭐라고 해도 바로 그였다.
‘어릴 때 마수가 득실거리는 밀림에 버려져서 배운 것이 하나도 없지.
커서는 절대적인 완력으로 전부 해결이 되다 보니 무식하고 단순함을 유지했다.
그래서, 제대로 된 권능해석이나 신기조차 남기지 않았다.’
그 외에 절대계의 타락한 영웅신들을 자신의 직속 흑염 세력으로 삼아서 고립을 자초한 경우처럼 지적할 일은 산더미처럼 많다.
하지만, 순수한 신체 능력만 따지면 그를 능가하는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진리님조차도 순수한 힘겨룸에는 밀렸다고 했던가?
직접 보니 왜 그런지 알 것 같다.
이게 무슨 괴물이냐?
정말 반신(半神)이 맞나?
어떤 힘의 신도 이렇게 될 수는 없다.’
신족 역사상 가장 강력한 완력을 가진 존재다운 위용이었다.
그런 위대한 강자가 권능에 남긴 사념이 수련행성에서 소멸을 겪으면서 강대해진 아이언에 의해서 뚜렷하게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흑염 권능의 오리진답게 끝없이 무엇인가를 향해서 싸우는 모습을 보인다.
‘환영에 불과한 모습이지만 마치 신체와 투기는 이렇게 쓰라는 식으로 몸을 움직인다.’
이것 또한 환성이겠지만 아이언의 귀에는 일대 흑염의 절대자가 근육과 투기가 공간을 진동시키는 소리가 똑똑히 울린다.
우두두두두두! 구구구구궁!
한참을 주변을 부수고 분쇄하던 양손이 서로의 손가락을 꽉 움켜쥔 채 하늘로 들어 올린다.
몸 전체에서 방사되던 투기와 살기는 그대로 양팔을 타고 세계 전부를 쪼갤 기세를 가진 거대한 양쪽날 도끼가 되었다.
‘이게 절대계 최강의 파괴력을 가진 절대기(絶對器) 파호톤의 원형인가?’
이대 흑염의 절대자가 겨우 권능으로 완성을 시켜 구현한 흑염의 절대기(絶對器) 파호톤이 순수한 본능으로 이루어진 모습을 드러낸다.
검은 불꽃으로 이루어져 타오르는 도끼의 손잡이를 양손으로 잡고 하늘로 치켜 들은 일대 흑염의 절대자의 환영은 마치 이렇게 외치는 것 같았다.
‘나를 막는 모든 세계를 갈라버린다!’
그리고 양손 도끼의 날이 순간적으로 내려꽂힌다.
뚜가가가가가가가가강-!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진 양손도끼의 날에 현세계가 그대로 두 조각이 나는 모습도 환영일 것이다.
만약 실재였다면 근접전에 특화된 투기로 보인 위력이라는 믿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아이언은 확실히 자신도 언제인가는 할 수 있음을 깨닫고 웃었다.
‘이것이 원래 흑염이 가진 힘.
지금의 나라면 반드시 도달한다.’
진정한 영웅신에게는 가장 필요한 것이 무력이라면 이 이상의 오의는 없었다.
그러나 잠시 생각하던 아이언은 바로 고개를 저었다.
단점이 너무나 컸다.
‘내가 온전하게 흑염의 권능을 받아들이면 차원권능과 마도를 아예 못써.
차원권능의 오리진인 내 연산력으로는 어림도 없다.’
흑염의 본능을 권능으로 만들고 오리진으로 유지하는 이대 흑염의 절대자는 일대에 지지 않게 머리까지 근육으로 되었다는 평가다.
‘투사와 광전사의 정점으로서 부족함이 없다고 하던가?
현자에게 그게 바로 욕이지 뭐야?’
이대 흑염의 절대자가 본래 절대계 최고의 현자였는데 억지로 흑염의 절대자가 된 덕분에 그렇게 되었다는 사실까지 알면 기가 막힐 일이었다.
‘지금 이대 흑염의 절대자가 그 정도인데 나는 잘못하면 이성조차 유지하지 못한다.
진짜 광전사가 될지도 몰라.’
어떤 편법도 없이 자연스럽게 가지고 태어난 뛰어난 연산력의 재능으로 다음 이대 회색의 절대자라고 자부하던 최고의 현자조차 멍청이가 되었다.
요즘 편리한 투기만 사용하느라 마도에 아무런 수련이 없는 아이언으로서는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불확실한 일을 내 몸으로 시험해 볼 생각은 이제 추호도 없다.
실수는 한 번으로 충분해.’
어떻게 보충을 해야 할지 모른 완전부정(完全不正)의 생명을 방심하다 하나 날렸더니 적이 없어서 나른해진 정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방금 보았던 일대 흑염의 절대자의 환영에서 바로 자신이 필요한 부분만 추출한다.
그 결과 수련행성의 바늘 기둥들이 회전함에 따라서 저절로 발동되었던 은하유성(銀河流星)의 투기회오리가 변화한다.
휴아아아아아아아아아-!
외부로 방출되기만 하던 투기가 아이언의 신체로 재흡수된다.
그리고 신체를 황금빛으로 바꾸고 남은 투기는 외부로 유출되면서 유형화되어 반투명한 황금의 갑옷이 된다.
아주 얇은 피부 같은 황금빛이 찬란한 투기 갑옷을 입은 아이언은 크게 웃으면서 외친다.
“푸후후후후후-! 이러면 나도 골드 아이언이라고 부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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