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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254화 (1,165/2,000)

34권 35권

절대계 최고의 현자로 불리면서 분명히 이대 회색의 절대자가 될 것이라고 누구에게나 인정을 받았던 이대 흑염의 절대자였다.

그런 그가 대부분의 연산력을 동원하여 권능으로 승화시킨 흑염의 본능이 날뛴다.

꽈꽈꽈꽈꽈꽝-!

신체 내부에서 심장이 폭발하는 기세로 피를 돌게 하고 근육이 팽창한다.

그렇게 거의 본능으로 발휘된 폭혈(爆血)로 인하여 나타난 아이언의 모습은 황금빛의 피부에 적색의 핏줄이 떠오른 황금의 투신이었다.

자신의 모습을 계속 인지하고 있었는데 몸 색깔이 변하자 아이언은 머릿속에 한탄을 내뱉었다.

‘아오 시바! 강해지면 골드 아이언이냐?

거기에 붉은색만 부분적으로 추가해?

나중에 레드 아이언이 되겠구나.

무슨 색깔 놀이도 아니고 다른 형태 변화는 없어?

진짜 생각 자체를 안 하지?

그나저나 이러다 진짜 자폭한다.’

누구에게 하는지 모를 불평을 늘어놓던 아이언의 마구 뛰던 심장이 한계에 도달한다.

“크와아아아아아아아-!”

기합인지 비명인지 모른 외침이 터져 나왔다.

쿠쿠쿠쿠쿠쿵쿵-!

그리고 더욱 강렬해진 세 번째의 투기 방사가 이제 지척에 온 바늘 기둥들을 저지해간다.

파파파파파-! 드드드드드-!

이번에는 달랐다.

처음의 몇 배나 증폭된 투기회오리는 바늘 기둥들의 회전과 마찰하며 불꽃을 튕기면서 일순 멈추었다.

그러나, 이런 식의 피를 보지 않는 방어는 용서하지 못한다는 듯이 바늘 기둥들이 더욱 가속하여 회전하면서 파고들어 간다.

드가가가가가가가가-!

지금까지 자신이 만들어온 신체 잠재력의 끝을 보았다고 생각한 아이언으로서는 경악할 일이었다.

바늘 기둥에 현세계 오리진들의 권능이 뒤섞인 정도라면 방어하고 남을 정도의 위력인데 그것조차 돌파해오자 자신의 또 다른 실수가 생각이 난다.

‘끅! 이건 내가 만든 것이 아닌 삭월(朔月)의 시즈지가 조립을 했다.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창조력이 벌써 나보다 강하단 말인가?’

그럴 리는 없었다.

다만 어차피 자신만 사용할 것이니 대충 제작할 생각이던 아이언과 처음 신계의 업무라서 전력을 다한 시즈지의 차이였다.

계속 위기를 경고하던 정보행성 코아가 급하게 분석결과를 토해낸다.

“완성도가 높아서 위력이 올라갔다고?

도구와 작품의 차이?

작품에는 혼이 실려?

수련행성에 중앙 신계와 직결된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창조력이 포함되어 변화했다니 무슨 말인가?”

지금 하급 초월자인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창조력은 무슨 일이 있어도 최고위 창조신인 아이언을 따를 수 없다.

그런데 완전히 부정할 수 없는 것이 이 정도의 투기 방사라면 아무리 특수금속이라고 해도 파괴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부서지지가 않는다.

오히려 더 날카로움을 더해가면서 위력을 높여가니 불가사의할 정도다.’

이제 피부에 닿을 정도로 가까이 온 바늘 기둥을 살펴보고서 바로 이유를 깨달았다.

“이런 제길! 내 권능과 오리진의 권능이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창조력에 의해 뒤섞여 버렸다!

파괴와 동시에 재생하고 강화되고 있어!”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창조력이 아이언과 오리진의 권능들을 혼합시켜 뜻밖의 결과를 낸 것이다.

이건 비상사태였다.

‘내가 최대로 상정한 것은 어디까지나 나의 권능에 물리력을 추가한 위력이다.’

그런데 자신의 권능과 현세계 오리진의 권능이 삭월(朔月)의 시즈지의 불완전한 창조력에 의해서 재생 강화되는 이 정도 위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아이언이었다.

후회가 밀려왔다.

“으으윽-! 위험해!

내가 직접 만들 걸 그랬어!

바쁘다고 떠넘겼다가 이게 무슨 꼴이냐?”

조립만 하면 끝나니 믿고 맡긴 부하가 만든 의외의 작품에 당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제 전신의 피부를 파고들기 시작한 바늘 기둥들을 극도로 강화된 피부와 근육이 막아낸다.

슈슈슈슈슈슈-!

십만 개가 넘는 바늘과 같은 끝이 아이언의 피부에 박히다가 근육에서 멈추었다.

그야말로 신체의 강도가 극한 대까지 경도가 올라간 결과였다.

하지만, 전신을 바늘로 찔린 아이언은 신음성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으으득!”

머리 위에서 발끝까지 회전하는 바늘이 안 박힌 곳이 전혀 없다.

그런데 마침내 감은 눈꺼풀을 뚫고 눈동자를 무참하게 파고드는 바늘이 주는 고통에 저절로 입을 벌렸다.

“!!!”

그것이 실수였다.

송곳 바늘에 저항하던 신체의 힘이 고통에 흔들린 순간 그대로 돌파를 허용한 것이다.

슈가가가가-! 투가가가-!

피부가 찢기고 근육이 파열한다.

그리고 무참하게 고속회전하는 바늘 기둥들이 뼈조차 분쇄한다.

서로를 인력으로 끌어들인 바늘 기둥들은 마침내 뭉쳐진 원래의 위치로 돌아간다.

철컥-! 투학-!

그것은 마치 흩어졌던 자석이 뭉치는 모습과 같았다.

활짝 전개되었던 수련행성은 원래의 푸른 숲으로 뒤덮인 행성의 모습으로 되돌아갔다.

바늘 기둥들이 빠르게 회전했지만, 표면에 붙어있던 세계수들은 멀쩡했다.

푸하하하하하하하하-!

그리고 행성의 표면에서 피 안개가 확 품어진다.

그 피가 누구의 것인지 확인할 필요도 없었다.

고위 정신체의 정기가 섞인 피의 안개를 흡수하면서 세계수가 급속하게 자라난다.

두두두두두-!

아이언의 피 안개로 뒤덮인 수련행성이 피를 흡수한 세계수만이 아니라 기둥의 길이까지 증가하면서 부피를 키운다.

완전히 닫힌 행성 내부에서 엄청난 피가 품어진 것 이외에 더는 아무런 반응이 없자 워터 문은 떨리는 손으로 신계에 현황을 확인했다.

신계 자아가 역시 아무런 감정이 없는 어투로 아이언의 사망을 알려준다.

‘내부에 신체가 확인되지 않습니다.

수련자의 사망이 확인되었습니다.’

신계 주신의 급작스런 사망에 천족과 마족이 경악했다.

“!!!”

“!!!”

하지만, 워터 문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기에 비교적 침착했다.

‘역시 아이언님도 안 되는구나.’

창조신계에서 많은 고위 창조신들의 자료를 보았던 그녀가 보기에 저기에서 살아날 존재는 아무도 없었다.

창조신계에 존재하는 고위신의 처형장치도 저렇게 위력이 강하지 않았던 것이다.

“당황하지 마라!

이 정도 위기 사태는 어느 정도 예상되었던 일이다.”

워터 문은 주변의 혼란을 누르고, 바로 생각해놓았던 조치를 지시한다.

“바로 부활준비를 한다.

본성에 있는 모든 천족과 마족을 동원해서 신계 주신님의 신령을 최대한 빨리 회수하라.

신계는 바로 아이언님의 신령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인도하라.”

신체를 잃었어도 최고위 창조신의 신격을 가진 존재는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신령만 무사하다면 신격은 낮아지겠지만 바로 부활할 수 있다.

“되도록 빨리 부활을 시켜드려야 한다.

그럼 신격과 힘의 감소는 최소한이다.”

단지 준비를 철저히 하고 최대한 빠르게 해야 했다.

워터 문이 보기에 아이언이 없는 중앙 신계에 미래는 없었기에 모두를 빨리 움직이려는데 신계 자아가 이상을 알려온다.

‘수련행성에서 신계 주신님의 신령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방금 발동된 수련행성의 위력으로 판단하면 신령이 소멸하신 것으로 유추됩니다.’

지성체가 육체의 상실이 죽음이라면, 정신체는 바로 신령의 소멸이었다.

그렇게나 강하던 아이언이 소명했다니 그의 힘과 직위에 전적으로 기대고 있는 천족과 마족에게는 그야말로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뒤집히는 사태였다.

모두가 당황해서 동작을 멈추자 워터 문은 이를 악물었다.

‘으득-! 하필 가장 빨리 움직여야 할 때 지금 아이언님이 죽었다고 말하다니 이건 감정이 없는 탓이다.

이대로면 위험해.

부활이 너무 늦추어지면 창조신의 신격조차 위험해.’

일단 신체를 잃으면 충격으로 일 단계의 신격하락이 된다.

그런데 신체가 없는 허신(虛神)의 상태가 오래 이어지면 추가 하락이 되는 것이다.

‘부활한 신체를 다시 육성하면 승급되겠지만, 과연 신계가 기다려줄지 의문이다.’

아이언의 약화는 신계의 위기이니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래서 멍하게 있는 천족과 마족들이 노려본 워터 문은 앞에 있던 탁자를 주먹으로 내려쳤다.

꽝-!

대전을 울리는 굉음에 천족과 마족들이 정신을 차렸다.

그보다 머리를 울리는 워터 문의 경고에 기겁했다.

“당황하지 마라!

비상사태에서 무능은 용서하지 않는다!

모두 겨우 얻은 신격을 회수당하고 싶은가?”

반발이 심해 될 수 있는 대로 하지 않던 협박할 정도로 신계를 총괄하고 있는 그녀는 다급했다.

‘신계와 초월자인 아이언님이 단지 힘과 이익관계에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은 너무나 명확하다.

만약 소멸하셨다고 해도 어떻게든 숨겨야 한다.’

자신들보다 신계의 인지력이 더 위인 것은 알지만, 일단은 부정한다.

“아이언님의 권능은 중앙 신계보다 위이니 소멸 판정은 착오다!

신계 자아의 판단은 상관없으니 수련행성을 당장 재개방하고 구출하라!

부활 시간이 길어질수록 죽어 계신 아이언님의 힘은 감소가 될 것이니 지체는 용서할 수 없다!”

아이언이 강해질수록 중앙 신계의 입장은 강화되고 발전된다.

그러나 만약 아이언이 영웅신의 힘을 잃는다면 끝장이었다.

아이언의 손에 당한 상급 창조신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본성의 모든 천족과 마족은 어떻게든 신계 주신님의 피나 신체 일부라도 회수하라!

신력과 신격의 감소를 최소한으로 하기 위해서는 과거 신체의 일부를 부활의 핵으로 삼아야 한다.

이건 최우선 명령이다.”

“예!”

“어서 움직여!”

그렇게 비상이 걸린 본성의 천족과 마족들은 다시 전개되는 수련행성을 향해서 다급하게 공간 이동을 했다.

그렇게 현세계 최강의 영웅신이라 생각되는 창조자를 최초의 희생자를 만든 수련행성은 흉악한 위용을 현세계에 드러내었다.

후우우우우우웅-!

천족과 마족이 피 안개에 뒤덮인 수련행성에 가까이 간다.

그러자 아직도 자욱한 아이언의 피 안개를 흠뻑 머금은 세계수의 급속한 성장이 제일 처음에 보였다.

뚜뚜뚜뚜뚝-!

다시 벌려진 바늘 기둥들의 내부도 붉은 피로 온통 뒤덮여서 새빨갛게 된 상태였다.

본성 위에서 이렇게 된 과정을 보고 있었으니 이렇게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틀렸다.

피밖에 없다.”

“신계 주신님의 신체는 한 조각도 없어.”

바늘 기둥들이 이렇게 뭉치면 약간의 틈도 없이 만들어졌다.

그런데 회전까지 했으니 생존은 고사하고 최소한의 살점조차 용납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래도 명령대로 아이언의 잔해를 찾기 위해서 내부로 향하는 천족과 마족이었다.

그렇게 피로 물든 행성 내부로 들어가면서 바늘 기둥에 의해서 가루가 되어 죽었을 아이언의 모습을 생각하고 모두가 몸을 떨었다.

부르르르르-!

최고위 창조신이란 더는 올라갈 수 없는 최고위직이 이런 수련을 하다니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왜 신계 주신이시면서 그런 위험을 감수하셨나?’

자신들은 쳐다볼 수 없을 정도로 까마득하게 높은 최고위 창조신의 신체를 일격에 분쇄한 수련행성의 위력은 놀라워서 남아 있는 것이 없어 보였다.

그러나 아이언의 사망은 자신들의 참혹한 미래와 연계되어있기에 피에 물든 행성 내부를 샅샅이 뒤진다.

어떻게든 신체조각이라도 찾으려고 전력을 다하는 천족과 마족들이었으나 머리카락 조각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바늘 기둥들이 꽉 맞물리면서 모두 피로 으깬 모양이야.”

“믿기지 않을 정도로 끔찍한 광경이구나.”

“이 안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존재가 어떻게 있을 수 있지?”

회전하는 십만 개의 송곳들에 의해 머리카락조차 분쇄된 아이언의 최후를 생각하면서 바쁘게 행성의 중심으로 이동한다.

그런 광경을 창조신계에서도 보고 있었다.

그리고 피 안개로 뒤덮인 수련행성을 보던 창조신장은 어딘가 안도하는 기색이 섞인 목소리로 말한다.

“최고위 창조신 아이언이 은하유성(銀河流星)과 신체 강화에 실패했군.”

“실패한 신체는 설계대로 분쇄되어 수련행성의 강화에 쓰인 것으로 보입니다.”

아이언의 수련행성 설계에 의하면 실패한 수련자의 신체는 싹 갈려서 정기로 바뀌어 수련행성의 유지보수에 쓰이게 되어있었다.

그런데 처음 희생자가 설계한 아이언이라니 참으로 어이가 없었다.

“아아! 원래 불가능한 시도였다.

아무리 영웅신이라고 해도 한도가 있는 법이지.”

처참하게 신체를 전부 잃은 아이언이니 부활을 해도 약해질 것은 당연했다.

‘실패했으니 영웅신의 신격조차 위태로울지 모른다.’

다시 원래의 힘을 되찾을 때까지 고분고분해질 아이언을 생각하니 품었던 경계심이 사라지는 창조신장이었다.

‘아주 잘되었군.

이제 초신(超神)들을 기르고, 기존 전신과 투신들을 강화하면 된다.’

흑염 도적단은 영웅신이 없으면 대처하기 힘드나, 다시 모습을 나타내는 시간이 최소 일천 년 이상이 남아 있으니 큰 문제는 없었다.

상대적으로 필요성이 낮아진 아이언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이 기회에 아이언을 정리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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