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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249화 (1,160/2,000)

34권 35권

여왕에게 대항하면 귀양을 가는 장소가 천국과 지옥이라고 말하면 어린애가 웃을 일이다.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이제 똑같은 인간으로 볼 수 없는 막대한 기운을 품어내는 프롬 여제의 말이니 확실했다.

그리고 자신들도 늙어서 언제 죽을지 모르니 걱정이 되었다.

“이거 우린 죽으면 천국이야?

지옥이야?”

“아무리 보아도 우리는 앞으로 착하게 산다고 천국을 보낼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야.”

“총 제독처럼 지옥이 아닐까?”

치안 장관을 지옥에 보냈다는 말과 함께 뒤이어 들은 프롬 여제의 설명이 귀에 메아리처럼 들려왔다.

‘초능력자나 기계 인간과 같은 지배층은 분류기준이 다르다.

무능하면 지옥, 유능하면 천국이다.’

영웅동맹에 포함되었던 초능력자들이 낙제하면 지옥에 보내졌으니 확실히 맞는 말이었다.

그래서 제독들의 마음은 더욱 바짝 달아오르고 있었다.

‘정말 지옥이 있다면 어떻게든 능력을 인정받고 천국을 확보해야 했다.’

치안부가 성과를 내는 방법은 범죄율을 낮추고 시위를 없애는 일이었다.

“일단 가족을 돌려달라고 하던 시위대는 어떻게 했지?

우리 쪽은 자진해서 흩어졌다.”

프롬 여제의 명으로 우주군과 치안부가 시가전을 벌였던 본성의 수도에서 감히 시위하려는 용감한 국민은 없었다.

그러나 있기는 한 모양이었다.

“우리 구역은 십여 명이 나와서 설치기에 경고 방송 이후에 모두 잡아서 영창으로 보냈다.”

“영창?”

“아! 실수. 구치소다.”

아직 군대 용어가 남아있던 제독은 빠르게 수정하고 추궁을 피해서 시선을 하늘을 돌렸다.

“밑에 놈들도 인정받기 위해서 필사적이니 걱정할 필요는 없어.”

“인공지능 경찰들에게 승진에서 밀려나지 않으려면 알아서 잡아야 하겠지.”

귀로는 제독들의 대화를 놓치지 않고 듣고 있지만, 눈은 오직 하늘의 우주 전함에 고정되었다.

구구구구구구구궁-!

하늘을 가득 메운 함대를 바라보는 그의 눈에는 감출 수 없는 그리움이 가득 찼다.

병사부터 시작해서 함장까지 평생을 같이하던 우주 전함에서 갑자기 쫓겨났으니 더욱 그러했다.

‘우주군은 바로 숙청당한 치안부보다는 입장이 낫다.

하지만, 굉장히 위태한 상황이라서 다시 우주 전함을 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우주함대라는 강력한 전투 무기를 믿을 수 없는 지휘관에게 맡길 지배자는 없다.

그러니 유일한 희망은 명예대공(名譽大公)인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이 약속한 치안함대의 창설이었다.

‘강탈한 치안부의 직위를 두말없이 인정한 모습을 보니 믿을 만하다.’

‘내가 늙어 죽기 전에 빨리 만들어지면 좋겠군.’

그렇게 마음을 달래면서 우주함대를 쳐다보니 저절로 마음속의 말이 흘러나온다.

“다시 여왕님께 인정받으면 언제인가는 너에게 돌아갈 수 있겠지.

행성은 우주에 비하면 너무나 답답하고 좁아.”

하늘의 우주함대만을 쳐다보는 제독의 혼잣말은 주변 제독들의 감정을 흔들었다.

그리고 모두 하늘을 올려다보면서 자신의 기함을 찾으면서 한참을 쳐다보고만 있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는데 하늘 전부가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슈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가-!

그것은 함대 규모의 거대한 공간이동의 징조였다.

행성을 통째로 삼킬 기세로 거대한 공간의 문이 열린다.

“푸-!”

“적습!?”

은하제국의 본성과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불시로 공간이동을 해오는 존재가 결코 아군일 리는 없었다.

더구나 규모가 심상치 않았다.

제독들이 바로 위기를 알고 비상을 걸려 했는데, 커다란 웃음소리가 하늘에서 들려온다.

“카하하하하하-! 은하제국 명예대공 은하유성(銀河帝國 名譽大公 銀河流星) 아이언 본성 복귀!

반역자들은 어디 있느냐?”

투하하하하하하하하하-!

공간의 문에서 황금빛의 투기 소용돌이가 작렬한다.

그리고 중앙에서 금발의 소년이 튀어나오는 모습이 똑똑히 보인다.

“커어어억! 대공님이다!”

“이제 대놓고 하시는구나!”

이변의 규모가 초능력자의 소행이라고 둘러대기에는 지나치게 컸다.

이번에는 어떻게 대공이 신이라는 사실을 숨기나 고민을 하는 제독들이었다.

그런데 본성의 하늘 전부를 가리던 엄청난 크기의 황금 회오리가 일순 사라지면서, 상공에서 황궁 앞의 광장에 금빛의 번개가 내려꽂힌다.

쿠우우우우우우웅-!

본성을 박살 낼 기세였던 투기 회오리를 순간에 흡입하고 두 발로 선 아이언은 뜻밖의 출연에 입을 딱 벌린 제독들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오! 너희가 나와 있었느냐?

후후후! 감이 쓸만한데?”

“!!!”

쓸만하다는 칭찬에 모두 정신이 돌아와서 일제히 경례를 올리면서 외친다.

“충성!”

“진격!”

“필승!”

“통일!”

너무 당황해서 각 함대에서 자체적으로 썼던 경례구호를 각자 외친다.

그러나 미묘하게 어울리는 모습에 아이언은 피식 웃으면서 스쳐 지나가면서 말한다.

“후후훗! 좋아!

그렇게 모든 일에 열심히 하면 천국으로 보내주마.”

“!?”

“!”

신계 주신인 아이언이 아닌 다른 누가 말했으면 질 나쁜 농담이다.

그러나 말하는 당사자가 천국과 지옥을 통제하는 고위신이라는 사실을 아는 제독들에게는 전율이 일 정도였다.

“열심히 하겠습니다!”

신병처럼 힘차게 외치는 제독들의 경례를 받으며 앞을 지나가는 아이언은 그들을 쳐다보면서 말했다.

“내 지침은 오직 하나다.

여왕에게 충성하며, 은하제국(銀河帝國)을 번영시키라.

그럼 천국을 보장해주마.

치안함대도 바로 만들어 주지.”

“예-!”

그렇게 모호하고 멀게만 느껴지던 천국으로 가는 길은 정말 가까이 있었다.

감격에 겨운 제독에게 황궁으로 멀어지는 아이언의 경고가 들린다.

“거꾸로 하면 당연히 지옥이다.”

“흡!”

천국이 가까우니 당연히 지옥도 바로 옆이었다.

“어떤 선인(善人)이라도 내 지침에 거역하거나 영역에서 분탕을 치면 가만두지 않겠다.

내 재산인 은하에 손해를 입히면, 환생을 못 하게 산채로 던져넣겠다.”

그리고 아차 하면 바로 떨어진다.

침묵한 채 황궁 안에 들어선 에메랄드 여왕은 바로 알현실로 이동한다.

여왕에 대한 인간의 명령 거부 사태 이후로 궁 내부는 모두 인공지능 기계로 채워져 있기에 인기척은 없었다.

뚜벅! 뚜벅!

아무도 없는 화려한 복도를 지나서 세 개의 여왕의 의자가 놓여있는 알현실에 도착하자 중앙에 프롬 여제가 혼자 앉아 있었다.

그녀의 등 뒤에는 은빛 투기의 날개가 넘실거리고 있다.

후우우우우웅-!

잔잔한 울림을 내 품으면서 일렁이는 모습에 에메랄드 여왕은 고개를 숙이면서 인사를 한다.

“다녀왔습니다. 어마마마.”

아무도 없지만, 이제 은하제국(銀河帝國)의 여왕이 되었으니 정중하기 짝이 인사였다.

“어서 오렴,

수고했다.”

초월자로서 본성의 인공지능 기계들을 통제하느라 여념이 없던 프롬 여제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반기고, 자신의 왼쪽에 앉게 했다.

그리고 에메랄드 여왕이 앉자 나직하게 물었다.

“우주 해적단을 못 찾았다고 들었다.”

“제국의 미개발지역으로 도주한 것으로 보여요.”

마지막에는 모든 행성의 총독들이 적극 협조를 했어도 발견을 하지 못했으니 타당한 추론이었다.

프롬 여제도 에메랄드 여왕이 진심으로 우주 해적단을 토벌하려 했음을 알기에 더는 추궁을 하지 않았다.

다만 한가지는 추가로 확인한다.

“우주 해적단의 근거지를 파괴했다고 들었는데 거기가 그들의 모항이니?”

“예. 다른 장소는 우주전함의 수리조차 할 수 없는 임시 기지예요.

그것도 모두 파괴를 해 두었으니 이제 활동을 하려면 기존의 행성이나 요새를 빼앗아야 해요.”

과거에 연합과 싸울 시절에는 그렇게 해도 바로 토벌을 할 수 없었지만, 통일된 지금은 다르다.

‘요새나 행성을 습격하면 바로 추격함대가 붙을 것을 아니 그렇게는 할 수 없지.’

우주 해적단이 은하의 미개발지역으로 도주하여 숨었다는 사실은 프롬 여제도 어느 정도 예측했다.

아이언의 유모 자격으로 신계에 정보를 요청했는데 그들의 통제조차 벗어났다고 알려왔기 때문이다.

새로운 은거지가 최소한의 기능만 살아있는 신계조차 없는 불모지역이라는 뜻이다.

‘신계가 있는 지역은 은하제국(銀河帝國)보다 넓다.

그런데 모른다면 역시 아주 깊숙한 곳에 숨은 모양이구나.

그럼 미개발지역인가?’

당연한 말이지만, 제국과 연합이 치열한 전투 중에 개발을 포기한 지역은 엄청나게 넓었다.

‘거기를 전부 뒤지려면 은하제국(銀河帝國)의 모든 함대를 동원해도 수십 년이 걸릴 일이다.’

그런 이유로 돌아온 에메랄드 여왕은 지친 듯이 의자에 몸을 기대면서 물었다.

“신족도 모르나요?”

“파악이 안 된다고 한다.

거짓은 아니다.”

본래 신족에 반대하던 제국의 여제였다가 지금은 신계 주신인 아이언의 유모라는 미묘한 위치였지만 프롬 여제의 직위는 굉장히 높았다.

그런 그녀에게 일부러 틀린 정보를 제공할 수 없었고, 안건 또한 심각했다.

“우주 해적단이 아이언님의 정체를 감히 무단으로 지성체들에게 알린 일을 신성모독으로 받아들였지.”

정보요청자의 높은 위치와 이런 이유로 고위 천족과 마족들도 토벌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있었다.

그러나 명확한 위치를 찾을 수 없다는 통보였다.

“신족이 되기를 바라는 천족과 마족은 지금의 성장세가 이어지기를 바란다.

신족에 대한 반역이라는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우리의 편이니 은하제국(銀河帝國)의 영역에 없다는 뜻이겠지.”

프롬 여제의 확신이 어린 말에 에메랄드 여왕은 길게 한숨을 쉬면서 말했다.

“휴우-! 지성체의 상위 존재라고 자부하는 정신체라는 신족도 한계가 있는 모양이에요.

이야기대로 전능(全能)은 아니군요.”

신계 주신인 아이언은 명예대공으로 받아들인 지금 상황에서는 어찌 보면 위험한 말이었다.

그리고 정확한 신족의 능력에 대한 사실을 알려주어야 하기에 프롬 여제는 냉정하게 말한다.

“신족을 얕보지 마라.

신계가 대답을 못 하는 것은 천족과 마족이 통제하기 때문이다.

만약 신계에 고위신이 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그들은 현실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는 권능을 사용하니까 설사 신족의 영역을 벗어나도 어떻게든 찾아낼 수 있다.

내가 그러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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