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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은 십중심을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경지를 이룬 차원의 영원체답게 바로 이해를 한다.
‘현재도 조정된 흐름을 타고 있었나?
원래의 흐름에서 재조정을 하려면 차원의 오리지인 나도 힘들어.
그런데 그걸 다시 바꾸려면 더 큰 위험과 대가가 따른다.’
유상전생(有償轉生)은 그렇지 않아도 성공확률이 거의 없는 오의이다.
아무리 신령만 보내서 부담을 줄여도 중복해서 수정을 시도하고 있다면 더욱 위험성이 증가했다는 뜻이었다.
‘조금씩 수정하고 있다는 뜻이야.
약간의 이익을 위해 큰 희생을 반복해서 감수한다.
그건 제정신으로는 못 해요.
역시 미친 회색.
신령의 단련을 위해서 변화된 유상전생(有償轉生)을 반복해서 사용하느니 차라리 수련이나 연구를 하는 쪽이 더 효율적이었다.
‘진리의 혈족으로서 누구보다 강해지고 싶지만, 비효율적인 반복은 싫어요.’
그래서 흥미가 팍 떨어진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이었다.
하지만,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만 갔다.
“진리의 혈족이 어디를 가겠다고?
제정신이냐?
너 정도의 존재를 환생폭탄(還生爆彈)으로 만들었다가는 세계 전부가 날아간다는 사실을 아느냐?
내 현재처럼 은하계 수십 개 정도로는 안 끝나!”
은하계 수십 개가 날아가는 피해도 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정도로 어마어마하게 크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충분히 감당할 수준이었다.
그래서 태평하게 대답한다.
“쳇! 겨우 은하 수십 개요?
그리고 남의 권능이 실패한 여파를 내가 알 리가 있나요?”
귀를 후비면서 듣기 싫은 표정이 역력하다.
그러자 열이 확 받은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는 더 세게 잔소리를 퍼부었다.
“바람가의 가주이며 차원의 오리진인 자신의 위치를 제발 자각하란 말이다!
재미있을 것 같다며 막 지르던 너 때문에 원래의 아이언이 얼마나 고생을 한 줄 알아?
어릴 때부터의 시련은 영웅의 조건이라고 아무것도 해주지 않고 그냥 보냈지?
시체 부활에다 영양실조로 커서 본래의 힘을 발휘하지를 못해.
초반에 제대로 성장을 못 해서 계속 빌빌거리다 막판에는 겨우 이계 마신 황제 따위와 공멸을 할 뻔했단 말이다!”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의 새빨개진 얼굴이 얼마나 화가 났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그러나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은 여전히 장난기가 넘치는 얼굴로 놀리듯이 말한다.
“에게게게게게게?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이대의 현재가 겨우 이계 마신황제와 같이 소멸이 될 뻔했어요?
그게 정말이에요?
진리 할아버님이 이 사실을 아시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요?”
“합-!”
그 말에 허를 찔린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는 입을 꽉 다물었다.
‘크억! 말실수했다!
강자를 무엇보다 존중하는 진리에게 각 계열의 정점으로 삼은 십중심의 패배는 절대로 용서할 수 없는 일이다.
비록 이미 수정된 흐름이라고 해도 내 현재가 약자에게 고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시면 무사하지 못해.’
아무리 절대계 십중심이 되었어도 진리에게는 어쩔 방법이 없었다.
회색의 절대자 이대가 안 좋은 일로 다시 진리와 독대를 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마에 줄줄 흐르는 식은땀을 본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은 흥이 식었다.
‘아아! 저 정도 수준이 되었으면서도 여전히 겁이 많아.
도발해서 적당히 다시 붙어볼까 했는데 틀렸네.’
십중심들이 모두 진리를 얼마나 두려워하고 존경하는지 알면서도 한 실수였다.
‘십중심들 앞에서 함부로 진리를 언급하는 것은 절대계의 금기이기도 했지.’
모두 처단을 당하기 때문이다.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다.
후우우우우우웅-!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살기와 투기가 눈동자에서 검은 불길이 되어서 타올랐다.
그런데 그 안에는 은은한 황금빛이 아주 조금 섞여 있었다.
‘이거 약점을 제대로 찔렀네.
어떻게든 입을 막겠다는 생각이 넘쳐나.
잘못하면 정말 사생결단(死生決斷)을 내야 할지도 모르겠어.’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의 몸에서 지금까지와는 격이 다른 신력과 마력, 투기가 터져 나왔다.
우우우우웅-! 구구구구구궁-! 투하하하하하하-!
회색의 절대자는 차원권능과 마도만을 사용해서 싸웠는데 투기까지 동원한 전력의 전개는 확실히 달랐다.
차차차차차차차차차-!
그리고 수많은 마도와 권능, 오의가 준비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린다.
‘현자답게 권능과 마도, 오의까지 전부 가지고 있다.
전능은 아니나 만능이라고 했었나?
불완전한 수준에 예측 불허의 성향까지 고려하면 어떻게 나올지 아무도 몰라.’
진심인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와 차원의 오리진인 자신이 싸우면 재미는 있다.
하지만 둘 다 광역권능이 주력이니 주우주 하나둘의 소멸은 문제가 아니었다.
‘더 크게 사고를 치면 진리 할아버님에게 직접 바람가로 끌려갈지 모르니 인제 그만할까.’
그래서 회색의 절대자가 간과하고 있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차원창세신 코아는 제 휘하의 사백구십구 주우주의 차원의 오리진이라는 사실을 잊었나요?
휘하의 주우주 오리진의 무능을 보고하면 저도 처벌을 받아요.
그러니 안심하세요.”
“….”
그 말에 기세를 푼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는 선언하듯이 말한다.
“원래 흐름의 잘못과 패배는 이미 수정하였다.
그 결과로 현재가 어떤 대가를 치른다 해도 어차피 나의 일이니 내 마음대로다.
그러니 넌 그만 놀고, 바람가로 가서 차원의 오리진의 권능이나 더 수련해.
이래서 어디 똑바른 창조주가 될 것 같으냐?”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과 차원창세신(次元創世神) 코아는 차원의 마도신의 실패한 미래인 회색의 절대자 이대와 다른 삶을 살고 있다.
그러나, 조정되고 있는 흐름 속에서 결국 하나가 될 것이기에 이런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에에! 똑같은 잔소리!
미친 회색으로 공인된 십중심에게는 훈계는 듣고 싶지 않네요.”
“누가 감히 나를 미친 회색이라고 해?
나는 진리가 인정한 절대계 현자들의 정점이다!
자비는 현자의 정점이 되고 보니 아무 쓸모가 없어서 버렸지만, 관대하고 공정하기로는 비교할 상대가 없는 내가 어떻게 미쳐?”
진리에 대한 믿음과 절대계 십중심이 된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넘치는 말이었다.
그런데 하는 말과 달리 이제까지 해온 짓은 영 아니었으니 차원의 오리진도 한마디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자신의 현재가 세상보다 강해질 가망성 따위는 없다는 것 알고 있었죠?
그걸 알고도 지금 하는 짓을 보니 맞아요.
과거로 보내진 현재는 미래를 알고 있으니 희망에 차서 더욱 열심히 성공하려 하고 있겠지요.
그런데 불가능한 달성조건을 걸어서 최후의 순간에 전부 박살을 내고 신령만 원래대로 소환해요?
그러고도 겨우 얻는 것이 신령의 단련과 약간의 개선된 흐름이라니 너무 하잖아요?
와! 말하다 보니 진짜 지독하네요.
이런데도 현자가 맞아요?”
그런 비난에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는 냉정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자신이라도 남의 일처럼 냉정하게 판단하고 조치했으니 현자가 맞아.
그리고 아무리 아픈 기억도 지나가면 추억이다.
이계 마신황제 따위에게 고전했다는 영원한 기록을 남기느니 이게 낫다.
또한, 시련을 이기면서 쌓아 올린 힘은 무조건 남는다.
비록 신령만이 돌아오더라도 꼬인 흐름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강해질 수 있다면 얼마든지 시도하겠다.”
단호하지만, 회한에 가득 찬 음성이 뒤를 이었다.
“차원의 마도신으로 전능의 휘에게 패배해 끝나버린 미래인 나는 어디에서도 악착같이 노력을 해서 출세를 했다.
그런데 유지를 전혀 하지 못했어.
감정적인 내부의 부하들을 어떻게 단속할지도 모르겠고, 끝없이 나타나는 도전자와 급변하는 주변 환경을 이기지 못해서 실패했지.”
바람가 마도신의 오리진의 가호가 아니었으면 그대로 말소되었을 운명이었다.
‘비록 정령계로 보내졌지만, 끝은 아니었다.
그렇게 재기를 꿈꾸던 나를 소멸시킨 흑염의 절대자에 대한 증오와 자신을 실패시킨 세계에 대한 복수의 집념으로 나는 여기까지 기어올랐다.’
일반적인 존재에게는 너무나 가혹한 바람가의 수련을 거의 영겁과 같은 세월을 견디어내고 마침내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이대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절대계 흑염의 절대자를 이기지를 못한다.
노력으로는 도저히 어떻게 할 수 없는 차이가 있었다.’
개인의 능력부터 시작해서 세력까지 모두 떨어지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도 따라잡을 방법은 거의 없었다.
“못난 원래 흐름의 나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바로 성공의 경험이었다.
진정한 성공을 경험하지 못했으니 어떻게 해야 세력을 만들고 유지할 수 있는지 모르는 것이다.
그리고 지금의 내가 내린 성공을 유지하는 핵심은 역시 힘이다.
주변을 압도하는 강함으로 끝없는 성공하여 흐름을 개선할 것이다.”
현자의 정점답게 위엄과 확신을 갖춘 말이었다.
그러나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은 가소롭다는 듯이 말을 받았다.
“풋! 성공한 경험이 중요하기는 하지요.
하지만, 재능이 없어서 가진 것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망했다는 사항은 왜 빼요?
제가 이계에서 진정한 영웅을 알아보라는 의뢰의 대가로 준 것들의 절반만 소화했어도 이계 마신황제 따위에 고전할 리가 없어요.”
그 말에 정곡을 찔린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는 크게 외쳤다.
“맞아! 흑염의 절대자와 비견될만한 재능이 원래의 나에게는 없었어!
그러나 성공과 수련의 경험을 많이 쌓으면 비슷하게는 된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미친 짓을 하고 있지 않는가?”
“스스로 미친 짓을 하고 있음을 알고 있는 것을 보니 정말 안 미쳤군요.”
여전히 놀리는 말투지만 전혀 상관하지 않고 소리높여 외친다.
“더없는 성공과 무참한 실패를 경험한 신령은 단련되어서 잠재력을 폭증시킨다!
그리고 새로운 신체로 쌓아 올린 수련은 재능이 되어서 열화되었던 모든 권능을 완벽하게 만들어갈 것이다.
언제인가는 내가 이긴다!”
“그러다 강해지기 전에 자멸하거나 미쳐요.”
신령이 진화될 정도의 행복과 불행을 지속해서 겪으면 아무리 강대한 정신체라고 해도 붕괴는 지극히 당연한 결과였다.
“상관없다.
다시 신령을 되돌리면 원상태로 돌아온다.
신체의 자폭과 함께 쓸데없는 기억도 같이 날아가니 말이야.
유용성 있는 기억만 정보행성 코아가 선별해서 넘겨주면 부작용은 거의 없다.”
“헤에? 역시 미친 회색답군요.
기억조작까지 준비했어요?
정말 자신에게도 가차 없네요.”
“현자의 정점으로서 칭찬으로 듣지.”
어딘가 희열에 찬 얼굴로 차원창세신 코아의 신체가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서 더욱 기세를 높였다.
“자아! 실패를 반복하다가 소멸했던 원래의 나보다 개선되고 있는 현재여!
피폐했던 나와 달리 압도적인 힘으로 군림하는 것이 즐거우냐?
그러면, 더욱 성공하고 기뻐하라.
그러나, 만족하지는 마라.
세계를 능가하지 못해 먹힐지도 모른다.
그 순간 모든 것을 잃고 여기로 되돌아올 것이다.”
바람가 궁극 금기인 유상전생(有償轉生)이 아닌 환생폭탄(還生爆彈)을 더욱 강화하는 모습을 본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은 살짝 고개를 갸웃거렸다.
‘헤에? 이게 지금 저주인지 축복인지 모르겠네.’
현실부정의 마도신이니 이해하기 힘들 것이라고 예상은 했지만, 정말 상상 이상이었다.
그래서 환한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카하하! 아무리 생각해도 재미있겠네요.
저도 걸어줘요.
딱 성인식 이전으로 말이에요.”
무슨 속셈인지도 모르는데 당연히 거절이었다.
‘정신체도 이렇게 관리가 힘든데 영원체를 과거로 되돌렸다가는 감당이 될 리가 없다.’
당장 거부하면서 충고했다.
“전혀 해줄 생각이 없으니 넌 집에나 가!
잘못해서 진리가 알면 큰일이 난단 말이야.”
“카하하하! 싫어요.
그리고 벌써 아실걸요?”
“!?”
놀란 표정이 역력한 절대계 회색의 절대자 사이안 이대를 쳐다본 바람가 차원의 오리진은 팔을 아주 넓게 펼치면서 외쳤다.
“진리 할아버님이 미쳐버린 일대 십중심들을 쓰러트리기 위해서 유상전생(有償轉生)을 사용하신 범위가 이 정도면요.”
눈앞으로 오른손을 들어 올려서 엄지와 약지를 거의 맞닿을 정도로 붙이면서 말한다.
“당신이 자신의 현재를 개선하기 위해서 조정한 범위가 딱 이만큼이네요.
우리는 모두 진리 할아버님이 유상전생(有償轉生)으로 만드신 새로운 흐름에 살고 있어요.
지금 이 모든 것이 모두 진리 할아버님이 조정하신 커다란 흐름에 포함되어 있다는 뜻이에요.
카하하하하하하하! 그러니 참 쓸데없는 걱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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