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237화 (1,148/2,000)

34권 35권

프롬 여제도 명령이 통하지 않는 간부들은 전부 은퇴시킬 작정이었다.

하지만 아이언은 아예 천국으로 모두 보내니 기가 질려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번에도 전부인가요?”

이 질문은 영관들도 모두 천국과 지옥으로 보낼 생각이냐는 뜻이다.

‘십만 명의 초능력자와 개조 인간들을 아이언이 지옥으로 데려간 후 치안은 안정이 되었다.

그러나, 가족들의 극렬한 반발로 권위가 흔들렸다.’

이런 경험을 했으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아이언은 단호했다.

“장군들이 이러면 영관들도 볼 것 없어요.

이 기회에 기존의 구세력과 반발세력을 몽땅 천국에서 푹 쉬게 해서 정리를 하죠.”

“영관들이 본성에만 일만 명입니다.

은하제국 전부를 따지면 엄청난 숫자입니다.”

이런 숙청방식이면 적어도 일억 가까운 인원이 천국이나 지옥에 보내지니 여제로서 부담이 간다.

그러나 아이언도 그렇게까지 할 생각이 없었다.

‘지옥과 천국에 살아있는 채로 들어갈 인원은 확실히 검증된 강력한 정기와 존재감을 가진 지성체여야 한다.

그래야 건강하게 잘 크지.’

지옥과 천국의 땅속에서 묻어놓은 그걸 생각한 아이언은 살짝 미소를 지으면서 말한다.

“은하제국 전부를 관리해줄 필요는 없어요,

제가 보기에 본성만 완벽히 관리되면 나머지 영역은 에메랄드 여왕과 함대가 알아서 통제할 수 있겠더군요.

물론 여왕의 지배권은 완전해야 해요.

지금처럼 감당하기 힘든 사태가 발생하면 명예대공이나 여제로서 도와주면 되겠지요.”

“그렇군요.”

연인이 있는 우주 해적단의 폭로에서 발생한 이번 일은 에메랄드 여왕의 처리한계를 벗어났다.

하지만, 아무 관련이 없는 자신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잘 해결된 셈이었다.

‘여왕의 부족함을 최고위 창조신인 아이언님과 내가 보충한다.

그럼 어떤 여왕이 다스리더라도 완벽한 지배자가 될 수 있다.

앞으로도 이렇게 할 수 있다면 은하제국은 일천 년이 아니라 영원히 유지될 수도 있다.’

절대군주의 최고의 단점인 훌륭한 왕이 계속 나올 수는 없고 일대라도 폭군이 등장하면 망하게 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이었다.

‘은하제국은 나의 최고의 작품이었고 인생 그 자체다.’

그런 나라가 영원히 번영한다는 생각을 한 프롬 여제의 얼굴에도 드디어 미소가 어렸다.

그러나 그걸 이어받은 에메랄드 여왕에 대해 생각을 하자 살짝 걱정되었다.

‘이 아이가 본성에서 출발한 이후로 아무런 연락이 없다.

일주일 정도면 충분히 추격할 수 있을 텐데 무슨 일이 발생한 것인가?’

제국 함대의 기동성에 우주 해적단의 동료로서 그들에 대해 잘 아는 에메랄드 여왕이 직접 나섰으니 놓칠 가능성은 없었다.

프롬 여제가 좌측 에메랄드 여왕의 빈자리를 쳐다보자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짐작한 아이언은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했다.

“으음! 우주 해적단과 에메랄드 여왕의 함대가 만날 시기가 되기는 했네요.”

에메랄드 여왕이 우주 해적단과 만났을 때의 여러 가지 상황이 아이언의 머리에 떠오르고 그 중 최악의 가정이 나온다.

‘패배는 있을 수 없다.

그리고 다시 합류는 하지 않는다.

지금 에메랄드는 아무 계승권이 없어서 철없이 다닐 수 있던 과거의 공주가 아닌 은하제국의 여왕이다.

은하 전부가 자신의 것인데 뭐가 아쉬워서 해적이 된단 말인가?’

진심을 보이고, 본성의 함대까지 전부 끌고 같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혼자 있는 상태다.’

자꾸 의심과 불안이 피어오른다.

‘설마 그대로 우주 해적단에 붙지는 않겠지?

원래의 흐름에서는 연인을 잃은 다음에 강제로 취한 아이언에게 앙심을 품고 미망인 행세를 하면서 이계(異界)를 떠돌았다고 한다.

그것도 오백억 년이나 복수를 꿈꿀 정도로 애정이 깊으니 이거 은근히 걱정되는군.

감정적인 지성체는 이래서 곤란해. ’

지독하게 사랑이 깊은 여자라서 골치가 아팠다.

하지만, 고도의 문명일수록 위력을 발휘하는 함대를 지배하는 권능은 반드시 여왕의 힘으로만 이어져야 했다.

‘함대를 지배하는 초능력이 은하제국의 반대쪽에 서면 두고두고 후환이 된다.

그렇다고 겨우 지성체들의 연애에 내가 나서기에는 영 권위가 서지 않는단 말이야.’

최고위 창조신이 자꾸 지성체의 은하제국에 개입하면 안 좋은 선례를 남길 수 있다.

‘휘하의 신계 주신들이 똑같은 이유로 계속 관여하려 할 수 있기에 어려운 상황이다.’

그런데 심각한 얼굴로 에메랄드 여왕의 자리를 쳐다보는 프롬 여제를 본 순간 결심을 했다.

‘에메랄드 여왕을 가장 잘 파악하는 상대가 프롬 여제겠지.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한다면 위험하다.’

에메랄드 여왕이 은하제국을 버리고 우주 해적이 될 수 있다는 자신의 우려가 현실화될 수가 있었다.

‘몇십 년의 유희야 용납하지 못할 일은 아니나 우주 해적의 두목과 아이라도 생기면 큰일이다.

은하제국을 통제할 수 있는 함대를 지배하는 여왕의 피에 반역자인 우주 해적의 피로 오염시킬 수 없다.

태어난 아기나 후예가 혹시라도 은하제국에 반역하면 큰일이다.’

에메랄드 여왕과 우주 해적 두목 사이의 아이가 함대지배의 초능력을 가지고 은하제국에 반역한다면 생각만 해도 골치가 아파 왔다.

‘일반적인 여왕이 이끄는 은하제국의 힘으로는 못 막아.

물론 내가 나서면 바로 해결될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함대를 지배하는 초능력을 계승하는 아이가 은하제국에 반감을 품게 된다.

왕족 자체가 신족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겠지.’

황금착각(黃金錯覺)이라는 자신의 부하가 비슷한 상황에서 일만 년의 번영을 이끌다가 결국 후손인 황족에게 반역을 당한 사실도 있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한 아이언은 결국 결단을 내린다.

“제가 직접 찾아 가보지요.

물론 뒤에서 지켜보기만 하겠으니 안심하세요.”

그 말에 더없이 환해진 프롬 여제의 얼굴을 본 아이언은 끌려온 영관급까지 모두 천국으로 보내버렸다.

그리고 군대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서 위관들을 조기 진급시키기로 한다.

치안본부가 점령당해서 치안장관이 제독들에 의해 끌려오자 반역자는 아니었기에 그대로 천국으로 넣어버렸다.

그렇게 은하제국의 일을 마무리를 지은 아이언은 화면을 끄고 인상을 찡그린다.

“이렇게 돌아가야 하나?

그러면 은하유성(銀河流星) 수련 행성에 들어가야 하잖아.”

자기가 설계하기는 했지만, 워낙 살벌한 수련장치라서 목숨이 위험하니 가까이 가기가 꺼려졌다.

‘그렇다고 막대한 자원이 들어간 수련 행성을 내버려 둘 수는 없다.

일을 벌였는데 무섭다고 안 들어가면 체면 문제다.’

그래서 중상을 입은 아오 시바를 지원한다는 명분으로 머물면서 몸을 준비했지만, 여기가 한계인 모양이다.

에메랄드 여왕과 우주 해적단의 문제는 확실히 끝내지 않으면 나중에 두고두고 후환이 될 수 있었다.

“으음! 나도 가기 전에 확실히 해야 하겠지.”

여기에서 고민은 일주일 넘게 얼음 궁전에 머물고 있는데 한 번도 찾아오지 않는 대모(大母) 마하였다.

‘아수라 일족의 희망인 아오 시바가 극심한 상처를 입고 돌아와서 화가 난 사실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억울했다.

‘나도 그 녀석을 살리느라 최선을 다했단 말이야.

미래의 흐름을 지키기 위해서는 이제 직접 나서지 말아야 했는데도 직접 참전까지 했다.’

카르마의 계약서를 어길 수 없기에 나름대로 열심히 도왔는데, 참으로 답답한 것이다.

‘장기 요양이 필요한 중상을 입었으니 뭐라고 할 순 없지.’

직접 찾아갈 수도 있으나 주변의 보는 눈이 있다.

그리고 몰래 숨어들기도 싫은 아이언이 선택한 방법은 얼음 궁전으로의 초대였다.

대모(大母) 마하만이 아니라 아오 시바, 그리고 신계관리주신들까지 초대한 성대한 환송 파티였다.

“내 은하계에 일이 있어서 잠시 다녀오겠다.

그동안 대접을 받은 보답과 직접 보고서 할 말이 있으니 파티를 연다.

그러니 창조신과 주신은 전부 참석해라.”

“전부 집합시키겠습니다!”

대화 상대는 폐관수련으로 회복을 촉진하고 있는 아오 시바를 대신하여 신계를 관리하는 신계관리주신의 수장이었다.

아오 시바 앞에서도 당당할 정도로 강력한 창조신이지만, 아이언의 투기에는 견디지 못하고 이마에 흐르는 땀을 연신 닦아내고 있었다.

물론 대모(大母) 마하가 참석을 거절할 수 있으니 한 마디를 추가했다.

“한 명이라도 안 오면 나 안 간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한 명의 열외도 있을 수 없습니다.”

모두 모이게 하면 정말 갈 생각으로 보여서 우렁차게 대답을 한다.

신족에서 최고 수준의 강자인 아이언이 여기 있어서 참으로 든든하기는 한데 성질이 나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걱정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군대에 온 신병처럼 잔뜩 군기가 들어간 대답에 고개를 끄덕인 아이언은 지시를 마무리 지었다.

“전원이라고 했다.

누구도 열외는 없다.

참석하지 않는다면 내가 직접 찾아가서 면담하겠다.”

“!!!”

상급 창조신조차 때려죽인 아이언의 방문과 면담이 무슨 의미인지는 이제 신족이라면 모르는 존재가 없다.

다급하게 중앙신계에 소속을 두고 있는 창조신과 주신들에게 연락하여 소집한 신계관리주신의 수장은 모두 긍정적인 대답을 들었다.

아이언이 주관하는 파티라서 모두 무서워했지만, 환송 파티라는 말에 반색하면서 찬성한 것이다.

더구나 참석을 거부하면 바로 찾아간다는 말에 모두 승낙을 한다.

‘어지간히 겁들을 먹고 있군.

그러나 한 명이 문제다.’

자신으로서도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신계 주신의 모친이며 아수라 일족의 대모(大母)인 마하가 일신상의 이유로 참석거부를 한 것이다.

창조신급 주신이라면 존재감으로 압박이라도 할 수 있는데 창조신이 되어버려서 그럴 수도 없었다.

‘그녀는 창조신에 도달했고, 신계 주신의 모친이라서 강권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신계관리주신의 수장은 직접 찾아서 만나고, 지금까지 완벽하게 통한 비장의 패를 꺼내 들었다.

“대모(大母) 마하님. 최고위 창조신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님께서는 파티에 오지 않는 창조신이나 주신은 개인신전으로 직접 찾아오신다고 합니다.

그래도 괜찮으십니까?”

“!?”

그 말을 들은 얼굴을 면사로 가린 대모(大母) 마하가 몸을 흠칫 떠는 모습을 본 신계관리주신의 수장은 일이 잘 풀렸음을 확신했다.

‘악명도 이렇게 높으면 유리하다.

일하기가 정말 편하군.’

이렇게 은하유성(銀河流星) 아이언의 이름을 직접 언급했는데 따르지 않은 창조신이나 주신은 없기 때문이다.

한참을 망설이던 대모(大母) 마하의 입에서 결국 허락이 떨어졌다.

“참석하겠다.”

“그렇게 전하겠습니다.”

역시 예상대로의 대답을 얻은 신계관리주신의 수장은 아이언의 지시를 확실히 수행하고 떠나보낼 수 있음에 안도했다.

최고위 창조신이자 영웅신인 아이언의 존재감은 아오 시바를 신계 주신으로 모시고 있는 것보다 몇 배나 힘들고 조심스러웠기 때문이다.

‘제발 가라.

그런데 선물을 무엇으로 준비해야 하나?’

무섭지만 자신들의 신계 주신을 최상급 창조신으로 만드는데, 적극 이바지를 해 주었는데 빈손으로 보낼 수는 없었다.

그렇다고 최고위 창조신에게 선물할만한 보물은 많이 없기에 고민에 빠지는 신계관리주신의 수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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