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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233화 (1,144/2,000)

34권 35권

총 제독이 인형 병기의 존재의의를 다시 되살릴 정도로 막강한 천재 조종사를 처단한 기억을 다시 되살린 천족과 마족은 아무런 말이 없이 준비하여간다.

그렇게 동맹의 일반기체 일백대를 쓰러트릴 방안을 총 제독이 준비해 간다.

총 제독이 동굴에 숨어서 동맹의 기체를 철저하게 분석한 결론은 이러했다.

“무섭게 빠르고 더럽게 단단하다.

눈치도 빠르니 포격으로는 힘들겠어.

정면승부는 힘든 맹수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이 함정을 파야지.”

그래서 처음에는 단지 숙소확장이던 땅굴 작업이 지옥의 수 킬로미터를 파고들고 지옥의 밑바닥을 온통 거대한 동굴로 뚫어간다.

파파파파파파파파-!

천족과 마족이 합심하여 파는 땅굴은 갈수록 커지고 길어지고 있었다. 인형 병기가 드나들어도 될 정도의 거대한 터널을 광경을 보던 총 제독은 머리를 긁적이면서 혼잣말을 한다.

“이것도 안 통하면 어떻게 하나?

그때 천재 조종사를 잡아낸 것도 절반은 운이 좋아서였어.

힘으로 함정을 부수고 나오는 모습을 보고 간이 떨어질 뻔했었지.”

천재 조종사가 조종하는 최신 인형 병기는 우주 함대를 혼자서 박살을 내고 제국의 영역을 자신의 집처럼 설치고 다닐만한 힘이 있었다.

그런 존재가 수십만 대가 우글거리는 군대를 상대하라니 솔직히 무리였지만 포기할 생각은 손톱만큼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지옥이란 점이 마음에 안 들지만, 명확한 적과 전공에 대한 보상이 있는 전쟁터를 버릴 수는 없지.

난 군인이다.’

유리한 점도 있었다.

‘그때는 한참 낙후된 고물 우주 함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무려 신에게 직접 받은 최신 우주 전함들이 있다.

왕이라고 불리는 상위기체만 아니라면 맞추면 반드시 파괴할 수 있다!

장비 면으로 보면 대등해.’

어려운 문제는 생각하면 할수록 꼬여만 간다.

고민만 하다 포기할 바에는 차라리 그 노력으로 이런저런 수단을 전부 동원하여 도전해 보는 방법이 좋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고 있는 총 제독이었다.

“후후훗! 하다 보면 뭐 어떻게든 되겠지.

이게 안 되면 다음 방법으로 간다.”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는 총 제독의 눈빛이 어둠 속에서 싸늘하게 반짝였다.

뒤에서 혼자서 음침하게 웃는 모습을 보던 마족은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를 쳤다.

“저게 또 음모 꾸미네.

너도 삽을 만들어 줄 테니 와서 파!”

“난 지휘관이니 감독을 해야지!”

“겨우 세 명뿐인데 무슨 감독이 필요해!”

“난 몸으로 일하기에는 너무 늙었어!”

어려서부터 굶어 죽지 않기 위해서 안 해본 일이 없는 총 제독이다.

그래서 우주군에서 어느 정도 나이를 먹고 직위가 되자 죽어도 힘든 육체노동은 하지 않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그러나 젊어진 이상 그런 게으름을 용납할 생각이 전혀 없는 천족과 마족이었다.

“팽팽한 자기 얼굴이나 보고 지껄여라.”

“위대하신 신계 주신님에 의해 개조된 지금 지옥에 산채로 오면 누구도 늙지도 죽지도 못해.”

“그러니 너도 당장 일을 해!”

“호오? 나와 동맹만이 아니라 살아서 지옥에 오면 전부 불로불사(不老不死)가 된다고?”

이건 처음 듣는 이야기였다.

역시 대화의 필요성을 느낀 총 제독은 심각한 어조로 다시 물었다.

“왜 그렇게 지옥을 개조했지?

그건 상당한 예산, 아니 신계이니 정기가 많이 소모되는 일이 아닌가?

지옥에는 아무 것도 없는데 투자할 필요가 있나?”

“어어?”

“으응?”

생각지도 못한 질문에 갑자기 허를 찔린 천족과 마족이었다.

‘실제로 지옥에 왜 불로불사(不老不死)의 저주이자 축복을 거셨는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마음에 안 들면 창조신조차 때려죽이고 다니는 아이언에게 왜 그러셨냐고 물어볼 간 큰 존재가 있을 리가 없다.

그러나 막상 이렇게 질문을 받으니 깊게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지옥에 오는 지성체에게 왜 불로불사(不老不死)가 걸리게 하셨지?”

“진짜 이상하기는 하군.”

총 제독은 심각한 표정으로 의지를 교환하는 천족과 마족을 보면서 후회를 했다.

“이건 파고들면 안 되는 신계의 비밀이었나?

내가 동의하면 아픈 기억을 깨끗하게 지울 수 있다고 했지.

싹 지우자.”

그 말에 천족과 마족은 다시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우도록 하지.”

“이건 지워야 할 것 같다.”

일반적인 지성체라면 이럴 필요까지는 없지만, 총 제독이 신에게 지대한 관심을 받고 있으니 어떤 허물도 있어서는 안 되었다.

무엇보다 이런 식의 의문은 본인에게 지극히 안 좋았다.

‘정신체는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신계에서 영원히 살아야 한다.’

‘그런 상황에서 자신이 영원히 사는 신계에 자그마한 의문이나 부조리를 느끼면 시간이 갈수록 점점 커져서 견딜 수 없게 된다.’

가장 큰 문제는 신이 그런 마음의 변화를 모두 읽을 수 있다는 점이었다.

영원히 사는 권력자가 자신의 위치를 흔들 수 있는 위험분자나 반역자를 용서할 리가 없었다.

‘잘못하면 신에 대한 반역자로 낙인찍혀서 소멸이 된다.’

‘소멸이 차라리 낫지.

본보기로 영구히 벌이 내려지는 수가 있어.’

‘이런 위태스러운 의문은 삭제하는 편이 낫다.’

또 기억을 삭제했지만, 본인들은 이게 몇 번이나 반복했다는 사실을 몰랐다.

그리고 통일이 되어서 적이 없어진 제국에도 이러한 통치에 대한 의문을 품는 존재들이 늘어난다.

초능력자들이 갑자기 사라지고 새로운 세력이 된 기업가와 정치인들이다.

그들은 제국이 은하를 통일한 이유가 정체 모를 존재와 아이언의 개입이라고 우주 해적이 폭로한 이후의 혼란을 보고 확실히 자신들의 시대가 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연합과의 전쟁 시절에는 감히 여왕님을 욕하는 시민은 없었다.”

“그런데 지금은 시위까지 하고, 치안부도 진압을 망설인다.”

전쟁에 억눌러있던 자유와 권리를 갈구하는 국민의 자의식이 깨어나고 있다는 증거였다.

“확실히 평화로운 시대가 왔어.”

“여왕이 아닌 국민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그들이 생각하기에는 국민이 가장 중요시하는 돈과 여론을 주도하는 자신들이야말로 대표이며 이번 시대의 주역이었다.

그러니 이번 우주 해적의 폭로는 절대로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명예대공(名譽大公) 아이언이 정체 모를 존재이며 은하 전 지역에서 벌어진 집단 행방불명 사태의 원흉이라고?”

“그럼 은하제국은 사실상 정체 모를 존재들의 손에 떨어진 것이 아닌가?”

“정확한 진실을 알아야 해.”

“때에 따라서는 아무리 프롬 여제님이라고 해도 용납할 수 없다.”

자본을 가진 기업가이며 국민의 지지를 얻고 있는 정치가로서 은하제국의 신진 세력이 아닌 여왕 대신에 정치적인 주도권을 잡을 기회로 본 것이다.

“절호의 명분이 생겼으니 치안부에 압력을 넣어서 시위를 진압하지 못하게 하자.”

“프롬 여제와 에메랄드 여왕을 압박할 좋은 기회다.”

은하는 통일되었기에 평화의 시대였다.

그렇기에 전쟁에서 벗어난 국민은 더한 복지와 자유를 찾아서 프롬 여제와 같이 완벽한 통치를 하는 존재를 싫어하는 것이다.

그래서 폐위는 무리이겠지만, 최소한 권력의 주도권을 자신들이 차지할 수 있어 보여서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국민은 우리의 편이다.”

“일반 시민은 여왕이나 여제와 같은 절대적인 권력을 가진 존재를 싫어해.”

“이번 일을 이용해서 최소한 입법권만은 회수한다.”

그런데 지금 바깥에서는 그들의 상상을 초월한 사태가 벌어지고 있었다.

본성의 수도뿐만 아니라 전역에서 벌써 며칠째 총격전과 폭발음이 멈추지 않는 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따따따따땅-! 꽈꽈꽈꽝-!

다행스럽게 대형 기계 병기는 없지만, 소화기로 완전무장한 우주군과 치안부의 전투였다.

처음에는 영문도 모르게 기습을 당하고 경찰서에 보관 중인 무기를 몽땅 빼앗긴 치안부였지만, 이제 만만찮게 대항하는 중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상대는 연합과의 전투로 단련된 우주군이라서 너무 상황이 좋지 않았다.

여기에 총알이 날아다니는 거리를 방탄 강화복을 입고 중형 소화기를 들고서 경찰차가 보이는 족족 날려버리는 우주 해병들이 문제였다.

치안부의 방어선을 손쉽게 돌파한 그들은 안면을 보호하는 방탄 마스크까지 내리고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잡담을 하는 중이었다.

“후우우우우-! 이제 꽤 하는데?”

“킬킬킬킬킬-! 그래 봤자 민간인이지.”

연합의 행성에 초능력자나 개조 인간과 함께 강하하여 정부를 제압하는 제국의 우주 해병을 본성에서 본 기업가와 정치가들은 어이가 없었다.

더구나 군대에서 꼭 필요하다고 해서 만들어 주기는 했지만, 엄청난 흥분제가 잔뜩 포함된 담배까지 전부 입에 물고서 총을 난사를 시작한다.

이러니 감히 말릴 엄두를 내지 못한다.

총을 든 치안부가 쏘기 시작하면 우주 해병들은 중화기로 건물이나 자동차와 함께 날려버렸기 때문이었다.

이런 과격한 진압과정에서 얼마의 치안부가 죽어 나갔는지 생각만 해도 끔찍했다.

‘이건 우주군의 반란이야.’

‘말이 통할 상황이 아니다.’

‘잘못하면 대량 학살이 된다.’

우주군은 마치 함대가 전멸하기 전의 최후의 전투처럼 흥분제를 투약했다.

그리고 핏발이 잔뜩 서서 붉게 보이는 눈동자로 치안부를 물불을 가리지 않고 습격한다.

“차량부터 파괴해서 기동력을 빼앗는다.”

“오! 저기 높은 놈이 또 있다.”

“일단은 계급장과 무기만 빼앗고 제압하라는 명령이다!

그러나 저항하면 바로 사살해.”

“계급 높은 놈들은 반드시 잡아!

자기 계급과 동급이상이면 바로 인정하시겠다는 대공님과 여제님의 약속이다.”

“그러니 잔챙이는 신병에게 던져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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