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갓 오브 서바이버-1231화 (1,142/2,000)

34권 35권

“비겁하게 공격한 우주 전함들은 어디 있나?”

“반드시 찾아서 박살을 내버린다!”

“거대한 우주 전함이 지옥에서 은신할 방법이 없다.”

“주포의 사정거리가 아무리 길고 속도가 아무리 빨라도 결국 지옥 안이다.”

“도망칠 곳은 없다.”

지옥은 넓지만, 악령 외에 아무것도 없기에 금방 찾을 수 있어 보였다.

그런데 아무리 탐색을 해도 보이지 않으니 신경질만 강해지고 있었다.

“없다!”

“우리가 왜 못 찾고 있는 거야?”

주포공격을 한 우주 전함들이 흔적도 없으니 기가 막힌 일이었다.

그리고 은근히 긴장도 되었다.

‘또 만만찮은 적의 등장인가?’

‘자꾸 뭔가가 늘어나서 공격을 해오고 있다.’

처음에는 도망치기만 하던 악당동맹들도 악령들을 규합하더니 슬금슬금 일반기체를 탈취하려 하고, 개조하는 용자왕을 노리기까지 한다.

‘악당동맹은 잠들면 지옥이지만, 깨어있으면 현실이다.

‘제국보다 몇 세대를 초월한 위력을 보이는 인형 병기만큼 매력적인 무기도 없겠지.’

‘어떻게든 반출하려고 덤비니 끈질겨.’

‘매수까지 하려고 했지.’

지옥에서 악령들을 무시하고, 편히 있을 수 있는 이유가 인형 병기 덕이니 양보할 수 있을 리가 없다.

힘들여 개조하고 보완한 애기(愛機)를 몰래 노리는 악령과 악당동맹들이 많아져서 신경이 곤두서있는 상황이었다.

“스텔스 기능으로 숨어있나?”

“우리 감지망을 속일 수 있는 우주 전함이 있을까?”

“일단은 지옥의 하늘에 떠 있는 것은 확실하니 모두 쓸어버려!”

“어차피 우주 전함의 크기로 숨을 곳도 없다.”

영웅동맹과 용자동맹의 전투는 멈추고 서로 구역을 나누어서 움직이기 시작한다.

아이언의 지시로 일단 정체불명이거나 공통의 적이 나타나면 같이 싸우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어기면 당장 기체를 빼앗기거나 자폭을 당하기에 잘 지키고 있지.’

실제로 몇몇 사적인 원한을 가진 인원이 악당동맹과 악령들이 단체로 습격해왔는데도 계속 싸우다가 바로 자폭을 당했다.

그리고 아주 큰 제약이 걸렸다.

‘명령 불복종으로 자폭을 당하면 본인은 바로 되살아나도 기체의 재생이 거의 멈추어 버린다.’

지옥에서 인형 병기가 없으면 악령들 때문에 마음 놓고 쉴 수가 없다.

그래서 각자의 임시 주둔지에서 산산조각이 난 자신의 애기(愛機)를 일일이 자신의 손으로 고치느라 지독하게 고생을 했다.

그런 모습을 보았으니 모두 극도로 조심하는 편이었다.

그래서 뒤는 걱정하지 않고 각자가 가진 무기와 초능력으로 주변을 무차별로 공격하기 시작한다.

구구구구구구궁-! 드드드드드득-!

동맹의 수많은 무기와 초능력으로 인하여 전쟁터 주변이 모두 증발하기 시작한다.

평범한 인간이 보기에는 아주 무서운 광경이지만 총 제독의 얼굴에는 오히려 화색이 돌았다.

‘적이 어디 있는지 모르기에 무조건 쏘다니?

지휘관이 누군지는 모르지만 아주 어설퍼!

개인 능력은 뛰어나지만, 군대로는 아직 부족하다면 승산이 있다.’

총 제독은 들킬 수 있으니 장난감 우주 전함들을 가방으로 모두 회수한다.

마구잡이 공격이지만, 슬슬 자신의 쪽까지 이동해 오고 있었다.

‘허공에만 쏘고 있다.

그럼 내가 크기가 축소된 우주 전함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는 뜻이다.’

총 제독이 손으로 밑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하늘에서 공격했으니 땅에 숨자.”

천족과 마족들도 이제 더 기대할 것도 없기에 은신권능을 쓰고 빠르게 도주를 했다.

그리고 그들의 손에 의해서 이동하는 총 제독은 골똘하게 생각에 잠겼다.

‘끄응! 전투의 천재들이 조종하는 최신예 인형 병기를 일백 대나 격추해야 하는가?

원거리 포격은 먹히지 않으면 아무리 나라도 어려워.

그러나 저런 허술한 훈련상태면 잘하면 될 것도 같은데 말이야.”

적으로 돌리면 골치가 아플 정도로 능력이 있는 전투의 천재들이다.

그러나 그들은 자만심이 넘치고 자기 멋대로 싸워서 함정을 파거나 계략으로 처리해온 총 제독이었다.

‘그때의 경험을 사용하면 가능한 일로 보이는데 어렵기는 하군.’

원거리 주포공격이 통하지 않는 동맹의 기체를 우주 전함으로 이길 방법을 찾기 위해서 심각한 고민에 빠지는 총 제독이었다.

그리고 영웅동맹과 용자동맹은 주포공격을 해온 우주 전함들을 찾기 위해 혈안이 되었다.

“우주 전함들은 어디 있나?”

“너희 쪽은 찾았어?”

아무것도 없는 대신에 한정 없이 넓은 지옥이기에 모두 산개해서 의심 가는 지역을 모두 공격하는 방식이었지만 소득은 없었다.

결국, 동맹의 지휘부가 다시 모여서 회의에 들어갔다.

“아무 데도 없다!”

“정말 우주전함의 주포공격이 맞았나?”

검의 주신은 쏘아졌던 빛줄기에 강력한 신력이 섞여 있었기에 하는 말이었다.

그러나 용자동맹은 발끈했다.

“제국의 군인이자 용병이었던 우리의 안목을 의심하나?”

“우주 전함의 주포가 쏘아낸 빔 공격이 확실했다!”

“적어도 일 킬로미터 이상의 거대전함이 쏘아대는 주포의 포격이었다.”

신족인 영웅동맹의 주신들에게는 이해가 안 되는 말이었다.

이미 며칠 동안 지옥의 하늘을 대부분 들쑤셔 놓았기에 그 정도 크기의 전함이라면 벌써 발견되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럼 그렇게 커다란 우주 전함들이 어디 있는 거냐?”

“구름조차 없는 지옥의 하늘에서 숨을 곳이 있다고 보나?”

“우리의 초능력과 권능으로 하는 탐지를 가까운 거리에서 피할 수 있는 은신을 과학으로 구현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그 말에는 용자동맹도 할 말이 없었다.

권능의 위대함과 우월함은 이미 자신들이 뼈저리게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은 찾는다.”

“전쟁은 중지한다.”

그렇다고 위협적인 포격을 해오는 정체불명의 적을 포기할 수 없기에 수색은 계속되었다.

그런 모습을 총 제독은 땅속에서 잠수함의 잠망경과 비슷한 탐지장치로 조사하면서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킬킬킬! 기체도 좋고 개인 능력도 뛰어나지만, 지휘관들의 머리가 돌이군.

하늘에서 못 찾으면 땅을 뒤져야지.”

물론 전력의 차이는 극심하기에 저렇게 경계가 심한 상태에서 공격할 생각은 없는 총 제독이다.

더구나 허공만 광역으로 탐색하는 모습을 보니 들킬 염려도 없어 보였다.

‘설마 아이언님에 의해 장난감처럼 작게 만들어진 우주 전함이 있다고는 생각을 못 하고 있군.

그래서 거대한 물체를 하늘에서만 찾는 실수를 범한다.’

허공에서 거대물체를 찾는 순찰만 계속하면 천족과 마족의 권능으로 땅에 구멍을 파고 깊숙이 숨은 총 제독을 당연히 찾아내지 못한다.

밖의 동태를 확인하고 당분간 위험은 없다고 판단한 총 제독은 일순 서글퍼졌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땅굴 속에 은신한 채 매복이라?

이 나이에 이게 무슨 꼴이냐?”

천족과 마족이 파준 동굴은 넓었지만, 결코 좋은 환경이 아니라서 이미 전신이 흙투성이였다.

더구나 신체 자체에 생긴 심각한 문제를 깨달아가고 있었다.

인형 병기들의 수색으로부터 숨은 지 한참이 되어가는데 목이 마르지도 배고프지도 않는 것이다.

‘생리현상이 완전히 끊겼어.

졸음조차 오지 않는다.’

이렇게 되어도 아무런 문제나 고통이 없지만, 확실히 인간에서 벗어나고 있음을 깨달은 총 제독은 위기감을 느꼈다.

고통과 쾌락이 있어야 삶에 대한 열정과 투지가 유지됨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도 인간이면 먹고 마시고 자야 하지.

그러니 뭐 음식물은 없나?

물이라도?”

동맹의 경계가 지독하여 풀릴 때까지 장기간 머물러야 할 것 같아 땅굴의 확장 공사를 하고 있던 천족과 마족은 삽의 움직임을 멈추고 쏘아붙이듯이 말한다.

“지옥에 그런 게 있겠냐?

여기는 하늘과 땅, 악령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그들은 손에 들고 있는 삽으로 한번 움직일 때마다 작은 동산 크기의 흙을 쉽게 파냈지만, 지겨운 반복작업이라서 말투는 살벌했다.

“무엇을 원해서 노력을 해도 아무것도 얻을 수 없기에 지옥이다.

악령들처럼 굶주림이나 목마름의 고통이 없다는 사실을 천운으로 여겨라.”

“….”

들어보니 악령들은 아무 이상이 없는 자신과 달리 배고픔과 목마름, 졸음까지 다 느끼는 모양이었다.

아무것도 없는 지옥에서 당연히 충족시킬 방법은 없었다.

‘왜 여기 지옥의 악령들이 미쳐 날뛰는지 알게 해주는군.’

실제로 몇몇 아는 얼굴의 악령들이 다가와서 대화를 했지만, 아주 짧은 시간이었다.

그리고 살아있는 육체에 대한 욕망과 고통을 참지 못하겠는지 스스로 물러나거나 천족과 마족들에게 쫓겨나는 일의 연속이었다.

결국, 혼자가 되어서 의기소침해진 총 제독을 바라본 천족은 위로했다.

“천국은 생각만 하면 뭐든지 만들어진다.

진정한 낙원이지.”

소망하면 뭐든지 이루어진다는 천국의 광경을 생각한 총 제독은 바로 고개를 흔들었다.

“원하면 뭐든지 얻을 수 있는 세계라?

그건 그것대로 괴롭겠군.

보람이 없잖아?”

또 나온 돌발 발언에 천족은 화가 나서 쏘아붙였다.

“이 한심한 인간! 역시 탐욕스런 지성체답게 전혀 만족하지를 못하는구나.

풍요로운 천국이 심심해서 싫다면 빈곤한 지옥에서 고통받으며 영원히 있고 싶으냐?”

옆에 있던 마족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소리를 친다.

“너는 이제 죽지도 못해!

빨리 일백대를 부수고 천국으로 올라갈 노력을 하란 말이야!”

아무것도 없는 지옥은 싫고 전부가 있는 천국도 괴롭다는 총 제독의 말에 더 상대할 가치를 못 느낀 천족과 마족이었다.

잠시 과거에 총 제독이 벌였던 황당한 일들을 생각한 천족과 마족은 고개를 젓고서 손에 잡은 권능의 삽으로 땅을 팠다.

파파파파파파-!

어떤 건설기계로도 따라올 수 없는 속도로 커다란 구멍이 생겨난다.

다른 일도 없기에 열심히 삽질하는 마족은 총 제독을 겉눈 질로 보면서 다시 물었다.

“이 방법이면 정말 가능하겠지?”

청년으로 돌아왔지만, 아직 완전히 노인의 버릇인 음흉한 웃음을 못 버런 총 제독이었다.

“훌훌훌훌. 맹수사냥에는 함정과 덫이 기본이지.”

수 없는 죽음의 위기를 다 겪고도 살아남은 노 제독의 웃음소리가 끝없이 깊어지는 넓어지고 깊어지는 공동에 울린다.

“전력이 부족하면 지형이라도 좋아야 하는데, 지옥에는 아예 없으니 그럼 만들어야지.”

다른 방법도 없기에 천족과 마족은 힘을 합쳐서 부지런히 땅굴을 아래로 깊이 파고 내려갔다.

제독과 함께 평생을 같이해서 이런 경험을 간접적으로 많이 했기에 아주 익숙한 솜씨였다.

총 제독이 행성표면에서 일반 병기를 잡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고 부추기니 거대한 공동을 만들어간다.

‘입구에서 최대한 멀어져야 해.’

‘내부를 아주 깊이 파지 않으면 들킨다.’

기습포격을 당해서 신경질을 부리며 지옥의 하늘을 뒤집고 있는 동맹들에게 붙잡힌다는 사실을 생각하면 끔찍하기 짝이 없었다.

더구나 할 일도 거의 없었기에 숙소 및 피난처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끝없이 내려갔다.

탁탁!

그렇게 며칠을 바닥을 계속 파 내려가면서 숙소와 도주로, 함정을 만들다가 이상한 금속성의 소리가 들리자 깜짝 놀랐다.

“이게 뭐지?”

지옥은 신계에서 구현한 공간의 일종이다.

땅도 하늘도 천국과 서로 연결되어 있어서 끝도 바닥도 없었다.

그런데 일 킬로미터 이상을 파 내려가자 뭔가가 삽을 막고 있다.

“천국과 연결된 지옥의 바닥에 뭐가 있을 리가 없는데?”

쿵쿵쿵!

권능으로 만든 삽이라 평범한 금속이나 바위는 아무런 장애가 안 되는데 확실히 막힌다.

천족은 몇 번 시도하다가 포기하고서 마족에게 물었다.

“안 파지는데?

뭔지 아나?”

“지옥의 땅속에 이런 것이 묻혀있다는 소리는 못 들었다.”

흙을 들추고 보니 검은 금속판이었는데 재질이 용자동맹이 가지고 있는 용자왕의 장갑과 똑같았다.

마족이 당황해서 더욱 넓게 표면을 파보자 황금빛의 장갑 부위가 보인다.

슈아아아아아아-!

권능으로 더욱 넓게 흙을 걷어내자 검은 금속과 황금 금속이 넓이를 짐작하지 못할 정도로 초원처럼 넓게 뻗어있었다.

그리고 금속판 속에서 아주 작지만 웅장한 심장 소리가 들려왔다.

구궁! 구궁!

그 소리를 듣자마자 천족과 마족은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

“윽!”

“컥!”

단순한 심장 소리에 정신체에 속한 천족과 마족이 기절할 정도의 충격을 받았으니 엄청난 신격을 가진 존재가 금속판 안에 있다는 뜻이었다.

장난감 우주 전함에 매달려서 작업 상황을 감독하던 총 제독은 다급하게 천족과 마족을 불렀다.

“이봐! 빨리 덮어!

그 이상은 우리가 알면 안 될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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