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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224화 (1,135/2,000)

34권 35권

은하제국을 지배하는 여왕의 출정을 보고 하는 걱정으로는 말도 안 되는 일이다.

하지만, 워낙 정에 약한 성격을 아니 걱정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화면에서 기분 좋게 웃고 있는 아이언을 보고 마음을 놓는다.

‘은하제국의 전력을 뛰어넘는 아이언의 힘과 과감한 성향을 에메랄드도 잘 안다.

만약 해적의 편을 든다면 공멸밖에 없다.

오히려 더 분노를 사서 참혹한 처분을 받겠지.

그런 어리석은 선택을 할 리 없어.’

지금 가장 확실한 승리의 보장을 주는 존재가 자신의 편에 있는 것이다.

‘설사 해적 두목의 설득에 다시 넘어간다고 해도 아이언이 있는 한 걱정이 없다.’

어떤 대규모의 우주 함대도 최고위 창조신의 권능을 넘어설 수 없었다.

더구나 아이언이 에메랄드 여왕에게 속마음을 읽을 수 있는 신의 눈까지 주었다는 사실을 알았기에 더욱 안심이었다.

‘어떤 감정도 현실 앞에서는 무의미하다.’

제국의 공주를 해적들이 정말 동료로 받아들였을 리가 없었다.

자신들의 안전을 보장하는 패 정도로 보았을 것이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그들이 제국의 영역에서 해적질하고도 무사했던 이유는 같이 다니던 에메랄드 공주 덕분이었지.

지금까지 어떻게든 잘 도망을 다녔지만, 그것도 끝났다.’

우주 해적들이 에메랄드 공주의 도움도 없이 어떤 초능력이나 기술로 위치를 숨기고 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함대의 여왕이 직접 함대를 이끌고 나선 이상 토벌이 되는 결과가 바뀔 리가 없었다.

거듭되는 급변에 다급해졌던 프롬 여제는 안정을 찾고서 우주군 장성들을 일일이 확인한다.

‘우주 해적을 토벌하라는 명령에 아직 준비가 안 되었다는 대답만을 하던 장성들이 창백해져서 달려왔으니 통쾌하기까지 해.’

더구나 에메랄드 여왕이 왜 이들을 전부 내보내고 혼자 나섰는지 알고 있으니 더욱 마음이 가라앉는다.

‘연합과의 전쟁 때는 그렇게나 충성스럽던 군인들이 평화로운 시대가 오니 반란세력이 되려고 해?

감히 총독들과 연대하여 독립을 꿈꾸었는가?’

에메랄드 여왕이 얻은 신의 눈으로 읽은 우주군의 충성심은 심각하게 위험한 수준이었다.

전쟁이 끝났으니 당연히 이어질 대규모 감축과 강제 전역을 두려워해서 모두 다른 생각을 하고 있던 것이다.

다행히도 함대의 여왕이라는 에메랄드 여왕의 힘을 무서워해서 반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다른 우주 함대나 변방함대도 마찬가지겠지.’

그래서 사태수습을 위해 본성의 소환이라는 초강수를 두었는데 어떤 반응이 나올지 걱정이 되었다.

‘이미 다른 지역에 주둔한 우주 함대의 집결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얼마나 소집에 응할 것인가?

이대로 대규모 반란이 일어나지는 않겠지?

그렇다고 해도 최고의 패는 나에게 있다.’

아이언이라는 존재가 여왕의 편에 있는 이상 어떤 반란도 두려울 것이 없었다.

제국을 개국한 이후로 처음으로 안심이 되기까지 하는 프롬 여제였다.

그녀의 눈빛은 삼엄한 각오로 굳어갔다.

‘어떤 이유이든 권력을 잃은 지배층은 피지배층에 의해서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내가 그렇게 될 수는 없지.’

권력을 이어받고 나서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과거 권력의 부정과 청산이다.

그래서 어떤 희생을 치르더라도 딸인 에메랄드 여왕 이외의 존재에게 왕좌를 넘길 생각이 없는 프롬 여제였다.

그리고 아이언은 모든 함대가 본성을 화면을 회전해서 몰려온 우주군 장성들을 쳐다보았다.

‘아무리 급해도 그렇지 우르르 몰려와서 여제에게 예를 제대로 표시하지 않는군.’

아이언은 마음을 읽는 신의 눈으로 그들을 파악한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우주 함대를 이끌고 변방 행성으로 이동하려던 사실까지 다시 파악한 아이언이었다.

‘반역까지는 아닌데 충성의 대상을 바꾸려고 했어.

이것들은 군인으로는 틀렸다.’

지상군에 이런 징조는 없다.

그러나 마음만 먹으면 은하 어디에라도 갈 수 있는 자유로운 우주 함대의 충성심은 정말 수준 이하였다.

그래서 아이언도 영 못마땅한 표정을 지으면서 단호한 어조로 말한다.

“난 은하제국 명예대공(銀河帝國 名譽大公) 아이언이다.

너희도 알겠지만, 평화로운 시기에 군인은 쓸모가 없다.

더구나 본성의 우주군은 에메랄드 여왕과 지금의 인공지능만으로 충분하다.”

에메랄드 여왕이 신의 눈으로 우주군 제독의 변심을 하려 한다고 하자 해바라기가 바로 조사하여 수집한 자료를 그대로 제독들에게 보여주면서 말한다.

“총독들로 줄을 바꾸고 싶다고?

그러면 가기 편하게 너희들 전부를 해고해주마.

잘 가라.”

아이언이 재생해주는 화면에는 총독들과 장성들의 대화와 내용이 고스란히 실려있었다.

완벽한 비밀통신이었는데 이제 거의 정보생명체로 진화한 해바라기가 움직이자 완전히 들통이 나버린 것이다.

“엑!”

“컥!”

우주군 감축 계획에 불평불만과 불안을 토로하던 우주군 제독들이 가장 두려워하던 일이 너무나 가볍게 현실에 드러난다.

이들에게 우주 함대를 박탈하고 전원 해고라는 거의 사형선고와 같은 선언을 한 아이언은 크게 웃어주었다.

“카하하하하하-! 너희는 자유다.

이제 반란이든 시위이든 뭐든 해봐라.”

이미 우주군의 해체를 결심한 프롬 여제조차 곤란할 정도로 직설적인 통보였다.

그러나 그녀도 전함이라는 개념을 지배하는 에메랄드 여왕이 있는 이상 우주군에 인간이 필요가 없다는 사실에는 동의하고 있었다.

‘전함을 지배할 수 있는 에메랄드가 있는 이상 우주군에 인간은 필요 없다.

아이언의 말대로 제대로 통제되지 않고 필요도 없는 우주군은 모두 직위해제를 해야 해.’

프롬 여제는 장성들을 향해서 손가락을 움직이면서 나직하게 명령했다.

“직위해제”

두두두두두둑-!

여제로서의 명령 권한에 의해서 우주군 장성들의 어깨에 빛나던 계급장이 전부 떨어져 나가고 회수가 된다.

관등성명까지 전부 삭제가 된 사실을 깨달은 장성들은 멍한 눈빛으로 프롬 여제를 쳐다보았다.

‘억울하다고 변명을 해야 한다.

‘그런데 증거자료가 거의 완벽한 수준이다.’

에메랄드 여왕의 능력을 잘 아니 반역은 생각하지 않았다.

예산 삭감에 심하게 불평만 말한 수준이라서 즉결처형은 아니지만, 직위해제는 당연한 처벌이었다.

‘광대한 은하제국의 영역과 우주 함대를 생각하면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우주 함대를 에메랄드 여왕이 지배해서 가져가고 가진 계급과 직위조차 프롬 여제가 회수했다.

그 결과 엄청난 수만 척의 우주함대를 손발처럼 운영하며 연합과 싸우고 은하를 제패했던 제독들은 사라졌다.

‘이렇게 되고 보니 꿈이었구나.’

‘퇴직금은 주시겠지만, 이대로 쫓겨나면 인생의 패배자다.’

남은 것은 늙고 지친 노인들이었다.

지금은 무조건 빌 때라는 사실을 깨달은 우주군의 제독이 모두 무릎을 꿇고서 눈물까지 보인다.

“여황폐하! 저희를 용서하시옵소서.”

“기회를 주시옵소서!”

마음에서 우러나 용서를 비는 모습을 본 아이언은 생글생글 웃으면서 그들에게 다른 화면을 보여준다.

“다시 시작하고 싶어?

늙어서 힘들 텐데?

그래도 하고 싶다면 이제 너희들의 임무는 저거다.”

거기에는 행방불명된 초능력자들을 돌려달라고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광장이 보였다.

무엇을 하라고 하는지 단숨에 깨달은 제독들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윽! 치안부를 대신하여 전부 잡아넣으라는 것인가?’

‘하지만 어떻게?’

어떤 유능한 제독도 우주 함대를 잃고, 계급을 박탈당한 이상 힘없는 노인이다.

‘지휘할 수 있는 부하들과 함대가 없으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그러나 아이언의 말에 약간의 화색이 돌아왔다.

“본성의 우주군이 약 일천만 명이었나?

그들도 너희와 같이 모두 해고했지만, 지휘체계는 살려두었으니 잘 해봐.”

“…”

제독들이 확인을 해보니 실제로 참모들에 대한 연락체계는 유지가 되고 있었다.

제독들은 거의 일천만 명이라는 거대 군조직이 아직 휘하에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잠시 자신감을 회복했지만, 곧 절망에 빠졌다.

‘전투무기가 없다!’

‘우주 전함에 모두 실려있어.’

‘모든 우주 함대를 에메랄드 여왕이 가져가 버렸다.’

우주군은 각자 소지한 개인화기를 제외하고 전투 무기가 없어서 군대라고도 할 수가 없었다.

물론 연합과 전쟁이 끝난 지 얼마 안 되어서 여유 무기는 넘쳐났지만, 협조는 불가능했다.

‘지상군은 우주군과 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전투 무기를 가지고 있다.’

‘다른 군에게 협조를 요청할 수도 있지만, 우주군과 지상군은 임무가 다르니 당연히 사이가 좋지 않아.’

‘무기를 대여해달라고 하면 반역자로 취급을 당하겠지.’

‘계급도 빼앗겼으니 오히려 비웃음이나 당할 것이다.’

그런 제독들의 마음 변화를 읽으면서 악동의 미소를 띤 아이언은 추가로 말한다.

“치안에 전투 무기는 필요가 없다.

불법 시위도 못 막는 무능한 치안부는 전부 해고하고 인공지능 기계로 대체할 생각이야.

그러나 앞으로 다가올 은하제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인간으로 이루어진 치안부의 규모를 확대해야 하겠지.”

이 명예대공이라는 어린애가 무슨 생각인지 모르지만, 일단은 치안부로 소속을 변경해서 살 길은 만들어 주겠다는 말이었다.

“여기에 우주 함대 대신에 순찰할 치안함대도 만들 생각이다.

우주 전함보다 무장은 당연히 떨어지겠지만 쓸 만은 할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만들어질 치안함대의 제독을 노려보는 것은 어때?”

“!?”

다시 함대를 이끌고 우주로 나갈 수 있다면 못할 일이 없었다.

그래서 제독들이 엎드린 채로 프롬 여제를 간절한 눈빛으로 올려다보니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보인다.

“허가한다.”

프롬 여제는 위엄을 완전히 회복하여 엄중한 음성으로 명령한다.

“이제부터 그대들은 치안 이부의 책임자다.

기존의 치안부는 일부로 명명한다.

제국의 법과 안정을 뒤흔드는 모든 범법행위를 막아라.”

자신들을 치안 이부로 만들고 기존의 치안부를 일부로 두겠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바로 이해가 가지 않는 제독들이었다.

그런 꽉 막힌 노인들을 위해서 아이언은 크게 웃으면서 자세한 설명을 붙였다.

“카하하하하! 앞으로 명령에 충실히 따르고 공적이 많은 쪽이 진정한 정규직 치안부란 뜻이다.

반대로 지시를 수행하지 못하면 비정규직 치안부가 된다 이거지.”

“!?”

시위를 진압하지 못한 치안부를 가만히 둘 수 없다는 의견에는 일치한 두 명이었다.

그래서 내놓은 처벌방안은 가혹했다.

일천만 명이라는 어마어마한 우주군 병력을 치안부에 투입하는 경쟁이었다.

프롬 여왕도 기분 같아서는 전원 해고하고 싶었지만, 실업자가 넘쳐나서 수도가 엉망이 되는 꼴은 용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일천만 명이라는 엄청난 대병력의 수용은 문제였다.

‘우주 전함에 모든 시설이 있는 우주군에게 본성에 건물이 많을 리가 없다.’

아무리 고도로 발달 된 본성의 고층시설로도 수용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거기서 나온 아이언의 방안은 충격적이었다.

“사무실과 건물은 기존의 치안부와 같이 사용하라.

머물 공간이 부족하거나 필요하다면 치안부의 소유를 빼앗아도 상관이 없다.

그 과정에서 일반 국민의 사망자만 나오지 않게 하라.”

“!!!”

그럼 치안부와 우주군의 사망자가 나와도 상관없다는 뜻이었다.이제야 프롬 여제가 진심임을 확인한 제독들은 고개를 떨구었다.

그리고 계급장이 떨어져서 허전한 어깨의 견장을 보고 이를 악물었다.

으드득!

이렇게 평생을 몸담은 제국의 군대에서 쫓겨날 수 없다는 오기가 솟아오른다.

‘우주군 대신 치안함대가 만들어진다면 다시 제독이 될 기회가 온다.’

‘하지만, 장군의 계급을 박탈당했으니 거의 불가능하다.’

‘처음부터 시작하기에는 나는 너무 늙었다.’

‘다시는 우주의 바다에 나가지 못하겠군.’

참혹한 현실에 점점 힘이 빠져나갈 때 아이언의 쾌활한 목소리가 울린다.

“후후후후-! 당장 명확한 싸울 수 있는 적과 목표가 필요하겠지?

치안부의 계급장을 빼앗아라.

그것들이 이번 사태에 더욱 괘씸하게 행동했으니 동급이상이라면 명예대공인 내가 바로 인정해주지.”

“…”

함대와 직위를 빼앗기고 궁지에 몰린 우주군에게 대놓고 치안부와 전투를 벌이라고 하는 부추김이었다.

이번 조치는 즉흥적이어서 프롬 여제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완벽한 다 죽어가는 노인이 되던 제독들의 눈빛에서 생명의 불길이 타올랐다.

‘치안부의 계급장만 빼앗으면 동등한 계급이 된다 이건가?’

‘연합이라는 적이 사라졌더니 치안부라는 적이 생겼다.’

프롬 여제도 놀란 표정이었지만,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 것을 보니 믿을 만한 약속이었다.

더구나 치안부는 아직 이 사실을 모르고 있음이 틀림이 없었으니 기회였다.

‘당장 기습을 가해야 한다.’

‘무장은 우리가 위이지만, 여기는 저쪽이 본진이다.’

부하들을 움직일 방법도 방금 명예대공이 알려주었다.

‘참모들도 치안부의 간부의 계급장을 빼앗으면 원래 계급으로 복직이니 물불을 가릴 리가 없다.’

더구나 동급이상의 계급을 인정해주겠다고 했으니 진급까지 가능한 기회였다.

‘치안장관! 그 녀석의 계급장은 내 것이다.’

다시 한번 얼굴에 장난기가 가득한 아이언과 위엄이 넘치는 여제의 모습을 올려다본 전직 제독들은 크게 소리를 치면서 일어섰다.

“여황폐하를 위하여.”

그런데 프롬 여제를 칭송하는 소리에 누군가가 외친 구호도 섞여 있었다.

“명예대공(名譽大公) 만세!”

혹시라도 마음이 변할까 봐서 재빨리 몰려나가는 제독들의 뒤로 아이언의 웃음소리가 울렸다.

“카하하하하하! 그래야지.

군대에는 적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최후까지 상급자가 정해주는 적과 싸워야 한다.

상급자를 잃고 마음대로 싸우면 군대가 아니라 도적 떼가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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