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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오브 서바이버-1213화 (1,124/2,000)

34권 35권

흑염 권능으로 신체 능력을 강화한 영웅신과의 정면충돌은 신격이 비슷한 현세계 창조신으로는 자살행위였다.

바로 회복시킨 화면에서 역시 수련생들의 신기가 흑염 세력의 주먹과 발에 산산조각이 나는 모습이 보였다.

“허헉! 신기가 전혀 안 통한다!”

“이…이건 아이언님의 신체?”

신력을 집중시킨 신기가 신체에 충돌하여 박살이 나는 황당한 모습은 아이언과의 대련에서 많이 보았다.

파괴력과 절삭력을 가장 높게 발휘할 수 있는 신기가 무방비의 신체에 수수깡처럼 부러지는 광경은 악몽이었다.

‘이건 못 이긴다!’

그러나 아오 시바는 신기와 충돌한 흑염 세력의 신체에 손상이 있음을 놓치지 않았다.

아이언처럼 피는 나지 않지만, 피부에 붉은 선이 그어진 것이다.

“아니다!

아이언님과는 비교할 수 없이 약하다!”

그러나 겨우 맨손과 맨발에 부서진 신기에 충격을 받은 수련생들이었다.

몸이 굳은 그들에게 흑염 세력의 용서 없는 공격이 쏟아진다.

그들을 구원한 것은 역시 아오 시바였다.

“정신들 차려!”

이들을 잃으면 혼자서 오십 명을 상대해야 하니 필사적으로 도왔다.

“아이언님과 대련 때처럼 방어만 해라!

공격해서 이길 수 있는 상대들이 아니다.”

파파파파파파파-!

일백 개의 팔에 잡힌 삼지창이 일제히 전면으로 쏘아지면서 수련생의 뒤에서 흑염 세력을 노린다.

“윽! 날카롭다!”

“이건 피해!”

일백 개의 삼지창이 일제히 쏟아내는 집중공격에 수련생들을 막 끝장을 내주려던 흑염 세력이 일제히 뒤로 물러섰다.

파아앗! 좌아아아아아아아아-!

뒤로 물러났지만, 일부의 삼지창에 명중이 된 흑염 세력의 신체는 여기저기서 피가 튀었다.

위험을 감지하고 물러섰지만, 이런 부상은 충격이었다.

절대계에서도 창조신에게 이런 꼴을 당한 적이 없던 것이다.

“큭! 흑염 권능을 발동한 우리가 겨우 현세계의 창조신에게 상처를 입다니?”

새로 만든 현세계의 신체가 현세계 최상급 창조신에 비해서 존재감이 떨어졌기에 발생한 사태였다.

더구나 이 유아신의 몸으로는 어떤 단련도 하지 않고 성장부터 시킨 원인도 컸다.

“아이언에게 잃은 절대계의 신체가 있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수련 부족에 최상급 창조신에게 신격이 밀린 탓인가?”

“이대로는 밀린다.”

수많은 팔과 신기를 가진 최상급 창조신을 맨손으로는 상대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흑염 세력이었다.

“시바! 신기 꺼내.”

결국 영웅신 시절에 사용하던 신기를 모두 꺼내었다.

흑염의 절대자에게 거두어져서 흑염 권능을 받은 이후로는 신기를 사용할 필요조차 없었는데 이제 생긴 것이다.

신기를 꺼내 들은 흑염 세력의 기세가 한 차례 더 폭증한다.

“겨우 현세계의 창조신에게 신기까지 사용하게 되다니?”

“으득! 우리가 약해졌다고 너희가 강해진 것은 아니다.”

“너의 소멸은 바뀌지 않는다.”

우우우우우우웅-!

신기를 꺼내어 쥐고 태세를 정비하는 흑염 세력을 본 아오 시바의 얼굴이 긴장으로 딱딱하게 굳어갔다.

‘신기를 발동해도 한 명이라면 쉽게 이길 수 있다.

하지만, 다섯 명이 지금의 나의 한계다.

그런데 적은 오십 명이 넘어.

수련생들도 울타리 이상을 기대할 수 없다.’

그런데 흑염 세력이 마치 군대처럼 대열까지 갖추기 시작한다.

열 명이 일렬로 다섯 개의 줄을 만들고 발을 맞추어서 전진을 시작하는데 손에 쥔 신기의 높이마저 똑같았다.

완벽한 훈련상태였다.

착착착착착!

아이언은 군대의 대열을 형성하는 흑염 세력을 보고 눈을 빛냈다.

‘겨우 오십 명으로 절대계의 일 할을 통제하던 흑염 세력의 참모습은 바로 지금부터다.’

지금의 흑염 세력은 흑염의 절대자 루카 에일레스가 가만히 있어도 쉽게 얻을 수 있었던 거대한 세력을 포기하고 선택한 영웅신의 군대였다.

그리고 그 위력은 절대계에서 발생했던 전 창조주를 따르던 모든 반란을 진압하는 것으로 증명했다.

“마치(March)!”

오십 명의 타락한 영웅신이 외치는 목소리는 하나가 되어서 그렇지 않아도 폭발할 것 같은 기세를 더한다.

꽈꽈꽈꽈꽈꽈꽈꽈꽈-!

동시에 내딛는 발걸음은 폭음이 되어서 아오 시바와 수련생들의 투지를 사정없이 뒤흔들었다.

드디어 흑염 세력이 본격적으로 나왔음을 깨달은 아이언은 혀를 찼다.

“쯧! 이길 가능성이 약간만 있었다면 내가 도주 명령을 내릴 것 같으냐?”

이제 도망칠 수도 없었다.

뒤돌아서서 도주하려는 순간 던져진 신기에 벌집이 될 상황이었다.

“그래도 잘해주었으니 어떻게든 살린다.”

다시 기세부터 밀리기 시작하는 한심한 모습을 보면서 아이언은 아직 수리 중인 거대 포대를 무시하고 공간의 문을 열었다.

우우우우웅-!

포탄만을 공간 도약시킨 처음 공간의 문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크기의 구멍이 신계 전체에 개방되었다.

그 중심에는 황금빛 구슬 모양의 고유세계가 큰 점처럼 찍혀 있었다.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의 방해와 고유세계의 여파로 나도 근접해서는 만들 수 없다.’

고유세계가 바로 보이지만 차원권능이 없는 창조신들에게는 가까운 거리가 아니었다.

그래도 최대한 전투현장에서 열린 공간의 문을 볼 수 있을 정도로 최대한 크게 만들었다.

그리고 고위 창조신들에게 명령한다.

“모든 상급이상의 창조신은 전력으로 지원을 가라.

저들은 능력이 부족함을 알면서도 스스로 위험을 자초하여 이기려 했다.

어리석지만 용기 있는 자들이 모두 죽기 전에 구원하라.”

“핫-!”

상급 창조신들은 모두 힘차게 대답하고 공간의 문에 뛰어들었다.

흑염 세력이 항상 하던 도주를 포기하고 전투에 들어가 있으니 드디어 싸울 기회가 온 것이다.

‘흑염 도적단이 미끼를 물었다.’

‘이제까지 항상 놓쳐서 얼굴조차 보지도 못했다.’

‘잡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나 바라던 승리가 눈앞에 있다.’

공간의 문으로 상급 창조신들이 몰려갈 때 최상급 창조신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모두 수리 중인 거대 포대에 달라붙는다.

오리진답게 가장 빠르게 갈 수 있는 지름길을 찾은 것이다.

‘지금 열린 공간의 문과 전투현장과의 거리는 절대 가깝지 않아!’

‘단거리 공간도약으로는 늦다.’

‘포탄으로 쏘아지는 것이 가장 빠르다.’

급하게 수리해서 쏘면 그대로 공중분해가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완벽하게 하려면 적어도 십 분이 걸린다는 사실을 깨달은 최상급 창조신들은 위험을 감수하기로 했다.

우우우우우우우웅-!

집중시킨 창조력으로 순식간에 복구되는 거대 포대를 직접 몸으로 밀면서 좌표를 조정한다.

그리고 스스로 포탄에 들어가서 외쳤다.

“아이언님! 준비되었습니다.”

화면 너머에서 수련생들이 군대의 대열까지 취하고 밀어붙이는 흑염 세력에게 산산 분해가 나기 시작한다.

수련생들의 팔다리가 흑염 세력이 일제히 휘두르는 신기에 잘려나가고 우주 공간이 피의 안개로 뒤덮여간다.

당장 수련생들의 대열은 무너질 것 같지만, 수십 개의 팔을 추가로 만들어내고 선두에서 선 아오 시바 덕분에 겨우 버틴다.

그런데 흑염 세력은 흑염의 깃발을 찢은 당사자가 앞으로 나서자 더욱 살기를 피어 올리면서 소리쳤다.

“아오 시바! 너만은 반드시 소멸시켜주마!”

그와 동시에 가장 뒷줄에 있던 열 명의 흑염 세력이 동료의 등을 타고서 머리 위로 날아들었다.

“크으윽-!”

그들이 단숨에 아오 시바의 삼지창을 쥔 열 개의 팔을 날리는 모습을 본 아이언은 입술을 꽉 깨물었다.

“으음! 이제 끝이군.

늦겠지만, 도울 각오가 되었다면 가거라.”

“핫-!”

최상급 창조신들이 억지로 발사할 수 있는 상태로 수리한 거대 포탑들이 처음과는 다르게 이상한 굉음을 내면서 움직인다.

당장 분해가 되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다.

드드드드드드드드드득-! 꽈꽈꽈꽈꽈꽈꽈꽝-!

역시 불을 내뿜으면서 발사를 한순간 일제히 폭발했다.

산산이 부서지는 포대를 보면서 바로 다음 발사를 준비하려 했던 최상급 창조신들은 안타까운 탄성을 질렀다.

“큭! 못 버티는군.”

“이제는 수리할 수 없다.”

“그럼 공간의 문으로 간다.”

“서둘러!”

원래는 연속적으로 발사할 수 없는데, 강제로 사용한 대가로 거대 포탑들이 사라졌다.

그렇다고 가만히 볼 수 없는 참상이 전투현장에서 벌어지고 있기에 아직 열려있는 공간의 문으로 뛰어들었다.

아이언은 이미 반수 이상이 쓰러진 수련생들과 흑염 세력과의 혈투를 보면서 냉정하게 생각에 잠겼다.

‘어쩐다?

내가 움직일 수 있으면 좋겠지만, 참전할 생각만 해도 도주하겠지.’

고유세계 속의 차원권능을 가진 존재들은 방심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었다.

지금 자신이 전력으로 움직이는 속도를 고려해도 도착하기 전에 도주를 막을 방법이 없었다.

‘공간의 문으로 떠난 창조신들의 지원으로는 분명히 늦는다.

그러나, 최상급 창조신을 태운 포탄 열 한 개는 전투현장으로 쏘아졌다.’

화면에서 아오 시바와 흑염 세력이 피에 물든 사투는 마무리에 들어간다.

수십 개의 팔에 들린 신기를 휘두르는 아오 시바를 둘러싼 흑염 세력의 공격은 착실하게 손상을 입히고 있었다.

쫘쫘쫘쫘쫘짱!

흑염 세력이 흑염의 깃발을 찢은 아오 시바에게 집중하자 겨우 목숨을 건진 수련생들은 뒤로 물러섰다.

절반은 확실히 죽었고 나머지 절반도 팔과 다리가 하나씩은 처참하게 찢겨나간 참혹한 모습이었다.

신족 창조신들의 처참한 모습에 최고위 창조신들의 눈빛도 차디차게 변한다.

‘전투 불능이다.’

수련생들이 창조신계에 임관시켜 준다는 보상에 참전했다고 하지만, 겨우 도적 떼들에게 소멸이 되어서는 안 되었다.

‘창조신들은 저렇게 비참하게 죽어서는 안 돼.’

‘적어도 명예롭게 소멸하여야 한다.’

자신들도 당장 공간의 문으로 뛰어들고 싶지만, 여기의 지휘관은 아이언이었다.

그래서 직접 묻는다.

“우리는 끝까지 여기 있어야 하나?”

골똘하게 다음 수를 생각하던 아이언은 눈을 지그시 감고서 대답한다.

“저들의 직감권능을 알고 있지 않나?

지금 상황에서 최고위 창조신 정도의 강자들이 움직이면 바로 도주할 것이니 최상급 창조신의 투입이 한계야.

지금은 최상급 창조신 포탄들이 도착할 때까지 참아야 해.”

“…”

그 말에 최고위 창조신들도 반론하거나 참전을 고집할 수 없었다.

아이언의 전투 보고와 허계에서 얻은 정보를 바탕으로 흑염의 직감권능이 이런 상황에서 얼마나 사기적인 효과를 가지는지 알고 있기 때문이다.

“명령을 내린 상위자인 우리는 여기서 최선을 다해서 믿고 지원해야 한다.

현장에 아무것도 모르고 나섰다가는 일을 망친다.

하위자들의 희생을 쓸모없게 하지 말자.”

최고위 창조신들을 달랜 아이언은 분노에 눈에 뒤집힌 십여 명의 흑염 세력에게 둘러싸여서 수십 개의 팔이 하나씩 뜯겨나가는 아오 시바를 바라보았다.

그나마 신족 중에 마음에 들던 영웅신의 재능이 있는 창조신이 처참하게 당하자 당장 싸우고 싶은 감정이 치밀어 오른다.

그러나 입술을 깨물면서 지켜보기만 해야 했다.

‘나나 최고위 창조신들은 움직일 수 없다.

그랬다가는 포탄으로 쏜 최상급 창조신들이 도착하기 전에 바로 도망칠 것이다.’

흑염의 직감권능을 자극하지 않을 정도의 약자들을 미끼로 겨우 끌어낸 기회였다.

‘흑염의 깃발을 찢음으로써 약간의 위험을 감수할 정도로 감정을 끌어냈다.’

그런데 경솔하게 감정대로 따랐다가 최상급 창조신들이 초장거리 공간도약을 방해하기 전에 놓칠 수 있었다.

“다시 말하지.

우리가 나서면 바로 도주할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명령하고 지켜보는 것이 최고 지배층인 우리들의 역할이 아닌가?

과정에서 조급하게 나서서 방해하지 말고, 결과를 기다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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